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word priest reincarnated as a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46)
검공가에 환생한 검제 (246)
{포세이돈의 축복자(Blessed)라, 옛 시대에도 얼마 안 됐던 놈들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너무나도 오랜 세월을 살아오다보니, 기시감을 느낄 상대도 거의 다 사라져버린 정령왕이 흥미를 드러냈다.
제 옆에서 부유하고 있는 [포세이돈]의 축복자, 드레이크를 바라보고 한 말이었다.
드레이크는 그 미간에 식은땀이 맺히면서도, 해류의 조종을 실수없이 진행하면서 그의 이야기에 어울려주었다.
“저 역시 고대의 정령왕을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정령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상중하(上中下)로 분류되는 계급체계에서 왕으로 불리는 것은 그 힘의 허용량이 일시적으로 확장된 개체에 불과했다.
제 그릇과 역량으로 왕이 된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이 잠시 권능을 부여했던 것에 지나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보레아스처럼 옛 시대의 신족들과 대등하게 군림했던, 진짜 정령왕들은 거의 다 떠나버리거나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필멸자라서 권능의 사용법이 미숙하다기보단, 경험 자체가 일천하다는 느낌이군. 그 힘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아무래도 좀 그럴 수밖에 없더군요. 이 힘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자신이 무언가로 변해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상위존재로 거듭나는 일을 거부하다니, 고대의 인간이라면 가진 걸 모조리 바쳐서라도 얻고자 할 텐데. 이 시대는 역시 우리들이 살아숨쉬던 무렵과는 너무 다르군.}
보레아스는 나직히 한탄하면서도 지금 드레이크에게 필요한 조언이나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거부하지 마라. 너 정도로 동화되어있는 축복을 축출할 순 없다. 스스로 통제해야한다. [포세이돈]은 그 잔재만을 남기고 사라졌으니, 주인 없는 힘을 길들이는 수준에 불과하다. 네가 경험하게 될 변화라고 해봤자 수명이 좀 늘어나고, 인지할 수 없었던 부분을 더 깊이 알게 되는 정도일테지.}
“왜 이렇게까지 많은 가르침을 내려주십니까?”
{반푼이에 지나지 않은 놈의 힘을 키워야할 정도로, 지금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다!}
그 말에 드레이크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 * *
키이이이이이이잉??!!!
대가리가 여섯 개에서 아홉 개로 늘어났다, 다시 여섯 개로 돌아오게 된 [스킬라]의 아가리에서 뿜어져나온 광채가 수백 미터를 빠짐없이 뒤덮으면서 공간을 갈기갈기 찢었다.
예리하지도 않고, 섬세하지도 않다.
한 가닥으로 수습되기는커녕 수십, 수백 가닥으로 갈라지는 광선이 거미줄이나 유리의 균열처럼 퍼져나간다. 동격의 힘을 상대한다면 그 밀도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는 형태였다.
그러나.
“큿, 당했나!”
〈거울검〉으로 공간을 몇 번이나 굴절시켜, 겨우 팔 하나로 데미지를 억제한 데미안이 제 왼팔을 잘라버렸다.
상처를 통해서 [히드라]의 독이 주입되어, 내버려두면 내장 전체로 전이되는 것도 모자라 영혼까지 썩어버린다. 전이속도 자체가 빠른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재생마법 스크롤까지 사용한 데미안이 이를 갈아붙였다.
“빌어먹을 뱀 새끼가…!”
분체로 격하되었어도 진신급의 존재, 놈이 방출하는 권능은 잘게 나눠졌어도 반신경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격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우열관계의 절대성, 그 강점을 아주 철저하게 이용해먹고 있는 수법이었다.
“50년이나 쓰지 않고 비축해뒀던 마력과 스크롤을 반 이상 소모했다. 이대로라면 우리들의 전멸은 그저 시간문제다.”
“동의해. 놈의 공격을 받아주고 있는 아이들의 소모도 점점 커지고 있고, 그중에서 한 명이라도 크게 다치거나 죽으면 저 단체전술의 힘도 약화되겠지.”
