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le Of A Scribe Who Retires To The Countryside RAW novel - Chapter (12)
낙향문사전-12화(12/494)
제12화. 사천 가는 길2013.10.12.
촤아아.
배는 강물을 가르며 거침없이 움직였다.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 그리 빠르지는 않았지만, 부서지는 물살은 거세고 힘찼다.
그 배 위에서 손빈은 강바람을 맞으며 오랜만에 느긋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좋구나.”
손빈이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이었다.
“우욱.”
옆에서 들리는 거북한 소리가 손빈의 정취를 깨 버렸다. 손빈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을 돌아보았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뱃전을 붙잡고 있었는데, 몇 사람은 뱃전에 매달려 있다시피 하고 몇 사람은 아예 주저앉아 있었다. 모두가 얼굴색이 파리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린다.
바로 오랜 배 여행에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었다.
‘쯧쯧.’
속으로 나지막이 동정을 표한 후 손빈은 자리를 옮겼다. 괜히 자신까지 기분이 나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몇 걸음 옮기던 손빈은 익숙한 사람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응?’
고급스러운 비단옷을 멋스럽게 입은 그 중년의 사내는, 마치 당당함이란 이런 것이라고 주장하는 듯 거대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단정하게 뒤로 벗어 넘긴 머리카락과 제법 잘 정돈한 수염에는 흰색이 듬성듬성 섞여 있었지만, 선이 굵은 호남형의 얼굴은 한창때의 중년으로만 보였다.
강바람에 옷자락을 날리며 뱃전에 느긋하게 기대서 있는 그 모습은, 어느 모로 보나 제법 성공한 상단의 책임자나 유람을 즐기는 고관대작 같은 모습이었다.
손빈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파월은 어찌했소?”
중년의 멋진 사내는 손빈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대답했다.
“가까이 있다.”
그 중년의 사내는 바로 사자혁이었다. 늘 입고 있던 무복도, 등에 메고 있던 흑색 대도 파월도 없었다. 소매가 긴 겉옷을 입은 탓에 그 인상적인 팔뚝도 완전히 가려져서, 언뜻 보아서는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옷이 날개라더니…….’
옷이 바뀌니 얼굴 인상마저 완전히 달라 보인다. 예전에는 보는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위압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당당하고 호감이 가는 호쾌한 인상이다.
“제법 잘 어울리는구려.”
어울린다. 손빈이 자신의 옷차림이 볼품없다는 것을 새삼 떠올릴 정도로 말이다.
“어울리는 옷을 구했을 뿐이다.”
담담하게 대답하는 사자혁에게 손빈이 물었다.
“왜 그런 옷을 입은 것이오?”
“귀찮기 때문이다.”
‘귀찮다고?’
손빈은 고개를 갸웃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이 더 귀찮은 게 아닌가 생각하는데 사자혁의 말이 이어졌다.
“나를 보는 관군이나 수군은 무조건 창을 겨눈다. 지나치는 무인들은 쓸데없는 호승심을 불태우며 덤벼든다. 게다가 온갖 의도를 숨긴 채 접근하는 이들도 허다하니 어찌 귀찮지 않겠느냐?”
‘아.’
손빈은 그가 한 말의 의미를 즉각적으로 이해했다.
거대한 흑색 대도를 지닌 무인을, 그것도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사람을 보고 경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관군이나 수군이라면, 사자혁을 보는 순간 창을 빼 들었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장강은 대륙을 가로지르는 긴 강이다. 배는 수많은 도시와 성읍을 지나게 되고, 군사시설이나 수군기지를 지날 때마다 검문을 받게 된다.
비록 형식적인 검문이지만, 사자혁의 존재는 그 형식적인 검문을 심각한 것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워낙 존재감이 강렬한 사람이니…….’
손빈은 쓴웃음을 지었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 상황이 너무나 잘 이해됐기 때문이다. 혈기 왕성한 무인이라면 사자혁에게 호승심을 불태울 것도 자명한 일이다.
부스럭.
손빈은 품에서 가는 붓과 새로 엮은 책자를 꺼냈다. 예전 책자를 이미 다 쓴지라 새벽에 새로 묶은 것이다. 이 책자로 벌써 세 권째였다. 값싼 종이로 엮어서 여전히 허름한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 옷을 입은 것이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인상이나 외모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법이니까.”
손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손빈이 보기에도 사자혁의 인상이 아주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내면은 여전히 같은 사자혁인데도.
“흠, 어쩐지 당신이라면 무조건 힘으로 꺾어 버릴 것 같았소만.”
가는 붓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손빈은 말했다.
“그런 유치한 생각은 이미 예전에 버렸다. 세상은.”
사자혁은 고개를 돌려 흐르는 물결을 보았다. 부는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흔든다.
“힘으로만 사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나 홀로 사는 세상도 아니지.”
