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ory of a Knight In A Ruined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188)
기사 스무 명, 마법사 오십 명.
앞의 숫자도 충분히 충격적이었으나, 그보다 더한 것은 마법사 오십 명이라는 보고였다.
대여섯 명, 열 명도 아니고 그 다섯 배라니, 한평생 마법사 한두 명이 있는 것에 익숙했던 벨루안 사람들로서는 실로 받아들이기 힘든 숫자였다.
오죽하면 기사 중 누군가가 이렇게 되물었을 정도였다.
“오십 명? 다섯 명을 잘못 말한 것 아닌가?”
“아닙니다. 그리고 최소 오십 명 이상입니다!”
“오십 명 이상······.”
누군가가 끊어지는 듯한 신음을 흘렸다.
그도 잠시, 기사 한 명이 부드럽게 웃고 있는 팔라토를 보고는 그에게 화살을 돌렸다.
데로이를 따르는 기사들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자, 아문드였다.
“팔라토 경, 뭔가 알고 계십니까?”
“설마 외부인들과 내통을······.”
수군거리는 소리, 팔라토는 고개를 저으며 해명했다.
“미리 연락을 받기는 했소. 일단 불필요한 걱정은 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구려. 그들은 외부인이 아니니.”
“외부인이 아니면 뭡니까?”
“그야, 마땅히 기뻐하며 맞이해야 할 벨루안의 자식이지.”
* * *
“여기가 벨루안······.”
저 아래 펼쳐진 땅을 보며, 리노가 신음하듯 말했다. 다른 기사들 역시 아련한 표정으로 이 땅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물론 수많은 영지를 여행해 본 용사들에게 있어 벨루안이 엄청나게 신기한 곳일 리는 없으나, 이번에 도착한 영지는 특별한 곳이었던 탓이다.
어쩌면 평생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는 땅이었으니.
그들 사이에서, 아르센과 엘로이즈 역시 고향의 향수를 만끽하는 중이었다.
벨루안.
보랏빛 대지와 비틀린 가시나무의 땅.
죄인처럼 비참하게 도망친 지 일 년, 그들은 갓 떠났을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세력을 이끌고 돌아왔다.
“······도착했네.”
“그러게 말이야. 도착했어. 우리의 고향에.”
“고작 일 년 떠나 있었다는 게 실감이 안 나. 십 년은 지난 것 같은 기분인데.”
그렇게 말한 엘로이즈가 어이없다는 듯 배시시 웃었다.
“빨리 다시 보고 싶다. 아버지도, 루덴도.”
“곧 보게 될 거야.”
엘로이즈의 어깨를 토닥이며, 아르센 역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엄격하면서도 자상하던 스승 팔라토, 큰누나 같던 제노비아, 묵묵하지만 속 깊은 카민과 웃음 많고 호방한 위블.
그들을 떠올리는 와중에도 도서관은 서서히 땅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이미 투명화한 상태였기에 주변의 시선은 신경 쓸 필요 없었다.
물론 내려가는 중에 누군가가 보게 된다면 하늘에서 사람이 내려온다고 호들갑을 떨 수도 있겠으나, 그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잠시 후, 도서관은 벨루안 서쪽의 평야에 내려앉았다.
하늘과 땅을 잇는 계단이 생겨나는 것을 보며, 아르센은 담담히 선언했다.
“내려가자.”
* * *
“우욱.”
“이거, 냄새가 좀······.”
오랜만에 맡는 벨루안의 독기에 아르센과 엘로이즈가 새삼 추억을 되새기고 있을 무렵, 이곳에 처음 온 기사나 마법사 중 몇몇은 헛구역질을 했다.
벨루안의 독기는 마치 쓰레기가 썩을 때 나는 달짝지근한 악취를 떠올리게 했는데, 이것이 비위에 심히 거슬린 모양이었다.
아르센으로서는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어서인지 생각만큼 그리 거슬리지는 않았다. 물론 그 역시 오랜만에 맡는 냄새라서 다소 낯설기는 했지만.
“형님, 벌써 여기서 살아갈 용기가 없어지는데요.”
“좀 참아 봐. 익숙해지면 견딜 만하니까.”
