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le Of A Scribe Who Retires To The Countryside RAW novel - Chapter (332)
낙향문사전-332화(332/494)
332화. 사천의 방문자들
사천의 지배자는 당문이다. 물론 아미산에 아미파가 자리 잡고 있기는 하지만 불문 정파인 아미파는 세속의 일들로부터,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더구나 최근 아미파가 삼 년간의 봉문을 선언한 것을 생각하면 사천의 현 지배자가 당문이라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한다.
비록 그 가공할 독공과 잔혹한 손속으로 인해 일부 정파의 힐난을 받기는 하지만, 오대세가의 당당한 일원이자 사천 무림의 지배자인 당문을 무시할 수 있는 문파는 없었다.
오늘도 당문은 마치 왕좌에 앉은 오만한 군왕처럼, 화려한 도시 성도(成都)의 한복판에 자리한 채 사천 무림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월아가 왔다고?”
화려한 당문의 집무실, 그 중앙에 도도하게 앉아 있던 총괄군사 당화련이 놀란 눈으로 수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문의 젊은 총괄군사, 설검 당화련.
전전 대 문주 당백호가 남긴 문파의 비밀과 온갖 신물을 계승한 그녀는, 당문 최대 계파를 이끄는 노부인 당운영과 함께 당문의 양대 축을 이루는 실세다.
게다가 그녀의 단 하나뿐인 여동생 당월아가 외사의 고수로서 당백호의 자리를 대치한 이후에는,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전권을 틀어쥐고 있었다.
빼어난 미모와 탁월한 능력으로 인해 젊은 후기지수들에게는 세대교체의 상징이자 신진고수의 대명사와도 같이 여겨지는 그녀가, 지금 수하의 전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 월아가?”
“네. 조금 전 월인대주가 도착했다는 부총관의 급한 전언이 있었습니다.”
수하는 정중하게 예를 표하며 대답했다.
‘월인대주’는 당월아의 공식적인 지위다. 당월아와 다섯 아이들을 포함하여 정식 대원은 단 여섯 명에 불과하지만, 그 능력으로는 가히 당문 최고의 전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 연락도 없이 갑자기 어떻게…….”
당화련은 잠시 놀랐지만 곧 환한 얼굴이 되었다.
여동생 당월아는 그녀가 이 세상에 누구보다, 아니 어쩌면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갑작스러운 방문이라 해도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알았어. 빨리 들어오라고 해.”
그녀에게 당월아보다 더 급한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치우며 당화련이 말했다. 그러나 수하는 이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부총관이 일단 영빈관으로 안내했다고 합니다.”
“영빈관이라고?”
총괄군사 당화련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월인대주 당월아의 위치를 생각하면 영빈관에 든다 해도 부족함이 없다.
허나 손님도 아닌 일족, 아니 당문의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당월아가 왜 영빈관에 있단 말인가?
“부총관이 뭔가 착각한 건가? 왜 월아를 영빈관으로 안내해?”
당화련의 눈매가 대번에 날카롭게 변한다.
사실 월인대주 당월아는 그 존재 자체가 당문의 비밀이다. 주요 일족들 외에는 그 이름조차 모르고, 늘 면사로 가리고 다니는 얼굴을 본 사람은 오로지 언니 당화련뿐이다.
혹 신임 부총관이라면 실수로 그녀를 손님 취급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리라. 다만 당화련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아닙니다. 다만 월인대주와 동행한 손님들 중에…….”
수하는 잠시 머뭇거렸다. 무엇이라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심정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난다.
평소 이런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예외적인 일이다.
“…… 상당히 위험한 것으로 판단되는 분들이 있다 합니다.”
‘위험하다.’, 그 한마디로 당화련은 어찌 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요컨대 월인대주 당월아가 동행한 사람들 중에, 평소라면 결코 당문 내로 들이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이름이나 신분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부총관도 파악할 수 없는 이들인 데다, 그들 역시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결국 부총관이 할 수 있는 최선이 그들을 영빈관으로 안내하는 것이었으리라.
