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63)
63. 컨텐츠가 마르지 않는 팀(3)
[26R, 퓌르트를 2-0으로 제압한 마인츠 05.] [리그 2위 디나모 드레스덴과 승점 동률이 된 마인츠 05.]26라운드에서 퓌르트를 2-0으로 꺾으며 승점을 추가한 마인츠와는 다르게, 리그 1위와 2위의 격돌에서 패배한 디나모 드레스덴은 승점을 획득하지 못하며 마인츠와 동률이 되었다. 골 득실이 조금 앞서는 드레스덴이 아직 2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 때문인지 언론에서는 연일 후반기에 반전을 써 내려가는 마인츠의 기사를 뿌려댔고, 너튜브 등을 통한 인터넷 매체에서도 하준과 마인츠를 심도 있게 다루는 컨텐츠가 눈에 띄게 늘었다.
게다가.
[DFB-포칼 8강에서 맞붙게 된 마인츠 05와 함부르크 SV.]마인츠가 포칼 8강에서 맞붙게 된 팀은 다름 아닌 하준을 감독으로 선임하려던 경쟁자인 함부르크였고, 이는 이슈를 끌기에 아주 적절한 매치업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저 멀리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의 흥미를 끌게 되었는데.
[뜻밖의 김하준 더비 성사. DFB-포칼에서 승리할 팀은 어디?] [김하준을 놓고 경쟁하던 두 팀, 포칼에서 맞붙게 되다.] [김하준 매직은 이어질 것인가? 함부르크와의 경기를 앞둔 마인츠 05.]-3라운드가 레버쿠젠이었는데 8강 함부르크면 꿀 대진인데? ㅋㅋㅋ.
-ㅇㅈ. 레버쿠젠도 깼는데 함부르크가 뭐 어렵겠누?
-함북도 지금 리그 중위권이랑 강등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상태라 포칼에서 힘 못 쓸 테고 마인츠가 무난하게 준결승 갈 것 같네.
-김하준이 레버쿠젠도 깨고 리그에서는 단숨에 승격권으로 끌어 올리는 거 보면 함북은 배 좀 많이 아플 듯 ㅋㅋㅋㅋㅋ.
-ㄹㅇ 함북도 설마 자기네 놔두고 2부 리그로 갈 줄 몰랐을 듯 ㅋㅋㅋㅋㅋㅋ.
-이런 거 보면 마인츠가 진짜 베팅 잘했다 싶음. 아, 전권 줄 테니까 제발 와주세요 한 거 아님? ㅋㅋㅋㅋㅋ.
-김하준이 마인츠 선택한 이유가 최근에 함부르크 팬들에게도 알려졌는데, 그것 때문에 함부르크 팬들이 노발대발 난리도 아니라던데? ㅋㅋㅋㅋㅋㅋ.
-근데 솔직히 내가 함부르크 회장이나 단장이었어도 김하준한테 선뜻 매니저 자리를 주지는 못했을 듯. 그래서 걔네도 헤드 코치직 제안한 건데 마인츠에서 저렇게 나올 줄 몰랐겠지 ㅋㅋㅋ.
-아직 리그 일정이 좀 남았지만, 어지간해서는 마인츠가 승격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고, 포칼에서 우승을 따내면 승격하자마자 유로파 나가는 거 아님?
-응 우승 못 해 ㅋㅋㅋㅋㅋㅋ. 준결승부터는 돌문, 뮌헨 둘 중 하나랑 무조건 붙는데 어떻게 이김? ㅋㅋㅋㅋㅋ.
대부분 함부르크와의 8강전은 무리 없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한국과 독일, 정확히 마인츠와 함부르크 지역에서 화제를 모은 김하준 더비 당일이 되었다.
와아아아!
[안녕하십니까! DFB-포칼 8강전, 마인츠 05와 함부르크 SV의 경기를 이곳, 메바 아레나에서 보내 드립니다!]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매치업인데요. 오늘 맞붙는 두 팀이 지난겨울 휴식기에 킴의 선임을 두고 경쟁했었죠?] [맞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킴을 데려오겠다는 두 팀에 대해 모두 의아함을 내비치긴 했지만, 그래도 함부르크가 선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그렇지만 킴은 마인츠에 있군요. 하하. 최근 마인츠의 성적과 함부르크의 성적을 보면, 함부르크 입장에선 상당히 배가 아프겠습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마인츠가 후반기에 무서울 정도의 성적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킴 때문이니까요. 아, 선수들이 입장하네요.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는 틈에 선발 라인업을 코멘트하던 중계진은 의아함을 넘어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반응을 내보였다.
[킴이 무슨 생각인 걸까요? 테오도르를 최전방에 배치했군요?] [킴이 테도도르를 폴스나인으로 기용한 것 같아 보이네요. 분명히 테오도르가 빌드업과 수준 높은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긴 합니다만….]함부르크를 상대로 하준은 테오도르를 폴스나인으로 기용하는 모험을 선택했고, 중계진뿐만 아니라 홈 서포터즈 또한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킴이 테오도르를 낮은 위치에서 잘 쓰지 않는 건 잘 알지만, 저 위치는 너무 높은 거 아니야?”