크루엘라는 과연 9위계의 대마도사답게 자라탄의 갑판 위에 전개되어있는 십팔나한진의 문제를 간파했다.
18인의 구성원이 전부 손발을 맞춰야하는 절진답게 한 명의 빈자리가 즉시 붕괴로 직결된다는 것. 본래대로라면 진법으로 타격을 분산시켜, 18명 전부가 쓰러지거나 한 명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 당연했지만 저 권능은 여러모로 규격 외였다.
십팔나한진의 공능으로도 [스킬라]와 [히드라]의 권능을 다 흩어내진 못한다. 아주 조금이지만 충돌지점에서 더 가까웠던 황금기사 몇몇에게 더 많은 타격이 누적되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스킬라]도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어. 아니, 강해진 게 아니라 능숙해졌다고 말하는 쪽이 정확하려나.”
“으음, 그 말대로다.”
니콜라스가 그녀의 말에 동의하면서 제 눈살을 찌푸렸다.
“외신들의 연합은 틀림없이 미증유의 위협이지만, 놈들에게 있어서도 별로 익숙한 짓이 아니겠지. 서로의 힘을 뒤섞거나, 권능을 조합하는 일이 그렇게까지 손쉬울 리도 없을테고.”
이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히드라]의 독을 쓰지 않았던 것도 그렇고, 재생력은 어마어마한데 그 대가리를 너무 무방비하게 내버려두고 있었던 것도 그러했다.
터무니없이 강력하면서도 너무 ‘미숙하다’.
제 몸뚱이를 다루는 일이 낯설기 그지없다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이었다. 원정대와의 전투로 그게 점점 해소되어가는 것이 보였지만, 완벽하게 적응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다.
원정대의 승기(勝機)는 바로 그 부분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저 아이의 발전속도가 너무 굉장해서 흐름을 무너트리고 싶지 않다는 게 문제겠네.”
“부정하지 않겠다. 나 역시 기대하고 말았으니까.”
신의 위광을 빌려오는 대마법은 9위계에서도 부담이 막대한 수법이라, 그때로부터 몇 분이나 숨을 돌리면서 보게 된 것은 불가해하기 그지없는 광경이었다.
레너드.
카르데나스 역대 최고의 천재니 뭐니 하더라도, 스무살조차 안 되는 소년의 활약에 대마도사들이 눈을 빼앗겼다. 지금 이 순간마저도 마찬가지였다.
[스킬라]의 여섯 대가리가 쏟아내는 권능에 온 세상이 찢겨나가고, 산전수전 다 겪어본 기사단장들이 목숨을 건사하는데 급급하며, 대마도사들이 비관적인 미래를 점치고 있을 때.오직 레너드 한 명만이 전진하면서 검을 휘둘렀다.
서신류(西神流)
눈앞으로 밀려들어오는 공간의 파열에 맞서, 레너드의 검이 두 번 연속해서 정면을 베어갈랐다.
찢어지기 전에 베어버려서 무(無)로 돌리면 돌파가능하다.
만휘군상절단기(萬彙群象切斷技)
참천절운(斬天截雲)
이격(二擊) 십자열공참(十字裂空斬)
X자로 교차하는 검격이 순간적으로 [스킬라]의 권능도 넘지 못하는 공간단열을 일으켜, 손가락 한 마디도 지나갈 틈이 없어보이던 폭풍 속에서 레너드의 몸을 지켰다.
그걸로 끝났어야했다.
살아남는 것이 한계여야할 상황에, 레너드는 한계를 넘어서 그 돌파구를 찾아버렸다.
천둔검법(天遁劍法)
[미뭉]이 아닌 묵검을 대상으로 한 천둔검법이 발동하며 그 육체와 검신을 동화시킨다. 검을 몸처럼 쓰는 게 아니라, 몸을 검처럼 쓰는 비술이었다.법문(法文) 제삼절(第三節)
검신일도(劍身一途)
문자 그대로 한 자루의 검이 된 레너드가 앞으로 뻗어나가, 모래사장에 꽂혀있는 바늘의 구멍처럼 작은 빈틈을 꿰뚫었다.
