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56)
56. 반등의 신호탄(3)
전반전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던 마인츠는 후반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하준이 자극한 킬리안 덕분에 하이덴하임의 최전방 공격수 율리안 바이드너는 간혹 공을 잡을 기회가 있어도 곧장 킬리안에게 빼앗겼고,
그것은 곧 마인츠의 공격 기회가 되었다.
타다다다닷!
[임이 볼을 운반합니다!] [스텐젤! 임을 강하게 압박합니다만!]타닷! 휙! 타다다닷!
“뭣···!”
임우정을 막으려던 밀라 스텐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전반전에만 하더라도 임우정은 테오도르와 볼을 주고받으며 압박을 피해 가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 임우정의 페인팅이 제대로 먹혀들었습니다!]짧은 순간.
임우정이 펼친 상체 페인팅에 현혹된 스텐젤은 임우정을 놓칠 수밖에 없었고, 임우정을 놓치고 만 자신의 실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반면.
여유 있게 스텐젤을 제치고 전진하는 임우정의 입가에는 짙은 미소가 맺혔다.
‘감독님이 훈련 때 보인 걸 그대로 따라 한 것뿐인데, 이런 결과라니.’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
마인츠의 전술 훈련 중, 하준이 몸소 상대 역할을 맡은 훈련에서 보여 주었던 여러 움직임. 그중 하나를 재현하는 데 성공한 임우정은 어렵지 않게 상대를 현혹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하준 역시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직접 녀석들을 상대한 보람이 있네.’
강력한 상대 공격수를 재현하기 위해 시범을 보였던 그 훈련을 떠올린 하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감독님···?”
난데없이 웃음을 터뜨린 하준을 보며 커스팅이 의아하게 물었지만, 하준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임! 임이 왼쪽으로 볼을 벌려줍니다!]투우욱—!
타다다다닷!
[로이터가 볼을 받습니다! 측면을 넓게 가져가는 로이터!]“슈마허! 저지해!”
왼쪽 측면을 넓게 공략하는 로이터를 본 하이덴하임의 감독이 재빨리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쳤고, 하이덴하임의 오른쪽 풀백 파트리크 슈마허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따라붙기 시작했지만.
투우욱—!
[로이터! 볼을 오래 끌지 않고 곧장 패스를 찔러 넣습니다!] [뮐러에게 그대로 연결되는 볼!]슈마허를 사이에 두고 임우정과 로이터, 그리고 뮐러가 형성한 트라이앵글을 타고 공격이 물 흐르듯 전개되었고, 뮐러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수월하게 진입 할 수 있었다.
[뮐러! 박스 안으로 진입합니다!] [슈만이 달려갑니다!]타다다닷!
박스 안에 들어온 뮐러를 처리하기 위해 슈만이 재빨리 움직였다.
‘뮐러는 박스 안에서 혼자 움직일 게 뻔해. 바로 클리어링 한다!’
이전 소속팀 다름슈타트에서 뮐러는 박스 안에서 컷백이나 패스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슈팅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었고, 이 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슈만은 어렵지 않게 뮐러의 공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뮐러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뮐러. 중요한 건 유기적인 움직임이다. 무모한 슈팅은 오히려 독이다. 동료들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분명히 네게도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될 거야.’
이미 전반전에 하준의 말처럼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잡았던 뮐러는 이번 상황에서 무모하게 슈팅을 가져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투욱—!
주저 없이 컷백을 내주었다.
[뮐러의 컷백! 코르브! 코르브에게 가는 볼!]뻐엉—!
뮐러의 컷백을 받은 코르브는 논스톱으로 슈팅을 시도했고,
[코르브가 논스톱으로 때립니다!]쐐애애애액—!
잘 감긴 코르브의 슈팅은.
철렁—!
와아아아아!
기슬러의 손끝을 스치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아자니 코르브가 득점에 성공합니다! 스코어는 3-0!] [이 팀이 정말 전반기에 16위를 하던 팀이 맞나요? 리그 1위 하이덴하임을 두들겨 패고 있습니다!]그리고.
마인츠의 압도적인 화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테오도르! 테오도르의 패스—!]투욱—!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테오도르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로 들어오는 코르브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툭—!
