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le Of A Scribe Who Retires To The Countryside RAW novel - Chapter (31)
낙향문사전-31화(31/494)
제31화. 현천검법2013.12.17.
사박.
객잔 밖으로 나서자 옅은 안개 속에 달이 환하게 떠 있었다. 제법 험한 산세에 안개까지 끼어 있으니 마치 오래된 그림 속으로 들어온 듯했다.
객잔 뒤편에 흐르는 개울을 따라 조금 내려가자 작은 공터가 하나 나타났다. 작은 자갈들이 깔려 있어 검을 수련하기엔 좋지 않아 보였지만, 사수연은 이곳이 마음에 든 듯했다.
“이 정도면 좋아요.”
자그락.
그녀의 발아래 자갈들이 소리를 낸다.
“조금 떨어져 주시겠어요?”
사수연의 말에 손빈은 얼른 뒤로 물러섰다. 어느 정도 물러난 손빈은 품속에서 책자와 세필을 꺼냈다.
묵호로 쓰는 작은 도자기 병의 입구를 열어 붓에 먹을 적신 뒤 책자를 한 손에 들고 적을 준비를 마친 후에 손빈이 고개를 들어 보니 사수연이 서서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찌릭, 찌릭.
밤 풀벌레 소리와 흐르는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어두운 밤, 달빛 아래 작은 자갈들이 하얗게 빛나는데 마치 그림처럼 사수연이 그 가운데 서 있었다.
반쯤 감은 듯 내리깐 그녀의 눈썹과 부드럽게 솟은 콧날 위에 달빛이 떨어져 내린다.
붉은 입술이 조심스레 호흡을 가다듬는 것과 함께 가녀린 그녀의 어깨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유려한 그녀의 머리카락과 함께 부드럽게 흘러내린 옷자락의 선이 달빛 아래 은은하게 빛난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외모라 했던가.’
전날 운남오준의 한 사람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손빈은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신녀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정도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스릉.
그녀의 검이 달빛 아래 그 모습을 나타냈다. 곧게 뻗은 그녀의 검이 달빛을 받아 반짝인다.
휘릭.
푸른 달빛을 뿌리며 가볍게 허공을 한 번 가른 그녀의 검이 움직임을 멈췄다.
사수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는 것과 함께 그녀의 검이 나지막한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우우웅.
푸른 기운이 검을 물들이며 은은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사수연의 발끝이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처럼 부드럽게 움직였다.
사악.
휙, 휘리릭.
가녀린 그녀의 손끝에서 검이 춤을 추었다. 때로는 잔잔한 물결처럼, 때로는 격한 파도처럼 그녀의 검은 허공을 수놓았다.
사수연의 발끝이 작은 자갈들 위를 마치 춤추듯 움직여 나갔지만, 마치 꽃잎이라도 밟는 듯 아무런 소리도 없다.
바람에 흩날리는 그녀의 옷자락과 부드러운 움직임은, 마치 절세 가희의 춤사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검이 그려 내는 궤적 역시 유연하면서도 섬세하고 날카로웠다. 마치 차가운 얼음 결정과도 같은 아름다움이, 그녀의 검에는 있었다.
후우웅.
그녀의 검은 점점 더 기세를 더해 갔다. 물결처럼 흐르던 그녀의 검은 이제 마치 폭풍처럼 허공을 유린해 나갔고, 마지막에는 마치 벼락처럼 하늘에서 땅으로 강하게 내리꽂혔다. 손빈의 등이 저절로 오싹해질 만큼 강한 기세였다.
쿠웅.
은은한 진동이 주변을 울렸다.
“후우우.”
검식을 끝낸 사수연이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푸른 기운을 뿌리는 그녀의 검은 여전히 그녀의 손에서 빛나고 있었다.
“어때요?”
묻고 있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은은한 자부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대단합니다.”
손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감탄하며 말했다.
“소저께서 대단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정말 상상 이상이로군요. 정말로 아름다운 검법입니다.”
사수연의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들었다.
“고마워요.”
작은 목소리로 사수연이 말했다. 손빈은 여전히 감탄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혹시 현천도법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검법입니까?”
사수연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손빈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셨죠?”
손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글쎄요. 보기에는 전혀 다르지만…….”
전혀 달랐다. 사자혁의 현천도법이 기본적으로 강맹한 패기를 기반으로 한다면, 사수연의 검은 부드럽고 섬세하며 예리하다.
사자혁이 뜨거운 불이라면 사수연은 차가운 얼음과도 같다. 하지만 손빈은 그녀의 검이 어쩐지 현천도법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겉모습의 문제가 아니었다.
“뭐랄까, 흐름이 유사하더군요. 마치 현천도법을 보는 것처럼…….”
“과연.”
사수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버님이 동행을 허락할 만한 분이군요.”
“네?”
손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사수연이 말했다.
“맞아요.”
휘릭.