그들을 내려놓은 뒤, 도서관은 다시 저 우주 공간 어딘가로 사라졌다. 당연히 이를 다시 부를 방법은 마련해 놓았다.
아르센은 도서관을 정식으로 소유하고 연동 과정을 거쳤기에,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도서관을 불러낼 수 있었다.
거기다 아르센이 갑자기 죽거나 하는 경우를 대비해 별도로 휴대용 호출기 하나를 들고 내렸기에, 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서 다시 계승자를 찾아 남부의 성산까지 가서 소환 의식을 거치는 끔찍한 여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잠시 후, 기사와 마법사들은 곧 적응하기 시작했다. 다들 여행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이니 당연한 일.
이를 확인한 뒤, 아르센은 지시를 내렸다.
“충분히 쉬었으면 이제 가지,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으니까.”
그들은 진형을 갖추어 동쪽으로 전진했다.
고작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착륙한 것이기에 영지의 경계가 보이기까지는 수십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 사람이다!”
누군가의 외침에 앞을 주시하니 작은 그림자 몇 개가 보였다. 흔히 기름도마뱀이라 불리는, 벨루안 고유의 탈것을 탄 무장한 전사 두 명.
영지 외곽에서 침입자를 확인하는 경계병인 모양이었다.
그들 역시 아르센 일행을 발견했는지 잠시 혼란스럽게 오가더니, 이내 혼비백산해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라, 도망가는데요?”
“그야 당연하죠. 이만한 규모의 군대가 몰려오는데 창 들이밀고 왜 왔냐고 물어보러 오는 쪽이 비정상 아니겠습니까?”
리노의 지적에 마룬이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투구를 쓰고 있는 탓에 금속 긁는 소리가 났다.
굳이 도망치는 경계병을 잡을 필요는 없었기에, 그들은 천천히 전진하며 영지의 경계를 넘었다.
독기가 빠진 산뜻한 초겨울 공기 아래, 한파를 맞아 상해버린 밀밭이 펼쳐졌다.
“먹을 게 많다고는 들었지만······이제 겨울인데 밀이 남아있다니, 추수를 안 해도 될 정도로 부유한 건가?”
기사 한 명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당연히 벨루안의 식량 사정이 넉넉하다고 한들 멀쩡한 밭을 수확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아마 형제들의 내전 탓에 수확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리라.
팔라토로부터 내부 사정이 어떤지는 대충 전해 들은 상태였다. 혹시 상대 진영의 첩자로 오해받을까 싶어 함부로 길거리를 나다니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하니, 그런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수확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저, 정지!”
마침내 방벽 입구까지 도달하자, 그들은 처음으로 벨루안의 병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방벽을 지키는 기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 역시 벨루안의 몰락을 증명했다. 모든 기사가 두 형제에게 가담하거나 중립파로 넘어가 영주를 지켜야 했기에, 외벽을 지킬 기사조차 남지 않은 것이다.
“여기는 벨루안 영지입니다! 방문 목적을 밝혀 주십쇼!”
방벽 위에서 소리치는 병사의 어조가 비굴했다.
그런 그를 향해, 아르센은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누트 영주님의 이름 아래 서임한 기사, 레녹의 아들 아르센이다! 영주님의 따님이신 엘로이즈 아가씨가 영주님을 치료할 비보(祕寶)를 가지고 돌아오셨으니 문을 열어라!”
그 말에 뒤쪽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났다.
저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행여나 진실이라고 해도 문을 여는 것이 옳은 일인지를 떠드는 것이리라.
당장 흑사자를 몰아 문을 부수고 들어갈 수도 있었으나 아르센은 차분히 문 앞에 서서 그들의 토론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방벽 위로 빼꼼 얼굴을 내밀더니 외쳤다.
“어서 문을 열어라!”
그가 다른 병사들보다 더 높은 계급을 가진 사람이었던 모양인지, 잠시 후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열린 문으로 아르센이 들어서자마자 조금 전 외쳤던 남자가 다가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귀환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르센 경.”
“나를 아는 모양이군?”
“네. 일 년 전 남부 전쟁에 참여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남자를 보니, 어딘가 얼굴이 익숙했다.
잠시 기억을 되짚자,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혹시 이름이 라진인가? 종자 라진?”