하준의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테오도르는 중원의 조율자라는 특성이 말해 주듯이, 2선이나 박스 투 박스 성향이 아닌 본디 3선에서 지능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빌드업의 줄기를 담당하며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는 스타일의 플레이어였다.
“물론, 테오도르를 전진 배치 시키거나 플레이메이킹의 핵심으로 만들어 놓은 킴의 수가 잘 통하긴 했지만, 폴스나인은 좀….”
“일단 지켜보자. 킴이 생각이 다 있겠지. 여태 킴이 가지고 나온 전술로 인해서 우리가 이겼으면 이겼지 패배한 적은 없잖아?”
많은 사람들이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반면,
벤치 앞에 서 있는 하준의 표정은 방금 구매한 재밌는 게임을 개봉하는 어린 아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수가 먹힌다면 가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텐데. 함부르크 정도면 테스트로 딱이지.’
함부르크 서포터즈가 들었다면 뒷목을 잡았을 만한 생각이었지만, 하준에게 현재의 함부르크는 실험해 볼 수 있는 수준의 상대일 뿐이었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함부르크의 선축으로 진행됩니다!]툭!
툭—!
휘슬이 울리고 함부르크 선수들이 볼을 주고받으며 전진을 시작하려는 찰나.
타다다닷!
[윌리 테오도르! 강한 전방 압박을 시작합니다!]거의 시작과 동시에 진행된 강한 프레싱은 테오도르뿐만 아니라 양쪽 윙 포워드로 출전한 레온 페퇴와 아자니 코르브, 그리고 좌, 우 메짤라 역할을 부여받은 임우정과 폴 네벨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업…!”
투욱—!
순식간에 치고 올라오는 마인츠의 강한 압박에 함부르크의 공격형 미드필더 안톤 콜렌은 뒤로 볼을 돌려야만 했다.
[콜렌이 뒤로 볼을 돌립니다. 마인츠의 강한 압박에 일단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는군요.]타다다닷!
[테오도르가 계속해서 압박을 진행합니다.] [아! 테오도르에게 맞춰 나머지 네 명의 선수도 압박을 진행하며 전진하는군요!]시작과 동시에 진행된 압박은 함부르크를 찢어발겨야만 속이 풀린다는 듯이 집요하게 이어졌고, 함부르크는 순식간에 하프라인 뒤쪽으로 밀렸다.
“하…. 씨.”
투우웅—!
중원을 대놓고 빼앗긴 상황에서 함부르크가 할 수 있는 것은 짧은 패스의 빌드업이 아닌 롱패스뿐이었다.
[파슈케의 롱패스! 페세르가 스프린트를 시도합니다!]함부르크의 중앙 미드필더 펠릭스 파슈케의 롱패스를 받기 위해 최전방 공격수 크리스토프 페세르가 스프린트를 시도했지만,
촤아앗—.
툭. 타다닷!
하프라인보다 약간 처져 있는 위치에서 대기 중이던 파펠라가 함부르크의 패스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파펠라가 패스를 차단합니다! 파펠라 전진합니다!]툭—!
[파펠라가 왼쪽으로 볼을 전개합니다!]함부르크의 롱패스를 여유 있게 차단한 파펠라가 왼쪽 측면으로 넓게 벌려 주었고,
타다다닷!
오버래핑을 시작한 로이터가 파펠라의 패스를 부드럽게 받아 전진을 이어 갔다.
[로이터가 볼을 받았습니다! 계속해서 전진하는데요!] [폴론스키! 로이터를 막기 위해 달립니다!]함부르크의 오른쪽 풀백 파스칼 폴론스키가 로이터의 전진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툭—!
[로이터가 임에게!]툭—!
[임이 페퇴에게 원터치로 볼을 연결합니다!]순식간에 만들어진 삼자 패스로 가뿐하게 공간을 만드는 마인츠 선수단이었다.
타다다닷!
툭—!
[페퇴가 다시 임에게 리턴을 내줍니다!]타다다닷!
단 두 번의 패스로 폴론스키를 이탈시킨 마인츠의 왼쪽 측면에 변화가 일어났다. 페퇴가 임우정에게 볼을 내어 주고 중앙으로 이동했고, 볼을 받은 임우정이 왼쪽 측면을 넓게 활용하기 시작했고,
“폴론스키! 빨리 백업해!”
“젠장! 파슈케, 얼른 합류해!”
왼쪽 측면을 타고 올라오는 임우정을 저지하기 위해 함부르크의 동선이 꼬이기 시작했다.
[폴론스키와 파슈케가 임이 있는 쪽으로 달려갑니다!]툭. 툭-. 타다닷! 타닷!
[임이 파슈케를 제칩니다! 폴론스키가 다급하게 달립니다!]아직 투박함이 지워지지 않은 잔발 스텝을 가져가며 파슈케를 제친 임우정은 폴론스키가 도착하기 한 템포 전에 중앙으로 볼을 연결했다.
