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ory of a Knight In A Ruined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38)
37화 – 연회
잘 부탁드립니다
긴 여정을 마친 원정대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휴식이었기에, 그들은 전리품을 다른 병사들에게 맡기고 각자 숙소와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그동안, 영주관의 하인들은 큰 성과를 거두고 온 전사들을 환영할 연회를 준비하고자 분주하게 움직였다.
저녁 시간, 영주관에서도 가장 큰 공용 식당에 수십 개의 원형 테이블이 놓였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앉고 싶은 곳에 앉은 뒤, 동료들과 신나게 떠들며 원정대의 무사 복귀를 축하했다.
고대 마법의 유산인 마력등이 식당 전체를 밝히는 가운데, 하인들은 불빛 아래서 열심히 음식과 술을 날랐다.
이제 싸늘한 겨울이 얼굴을 내미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의 공기는 불원숭이의 핵을 쓴 난로로 데워져 훈훈했다.
상석에 앉아있던 누트 영주가 일어나며 포도주잔을 들어 올렸다.
“이 자리는 우리 모두를 위해 먼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용사들을 축복하는 자리이니, 마음껏 먹고 마셔라. 고생했다! 용맹한 이들이여!”
기사와 종자, 병사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환호하며 손을 흔들었다.
포도주잔을 든 채 손을 흔드느라 술을 쏟는 이도 있었지만 그런 사소한 문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가운데, 누트 영주가 큰 소리로 선언했다.
“내 명예를 걸고 말하건대, 오늘 밤에는 절대 음식이 떨어지고 술이 마르는 일이 없으리라! 모든 것을 제공할 테니 그저 즐겨라!”
“영주님 만세!”
“벨루안이여, 영원하라!”
크게 소리쳐 호응하는 전사들의 모습에 누트 영주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본격적으로 연회가 시작되자 연회장 전체가 소란스럽게 떠드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아르센 역시 테이블 한편에서 포도주 한 잔을 쭉 들이켜며 긴 원정의 피로를 해소했다.
그런 아르센의 맞은편에서, 제노비아가 장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어째 나갈 때마다 대단한 전공 하나씩은 꼭 세우는 거 같다니까. 고생 많았어.”
“전공이 없어도 되니까 일이 편하게 해결되면 좋을 텐데요. 손은 좀 괜찮아지셨습니까?”
“나은 지 오래지.”
제노비아는 주먹을 쥐고 펴기를 반복하며 멀쩡한 모습을 어필했다.
그녀는 이번 원정에 참여하기 충분한 실력을 지녔지만, 운이 없게도 대련 중 한쪽 손의 손가락이 모두 부러진 탓에 원정대에 포함되지 못했다.
평상시 제노비아의 대인전 실력은 팔라토와 비등하거나 바로 밑으로 여겨지는 수준이었기에, 아마 그녀가 참가했다면 두 번째 결투에 나가게 되었을 것이다.
“제노비아 경이 계셨으면 했을 때가 많았습니다.”
“나도 가고 싶었지. 위블 그 무식한 놈이 그런 식으로 들이받지만 않았어도.”
이번 원정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생각해보면 제노비아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었다.
첫 번째나 두 번째 결투에서 제노비아가 나가서 이겼다면, 적들이 아예 계획을 포기하고 내뺐을 수도 있고 기습당했다 해도 기사 숫자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자면 기사 전력에서 열세에 처한 적이 더 지독한 수법을 썼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기에, 결국 만약이란 가정은 무의미했다.
아르센은 바로 옆에 있던 구운 닭의 다리를 뜯어내며 물었다.
“그러고 보면 카민 경이 안 보이시는데, 벨리아는 카민 경에게 맡기고 오셨습니까?”
“응. 안 그래도 카민은 이런 자리 별로 안 좋아하니까. 뭐든 핑계만 있으면 빠지려고 하거든. 하여튼 낯가림이 심해서는.”
벨리아는 카민과 제노비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의 이름이었다.
몹시 드물게도 기사와 기사 사이에서 태어난 이 어린아이는, 이제 고작 세 살이지만 기사가 될 거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지금은 아직 철없는 개구쟁이일 뿐이지만.