?■■■■!?!
[스킬라]조차 경악할 수밖에 없는 돌파법에 굳어지는 순간, 검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레너드가 힘을 끌어올렸다.제아무리 강한 권능이라도 한 번 전력으로 방출한 직후라면 무방비해진다. 여섯 대가리에 박혀있는 눈깔 12개가 부릅떠진 광경을 마주보면서, 레너드의 심상세계가 크게 약동했다.
일격으로는 부족하다.
이격으로도 부족하다.
최소 세 번은 때려박아야만 유의미한 공격이 성립한다.
북신류(北神流)
사면팔방제압기(四面八方制壓技)
동한백설래(冬寒白雪來)
레너드의 등 뒤에서 현천상제를 모방한 상이 나타나서 손에 쥔 칠성검을 내리치자, 진눈깨비처럼 잘게 쪼개진 강기조각이 휘몰아쳐서 [스킬라]의 몸 전체를 얼리듯이 굳게 만들었다.
평상시보다 몇 배 강하게 시전되었음에도, 진신급 상대로는 아주 잠깐의 발목잡기밖에 안 된다.
그걸로 충분했다.
동신류(東神流)
권능과 특이점을 무력화하는 〈사필귀정검〉이 아닌, 번개의 주재자로서 발휘할 수 있는 최대치의 화력을 동원한다.
먼 옛날부터 신의 권능으로서 추앙받은 하늘의 일격.
천벌(天罰)과 동일시되어온 힘이 청룡지기를 빌어서 외적을 겨냥하고 쏟아져나온다.
파산중적심판기(破山中敵審判技)
신뢰풍렬참(迅雷風烈斬)
제자리에서 수십 번이나 회전하는 레너드의 검이 몇 가닥의 번개를 뽑아내서, 채찍과도 같은 움직임으로 얼어붙은 괴수의 몸 곳곳을 후려갈기며 찢고 불태웠다.
[히드라]의 재생력을 무효화하는 열(熱)과 [스킬라]의 몸을 베어가르는 예리함을 겸비한 검격.뼈까지 끊어내지는 못했으나 절대로 얕지 않은 상처가 수십 개나 생겨나니, 겨우 〈동한백설래〉를 깨트린 [스킬라]도 크게 격노하면서 아가리를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레너드가 앞서 읽어낸 노림수였다.
용신류(龍神流)
역천자망징벌기(逆天者亡懲罰技)
천지척사검(天地斥邪劍)
[히드라]의 독과 공간을 찢어발기는 권능이 발사되기 직전, 레너드의 오색검강이 먼저 뱀대가리 하나를 쪼개버렸다.그로 인해서 권능발동을 취소당한 [스킬라]가 그 반동으로 입을 다물자, 공간파열을 피하느라 멀찍이 물러섰던 원정대가 돌진해오면서 협공을 퍼부었다.
세 번의 연속공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만, 네 검이 하늘에 닿았구나!
무아지경으로 심상무예를 연달아 펼쳐냈던 레너드의 머리는 그 찬사를 듣지 못했지만, 시조 카르데나스는 인정했다.
검공 데클렌과 대등할지도 모르는 경지에 발을 들였노라고.
그리고.
“니콜라스, 네 비장의 수는 아껴둬. 저것하고는 안 맞아.”
“…할 건가?”
“어쩔 수 없지. 외신의 분체가 상대라면, 그들도 불평하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크루엘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두 손을 움직여서 복잡한 수인 몇 개를 만들어내고, 고차원적인 계약과 마법식으로 봉인했던 언데드들의 소환에 돌입했다.
카르데나스의 기사들로 구성된 데스나이트 군단만 하더라도 그 위력이 대단하지만, [스킬라]를 상대로 돌격시켜봤자 상처 하나도 못 내고 산산조각나고 끝이다.
그러니까 더 윗줄에 놓여있는 패를 끄집어내야했다.