손빈은 잠시 붓을 멈추고 쓴웃음을 지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사자혁에게서 들으니 정말 새삼스럽다.
“흐름은 많다. 그리고 어디에나 있다. 누구나 그 흐름 가운데 함께 있지.”
문득 사자혁이 말했다. 그의 시선은 흐르는 장강의 물결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큰 흐름을 보고자 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지.”
“그 흐름이라는 게 대체 뭐요?”
손빈이 물었다. 사자혁은 피식 웃었다.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손으로 얻고 마음으로 응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손으로 얻고 마음으로 응한다?’
손빈은 문득 그 표현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건 천도(天道)에 대한 옛 성인의 말씀이 아니오?”
“그런가?”
사자혁은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군. 흐름이 가는 길을 일컬어 도(道)라고도 하니.”
사자혁의 말을 적고 나서, 손빈은 물었다.
“어쨌든, 그 미녀 일행을 피하려고 옷을 바꿔 입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구려.”
“그렇다.”
“그럼 혹시 다른 누군가를 피하고 있소?”
사자혁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왜 그렇게 생각했나?”
사자혁의 물음에 손빈은 어깨를 으쓱했다.
“애초부터 장강을 거슬러 오를 것이었으면 굳이 이렇게 돌아올 필요가 없지 않겠소?”
장강을 거슬러 오를 배가 필요했다면 호문산 객잔에서 가장 가까운 장강 포구로 가면 될 일이다. 아예 무한에서 배를 타는 게 가장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자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곳저곳을 방향 없이 움직여 왔다.
“들르는 곳에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는 듯하니, 혹시 뒤따르는 누군가를 피하기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소. 변복(變服)을 한 것도, 그런 이유 역시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잠시 침묵하던 사자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맞다.”
“그 사람이 누구요?”
사자혁의 눈빛이 가늘게 흔들렸다. 그런 모습은 손빈이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서…….”
마치 한숨을 내쉬듯 사자혁이 말했다.
“내가 이길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다.”
손빈은 놀랐다. 사자혁이 이길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사자혁이 이렇듯 순순히 인정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대체 얼마나 강한 사람이기에…….’
손빈은 궁금했다. 그러나 사자혁은 굳게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분위기가 제법 심상치 않아서 손빈은 더 이상 묻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에게는 매우 민감한 문제인 것이 분명했고, 어쩌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분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흐음. 대체 누굴까? 그리고 왜?’
사자혁이 누군가를 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사자혁을, 아마도 뒤쫓고 있다. 누구인지도 궁금하지만 이유는 더욱 궁금하다.
‘혹시 생사결(生死決)을 한다는 사람 중 하나인가? 분위기로 보아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사자혁의 태도에서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니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닐 터이다.
‘그래도 알 수 없지. 이 사람은 워낙 비상식적이니.’
비상식적이다. 그런 사자혁이 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꽤나 심각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자혁이 말을 해 주지 않는다면 알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손빈은 그다지 불안한 느낌을 갖지 못했다. 그저 누구인지, 왜 그러는지 궁금할 뿐.
그 후로도 한동안 손빈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책자를 손에 든 채 뭉그적거렸다. 그러나 사자혁은 끝내 아무 말도 해 주지 않았다.
***
쏴아아.
따각, 따각.
쏟아지는 빗속을 마차가 달리고 있었다. 창은 모두 단단히 닫혀 있었지만 세찬 빗줄기는 덧창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소리를 냈다.
폭우 탓에 마차도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 덕분에 마차 안은 조금 시끄럽기는 했지만 평소보다 흔들림이 적은 느긋한 분위기였다.
“기껏 사천까지 왔는데, 밖을 보지도 못하다니.”
손빈이 투덜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장강을 거슬러 중경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사천 지방으로 들어섰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국적인 정취에 손빈이 감탄을 내뱉었지만, 곧 쏟아지는 폭우에 경치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비 오는 흐린 하늘도 나름대로 깊은 정취가 있건만, 아예 창을 열지도 못하니…….”
손빈은 한탄하듯 말했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많고 독자적인 문화를 이룩한 사천 지방은, 그 험한 산세와 독특한 매운 요리로도 유명하다.
그런 역사적 지역에 처음 발을 디딘 손빈으로서는 창밖을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기후는 습하고 덥다.”
사자혁이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여전히 긴 겉옷을 입고 있는 채였다. 중경에서 배를 내리자마자 그대로 마차에 올랐기 때문이다.
“음식 역시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니, 먹는 걸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 미녀 일행에 대해선 말해 주지 않을 거요?”
갑작스런 손빈의 질문에도 사자혁은 담담했다.
“알 필요도 없고, 알아도 좋을 것이 없는 일이다.”
“그날 상황은 모두 당신이 계획한 것이 아니냐고 그 아가씨가 말했던데, 정말 그렇소?”
“그런 말을 했던가?”
“했소.”
손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력이 좋구나.”