제노비아는 주변의 소음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귀를 막았다.
“나도 이렇게 떠들면서 먹고 노는 건 싫어하지 않지만, 너무 시끄럽단 말이지…역시 조금만 더 있다 가야겠어. 그러고 보면 역시 아가씨는 안 오셨나보네?”
“서로 불편하니까요. 안 그래도 조금 이따 탑에서 같이 놀기로 했습니다. 혹시 오실 생각 있으신가요?”
“아니.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
예의상 초대하긴 했지만 당연히 거절할 것을 예상했기에, 아르센은 전혀 실망하지 않고 포도주를 내밀었다.
쨍 소리를 내며 잔이 부딪친 뒤, 둘 다 잔을 비웠다.
“이러고 있으니까 예전 생각난다. 네가 처음 원정 갔을 때 기억나? 그때는 완전히 어린애였는데 이젠 다 컸네.”
“그때는 제노비아 경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위로해주니까 슬퍼서 질질 짜던 것까지 다 기억나는데.”
“과거를 날조하신다고 없던 일이 생기진 않는데요.”
아르센의 말에 푸하하 웃음을 터트린 제노비아는 이후로도 어린아이 놀리듯 몇 마디를 더 던졌지만, 그 때마다 아르센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맞받아쳤다.
길지 않은 대화가 지나고, 제노비아는 구운 돼지고기의 뼈 하나를 입으로 쭉 훑어내린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먼저 가볼게. 너도 적당히 놀다 들어가.”
“알겠습니다.”
손을 흔들어 인사한 제노비아는 그대로 연회장에서 떠났다.
주변에 있던 기사나 종자 몇 명이 좀 더 놀다 가라고 제의했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 의사를 표시하며 사라졌다.
제노비아를 떠나보낸 아르센은 테이블 하나를 혼자 차지하고 앉은 채 연회장을 둘러보았다.
저 멀리 상석에서는 영주가 팔라토와 라뮌 등 나이 많은 기사 몇 명과 함께 무언가를 떠들고 있었고 그 근처에서는 영주의 아들 두 명이 각각 떨어진 채, 부하인지 친구인지 모를 사람들끼리 모여 연거푸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피곤하네.’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아르센이었기에, 이렇게 많은 수가 모이는 연회는 즐겁다기보단 피곤한 것이었다.
할 수 있다면 카민처럼 아예 참여하지 않는 쪽이 더 편했겠지만, 원정대의 일원이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적어도 연회에 참여는 해야 영주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되었다.
슬슬 일어서려던 무렵, 제노비아가 떠난 자리에 누군가가 털썩 주저앉았다.
어찌나 거대한지 테이블 건너편 전체가 가려지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 이 거대한 기사의 이름은 위블이었다.
“이봐, 꼬마 아르센. 왜 궁상맞게 혼자 마시고 있냐? 이 형님이 같이 앉아 주지 않을 수가 없게 말이야.”
이제 아르센도 키가 많이 컸지만, 250cm가 넘는 거한인 위블에 비하면 머리 한 개는 작은 키였기에 꼬마가 아니라는 반박은 의미 없었다.
물론 위블 본인의 키를 기준으로 하면 이 영지에서 ‘꼬마’가 아닌 이는 없었지만.
아르센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조만간 일어서려고 했습니다. 루덴 경의 탑에 가기로 했거든요.”
“으음. 루덴 경…”
루덴이란 이름을 듣자 위블의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
위블은 커다란 체구만큼이나 용맹하고 무모한 사람이라, 언제나 위험한 방식으로 전투에 임해 싸움을 빠르게 끝내는 대신 무기나 갑옷, 진을 부숴 먹는 경향이 있었다.
당연하지만 위블이 사고를 칠 때마다 이를 고치는 것은 루덴이었다.
그 때문에 루덴은 위블을 만날 일만 있으면 붙잡고 잔소리를 해댔으며, 위블 역시 자기 잘못임을 잘 알기에 뭐라 항변도 못 하고 피해 다니곤 했다.
그야말로 천적관계라고 할 만했다.
“요즘엔 뭐 부수신 거 없습니까?”