코르브는 원터치로 전방의 정상기에게 볼을 내주고 전방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원터치로 정상기에게 내주는 코르브!]타다다다닷!
그리고 전방으로 스프린트를 시작한 코르브에게,
툭—!
[아! 정상기가 다시 내줍니다!]촤앗!
정상기가 원터치로 다시 볼을 내주었고 그것을 받은 코르브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박스 부근까지 이동했다.
타다다닷!
[매끄러운 연계! 코르브가 박스 부근까지 볼을 몰고 올라갑니다! 수비들이 따라붙습니다!]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오는 코르브를 저지하기 위해 두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스프링펠드까지 달려든 상황에서 코르브는 왼발을 강하게 당겼다.
[코르브! 코르브! 때리나요오오!]“이익! 그렇게는 안 돼!”
당연히 슈팅일 것이라 판단한 하이덴하임의 선수들이 기를 쓰고 코르브를 막으려 했지만.
코르브의 선택은 슈팅이 아니었다.
투우욱—!
[아! 코르브! 슈팅이 아니라 패스입니다!]자신에게 어그로를 쏠리게 한 다음 순간적으로 비어진 공간을 향해 넘겨주는 패스.
그리고 그 패스를 받는 것은,
타다다다닷!
[정! 열린 공간으로 정이 침투했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오프사이드 아니에요!]골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는 골게터 정상기였다.
뻐엉—!
[정! 바로 때립니다아아!]자신의 시야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정상기가 때린 슈팅에 미처 반응도 하지 못한 기슬러는 골문을 그대로 열어 줄 수밖에 없었고,
철렁—!
그것은 마인츠의 네 번째 골이 되었다.
와아아아!
[고오오오올! 정의 두 번째 골입니다!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르는 정!] [데뷔전에서 멀티 골을 터트립니다! 마인츠가 탁월한 골잡이를 얻었군요! 정이 메바 아레나에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각인시킵니다!]* * *
독일 베를린 소재의 한 스튜디오.
[고오오오올! 정의 두 번째 골로 스코어는 4-0입니다!]“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 주는군요.”
“전반기의 그 마인츠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입니다. 대체, 킴이 무슨 마법을 부린 건가요?”
한 주간의 1, 2부 리그 경기를 리뷰하는 리가 프리뷰 방송의 MC 듀오는 혀를 내두르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분데스리가 승격이 유력한 하이덴하임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네 골을 허용하며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전반기 16위를 달리던 마인츠에 말이죠.”
“팀의 컬러 자체가 달라진 모습입니다! 전반기에 수비에만 급급하던 마인츠는 온데간데없습니다.”
상기된 얼굴로 열변을 토하던 두 MC는 경기에서 나온 지표들을 훑으며 다시 한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이번 경기에서 양 팀의 점유율 차이가 엄청납니다.”
하이덴하임과의 리그 18라운드에서 마인츠의 점유율은 73%.
이는, 하이덴하임이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다는 의미였다.
“점유율은 73대 27. 거기다, 양 팀의 유효 슈팅 숫자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군요.”
18라운드 경기에서 마인츠가 11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한 반면, 하이덴하임의 유효슈팅은 0개. 경기 결과로 보나, 과정으로 보나 마인츠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경기였다.
“중간중간 슈만과 쾨네크의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가 아니었다면 5-0 이상의 스코어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었겠네요. 겨울 휴식기에 마인츠에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거죠?”
“한 경기만으로 속단하기는 이르긴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보여 준 마인츠의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리그 후반기에서 마인츠가 위력적인 돌풍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들끼리 말을 주고받던 두 MC는 게스트로 초대된 노신사에게 질문을 던졌고, 질문을 받은 노신사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두 분의 말처럼 한 경기만 가지고 속단하긴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경기를 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벤치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지요. 하하.”
“오, 세상에. 그 정도란 말입니까? 하인케스?”
9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정정한 모습의 하인케스의 입에서 나온 말에 놀라움을 표현하는 두 MC와는 다르게 하인케스는 여전히 인자한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팀 단위로 이루어지는 역동적이고 강한 압박. 그리고 그것을 통해 상대가 볼을 점유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제대로 펼쳐 보였죠. 어떻게 흥분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허허.”