“알았어.”
사락.
총괄군사 당화련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직접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아, 그리고.”
일어서는 당화련에게 수하가 얼른 말했다.
“서원문의 손 공자도 월인대주와 함께 동행했습니다.”
그건 총괄군사 당화련의 우려를 덜어 주기 위한 말이었다.
서원문의 손 공자는 노부인 당운영이나 월인대주 당월아와 매우 깊은 친분이 있기 때문이다. 총괄군사 당화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당화련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일그러뜨렸다. 더없이 진지한 눈동자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던, 허름한 청년 문사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는 순간 무언가 울컥하는 것이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올랐기 때문이다.
* * *
당문 총괄군사라는 지위답게 화려하고 우아한 옷차림을 한 당화련은 영빈관으로 향하는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좌우를 오가던 사람들이 정중히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지만 당화련은 가볍게 손을 들어 답했을 뿐 조금도 쉬지 않고 발길을 옮겼다.
“손님이 모두 몇 명이야?”
걸음을 옮기며 당화련이 나지막이 묻는다. 뒤따르던 수하가 곧 답했다.
“월인대주 외에 모두 열둘입니다. 그중 현재까지 신원이 파악된 사람은 서원문의 일행 넷과 아미파의 사태 한 명, 그리고 혈봉련의 혈봉과 귀견수라입니다.”
‘혈봉련의 귀견수라에 아미파 사태라.’
아미파는 같은 정파라 해도 잠재적인 경쟁자이자 견제의 대상이다. 게다가 혈봉련의 귀견수라라면 남궁세가의 외청주를 단신으로 패퇴시킨, 두말할 것도 없는 위험인물이다.
당화련은 부총관의 대처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하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외에는 고귀한 신분으로 보이는 여인과 시녀, 그리고 호위무사가 한 명 있습니다. 그러나 부총관이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또 다른 두 사람이라 합니다.”
“또 다른 두 사람?”
당화련이 발길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수하는 공손하게 예를 표했다.
“네. 부총관이 영빈관으로 안내한 이유는 바로 그들 때문입니다. 그들은 신분도, 이름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총괄군사 당화련은 의아했다.
당월아와 함께한 손님이니 부총관이 재차 물어볼 수는 없었으리라.
그러나 혈봉련의 귀견수라나 아미파의 사태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있을 수 있을까? 게다가 고귀해 보이는 여인과 그 일행이라니, 그건 또 누구일까?
문득 당화련은 경희 군주를 떠올렸다. 그러나 곧 고개를 저었다.
강호 무림을 장악하려던 경희 군주의 번천지계는 손빈으로 인해 무너졌다. 그런 그녀가 이제 와서 손빈과 동행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여인이라…….’
더없이 진지하던 손빈의 눈빛이 눈앞에 떠오른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웃던 그 미소도.
그 눈빛과 미소에 동생 당월아의 마음을 빼앗긴 것을 생각하니 또다시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사박.
어차피 곧 알게 될 일이다. 당화련은 복잡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빈관에 도착했다.
굳은 표정으로 기다리던 부총관이 당화련을 발견하고는 바로 예를 표한다.
“총괄군사님.”
당화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예를 받았다. 부총관은 낮은 목소리로 빠르게 말을 이었다.
“서원문의 일행은 손 공자 외에 남악노군, 강호제일검화 사수연, 무당파의 서린 공자입니다. 혈봉과 귀견수라는 본인이 확실하며 아미파의 청혜 사태가 함께 있습니다. 그 외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부총관은 송구한 듯 깊이 고개를 숙였다. 부총관으로서 손님의 정체조차 알아내지 못했으니 그가 자책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당화련은 개의치 않았다.
“상관없어.”