사수연은 검을 가볍게 돌리고는 들어 올렸다. 그녀의 검에 어리던 기운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사수연은 자신의 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검법은, 아버님의 현천도법을 바탕으로 내가 만든 거예요.”
“소저께서 만드셨다고요?”
손빈은 고개를 갸웃했다.
“부친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
“설마, 그럴 리가요.”
사수연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말씀드렸잖아요. 일곱 살 이후로 아버지의 수련을 보지 못했다고.”
사수연은 검을 어루만졌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먼 곳을 향하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며칠을 울었는지 몰라요. 전 아버지의 현천도법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하지만 아버지는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다시는 봐선 안 된다고 하셨죠. 전 너무나 화가 났어요.”
사수연이 말했다.
“그래서 생각했어요. 아빠가 보여 주지 않겠다면, 내가 만들겠다고. 그래서 보란 듯이 이 검법을 만들었죠. 현천도법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변화나 검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나만의 검법을 말이에요.”
“검법을…… 만들었다고요?”
“그래요.”
사수연은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 어렵지는 않았어요. 현천도법은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이나 보았으니까요. 현천결도, 아주 어릴 때 아빠가 딱 한 번 말해 준 것뿐이지만, 이미 다 외우고 있었고.”
손빈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가?’
설마 검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수연의 말을 들으니 별것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현천도법이나 현천결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저런 검법이…….’
아무리 그래도 그녀의 검법은 대단했다. 무공이나 검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손빈이 보기에도 말이다. 어쨌거나 그녀가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괜찮았죠?”
사수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일곱 살짜리가 만든 것치고는 말이에요.”
“네?”
손빈은 자기도 모르게 반문했다.
“일곱 살 때 만든 거라고요? 그렇게 어린 꼬마가?”
사수연은 살짝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일곱 살이라도 알 건 다 알아요. 무시하지 말아요.”
“아니, 무시하는 게 아니라…….”
손빈은 어이가 없었다.
‘저 검법을…… 일곱 살의 어린 꼬마 여자애가 만들었다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수연이 거짓말을 할 리도 없다. 그때 문득, 사자혁이 한 말이 떠올랐다.
– 천하의 모든 사람들 중에서 무공(武功)의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직 그 아이 한 사람뿐이다.
‘처, 천재…….’
손빈은 그제야 이해했다. 사자혁이 천재라고 한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사자혁이 인정할 정도의 천재가 바로 사수연이었다.
“저기, 이 검법은 이름이…….”
“아, 그건.”
사수연이 살짝 멈칫하더니, 부끄러운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현천검법……이에요.”
전혀 다른 검법을 만들었다더니 이름부터 같다. 아마 꼬마 여자아이의 반항이 섞인 작명이리라. 하지만 어울리는 이름이다.
“좋은 이름이군요. 잘 어울립니다.”
진지한 목소리로 손빈은 말했다. 사수연의 얼굴이 다시 살짝 붉어진다.
“세상에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하시던데…….”
“네.”
사수연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전에는 아빠와 나 둘이서 살았어요. 하루 종일 책을 읽거나 검을 휘두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조용하고 편안한 곳이었죠. 가끔은 예쁜 나비를 쫓아다니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어요.”
손빈의 눈앞에 작은 꼬마 여자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비를 쫓아다니는 꼬마 아이와 그걸 지켜보는 커다란 사자혁의 모습이 마치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세상에 나와 보니 어떻습니까?”
손빈의 물음에 사수연이 쓴웃음을 지었다.
“모르겠어요. 처음엔 조금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이젠 오히려 제가 있던 곳이 그리워지네요.”
사수연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인데 말이에요.”
회한에 잠긴 듯한 그녀를 보며 손빈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그러고 보니 참 이상하죠?”
문득 사수연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검을 든 사람은 어쩌면 숙명적으로 무림과 얽히게 되나 봐요. 아무리 제가 그럴 의도가 없다 해도…….”
휘릭.
핑!
사수연이 검을 가볍게 내젓자 칼날이 바람을 가르며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새 누군가와 검을 맞대고 있더군요.”
검을 거두며 사수연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때 그 황학루에서처럼 말이죠.”
그녀의 그 미소가 어쩐지 쓸쓸해 보여서, 손빈은 자신도 모르게 내뱉듯 말했다.
“그건 소저의 잘못이 아닙니다.”
손빈의 목소리가 너무 컸을까? 사수연은 살짝 놀란 듯했다.
“그건 저도…….”
“절대 소저의 잘못이 아니에요.”
힘을 주어, 손빈은 다시 한 번 말했다.
“절대로, 아닙니다.”
“공자께서는.”
단호한 손빈의 목소리에 사수연이 조용히 미소 지었다.
“공정한 판관은 되지 못하겠군요. 일의 앞뒤도 듣지 않으시고 그렇게 단언하시니 말이에요.”