“전혀! 너희가 가고 나선 심심할 정도로 아무 일도 안 일어났거든. 요즘 들어 내가 부순 거라고 해봐야…”
“제노비아 경의 손가락이었죠.”
“아, 기사끼리 대련 좀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어린애처럼 투덜대는 위블을 보며, 아르센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을 살짝 손을 들어 감췄다.
“그럼 저도 일어나 보겠습니다. 위블 경.”
“좀 더 놀다 가지.”
“그쪽에서는 절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다음에 연무장에서 뵙죠.”
“좋아. 이번 원정 다녀오면서 실력이 얼마나 늘었나 보자고!”
위블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서 일어난 아르센은, 접시를 치우고자 지나가던 하인 한 명을 불러세웠다.
“이봐, 혹시 마법사의 탑에도 음식과 술이 전해지고 있나?”
“네? 그건 저도 잘…”
“확인해보고, 혹시 전해지지 않고 있으면 가져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하인이 넙죽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 * *
“생각보다 빨리 왔구만, 자네.”
“어서 와!”
아르센의 염려와 달리, 행정관이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지 탑에는 이미 음식과 술이 전달된 상태였다.
루덴과 엘로이즈, 그리고 새로 합류한 마법사인 그룸은 탑 1층에서 음식을 늘어놓고 나름 즐겁게 놀고 있는 듯했다.
원래 루덴은 1층에 온갖 물건을 무분별하게 늘어놓곤 했지만, 새로 합류한 마법사가 맹인임을 배려해서인지 물건들은 어딘가로 싹 정리된 상태였다.
“그쪽은 너무 시끄럽더군요. 역시 저는 여기가 제일 좋습니다.”
“엘로이즈도 그렇고, 멀쩡한 자기 집 두고 여기서 살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피곤하기 짝이 없어.”
투덜대듯 말하지만 내심 기분이 나쁘지 않은 기색인 루덴의 모습에, 아르센은 실없이 웃으며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에 루덴 역시 콧방귀를 한 번 뀌고는 마주 자리에 앉았다.
조금 전 아르센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것인지, 그룸이 고개를 넙죽 숙이며 인사했다.
“기사님 오셨습니까? 배려해주신 덕분에 음식은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정말 !”
“아…맛있게 먹고 있다니 다행이군.”
이제 꽤 익숙해진 그룸의 아부에, 아르센은 그냥 고개를 끄덕여 답하려다 그룸이 그것을 볼 수 없음을 깨닫고 말로 대답했다.
이 음식을 그가 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거 같아 말하려다 그만뒀다.
그룸은 넓적한 고기파이 하나를 먹고 있었다.
파이 종류라면 눈이 보이지 않아 식기를 사용하기 불편한 그에게 있어 가장 잘 맞는 음식일 것이다.
아르센은 빈 잔에 술을 따르며, 루덴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룸은 앞으로 루덴 경처럼 탑에서 지내는 겁니까?”
루덴은 영주로부터 직접 명예 기사 작위를 받았지만, 그룸은 명목상 적 영지에서 잡혀 온 포로였다.
능력도, 상황도 다른 만큼 마법사라고 해서 루덴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협조적인 마법사를 감옥에 처넣는 것도 바보짓이었기에, 탑에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은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수도 있었다.
“그래야지. 자네나 엘로이즈처럼 영주관에 따로 숙소를 내서 생활하면 불편하지 않겠나? 수발들어줄 사람을 따로 두기도 힘들고.”
루덴의 말에 아르센은 잠시 ‘위험하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떠올렸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그룸이 갑자기 미쳐서 잠들어 있는 루덴을 습격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었으니까.
바깥도 아니고 영지 한가운데인 이 탑에서 루덴을 해칠 경우 어떤 꼴이 될지, 그룸이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리 없었다.
그 정도로 목숨을 아끼지 않는 이였다면 애초에 아타르 영지에서 얌전히 노예로 살아남았을까.
과거에 비하면 분에 넘칠 정도의 대우를 해주는 상황인 지금, 그룸이 갑자기 불만을 품고 루덴을 해칠 가능성까지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한 가정이었다.