어차피 직접 보면 알 일이다. 게다가 이들은 외사에 속한 자들이니 부총관이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총괄군사께서 오셨습니다.”
부총관이 영빈관 안쪽을 향해 말하고는 공손한 자세로 문을 열었다.
당문 총괄군사 당화련은 부드러운, 그러나 임전 태세를 의미하는 완벽한 웃음을 지으며 영빈관 안으로 들어섰다.
아니, 들어서려 했다.
탁.
당화련은 웃던 얼굴 그대로 굳어 버렸다.
오랜만에 보는 사랑스러운 동생의 모습도, 여전히 사람 좋은 표정으로 무언가 미안해하고 있는 손빈의 얼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 당신…….”
거대한 체격을 가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사람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
“오랜만이군.”
그가 말했다. 그때처럼 더없이 깊고 빛나는 눈동자로 설검 당화련을 바라보며 그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가문은 잘 계승했나?”
오랫동안 어둠 속에서 사천 무림을 지배해 왔던 당백호를 패퇴시킨 남자, 그리고 설검 당화련이 복수를 맹세한 사람.
그는 바로 외사의 지배자이자 천외사성의 정점에 선 자.
현천의 무제 사자혁이었다.
‘이, 이게 지금…….’
당화련은 순간 자신이 중독되어 무언가 잘못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문의 독 중에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화련은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님을 곧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미안해하고 있는 손빈이 바로 그 증거였다.
달칵.
당화련은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차분한 시선으로 방 안의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사람들 사이로 움직여가던 그녀의 시선은 손빈에게 멈췄다.
“어떻게 된 일이야?”
총괄군사의 예법이나 격식 같은 건 없었다.
손빈에게 묻는 당화련의 목소리는 한 점의 가식조차 없이 그녀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아, 저기 저도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만…….”
“조금? 이게 조금 놀랄 일이야?”
당화련의 아름다운 눈썹이 꿈틀 경련한다.
하지만 손빈의 대답으로 인해 당화련은 이 만남에 다른 의도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방문은 순수하게 우연, 그러니까 일종의 사건 같은 것이다. 당화련은 고개를 돌려 사자혁을 향했다.
“건강해 보이는군요.”
당화련의 인사에는 날이 서 있었다.
사자혁은 피식 웃었다. 그녀의 어조가 품은 의미를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복수라면 언제든 받아 주마.”
설검 당화련은 사자혁에게 조부 당백호의 복수를 맹세한 바 있다.
당화련은 얼굴 가득 부드러운, 그러나 분명한 적의가 느껴지는 미소를 머금었다.
“언제든 받아 주신다니 고맙군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좀 바빠서.”
“훗.”
나지막한 조소가 울려 퍼졌다. 당화련은 고개를 돌렸다.
마치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 아름다운 귀공자가 그 붉은 입술에 노골적인 비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혈육의 복수보다 더 바쁜 일이 있다니, 정말이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나 봐?”
힐난에 가까운 그 말에도 당화련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제가 현천의 무제를 이길 수 있다면 당연히 그리하겠지요. 하지만 지금 복수를 갚겠다면 전 반드시 죽을 거예요. 사는 것과 죽는 것,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는 바보라도 분명히 알 수 있을걸요?”
귀공자의 눈살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러나 당화련은 곧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께도 마찬가지예요. 세상에 옥룡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당화련은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아름다운 귀공자, 전대 옥룡에게 정중하게 예를 표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옥룡, 아니 전대 옥룡 님.”
전대 옥룡의 눈빛이 단박에 호기심을 머금었다. 그는 빛나는 눈동자로 당화련을 유심히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지?”
고개를 든 당화련은 가볍게 웃었다.
“이 세상에서 현천의 무제와 비견할 자는 오직 한 사람뿐이라고…….”
당화련이 슬쩍 시선을 돌려 손빈을 향했다.
“손 공자가 그러더군요.”
“네? 내가요?”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손빈은 크게 당황했다. 게다가 자신은 당화련에게 그런 말을 해 준 적이 없다.
