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92)
92. 적 그리고 친구(4)
[바이에른은 에니스 미헬이 아웃되고 윌리 테오도르가 들어갔고, 마인츠에서는 레온 페퇴를 빼고 제롬 뮐러를 투입했습니다.] [양 팀 모두 전반전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는데요! 과연 이 결정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서로 교체 카드 한 장씩을 사용하고 난 후.
양 팀의 중원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변했다.
타다다닷!
툭!
툭!
촤아아앗—!
볼을 운반하는 테오도르에게 크래프트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지만,
툭! 촤르르륵—! 탓!
타다닷!
[테오도르! 간결한 움직임으로 태클을 벗어납니다! 계속해서 전진하는데요!] [크래프트의 태클 실패로 오히려 공간을 허용하게 된 마인츠!]크래프트의 태클 시도를 예측하기라도 한 듯, 테오도르는 드래그 백을 이용하여 간결하게 태클을 피해 냈고,
테오도르에게서 볼을 빼앗지 못한 마인츠는 곧바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그라운드를 지켜보고 있던 하준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미하엘! 테오도르를 압박해! 어서!”
반 시즌 동안 테오도르를 지휘하며 키워 낸 하준의 눈에는 정확하게 보였던 것이다.
테오도르가 전방의 두 선수에게 키 패스를 넣을 타이밍이란 것을.
그러나.
투우욱—!
[테오도르의 스루패스으으으!]애석하게도, 하준의 외침과는 달리 미하엘의 반응이 한 박자 느렸고,
타다다닷!
부웅!
[홀란드가 가볍게 볼을 흘려 줍니다! 어어어! 리! 리가 쇄도하고 있습니다!]타다다다닷!
찰나의 순간이었다.
마인츠의 수비 대형이 완벽하게 어그러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
홀란드가 볼을 처리할 거라는 생각에 홀란드에게 움직이던 킬리안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아아! 리! 노마크 찬스! 그대로 때리나요!] [한 번 더 치고 들어갑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우측에서는 발부에나가, 중앙에서는 홀란드가 마인츠의 수비진을 감쪽같이 속이며 수비 대형이 무너졌고, 이혁호는 노마크 찬스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리고.
타다다닷!
여태껏, 이혁호는 일대일 찬스에서 단 한 번도.
뻐엉—!
실패한 적이 없었다.
쐐애애애액!
철렁—!
와아아아아아!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리의 감각적인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스코어는 1-1이 됩니다! 한 점을 추가하며 동점을 만드는 바이에른 뮌헨!] [투헬과 킴의 승부수 중에서 투헬의 승부수가 먼저 빛을 발합니다!] [테오도르의 투입으로 분위기가 바이에른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테오도르의 활약을 지켜보는 킴의 입장은 착잡할 텐데요.] [제자가 발전시킨 선수로 제자의 팀에게 비수를 꽂는 스승이군요. 참 재미난 스토리를 가진 매치업입니다!]중계진의 말대로 하준은 착잡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지만, 손 놓고 탄식만 내뱉고 있지 않았다.
“킬리안!”
바이에른이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동안, 하준은 킬리안을 불러 손짓·발짓을 다 써 가며 열정적으로 향후 대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킴의 강의가 시작됐군요.] [넋 놓고 보고 있지 않겠다는 거죠. 킴의 저런 모습은 지도자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젊은 지도자들이 보고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전력의 차이를 전술로 메꾸는 것이 바로 지도자의 존재 의의. 바로 저런 모습 때문에 킴의 인기가 많은 것이겠죠.]하준의 지시를 들은 킬리안이 그라운드로 돌아가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파했고, 마지막으로 지시사항을 들은 가브리엘이 씨익 웃으며 하준을 돌아봤다.
“그런 거라면 맡겨 둬, 쭌.”
내 전문 분야니까.
삐익!
툭—!
[경기가 재개됩니다! 센터 서클에서 정이 산투스에게 볼을 내줍니다.]볼을 건네받은 가브리엘은 여전히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로.
[어어엇! 산투스가 볼을 달고 달리기 시작합니다!]타다다다닷!
도르트문트전에서 보여 준 하프라인 드리블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도 저런 플레이로 득점을 한 산투스인데요…!] [그렇지만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전반전입니다! 서로의 체력이 좋은 상황이에요! 다소 무모해 보이는 선택입니다!]도르트문트와 마인츠의 경기 분석을 했던 투헬은 가브리엘의 질주에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소리쳤다.