“아, 그래도…….”
손빈은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고마워요.”
사수연이 웃었다. 그 미소는 마치 달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크흠.”
갑자기 머쓱해진 손빈은 짐짓 헛기침을 했다. 좀 더 멋진 말을 했을 수도 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몰려왔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뒤늦은 부끄러움에 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
“무림은, 조금 실망이었어요. 검의 무거움을 아는 자도 적고 옳은 일을 행하려 하는 자도 없더군요. 뛰어난 가문과 검술을 자랑하는 자들의 검은, 실제로는 너무나 천박하고 이기적이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더 철저하게 부숴 버렸죠.”
‘역시.’
파검신녀는 그녀를 일컫는 이름이 분명했다. 비록 사수연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지만.
“처음 보는 검법들이었을 텐데, 어렵지 않았습니까?”
“어렵지 않아요.”
사수연은 말했다.
“현란한 기교나 복잡한 초식 같은 건, 한 번 보면 대부분 알 수 있죠. 정말 어려운 것은.”
조용한 목소리로 사수연이 말했다.
“마음을 담은 검이에요. 그건, 정말로 무겁거든요.”
손빈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 느낌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번 보면 알 수 있다니…….’
손빈은 쓴웃음을 지었다. 문득 사자혁이 ‘어렵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둘이 똑같군.’
“그럼 이제 옥룡역린참을 완성해 볼까요?”
사수연의 말에 손빈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온 이유는 옥룡역린참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느새 현천검법에 대한 이야기가 되기는 했지만.
스윽.
사수연이 자세를 취하고 천천히 숨을 가다듬었다. 두 손으로 쥔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검 끝은 약간 아래로 내린다.
사수연의 눈빛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손빈도 덩달아 숨을 죽이고 사수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락.
사수연의 발끝이 한 발 내딛는 것과 동시에 검이 허공을 가른다. 깨끗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궤적이다. 그리고 검은 어느새 하늘을 향해 다시 솟아올랐다.
훅.
그녀의 검이 다시 아래로 그어지는 순간, 손빈은 약간 위화감을 느꼈다.
‘응?’
후웅.
아래로 떨어지던 그녀의 검은 정확히 중간 지점에서 다시 사선으로 솟구쳐 올랐다. 마치 본래 그런 것처럼 자연스럽고 깨끗한 한 수였지만, 손빈은 오히려 눈살을 찌푸렸다.
“후우.”
초식을 마친 사수연이 조용히 숨을 가다듬는다.
“저, 소저. 그건…….”
“말하지 말아요.”
살짝 눈살을 찌푸린 채 사수연이 말했다.
“아니라는 건 나도 아니까.”
휙.
검을 들어 올린 사수연은 눈살을 찌푸린 채로 검을 쳐다보았다.
“이렇게는 안 되겠네요.”
손빈을 돌아보며 사수연이 말했다.
“다시 해 볼게요. 느낌은 알 것 같으니까.”
“아, 네.”
손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달랐다.
‘느낌이 일단 아닌 것 같은데…….’
일초 반식 이후뿐만 아니라, 그전의 움직임에서도 무언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슥.
사수연은 호흡을 가다듬고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녀의 칼날이 달빛 아래 날카롭게 빛난다.
“하아!”
사수연은 한 발을 내디디며 강하게 검을 내리그었다. 방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기세였다. 하지만 검이 그려 내는 궤적은 방금 전과 정확히 똑같았다.
부웅.
패도적인 파월처럼, 사수연의 검이 공기를 가르며 솟구쳐 오른다. 그리고 마지막, 검이 아래로 내리그어지는 순간 손빈은 또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촤락.
사수연의 검은 지면에 부딪히기 직전에 멈췄지만, 그 자리에 있던 자갈들은 마치 물결이 갈라지듯 좌우로 밀려 나갔다. 그리고 사수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것도 아닌 것 같네요.”
휘릭.
사수연이 검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상대가 패배를 인정할 만한 검로가, 대체 어떤 것일까요? 이 미완성의 초식에서 그는 대체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요?”
손빈을 돌아보며 사수연이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글쎄요.”
손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혀 모르겠군요.”
“그런가요?”
사수연은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녀가 문득 손빈을 돌아보았다.
“거기, 그대로 있어요.”
“네?”
손빈은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하지만 사수연은 대답 대신 손빈을 똑바로 쳐다보며 천천히 걸어왔다.
사박, 사박.
다가오는 그녀를 보며 손빈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달빛 아래 은은히 빛나는 그녀의 얼굴은 더없이 아름답고, 깊고 강렬한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별처럼 반짝인다.
사락.
‘어?’
사수연은 그대로 손빈을 지나쳤다. 그리고 바로 발을 멈췄다.
탁.
“나오시죠.”
사수연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면, 끌어낼까요?”
우우웅.
그녀의 검이 어느새 푸른 기운을 흩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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