투우욱—!
[임의 패스! 테오도르 쪽으로 향합니다!]촤앗!
페널티 박스에서 아래로 내려와 있던 테오도르가 부드럽게 볼을 받아 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준의 입꼬리가 높게 올라갔다.
‘자. 이제 어떻게 나올래?’
폴스나인을 상대하는 팀의 센터백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끌려 나올 수밖에 없었고, 함부르크의 센터백 듀오 호른과 암브로시어스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젠장!”
끌려 나오는 것이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신에게서 볼을 빼내기 위해 달려오는 호른과 암브로시어스를 본 테오도르의 시야에는 두 명의 동료가 들어왔는데.
타다다닷!
투우욱—!
[테오도르의 스루패스! 박스 안으로 페퇴와 코르브가 쇄도하고 있습니다!]평소 한쪽 측면에는 반드시 정발 윙어를 배치하던 하준이 양쪽 측면에 모두 반대 발 윙어를 배치한 이유가 페널티 박스에 드러났다.
[코르브! 코르브에게 연결된 볼! 때리나요?] [에스티브스 키퍼가 뛰쳐나옵니다! 코르브, 고민하면 기회를 놓치고 말 텐데요!]함부르크의 에스티브스 골키퍼가 슈팅각을 좁히기 위해 뛰어나오자, 코르브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왼발을 휘둘렀다.
뻐엉—!
[코르브의 슈우우우우웃!]잘 감긴 코르브의 슈팅이 파 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정확히 쏘아졌고,
철렁—!
와아아아!
경기 시작 10분 만에 마인츠의 선제골이 기록됐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아자니 코르브의 득점으로 마인츠가 앞서갑니다! 스코어는 1-0!]* * *
코르브의 첫 골 이후, 우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경기를 주도하며 함부르크를 몰아붙이는 데 성공했다.
철렁—!
와아아아!
[고오오오올! 레온 페퇴의 슈팅이 정확히 꽂혔습니다! 스코어는 2-0! 경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암만 생각해봐도 대진운이 개꿀인데?’
이번 8강전의 상대가 함부르크가 아니라 바이에른이나 도르트문트였다면 상당히 고전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대진운이 너무나 좋은 터라 8강임에도 테오도르의 위치 변화를 실험할 수 있었다.
‘결과는 대성공이고….’
3선 자원인 테오도르를 폴스나인으로 기용하는 나의 한 수는 보란 듯이 성공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테오도르의 폴스나인 기용을 의아하게 생각했겠지만 나는 확신이 있었다.
‘똑똑하니까.’
바이에른에서 주로 더블 볼란치나 원 볼란치로 출전했던 테오도르는 파이터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지능적인 플레이를 펼쳐 왔다. 상대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공격을 차단하는 것은 축구 지능과 더불어 머리 자체가 좋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 말은.
‘저 위치에서도 충분히 플레이 할 수 있기도 하다는 말이지.’
경기 초반에 압박 타이밍과 템포를 테오도르가 주도하게 한 것도 그런 점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실제로 테오도르의 움직임에 의해 함부르크 선수들이 후방으로 밀려나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으니 테오도르를 활용할 다양한 방법을 구상한 나에게 있어서는 호재나 다름없었다.
다만.
‘어째 죽 쒀서 개 주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투헬, 그 여우 같은 양반이라면 반 시즌 동안 내가 테오도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며 자신은 어떻게 써먹을지 연구하고도 남았을 터.
어쩌면 나는 호랑이 새끼를 키워서 호랑이에게 갖다 바치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이러니 바이에른이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는 거지. 어휴.”
기껏 키웠는데 다시 돌려줘야 할 생각을 하니 속이 쓰렸다.
그리고 내 속을 쓰리게 한 테오도르의 활약에 힘입어,
삑! 삐익! 삐이이익—!
우리는 8강전을 무난히 승리 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됩니다! 함부르크를 제압하고 마인츠가 준결승에 오릅니다! DFB-포칼 준결승에 진출하는 마인츠와 킴!]와아아아!
“감독님! 우리가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준결승 진출에 성공하자 기뻐하는 것은 선수들과 서포터즈만이 아니었고, 커스팅을 비롯해 코치진들 또한 뛸 듯이 기뻐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긴. 그때 이후로 리그고 포칼이고 다 죽 쒔을 테니.’
이들이 이렇게 기뻐하는 것이 이해됐다. 강등과 함께 리그와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 했었을 테니까.
“커스팅.”
“네?”
“벌써 기뻐하긴 이른데요.”
기뻐하는 것이 이르다는 내 말에 이게 뭔 소리냐는 표정의 커스팅을 보며 나는 짧게 웃었다.
“결승 무대에도 갈 건데, 벌써 뛸 듯이 기뻐하면 나중에 어쩌려고요?”
아.
결승에 진출하면 월드플릭스 컨텐츠도 늘어날 테니, 시즌이 끝나고 보너스를 요구해야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