“커흡!”
소환의식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서클이 꼬여, 몇 모금이나 선혈을 토해낸 크루엘라가 간신히 수인을 유지했다.
본인의 동의서까지 다 받고 계약했다지만, 반신경의 강자를 사역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녀가 10위계에 도달했다면 또 모를까, 9위계 수준에서 기사단장급의 언데드를 몇 번이고 소환하고 부렸다간 리바운드로 죽는다.
사역가능한 횟수는 고작 한 번.
카르데나스의 역대 기사단장들 중에서 언데드화에 동의하고 그녀와 계약한 자는 셋이었으니, 반신급 언데드를 세 번 부릴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임종 계약의 발동조건을 모두 확인했습니다. 유리아 경과 사일로 경의 현현을 요청합니다.”
사후(死後)에도 헌신하고자 한 영령들에게 경의를 표하듯이, 그녀답지 않게 존댓말로 읊조린 크루엘라가 몸을 숙였다.
―…요청을 받아들입니다.
―…수락한다.
어느샌가 그녀 앞에 떠올라있는 마법진에서 두 명의 반신급 언데드가 걸어나왔다. 생전과 다를 것 없는 생김새와 기세, 그 존재감이 순간적으로 주변 공간마저 제압해버린다.
전 백룡기사단장, 유리아.
전 흑룡기사단장, 사일로.
카르데나스 혈족답게 미남미녀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전혀 생기가 느껴지지 않은 피부를 드러낸 언데드들이 그 손아귀로 검을 뽑아들었다. 생전과도 같은 신위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한 번뿐이었다. 오랜 세월이 경과하면서 자아가 풍화되어, 제 이름마저 잊어버린 기사들이지만 제 무예만큼은 잊지 않았다.
키이이이잉.
시공간을 도려내버리는 〈절단검〉과 유상무상을 소멸시키는 〈허무검〉이 몇 세기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일격필살.
어느 쪽이나 진신급에게 유효타를 가할 수 있는, 단장급의 필살오의가 [스킬라]의 머리 두 개를 작살내버린다. 고양감에 취해서 [스킬라]만을 보고 있었던 레너드조차 그 검의 이치에 감탄하게 될 정도로 숙련된 검격.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걸로 마지막입니다.”
영룡기사단장, 코빈이 〈이면검〉으로 일으켜세운 [스킬라]의 그림자가 달려들어서 머리 하나를 집요하게 물어뜯는다.
본체보다 약할 수밖에 없는 그림자의 공격이지만, 세 개의 머리로 하나만을 노린다면 그 성과가 나온다. 가까스로 머리 한 개를 뜯어내버린 괴수의 그림자가 소멸당하는 것과 동시에 의식을 잃어버린 코빈이 해수면으로 떨어져내렸다.
아슬아슬하게 그 위치로 배를 옮겨놓은 와일드헌트의 단장, 드레이크가 제 몸에 깃들어있는 축복을 한계까지 행사했다.
“보레아스님! 지금입니까?!”
{그래, 지금이다!}
[포세이돈]의 권능과 보레아스의 능력이 합쳐지면서 바다가 일시적으로 둘의 제어권에 들어가, 잃어버린 머리를 재생하기 시작한 [스킬라]를 몰아붙이듯이 소용돌이를 일으켰다.〈신뢰풍렬참〉에 도려내진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나오고, 그 통증과 출혈에 재생력이 분산된 [스킬라]가 발광하듯이 몸을 뒤틀어대면서 원정대에게 진심 어린 살의를 드러냈다.
놈이 재생을 완료하고, 반격에 들어가기까지 약 3초.
“하! 누구 마음대로!”
남아있는 오러 전부를 투입한 데미안의 검이 평상시보다 몇 배나 넓은 범위를 베어가르는 참격을 토해냈다.
평행무한절명기(平行無限絶命技)
원 오브 사우전드(One of Thousand)
피거품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절단면이 다시 날아가고, 재생시간이 5초 추가된다.