“흥.”
전대 옥룡은 코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그리 불쾌한 표정은 아니었다. 대신 그는 옥빛 부채를 펴서 얼굴을 가리고는 손빈을 노려보였다.
“너, 생각보다 입이 가볍네?”
예전에 손빈은 전대 옥룡의 정체를 알아차린 적이 있었다. 조금 전 당화련이 말한 것과 똑같은 근거로. 그러니 전대 옥룡은 손빈이 말해 준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손빈은 당황스러웠다. 자신은 당화련에게 그런 말을 해 준 적이 절대 없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사수연이나 노군마저 ‘언제 그런 것까지 말했냐?’는 듯이 자신을 쳐다보니 억울하기 그지없다.
“아니, 나는…….”
사실 얘기를 한 적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건 예전에 남악노군에게 해 준 것이다.
옆에 당월아와 서린이 있었고, 나중엔 사수연도 함께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외사의 정점이신 분들께서 이곳엔 어쩐 일이신가요?”
당화련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 당월아가 손 공자님에 대해 자랑스레 써 준 서찰에서 읽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안 되니까 말이다.
그 서찰을 읽으면서 손빈에 대한 질투와 짜증이 난 덕에 아직까지 기억이 선명하다는 사실도.
“게다가 이렇게 귀한 분까지 모시고 말이에요.”
어느새 당화련의 시선은 경희 공주를 향해 있었다.
“경희 군주, 아니 이제는 경희 공주셨던가요?”
상대의 신분을 알아차렸지만 당화련은 예를 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골적인 적대감이 담긴 시선으로 경희 공주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경희 공주는 번천지계의 배후다. 마음 같아선 당장 경희 공주의 뺨을 갈겨도 성이 안 찬다.
당연히 예의 같은 건 취할 마음이 없었다. 물론 경희 공주가 이미 실권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만.
경희 공주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고귀했다. 무림인의 도발 따위, 설령 그 상대가 당문의 젊은 총괄군사라 할지라도 경희 공주의 눈에 찰 리가 없다.
두 여인은 담담하게, 그러나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불꽃이라도 튀는 것 같은 두 여인의 대립 속에 정작 좌불안석이 된 사람은 경희 공주 일행을 데려온 손빈이다.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손빈이 두 여인의 대치에 개입하려는 어리석은 결심을 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부탁할 것이 있어, 언니.”
작고 여린 당월아의 목소리가 면사 뒤에서 흘러나왔다. 당화련은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무슨 부탁이지?”
같은 말이라도 어떤 어조로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조금 전까지 경희 공주와 불꽃을 튀기던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정말이지 자애롭고 정이 담뿍 담긴 시선과 목소리가 당화련에게서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손빈은 혀를 내둘렀다. 옆에서 서린도 감탄을 흘린다.
“우와. 엄청난 차별 대우…….”
당화련이 노려보자 서린은 얼른 시선을 피했다. 무공으로 보자면야 밀릴 리가 없지만, 노려보는 눈길에 담긴 기세가 다르다.
“말해 봐. 언니가 해 줄게.”
더없이 온화한 표정으로 당화련이 당월아에게 말했다. 말만 하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것 같은 목소리였다.
‘저 여자가 저런 표정도 짓는구나’ 싶어 손빈이 쳐다보았지만 당화련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 같던 당화련의 표정은, 당월아가 입을 열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일그러지고 말았다.
“공주 일행을 맡아 줘.”
“뭐?”
당화련은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그러나 동생 당월아는 늘 그렇듯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님을 확인하자, 한도 끝도 없이 부드러울 것 같던 당화련의 표정마저 살짝 무너지고 있었다.
(작가의 말)
당화련: 흥, 빠른 태세 전환이야말로 고수의 기본이지.
서린: 어, 다른 말로는 약삭빠르다고도 하……. 읍, 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