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ory of a Knight In A Ruined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190)
“가만히 있어! 그냥 팔을 부러트려 줄까?”
“악! 조, 조금만 살살 묶어줍쇼.”
“주둥이는 살아 있군.”
전투가 끝난 뒤, 그들은 살아남은 패잔병들을 구속했다.
다행히 그들을 관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이 압도적인 전투력 차이로 주눅 든 탓에, 큰 저항 없이 순순히 협조해주었다.
일단 일반 병사 대부분은 단순 가담자로 분류, 그냥 무기를 빼앗고 밧줄로 묶어 격리했다.
아마 내전 동안 큰 범죄를 저지르지만 않았다면, 그들은 다시 벨루안의 병사로 봉사하게 될 터였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그 죄질에 따라 광산에 처박히거나 추방, 혹은 사형 등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고.
기사의 경우는 그렇게 쉽게 처리할 수 없었다.
그들은 워낙 힘이 좋아 밧줄 따위로는 구속할 수 없기에, 마법사 몇 명이 힘을 합쳐 흑성철 무기 몇 개를 녹인 뒤 이를 뒷짐 진 손목에 둘러 굳혀서 무력화시켰다.
다리가 잘린 라뮌은 병사 두 명에게 부축을 받아 질질 끌려가다시피 했다.
다리를 지져 지혈한 덕에 죽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기사로서의 경력은 끝났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때 영지 최강의 기사로 명성을 떨치던 그라고는 믿을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추락이었다.
“굴욕적이군.”
끌려가는 라뮌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기사 한 명이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굳이 그를 살려둔 것은 독살 사건에 관한 증거를, 정확히는 자백을 얻어내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아르센은 도서관 위에 있을 때, 이미 몇몇 마법사에게 자백을 유도할 수 있는 정신 계열 주문을 발굴할 것을 지시해두었다.
본래 기사는 특유의 항마력으로 인해 대부분 공격 주문에 면역에 가까운 방어력을 지니나, 그들이 비교적 취약한 분야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정신 계열 주문이었다.
이는 고대 마법사들이 전투 인형을 조종하기 위해 일부러 정신 계통에 관한 방어력을 낮춘 것이 그대로 내려온 것이었다.
그래서 과거, 루덴도 환영 주문으로 기사들을 현혹하며 영지 하나를 뒤엎을 수 있었던 것이고.
물론 윤리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함부로 사용해도 좋은 주문은 아니었으나, 상대가 독살범이라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까지 윤리를 따질 마음은 없었다.
애초에 일 년이나 지난 사건이니 이런 방법이 아니면 제대로 증거를 찾기도 힘들 터였다.
“이놈들, 놔라! 어딜 감히 손을 대!”
무방비하게도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내려왔던 데로이는, 엘로이즈가 소환한 덩굴에 붙들려 있었다.
남부 전쟁에 참여하지도 않고 그것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들은 적 없었던 그는, 무방비하게 덩굴을 타고 넘어 도망치려다가 그대로 포획된 것이다.
“반갑습니다, 도련님.”
“아르센, 너, 네놈이······!”
데로이는 씩씩대며 이를 갈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당장 데로이를 풀어주고 온갖 신병이기로 무장을 시켜줘도 맨몸의 아르센을 이길 수 없을 텐데, 하물며 지금 상황은 정확히 그 반대이지 않은가.
아르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뒤, 그저 데로이를 따로 잘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아르센.”
누군가 아르센을 불러서 보니, 꽤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기사 발탄, 그와 함께 서임식을 했던 동기였다.
지난 일 년의 시간은 그에게도 공평하게 흘렀는지, 어리숙한 신입 기사 티는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런 식으로 다시 보게 되어 유감이다.”
“그러게 말이야.”
아르센의 말에, 발탄이 씩 웃으며 동의를 표했다. 그는 데로이 쪽에 가담했던 기사들과 함께 묶여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발탄이 변명하듯 말했다.
“구차한 말이지만, 집안 사정상 중립에 서기 어려웠어서.”
아르센은 덤덤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 변명에 수긍했다.
