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91)
91. 적 그리고 친구(3)
[선축은 마인츠가 가져갑니다!]툭!
툭!
마인츠는 페퇴와 말론을 중심으로 볼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인츠가 속공을 취하기보다는 대형을 가다듬고 있네요.] [지난 시즌 포칼 결승과 같은 경기를 만들려는 걸까요?] [글쎄요. 정확한 것은 경기를 계속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때까지의 마인츠는 초반부터 빠르게 공격을 주도하는 경기를 펼쳐 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열을 가다듬으며 바이에른을 끌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이것을 바라보는 하준은 팔짱을 낀 채로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저들이 라인을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돌파가 가능한 건 우리 팀에서 가비 한 명뿐. 저들이 기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바이에른은 공격적인 팀이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라인을 올리고 나올 것이 분명했고, 하준은 이 점을 선수단에게 설명하며 초반에는 전열을 가다듬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타다다다닷!
[바이에른의 전방압박! 홀란드와 리, 그리고 사카와 바이드너까지 높게 올라옵니다!]하준의 예상대로 바이에른은 라인을 끌어올리며 거세게 압박을 시작했다.
툭!
[페퇴가 아래로 처져 있는 말론에게 볼을 보냅니다!]타다다닷!
[리가 빠르게 달려가는데요!]페퇴의 백패스를 끊어 내기 위해 이혁호가 빠르게 달렸지만,
타다닷! 타당! 휘익—! 툭! 타다다닷!
[사비 말론! 움직여서 볼을 받으며 동시에 마르세유 턴으로 리의 압박을 흘려 냅니다!] [유려한 탈압박이군요! 저 선수가 스페인 대표팀의 미래로 불리는 것이 괜한 일이 아닙니다!]“칫!”
말론은 라 리가에 있을 때부터 스페인 대표팀에 종종 차출되곤 했었다. 아직 주전으로 낙점될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말론이 스페인 대표팀의 미래를 이끌 미드필더가 될 재목이라고.
타닷! 투우웅—!
[말론이 왼쪽 측면으로 길게 벌려 줍니다! 아이스만이 볼을 받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데요!]압박을 위해 좌, 우 윙백이 라인을 높게 올린 탓에, 바이드너는 아이스만의 전진을 막지 못했고, 아이스만은 어렵지 않게 볼을 받아 낼 수 있었다.
[프레드릭 아이스만! 안정적으로 볼을 받아 냈습니다!]타다다닷!
[아이스만이 그대로 측면을 타고 올라가는데요!]아이스만이 전진을 시작하자 중원에 있던 미헬이 뒤에서 쫓고, 오른쪽 스토퍼 니안주가 미리 공간을 선점하는 수비 대형을 갖추었다.
[미헬이 뒤에서 빠른 속도로 아이스만을 뒤쫓습니다!]이러한 상황이 펼쳐지자, 아이스만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이 제일 잘하는 플레이를 펼쳤는데.
툭-!
타다다다다닷!
[아이스만이 치고 달립니다! 빨라요! 순식간에 파이널 서드에 진입합니다!] [니안주가 길목을 차단하고 있습니다!]탕귀 니안주가 길목을 차단한 상태로 아이스만을 방해하려 했지만.
툭—!
타다다다닷!
니안주의 대각선 옆으로 볼을 길게 치고 다시 한번 속도를 올리자, 니안주는 방향을 틀어 아이스만을 뒤쫓을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치고 달립니다! 니안주가 뒤따르지만 느려요! 느립니다!] [중앙에는 정이 움직입니다!]아이스만이 측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크로스를 날릴 만한 지점에 다다랐을 때.
정상기가 크로스를 받겠다는 듯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쥘 쿤데를 끌어내고 있었고,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아이스만의 크로스가 올라오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툭!
끼익—.
타다다닷!
아이스만은 볼이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아슬아슬하게 볼을 쳐 낸 뒤, 중앙 쪽으로 방향을 틀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스만이 중앙으로 좁혀 들어옵니다! 이제는 니안주도 가까운 상황! 니안주!]“이익!”
탕귀 니안주가 위험지역에서 볼을 탈취하기 위해 빠르게 다가왔으나,
투욱—!
[아이스만의 컷백!]아이스만은 니안주가 도달하기 한 박자 전에 컷백을 내주었고, 컷백이 향한 장소에는.