마지막으로 바이에른의 소방수로 돌아왔을 적, 하인케스는 더 이상의 은퇴 번복은 없다며 단호하게 못을 박고 축구계를 떠났었다. 그랬던 그가 벤치로 돌아오고 싶을 정도의 감명을 받았다는 말에 MC들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킴이 더욱 대단해 보이는군요. 그렇다면 말씀 주신 부분 말고 다른 부분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더 있었나요?”
“인상적인 장면이라···.”
인상적인 장면이 너무도 많아 그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추리느라 생각에 잠긴 하인케스는 잠시간의 침묵 뒤에 입을 열었다.
“인상적인 장면이 너무도 많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입니다.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경기를 주도하더군요. 네 번의 득점 장면이 모두 그런 움직임에서 나온 것이죠.”
“허어···. 그렇군요. 이어서 다른 질문입니다만, 데뷔전에서 멀티 골을 넣은 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신의 데뷔전에서 멀티 골을 넣으며 MOM에 선정된 정상기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하인케스는 빙그레 웃었다.
“나쁘지 않은 선수입니다. 골 냄새를 잘 맡는 유형인 것 같더군요. 거기다 어리기까지 하네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나쁘지 않은 정도뿐입니까···?”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선수에게 내린 평가치고는 박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평가에 MC가 되묻자, 하인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데스리가까지 갈 필요도 없이, 분데스리가2에서만 해도 정 보다 더 뛰어난 공격수는 많습니다. 정이 환상적인 데뷔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기량도 있겠지만, 킴의 경기 운영이 크게 한몫했죠.”
말로 풀어서 설명하던 것에 답답함을 느꼈던 모양인지, 하인케스는 촬영 소품으로 나와 있던 전술 판에 자석을 이리저리 옮기며 설명을 이어갔다.
10분이 넘도록 이어지는 하인케스의 열성적인 설명을 듣던 MC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연발하며 큐시트를 읽으며 다음 질문을 던지며 프로그램 진행을 이어 갔다.
“자, 다음으로는 마인츠와 그 전술에 대한 게 아닌 킴에 대한 얘기입니다. 이거 시간이 너무 지체됐네요. 다른 경기 리뷰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허허. 내가 너무 신이 나서 그만. 미안하게 됐습니다.”
“아닙니다. 덕분에 자세하게 알 수 있었으니까요. 아마 시청자들도 좋아할 겁니다. 자, 일단 영상을 보시죠.”
화면을 통해 VCR이 재생되었고, 화면 속에는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촬영된 인터뷰 장면이 송출되고 있었다.
-이번 경기 대승을 거둔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열심히 뛴 덕분이네요.
-대승을 거두게 된 비결이 무엇입니까?
-감독님의 세세하고 체계적인 전술훈련과 더불어 강한 실전훈련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저희 정말 죽기 직전까지 훈련했거든요.
주장 킬리안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여러 선수들의 인터뷰 영상이 끝나고.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선수들의 지지를 얻어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나이가 어린 킴이 이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일까요? 오래도록 커리어를 이어갔던 만큼 고견을 한번 청해 봅니다.”
MC의 질문에 하인케스는 새삼 그런 걸 묻느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간단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마인츠는 전술적으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죠? 그 말은 즉, 킴의 전술적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죠. 물론, 그것만으로 선수들이 지지를 보내지는 않죠. 제가 보기에 킴은 짧은 시간 안에 선수단 장악을 끝낸 것으로 보이네요.”
하인케스는 자신의 오랜 감독 경력에서 선수단과의 마찰이나 선수단 장악이 주는 영향 등을 이야기하며 일면식도 없는 하준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고, 드물게 신이 난 모습을 보이는 하인케스의 모습에 MC는 큐시트에 없는 돌발 질문을 던졌다.
“킴이 상당히 마음에 드셨나 보군요. 자, 그러면 마지막 질문으로 마인츠 대 하이덴하임의 리뷰를 마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번 18라운드가 그들에게 반등의 기회가 되었을 텐데,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전망이라···. 이대로만 진행한다면.”
말을 잠시 끊은 하인케스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입을 다시 열었다.
“잔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승격권에 들어 다음 시즌에는 분데스리가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