“네, 맞습니다. 기억하시는군요!”
“전에 그대의 형이랑 인사한 적이 있었지.”
과거 남부 전쟁을 기념하는 연회가 끝나고 엘로이즈를 방으로 데려다줄 무렵, 그에게 감사를 표했던 병사 한 명이 있었다.
당시 그 병사는 자기 동생이 종자 신분으로 전쟁에 참여했다고 했는데, 이 남자가 그 종자인 모양이었다.
그를 향해, 아르센은 다정한 어조로 물었다.
“그 친구는 건강한가?”
“염려해주신 덕분에 아직 건강합니다!”
“다행이군. 나중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덕담을 나눌 무렵, 아르센의 군대가 모두 방벽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들을 둘러본 뒤, 아르센은 라진에게 말했다.
“영주관으로 가봐야겠군, 나중에 또 보지. 영지 경계를 잘 부탁하네.”
“영광입니다!”
* * *
영주관으로 올라오는 동안, 아르센은 피폐해진 영지의 실상을 두 눈으로 보았다.
떠난 시간이 고작 일 년이었기에 무언가가 엄청나게 많이 바뀐 것은 아니었으나, 미묘하게 어두워진 분위기가 느껴졌다.
사람들의 얼굴은 수척했고, 표정에는 불안이 드리웠다.
아니, 불안은 지금 영지에 침입한 수십 명의 기사와 마법사 때문일 수도 있으리라.
이를 본 리노가 다소 소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를 별로 반기는 기색이 아닌데요.”
“그야 우리가 누구인지 모르니까. 일단 들어가서 아버님을 구하기만 하면 달라질걸. 기대해, 벨루안의 연회는 화려하니까.”
정작 그렇게 말하는 엘로이즈도 딱히 연회 같은 것에 참여해본 적은 없었지만, 아르센은 굳이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그녀도 원하는 대로 공식 석상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게 될 테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영주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언덕이 펼쳐졌다. 그 위쪽에는 십수 명의 기사와 백 명에 가까운 병사들이 포진하여 아르센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선두에 선 아르센을 보며 수군거렸다.
“저 선두에 선 금발의 기사는······.”
“맞아, 레녹의 아들 아르센이다.”
“그 술통 기사? 아가씨와 함께 떠났던?”
“도대체 일 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런 군대를 모은······.”
그때, 그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음산한 표정을 한 기사의 얼굴이 낯익었다.
유난히 도드라지는 매부리코를 한 남자, 라뮌.
그가 평소와 같이 무뚝뚝한, 하지만 묘한 적의가 담긴 목소리로 아르센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군, 아르센 경.”
“오랜만에 뵙습니다. 라뮌 경.”
진에 탄 라뮌을 올려다보며, 아르센은 새삼 그가 얼마나 말도 안 되게 밀도 높은 여정을 거쳤는지를 깨달았다.
분명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상대였건만, 지금 라뮌은 너무나도 작게 보였다.
마치 거인이 난쟁이를 대하듯, 가벼운 손짓만으로도 짓누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런 대규모 군대를 끌고 영지를 침입하다니, 영지의 필두 기사인 나로서는 도저히 곱게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야. 알고 있나?”
“이들 모두 벨루안의 일원이 되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입니다.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영주님이시죠. 라뮌 경이 아니라.”
“그 영주님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걸 모르고 하는 말은 아닐 텐데.”
“그래서 다시 온전하게 하고자 여행을 떠났던 겁니다. 그리고 돌아왔고요.”
아르센의 대답에 라뮌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이 벨루안의 누구라도 그 얼굴을 보고 무덤덤하게 있을 수는 없건만, 아르센은 아무렇지도 않게 라뮌의 기세를 받아냈다.
그때, 아르센의 옆에 있던 엘로이즈가 나섰다.
“길을 열어, 라뮌.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를 막지? 난 영주의 딸로서 아버지를 만날 자격이 있어.”
“물론 그러시겠죠, 아가씨. 하지만 아가씨를 따르는 저 군대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아가씨 한 분만 올라오신다면 용납하겠습니다만.”