“이해해. 큰 범죄만 저지르지 않았다면 크게 처벌하지 않을 거다. 단순 가담자까지 모두 벌해서야 영지가 남아나지를 않을 테니.”
발탄은 데로이를 지지하는 기사 두 명과 친척 관계라, 그쪽의 입김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터였다.
적극적인 암살 참여자가, 아닌 이런 단순 가담자들까지 크게 벌할 생각이 없었다. 기사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인재가 아니던가.
물론 앞으로는 영주 호위와 같은 중요 임무를 믿고 맡기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이샤는?”
“죽었어. 라뮌 경한테.”
발탄이 다소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함께 서임했던 다른 동기가 죽었다는 이야기에, 아르센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 유감이군.”
그렇게 대충 전장을 수습한 뒤, 아르센은 자신의 군대를 끌고 영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영주관 정문 앞에는 기사 한 명이 수문장처럼 문에 몸을 기댄 채 서 있었다.
그 기사는 올라오는 아르센을 보고 신나게 손을 흔들더니 투구를 벗었다.
안쪽에서 붉은 머리칼이 터지듯이 솟구쳤다.
“제노비아 경.”
“오랜만이네! 못 본 사이에 확 큰 것 같은걸?”
반갑게 인사하는 그녀의 발치에는, 종자로 보이는 이들 다섯 명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팔과 다리에 새겨진 상처가 창에 의한 것인 점으로 보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역시, 그 와중에도 영주님을 노렸군요.”
“응. 그럴까 봐 팔라토 경이 여기를 지키고 있으라고 하더라. 제대로 잠긴 영주관은 정문이 아니면 못 들어오니까.”
데로이인지 리다트인지,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싸움이 불리하게 돌아갈 것을 대비해 영주의 신원을 확보하도록 지시한 모양이었다.
싸움이 시작될 때면 팔라토가 아르센을 돕고자 뛰쳐나올 테니, 그사이 경계가 해이해질 것을 노렸으리라.
하지만 팔라토는 아르센을 도우러 나오지 않고, 오히려 철저하게 영주관을 틀어막았다.
이 역시 아르센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겠군요. 제가 미덥지 못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완벽하게 요청을 들어주시다니.”
“자네는 어릴 때부터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으니까 말일세.”
중후한 목소리, 몇 시간 전에 수정구를 통해 들었던 목소리가 영주관 안쪽에서부터 들려왔다.
마치 그레이하운드처럼 볼이 쏙 들어가 우울해 보이는 얼굴, 하지만 그에 어울리지 않는 자상한 웃음을 띤 남자.
그의 스승, 팔라토가 투창을 든 채 웃고 있었다.
“오랜만일세, 아르센.”
“팔라토 경.”
두 사람은 서로의 한쪽 어깨를 맞대며 해후했다.
팔라토가 가볍게 신음하며 말했다.
“윽, 못 보던 새에 힘이 많이 세졌구먼.”
아르센은 피식 웃은 뒤, 자신의 군대에 영주관 주위를 철저히 경계하고 죄수들을 지하 감옥에 가둘 것을 명했다.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그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자, 이를 본 팔라토가 탄성을 터트렸다.
“말로는 들었지만······실제로 보고도 믿기가 힘들군. 정말 이 정도 세력을 일궈내고, 힘으로 내전을 끝내 버릴 줄이야.”
“거만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간 겪은 일에 비하면 그리 큰 고생은 아니었습니다.”
아르센이 그간 겪었던 일을 생각해보면 실로 그러했다.
하다못해 나래칼이나 흑사자의 불꽃 숨결 같은 무기는 사용할 필요도 없지 않았던가.
아마 아르센 혼자 싸웠다고 해도 조금 지치기는 했으나 이길 수는 있을 터였다.
물론 이길 수 있다뿐이지, 혼자서 이 넓은 벨루안을 모두 통제하기는 힘들었겠지만 말이다.
그때, 아르센의 뒤쪽에 있던 바즈칼과 리노가 꾸벅 고개 숙여 인사했다.
“바, 반갑수······습니다. 바즈칼입니다.”
“리노라고 합니다,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팔라토 경!”