[산투스! 산투스에게 향합니다!]가브리엘이 있었다.
“제기랄! 니안주! 어서!”
“알고 있어!”
자가두가 가브리엘을 막기 위해 움직이며 니안주에게 공간을 커버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씨익—.
가브리엘의 시그니처라고 해도 무방할 웃음이 보여졌고,
투둑! 타다앙—! 툭! 타닷!
[산투스! 플립 플랩을 선보이며 자가두를 바보로 만듭니다! 순식간에 벗겨진 자가두!]바이에른의 수비진을 말 그대로 찢어 버리기 시작했다.
“쿤데! 니안주! 바이드너도 빨리 들어와!”
[투헬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지르고 있네요.] [당황스러울 겁니다. 마인츠가 분명 위협적인 상대이기는 해도, 경기 초반부터 이렇게 위험 상황을 만들어 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투웅! 타앙! 타닷! 탓!
[산투스! 좁은 지역에서 또 한 명을 제칩니다! 이제 때려야죠!]슈넬러 키퍼가 가브리엘의 슈팅을 저지하기 위해 튀어나왔고, 슈넬러와 가브리엘의 거리가 짧아 찬스가 무산될 것으로 보였지만.
툭—!
[어어어! 산투스가 옆으로 볼을 보냅니다! 슈넬러! 역동작에 걸렸어요!]슈넬러가 더 다가오기 전, 가브리엘은 아무 미련 없이 볼을 옆으로 보냈고.
타다다닷!
그곳에는 자유로운 상태의 정상기가 있었다.
[정! 때립니다아아아!]뻐엉—!
수비수의 압박도,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도 없는 상황.
골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 정상기에게는 이보다 완벽한 상황이 없었고,
철렁—!
마인츠의 선제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고오오오올! 산투스가 수비진을 부수고 정이 마무리합니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마인츠가 선제골을 넣습니다!]“으아아아아악!”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정상기를 본 하준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고, 반대로 투헬은 성을 내며 물병을 걷어차는 모습을 보였다.
“빌어먹을! 이게 뭐 하는 짓거리야!”
투헬은 하준이 위협적인 수를 가지고 올 것이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토록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투헬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역정을 냈다.
‘가비…!’
첼시의 감독으로서 가브리엘을 직접 지도해 본 만큼, 투헬은 가브리엘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눈앞에 보인 저 모습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중국에서 현지화가 진행되지 않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거늘, 오히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난 가브리엘의 모습에 투헬은 아득해짐을 느꼈다.
‘홀란드…. 아니, 어쩌면 그 이상….’
지금은 신계의 자리를 세르히오 토레스와 알렉스 라이트에게 내주었다지만, 홀란드와 음바페는 여전히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선수였다. 새로이 신계에 오른 저 둘을 제외한다면 홀란드와 음바페를 뛰어넘는 선수는 없으리라 여겼거늘.
투헬은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가비를 날뛰게 둘 수는 없지.’
투헬은 고개를 돌렸다.
“테오도르.”
“네, 감독님.”
“몸 풀고 있어라. 여차하면 전반이 끝나기 전에 투입할 수도 있으니까.”
테오도르에게 말을 전한 투헬은 고개를 돌려 반대편에 있는 하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뛰어난 기사에게 명검을 쥐여 준 꼴이군.’
가브리엘이라는 변수가 없더라도 하준은 쉬이 상대할 수 없는 상대였는데, 그런 그에게 크랙 그 자체가 쥐어져 있는 현 사태에 투헬은 이를 악물었다.
“하아…. 그래. 내 실책이야. 너무나도 쉽게 생각했군. 하지만….”
두 번은 없을 거다.
* * *
정상기의 첫 골 이후, 경기는 치열하게 흘러갔다.
우리와 바이에른 양 팀 다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 냈지만, 대부분이 바이에른이 만들어 낸 상황이었으니,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쭌, 페퇴의 대응이 늦어.”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조르지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반응속도도 눈에 띄게 줄었네. 다음부터는 선발로 기용하진 못하겠어.”
페퇴의 나이는 29세.
아직 기량이 크게 하락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이번 시즌 들어 이상하리만큼 눈에 띄게 기량 저하가 진행되고 있었다.