“산투스를 막아! 봉쇄해! 절대 파이널 서드로 전진할 수 없게 만들어! 파울이라도 해서 끊어 내야 해!”
많은 수의 선수가 가브리엘 한 선수에게 쏠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었지만, 투헬은 개의치 않았다.
정상기의 첫 골을 보고서, 가브리엘의 능력을 정확히 알게 되었으니까.
‘보루센이 멍청해서 뚫린 것도, 후반 막판에 체력이 떨어져서 뚫린 것도 아니다. 가비 저 자식이 미친 괴물이 된 것뿐…!’
첼시에 있을 적에도 가브리엘의 재능을 높게 사던 투헬은 늘 아쉬워했었다. 저런 재능을 허투루 낭비하는 가브리엘을 보면서 하준 이후 찬란한 재능이 또 하나 빛을 발하지 못하고 저물어 간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허송세월의 여파로 분명히 저런 퍼포먼스는 보이지 못해야 할진대,
어째서, 지금 이 시기에 재능을 만개한 모습을 보인단 말인가?
투헬은 여전히 재능은 불공평한 것이라 생각하며 선수들에게 가브리엘을 막을 것을 독촉했다.
“카드를 받아도 좋다! 가브리엘을 저지해! 뚫리면 돌이킬 수 없어!”
타다다닷!
[산투스가 전진하고 있습니다! 빨라요!] [사카와 루트가 동시에 달려듭니다! 반대쪽에서는 테오도르도 달려오고 있는데요!]툭! 탓! 휙—! 타다다닷! 촤앗!
[아! 라파엘 루트의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내는 산투스! 순식간에 루트가 허물어집니다!]라파엘 루트가 가브리엘에 의해 무너졌으나, 바이에른에는 가브리엘을 상대할 선수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황.
[사카와 테오도르가 동시에 달려드는데요!]사카와 테오도르가 동시에 달려들었으나, 가브리엘은 당황하지 않았다.
투우웅—. 타당! 촤아아아—! 툭! 타다닷!
오히려 이 정도는 되어야 할 맛이 난다는 듯,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 밀었다 당기며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그들의 압박을 유유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좌중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대단한 드리블 실력입니다! 산투스! 테오도르와 사카를 바보로 만드는 드리블입니다!]한편.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조르지뉴는 침음성을 흘리며 하준을 향해 물었다.
“으음…. 쭌, 가비 녀석이 바이에른 대형을 찢고 있긴 하지만…. 페널티 박스까지 저렇게 끌고 들어갈 수 있을까? 보루센과의 경기 때처럼 상대 체력이 떨어져 있던 때도 아니고.”
조르지뉴의 말에 하준은 옅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 가비는 페널티 박스까지 홀로 돌파하지 않을 거야.”
“뭐? 그럼 왜 저런 플레이를 지시한 거야…?”
“일종의 기만책이지.”
“기만책?”
고개를 끄덕인 하준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철두철미한 투헬 저 양반이 우리와 보루센의 경기를 분석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 거기다, 상기의 첫 골에서 가비가 보여 준 움직임도 있고. 투헬 저 양반의 머릿속에는 지금 경종이 울리고 있을 거야. 무조건 가비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에 사로잡혀 있지. 그래서 나는 그 심리를 이용하려는 것이고.”
가브리엘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하준이 가브리엘에게 의존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었다.
크랙 그 자체의 모습을 보이는, 저 가브리엘도 하준에게는 판 위의 장기말 중 하나일 뿐. 하준은 가브리엘이라는 위협적인 말을 가지고 상대에게 블러핑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그럼 가비는 미끼인 셈인가?”
“그렇지. 적어도 이번에는 미끼인 셈이야. 그렇다고 해서, 이후에 가비를 경계하지 않을 수도 없을 거거든. 가비는 미끼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상대의 심장을 꿰뚫는 비수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가비의 이 움직임으로 테오도르는 섣불리 자리를 이탈할 수 없을 거야. 앞으로.
뒷말을 삼킨 하준이 씨익 웃으며 파이널 서드로 눈을 돌렸다.
[산투스가 순식간에 파이널 서드에 진입했습니다! 바이에른 선수들이 허수아비처럼 무너지고 있어요!]“자가두!”
“알았어!”
바이에른의 최후방을 지키는 수비진의 리더인 쥘 쿤데가 자가두의 위치를 조정하며 공간을 비워 두지 않으려고 하는 그 순간.
타다다닷!
가브리엘의 돌파에 맞춰 전진하던 정상기와 아이스만이 동시에 중앙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익…! 니안주! 아이스만 쪽을 맡아!”