“이쪽은 바즈칼, 그리고 리노입니다. 제 휘하에서 가장 뛰어난 친구들이죠.”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르센에게 무예를 배운 그들인 만큼, 그 아르센의 스승인 팔라토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말하자면 스승의 스승 아닌가.
그런 그들을 향해, 팔라토가 자상하게 웃으며 답했다.
“반갑소, 둘 다 마력이 상당하구려. 전도유망한 젊은이들은 언제나 환영이지.”
고위 기사가 된 지 몇 달, 바즈칼과 리노의 마력은 팔라토가 그렇게 말할 정도로 상승해 있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눈 뒤, 아르센은 진중한 어조로 물었다.
“루덴 경은 안쪽에 계십니까?”
“그렇다네. 영주님을 보살피고 있지. 그럼 이제 그······?”
팔라토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짐작한 아르센은 고개를 끄덕인 뒤, 기사 한 명에게 마법 배낭을 들고 올 것을 지시했다.
그 안에 담긴 물건이야말로 이 원정을 떠나야 했던 이유였다.
“영주님을 고칠 수 있는 물건이 들어 있습니다. 이게 안 된다면 아마 세상 어떤 방법으로도 불가능할 겁니다.”
“이미 듣긴 했지만, 정말로 해냈군······.”
대답하는 팔라토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렸다.
배낭을 쓰다듬던 것도 잠시, 그는 조금도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영주관 안쪽으로 몸을 돌렸다.
“가세나.”
팔라토를 따라 들어온 영주관 내부의 분위기는 음산했다.
언제나 복도를 지키고 있던 병사들도, 열심히 돌아다니며 업무를 처리하던 하인들도 보이지 않았다.
반질반질하고 매끄럽던 바닥과 벽은 먼지와 얼룩이 남았으며 복도에는 물건이 널브러져 있었다.
아르센과 엘로이즈의 시선이 어디에 닿았는지를 알아챘는지, 팔라토가 변명하듯 말했다.
“영주관 내부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을 한정했더니 관리하기가 쉽지 않더군. 이곳이 좀 커야 말이지.”
누가 적인지 파악하기가 힘든 마당이라, 팔라토는 기존에 일하던 하인 중 충성심이 증명된 몇 명만 남겨둔 뒤 나머지를 모두 쫓아냈다.
빈자리는 협력하는 기사들의 가족들로 채웠으나,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탓에 아무래도 내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카민 경과 위블 경은 계획대로?”
“맞네. 큰 문제 없이 리다트 도련님을 모셔올 걸세.”
지금 이곳에 없는, 자리를 비운 두 기사의 행적을 듣고 아르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라뮌 역시 전 병력을 끌고 온 만큼, 리다트를 지키는 이는 기껏해야 종자 몇 명 정도일 터였다. 그런 상황이라면 카민과 위블 두 명이 어렵지 않게 리다트를 끌고 올 수 있으리라.
물론 이 작전의 전제는 하나였다. 아르센의 군대가 데로이와 리다트의 연합군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아르센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주장했고, 팔라토는 이를 믿었으며, 실제로 증명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삼박자였다.
“정리가 끝나고 나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쭉 듣고 싶구먼, 술이라도 하면서 말일세.”
“아마 듣고도 믿지 못하실 겁니다.”
“기대하겠네.”
잡담도 잠시, 그들은 마침내 영주의 침실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그래도 중요한 공간이어서인지 나름 관리한 듯, 제법 깨끗한 모습이었다.
문 앞으로 다가선 팔라토가 독특한 리듬으로 문을 두드렸다. 아마 약속대로 하지 않고 문을 열려고 하면 바로 안쪽에서 공격하기로 미리 입을 맞춰 놓은 것이리라.
그 모습을 통해 그들의 지난 일 년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루덴 경.”
“들어오시오.”
끼익, 하고 문이 열렸다.
안쪽에는 일 년 전 그때와 마찬가지로 누워 있는 영주, 그리고 그 옆에 서서 지팡이를 꺼내 들고 있는 루덴이 보였다.
구석에는 치유 마법사 그룸이 몸을 구겨 넣듯이 앉아 졸고 있었다.
엘로이즈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루덴을 불렀다.
“루덴!”