무의미한 시간벌이에, [스킬라]는 두 개 남아있던 대가리로 비웃으려고 했다. 벌레들의 발악치고는 제법 대단했지만, 놈의 재생력은 봉쇄당하지 않은데다가 불사신의 머리는 그 재생을 봉쇄하는 수단마저도 아예 통하지 않는다.
?■■■■■■! ■■■■!
5초밖에 안 남은 파멸을 기대하라며, 본격적인 재생에 힘을 쏟아넣던 [스킬라]는 갑자기 알 수 없는 불길함을 느꼈다.
저도 모르게 두 개 남은 대가리를 치켜들어서 본 것은, 이 성가신 버러지들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성가신 놈의 기세가 갑작스럽게 부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그 시선의 끝에 선 대적자는 레너드였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다.’
천인합일의 영역에 한 걸음 들어서서 불가능과 가능의 역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더 희미해진 것을 느낀다.
지금이라면 검공 데클렌을 상대하더라도 호각지세,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레너드는 근거를 알 수 없는 자신감에 제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실감하며, 심상세계에서 당장 뛰쳐나올 기세로 아우성치는 사신지기를 관조했다.
그 요령은 알고 있었다.
제대로 가르쳐준 것은 아니지만, 어깨 너머로 배웠다.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국한된 심상무예의 전개(全開).’
적룡기사단장 웨이드가 보여준 것처럼, 심상무예로 제 힘을 증폭시키는 수법을 모방한다.
반신경의 극한.
심상세계를 외부로 발현하는 수준을 넘어, 심상으로 자신을 상위존재로 개변하는 경지. 일시적으로 진신급에 도달하는 게 가능한 수준까지 자기자신을 계속 강화해나간다.
일원오행검결(一元五行劍訣)
아니, 검결이라고 형용할 수 있는 경지는 이미 지나쳤다.
레너드는 제 검을 통해서 현실세계로 불려나온 신수를 보고 그 이름을 고쳐쓰기로 결정했다.
일원오행신검(一元五行神劍)
남방(南方) 태양신(太陽神)
주작도래(朱雀到來)
레너드의 몸에 강신한 주작이 두 날개를 펼치자, 두 갈래로 뿜어져나온 염광(炎光)이 치솟아올라서 먹구름을 태우고 찢어 어두워졌던 하늘을 널리 밝혔다.
?■■…? ■■■, ■■■■…?!
그걸 본 [스킬라]는 처음으로 위기감과 긴장감을 느꼈다.
머리를 몇 개 잃었느니 어쩌니 한 것은 다 복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기와 무관계한 피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 존재만큼은 뭔가 다르다고, 놈의 근원적인 부분을 도려내버릴 수 있는 천적이라고 직감했던 것이다.
그러나 놈의 수육체는 너무나도 거대했으며, 반응속도는 그 이상으로 느려터졌다.
???팟.
소리는커녕 충격파도 남기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린 레너드의 모습이 다시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스킬라]의 머리 하나가 검게 탄화하면서 뚝 떨어져나갔다.
원정대가 절단해놓은 대가리의 단면까지 전부 다 타들어가, 재생하지 못하게 된 것은 덤이었다.
풍랑마저도 잠잠해진 고요 속에서, 태양처럼 붉게 타오르는 검극을 든 레너드가 선고했다.
“10초.”
웨이드가 쓴 〈아라드와르〉처럼 이 기술은 사용자의 한계를 초월하기에, 지금의 레너드도 오래 유지할 순 없다.
진신급에게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격과 출력이라면 10초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검극과 눈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승리를 바라보았다.
이긴다.
‘이기고 싶다’도, ‘이길 수 있다’도 아니다.
“10초 안에 끝장내주마.”
?천■이?!? ■제■, ■■구나?!!!
격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던 말이 조금이나마 이해되고, [스킬라] 또한 레너드가 한 말의 뜻을 알아들으면서 잠시 억눌렸었던 흉성을 토해냈다.
도교의 수호신과 이계의 괴수신.
두 신적 존재의 일부분이 바다 한복판에서 격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