오른쪽 스토퍼 니안주에게는 아이스만의 커버를 맡기고, 쿤데 본인은 정상기의 움직임을 빠르게 쫓았다.
‘정의 침투와 마무리는 굉장히 위험해…! 정에게 볼이 가지 못하도록 해야…!’
그리고.
바이에른의 대형을 찢어 버리고 있는 가브리엘의 돌파와 원샷 원킬을 보여 주며 호시탐탐 득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정상기의 모습에 쿤데는 몇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말았다.
툭—!
[바이드너 마저 제친 산투스! 어어! 옆으로 볼을 돌립니다!]타다닷! 촤앗! 탓!
[코르브! 코르브에게 연결된 볼!]정신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 코르브의 위치를 놓친 것이 첫 번째였으며,
투우웅—!
[코르브! 볼을 잡자마자 로빙 패스를 시도합니다!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향하는데요!]타다다다닷!
두 번째로는 가브리엘에게 시선이 쏠린 나머지 무방비로 놔둔 제롬 뮐러의 존재를 잊은 것이다.
[뮐러! 어느새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침투해 있습니다! 아! 때리나요! 때립니다아아!]코르브의 감각적인 패스는 제롬이 슛을 시도하기 적절한 위치로 떨어지고 있었고, 제롬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리를 움직였다.
뻐엉—!
“으아아아!”
슈넬러가 괴성을 지르며 몸을 날렸지만, 제롬의 발에 맞은 슈팅은 방해를 허용하지 않은 채.
철렁—!
골망을 흔들었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뮐러의 하프 발리슛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스코어는 2-1! 바이에른이 추격하기 무섭게 마인츠가 한 점을 추가하며 달아납니다!] [산투스의 움직임이 바이에른의 모든 것을 무너뜨렸습니다! 저 선수를 월드 클래스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대체 어떤 선수가 월드 클래스 선수일까요!] [방금 보여 준 플레이는 세르히오 토레스나 알렉스 라이트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굳어진 신계 타이틀에 균열을 만들기 위해 돌아온 빌런 같군요!]씨익.
바이에른의 골망이 흔들리는 것을 본 하준은 팔짱을 낀 채로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돌려 투헬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우당탕!
“제기랄!”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한 투헬이 무어라 소리치며 물병을 걷어차는 모습을 본 하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것으로 테오도르에 대한 억제기도 만들어졌고….’
볼 운반과 키 패스 등의 찬스메이킹 능력의 비약적인 상승으로 테오도르를 공격을 주도하는 미드필더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투헬 체제하에서 테오도르는 기본적으로 수비를 보호하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 중 하나였다.
가브리엘의 저러한 움직임이 없었다면, 테오도르는 마인츠의 공격을 차단하며 여유롭게 공격에 가담했겠지만.
‘가비가 언제든지 저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과감하게 전진할 수 없을걸?’
전술 이해도와 연계, 강한 압박 등.
현대 축구가 발전하면서 팀 단위로 요구되는 능력들로 인해, 예전에 비해서 선수 개인 기량에 맡기는 운영보다 치밀한 팀 운영이 주가 되었음에도 크랙이 각광 받는 이유.
조금 전 가브리엘이 보여 준 것처럼,
크랙 기질을 가진 선수는 그 자체로 경기 자체에 크나큰 변수를 가져오기 때문이었다.
‘홀란드는 뛰어난 공격수일지언정, 저런 플레이는 할 수 없지.’
바로 이러한 점이, 홀란드가 신계 타이틀을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반납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허…. 이것 참. 내 눈으로 보면서도 기가 막히네. 쭌, 가비 저 녀석. 첼시에 있을 때보다 더 파괴적으로 변했는데?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기가 찬다는 듯한 조르지뉴의 반응에 하준은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무슨 마법을 부리긴. 그냥 저 놈팡이가 이제야 제대로 할 마음이 든 거지.”
게으른 천재의 열망에 불을 지핀 장본인인 하준은 기분 좋게 웃으며 남은 시간을 체크했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까지 합해서 5분 남짓.
[동점을 만들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바이에른! 그렇지만 마인츠,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스코어의 변화는 없었고,
삑! 삐익! 삐이이익—!
그렇게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려 퍼졌다.
“자…. 후반전엔 어떤 수를 들고 오실 겁니까? 영감님. 아, 아직 영감님이라고 부르기엔 이른가?”
수 싸움을 주고받는 공방에서 먼저 승기를 잡게 된 하준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