여태까지 바이에른이 만들어 낸 위협적인 상황의 시초는 대부분 페퇴와 아이스만 사이의 공간이었기에 무엇인가 수를 내야만 했다.
‘흐음…. 그렇다고 우정이를 교체하기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임우정을 벤치에 대기시키긴 했지만, 임우정을 투입하는 건 후반으로 상정한 것이지 지금처럼 이른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파펠라를 투입하자니, 파펠라 역시 기동력이 떨어진 상황.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가운데,
“감독님.”
루카가 말을 꺼냈다.
“코르브를 페퇴 자리로 옮기고 제롬을 투입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코르브를?”
“네. 어차피 페퇴의 역할도 중원 장악보다는 공격적인 침투와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코르브를 중앙으로 배치해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측면 자원인 코르브였기에 중앙에서는 그 위력이 반감되겠지만, 중원 자원의 임무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면 궁여지책으로 써 볼 만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나의 생각을 통찰안이 읽기라도 한 것인지,
“으윽….”
왼쪽 눈에 또다시 통증이 일었다.
아자니 코르브.
[측면의 마술사 → 찬스 메이커(일시적 효과입니다.)]★★★★☆
포지션 적합도 : 좋음. (이번 경기에 한하여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도 활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슨…?’
코르브의 특성과 별이 빠르게 점멸했다.
점멸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
‘일시적으로 특성이 바뀐다고…?’
선수의 특성이 일시적으로 바뀌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본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도 이번 경기엔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읽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래서야…. 게임에서 치트키를 쓴 거나 다름없잖아?’
지난번 가비의 경우도 그렇고, 선수들이 일시적으로 폼이 오른다거나 특성이 변화한다거나 하는 경우를 두고 나는 이렇다 할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당최, 어떤 조건으로 발현되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아무래도 좋았다.
우선은 우리의 승리를 굳히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으니.
“좋아.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루카, 제롬 보고 몸 풀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감독님.”
전반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를 교체한다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
나의 전술적, 혹은 용병술의 실책을 시인하는 것과 같았고,
교체 아웃되는 선수 또한 기분이 크게 상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페퇴와 아이스만이 저렇게 빌미를 계속해서 제공하면 걷잡을 수 없어진다.’
또한, 페퇴 본인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5분 정도 몸을 푼 제롬이 교체 준비를 위해 섰을 때, 나는 제롬에게 다가갔다.
“제롬.”
“네, 감독님.”
“투입하거든, 코르브에게 페퇴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라고 전해. 그리고….”
[마인츠가 교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반전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인데요.] [아! 마인츠뿐만이 아닙니다. 바이에른 역시 교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킴과 투헬 모두,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라는 건데요…!]내가 제롬을 투입할 준비를 했듯이, 건너편의 투헬도 마찬가지로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다.
투헬이 교체 카드로 지정한 선수는….
“테오도르….”
지난 시즌, 내 밑에서 믿음직한 임무를 수행해 준 테오도르였다.
[투헬과 킴이 각각 교체 카드로 테오도르와 뮐러를 꺼내 들었군요.] [투입을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 또한 사제지간이 닮은 모습입니다.]아직 볼이 아웃되지 않은 상황.
투헬이 테오도르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을 본 나는 제롬에게 다시금 말을 전했다.
“제롬, 킬리안과 크래프트에게 전해. 테오도르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라고. 그리고, 공격진에게도 전해. 테오도르가 후방으로 내려와 있으면 철저하게 고립되게 움직이라고.”
“네.”
투헬이 전반전에 테오도르를 투입하겠다는 뜻은 요약하자면 이것과 같다.
‘수비와 빌드업 두 가지가 전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난 시즌, 우리 팀으로 임대 오기 전의 테오도르는 바이에른에서 주로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고 1차 빌드업에 힘을 쓰는 타입의 선수였다.
그리고, 우리 팀에 와서 발전한 테오도르는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빌드업과 키패스를 뿌릴 뿐 아니라, 전방 압박으로 파이널 서드에서의 볼 탈취에도 능한 모습을 보였다.
‘투헬, 이 여우 같은 양반이….’
아직 서로의 교체 카드가 그라운드로 들어가기 전임에도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경우를 계산하고 있는 그때.
삐익—!
[터치라인 아웃됩니다! 양 팀의 이른 교체가 진행됩니다!]서로의 변칙적인 수 싸움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