당연히 엘로이즈가 혼자 올라간다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안쪽으로 들어간다면 저 언덕 위의 기사들은 그녀를 무참히 찢어발길 터였다.
그러기만 해도 막강한 군대를 끌고 온 아르센의 명분을 절반 이상 깎아버릴 수 있을 것이기에.
“그러면 너희들부터 영주관 쪽에서 물러서. 나도 아르센 한 명만 데리고 올라갈 테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영주관 안에는 팔라토를 비롯해서 아르센 경과 친한 이들이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아가씨가 그들과 내통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신뢰할 수 없죠.”
스릉, 하는 소리와 함께 라뮌의 검이 뽑혀 나왔다.
“일단 영주님을 구할 수 있다는 물건을 양도하고 방벽 바깥으로 물러나 계시죠. 제가 직접 확인하고 무해한 물건임을 확인한 후에 영주님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할 테니.”
물론 라뮌이 의료 기기를 확인하고 순순히 영주에게 사용해줄 가능성은 마수가 갓난아이를 물어가 어른이 될 때까지 키워줄 가능성이나 마찬가지였다.
받자마자 당장 부숴버리고 고물을 가져왔다며 엘로이즈와 아르센을 비난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때, 데로이를 따르는 일파의 리더인 아문드가 무기를 뽑아 라뮌에게 합세하며 외쳤다.
“라뮌의 말이 이치에 맞는 것 같군! 일단 저들에게 무장을 해제하고 물러날 것을 명령하십시오, 아가씨. 누가 봐도 지금 아가씨의 행위는 반역입니다. 외지인들을 영지 한복판까지 끌고 오다니!”
아문드 역시 머리를 충분히 굴린 끝에, 라뮌과 협력해 엘로이즈를 먼저 배제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자기들이 대립하며 영지를 망쳐 놓았음을, 영주가 다시 일어난다면 그 원흉 중 하나인 데로이 일파의 기사들을 고운 눈으로 볼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다.
만약 대체할 기사들이 없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옛 기사들을 중용하겠으나, 그녀가 끌고 온 이십여 명의 기사가 그대로 정착한다면?
누트 영주는 자신을 노리는 공격에 너그러운 이가 아니었다. 팔라토를 비롯해 중립을 지키던 자들이라면 모를까, 권력 다툼에 참여해 날뛰며 제 주군의 안위에는 관심도 없던 기사들은 모조리 추방당하거나 성채로 유배될 터였다.
주모자라 할 수 있는 몇몇 기사들은 어쩌면 불문율을 깨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었다.
검을 든 채 언덕 아래에 선 아르센을 내려다보며, 라뮌은 재빨리 머릿속으로 전투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결과는 꽤 긍정적이었다.
‘숫자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이길 수 있어.’
라뮌의 이런 계산은 아무 근거 없이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아르센의 기사 중 상당수가 그 마력이 불안정하여 각성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아직 미숙한 초짜임을 간파했다.
그것을 고려했을 때, 지도자로 보이는 아르센을 해치워 그 기세를 꺾기만 한다면 이 정도 숫자 차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르센을 일방적으로 꺾을 수 있었던 라뮌이기에 그는 추호도 자신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일 년 사이에 실력이 늘어 봐야 얼마나 늘었겠는가.
그렇게 치열하게 머리를 굴리는 라뮌을 앞에 둔 채, 아르센은 천천히 창을 꼬나쥐었다.
원뿔이 달린 기괴한 무기, 이쉬트의 창을.
어차피 눈앞의 두 기사가 영주를 독살하려 들었던 진범임을 알고 있는 이상, 그들과 구차하게 대화를 나누며 명분을 챙길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중립을 지키는 이들은 대부분 영주를 호위하거나 방벽을 경계하고자 나가 있을 것이고, 이 자리에 나온 이들은 어느 한쪽 파벌에 가담해 영지의 혼란을 부추긴 이들이니 굳이 배려해줄 필요는 없을 터.
이 영지의 해악이나 다름없는 부류를 한 번에 정리하고자, 아르센은 팔라토에게 부탁해 그들을 하나로 모았다.
이제는 청소를 시작할 때였다.
“전원, 공격 준비!”
아르센의 명령에 따라, 그의 기사들이 일제히 쇠뇌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