길들인 기승수가 갑자기 날뛸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미리 도살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긴, 보통 사람을 마법사랑 함께 두긴 힘들고…그렇다고 혼자 두자니 걷는 것도 불편하니까요.”
아르센의 말을 듣던 엘로이즈가 손을 휘휘 흔들었다.
“아, 맞아. 센! 보여줄 거 있어. 그룸? 잠깐 일어나 봐.”
“네!”
엘로이즈의 지시에 그룸은 즉시 먹던 파이를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은 마치 잘 훈련된 사냥개를 보는 듯 신속했다.
그리고 이어진 모습에 아르센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어나서 몸을 거꾸로 돌린 그룸은 한 손에 쥔 길쭉한 지팡이로 앞을 더듬으며, 느리고 떨리는 걸음으로나마 온전하게 걷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봤던, 힘줄이 잘려 다리를 질질 끌고 비틀대던 모습과는 차원이 달랐다.
“설마 다리를 고친 거야?”
“응. 루덴이 시키는 대로 다리를 가른 다음에 힘줄을 억지로 모아서 다시 붙였어. 다리를 제대로 못 쓴 지 오래돼서 아직은 잘 못 걷지만 연습하면 나을 거래.”
“대단하네, 진짜로. 이건 정말…”
아르센은 진심으로 손뼉을 치며 감탄했다.
루덴이 인체에 해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치유마법을 병행해서 외과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힘줄을 잘리고 십 년도 더 넘게 방치되어 있던 사람을 고치다니, 아르센이 의학에 해박한 사람은 아니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 수술도 엘리가 직접 한 거야?”
“맞아. 루덴은 그룸이 아프지 않도록 기절시키는 것만 도와줬고 나머지는 내가 다 했어.”
“아가씨와 스승님의 은혜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룸은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스승? 루덴 경이 아예 제자로 들이시기로 한 겁니까?”
“그래야지. 아직 엘로이즈한테도 가르칠 게 넘쳐나는데 기왕 가르칠 거 한 번에 두 명을 가르치는 게 낫잖나. 내가 이 친구에게 배울 것도 꽤 있고.”
루덴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피지 하나를 꺼냈다.
거기에는 알아보기 힘든 악필로 무언가가 잔뜩 적혀 있었다.
“자네가 노획해 온 저쪽 진영의 진에 대한 정보도 있고, 이 친구들은 마법사를 눈먼 채로 쓰는 데 익숙해서 그런지 일반인이 마법사에게 마법을 가르칠 수 있는 체계를 잘 마련해놨더군. 자기들 말로는 마법학자라고 하던데. 덕분에 제법 지식이 늘겠어.”
새로운 지식을 접한 덕분인지, 루덴은 제법 흥겨운 기색인 게 조금만 더 있으면 휘파람까지 불 기세였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던 아르센은 문득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아타르에서는 진이나 다른 무기를 어떻게 만드는 겁니까? 그룸이 루덴 경이나 엘리처럼 일할 순 없을 거 같은데요.”
“일반인 대장장이와 함께 작업을 한다더군. 이 친구들이 필요할 때마다 달구거나 녹이고, 대장장이들이 망치질을 하고. 손발도 안 맞는 건 물론이고 대장장이 친구들의 정신 건강에도 매우 안 좋은 방법이지. 그래서인지 그쪽에서 만든 물건들을 봤는데 영 형편없었다네. 그나마 진의 심장이 좀 봐줄 만한 정도일까. 아마 심장을 만든 마법사는 꽤 실력이 있었던 모양이야.”
루덴의 말에 그룸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심장은 대부분 벼락이 만들었으니까요. 벼락이 죽고 나선 저랑 화로가 두 기 정도 만들었는데, 저희가 만든 진은 영 별로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렇다더군. 일단 저쪽에서 온 진은 뜯어내서 본을 뜨고 기록한 다음, 우리 영지의 진에 도입할 요소가 있나 실험해 볼 예정일세. 보통 이런 시도는 실패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응원하겠습니다.”
아르센의 말에 루덴이 히죽 웃으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
금속 잔이 부딪치며 청명하게 울리는 소리가 탑 안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