엘로이즈는 지난 일 년 사이 다소 수척해진 루덴을 꼭 끌어안았다. 무뚝뚝하지만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챙겨 주었던, 또 한 명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
엘로이즈를 가볍게 토닥이던 루덴의 시선이 아르센과 마주쳤다.
“반갑습니다, 루덴 경.”
“뭐······오랜만일세. 그리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이 드는 것도 아니네만.”
이미 수정구를 통해 몇 차례나 이야기를 나눈 뒤라, 그들은 다소 겸연쩍은 기색으로 서로 악수하는 것으로 해후했다.
그때, 아르센과 엘로이즈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그룸이 구겨져 있던 몸을 쭉 펴며 해맑게 외쳤다.
“기사님! 아가씨!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군, 그룸.”
아르센은 그룸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일단 영주를 치유하는 것이 급선무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영주의 목숨을 이어오는 데 큰 공헌을 한 이 치유 마법사에게도 마땅한 대가가 돌아가야 할 것이다.
두 눈의 회복 정도라면 충분히 이에 걸맞은 보상이리라.
회복 기기의 기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잠시 후, 그들을 따라온 기사 한 명이 마법 배낭에서 거대한 관을 꺼냈다.
보통 사람은 물론, 기사가 들어가고도 남을 크기였다.
아마 사람뿐만이 아니라 전투 인형에 사용하는 것까지 상정한 물건이었으리라.
“그게 바로?”
“네, 영주님을 치료할 물건입니다.”
이것의 정체는 먼 고대, 정확히는 바크란이 한참 살아 있던 2시대에 만들어진 최신 의료기기였다.
다른 의료 시설이 모두 붕괴한 상황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것이기에, 가성비를 무시하고 온갖 질병과 손상을 회복할 수 있게 만들어진 어마어마한 성능의 물건이었다.
이를 본 루덴이 다소 마뜩잖아하는 얼굴로 말했다.
“어째 보기에는 영······뭘 고치기보다는 죽은 사람 담는 관처럼 생겼는데.”
“저도 거기에 동의하는 바이기는 합니다만, 기능만 제대로라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침대로 다가간 아르센은 영주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긴 시간 누워있던 탓인지, 그 몸뚱이는 참으로 가볍기 그지없었다.
근육이 빠져 비쩍 마른 모습이 안쓰러워, 엘로이즈는 눈물을 글썽이며 의식이 없는 아버지의 얼굴을 매만졌다.
“아빠······.”
“이제 괜찮아질 거야. 그러려고 온 거니까.”
“응.”
영주를 기기 안에 눕히고 문을 닫은 뒤, 엘로이즈가 몇 가지 조작을 한 후 마력을 불어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긴급 구호 장치 안내입니다. 현재 사용자 분석, 에다타를 비롯한 8개 성분이 혼합된 복합 독극물로 인한 대뇌피질 손상 및······.-
엘로이즈는 긴급 구호 장치가 설명하는 피해 상황을 가만히 듣더니, 간단히 지시를 내렸다.
“치료 여부는?”
-회복 가능합니다.-
“걸리는 시간은.”
-약 17일이 소요될 것으로 확인됩니다. 치료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시작해.”
-알겠습니다. 치료 기간 중 약물과 마력 공급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약물 부족 및 마력 공급 차단으로 인한 의료 사고 시 본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피용 멘트가 끝난 뒤, 관은 띠릭 소리를 내며 잠겼다.
이제 몇 주 뒤면, 영주는 저 안에서 긴 잠을 자고 일어날 것이다.
“······끝난 건가?”
“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될 겁니다.”
루덴은 이렇게 간단히 끝나는 게 이상하다는 듯 의료기기를 매만졌다. 저 물건이 지닌 어마어마한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이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일단 영주님의 치료는 여기서 진행하기로 하고, 내부 정리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팔라토 경. 루덴 경도 마법사들과 힘을 합쳐 주셨으면 하고요.”
“걱정 말게.”
“음.”
호쾌하게 답하는 팔라토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루덴.
그런 루덴을 보며, 아르센의 머릿속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예비 사위가 와 있다는 걸 말해 줘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