“급하게 휘갈겨 쓴 기록보다는 좋지 못하오.”
사자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손빈은 그날 적어 둔 글을 다시 살펴보고 그 대목을 찾아냈던 것이다.
“사람은 대부분 남들도 자신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음모와 계략 속에 살다 보니 항상 그렇게 의심하는 버릇이 드는 것이지. 그건 그 아이의 착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날 내가 그들을 먼저 자극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
“그러니까 그 비무를 유도한 것만은 사실이라는 뜻이로군. 왜 그랬소?”
“말했지 않느냐? 나는 강한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고. 그리고, 너에게 보여 줄 필요도 있었고. 다만 생각보다 더 귀찮은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만.”
사자혁은 말했다.
“그래도 곧 끝날 일이다.”
사자혁의 말투는 단정적이었다. 적어도 그 문제에 대해서 사자혁이 신경 쓰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했다.
“당신을 찾는다는 그 사람은, 강하오?”
문득 사자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혹시 자존심을 건드린 것인가 싶어 손빈이 내심 뜨끔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잠시 침묵하던 사자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강하냐고? 그래, 강하지.”
사자혁은 말했다.
“천하의 모든 사람들 중에서 무공(武功)의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직 그 아이 한 사람뿐이다. 내가 너에게 한 것처럼 그 아이에게 현천도법을 보여 주었다면, 벌써 파훼법이라도 구상해 냈을지 모르지.”
“파훼법?”
손빈은 얼른 책자와 붓을 꺼내들었다.
“특정한 무공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문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그 자체로는 별것 아니지만, 적어도 한 가지 무공에 대해선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그런 것도 있소?”
“무공의 약점을 아는 것은, 심지어 그 무공을 수련한 사람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무공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번뜩이는 천재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흐음.”
손빈은 붓을 움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는구려.”
“그런가?”
사자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지도 모르지.”
쏴아아.
따각, 따각.
사자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차 소리와 빗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손빈은 조용히 책자를 덮었고, 그로부터 얼마 후 마차는 사천성의 가장 큰 도시, 성도(成都)에 들어섰다.
***
산새 소리도, 벌레들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비가 그친 후 느껴지는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손빈의 착각인지도 모른다. 지금 손빈의 모든 감각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사자혁의 움직임에 온통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후웅.
사자혁의 파월이 마지막 움직임을 끝냈다. 잠시 여운을 음미하듯 반짝이던 흑색 대도는, 자신의 할 일을 마쳤다는 듯 낮은 소리와 함께 칼집 속으로 조용히 모습을 감추었다.
스릉.
탁.
사자혁은 달빛이 쏟아지는 텅 빈 공터 한가운데 서서 조용히 여운을 음미하며 서 있었다. 파월의 빛에 가려졌던 푸른 달이 다시금 사자혁의 건장한 등과 어깨에 빛을 드리우는데, 그 적막한 공터 안에서 오직 손빈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휘릭, 휘리릭.
그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던 손빈의 가는 붓은 빈 책자 위를 내달리며 일필휘지로 문장을 적어 내려갔다. 사자혁의 도가 남긴 잔상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적어야 했기 때문이다.
저벅, 저벅.
사자혁은 손빈에게 걸어왔다.
“보았느냐?”
“잠, 잠깐.”
손빈은 한 손을 들어 사자혁의 말을 잠시 멈추게 했다. 그러면서도 가는 붓을 든 다른 손은 쉼 없이 책자 위를 내달린다.
“흠.”
사자혁은 묵묵히 손빈을 내려다보았다.
사락, 사락.
사자혁은 제대로 알아보기도 힘든, 손빈의 가늘고 날아갈 듯한 서체는 어느새 낡은 책자를 한 장 가득 채우더니 다음 장으로 넘어가 절반을 넘게 채우고서야 멈춰 섰다.
“후우.”
손빈은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숨을 내쉬었다. 잠시 먹이 마르기를 기다린 후에, 손빈은 책장을 넘겨 자신이 적은 문장을 처음부터 한 번 읽어 보았다.
“됐소.”
“많아지는구나.”
무슨 소린가 하여 손빈이 사자혁을 올려다보자 사자혁이 말한다.
“내 도는 변하지 않는데, 어째서 네 문장은 길어지는 것이냐?”
손빈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눈에 들어오는 게 많아지는 모양이오. 좋은 일 아니겠소? 이제 그나마 보이는 게 생겼다는 뜻이니.”
“그렇지 않다.”
사자혁은 고개를 저었다.
“많이 보는 것과, 올바로 보는 것은 다르다. 도도한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변화와 기교를 보았다 해도 올바로 본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사자혁은 말했다.
“복잡한 변화와 현란한 기교를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안목이 가려지고 판단이 흐려진다. 모든 것은 정제되고 순수해질수록 단순해지는 법. 참으로 진실한 것은 아이의 한 줌 손으로도 넉넉히 쥘 수 있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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