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le Of A Scribe Who Retires To The Countryside RAW novel - Chapter (447)
낙향문사전-447화(447/494)
447화. 짙은 먹구름
손빈과 노군, 탈혼도는 쉬지 않고 말을 달렸다. 그들이 모용세가가 위치한 무한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맞이한 것은 활기 넘치는 모용세가의 모습이었다.
“이거,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지?”
푸르르. 힘들게 달려온 말을 쓰다듬으며 노군이 말했다. 손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 확실히 그렇군요.”
모용세가는 멀쩡했다. 물론 이전과 달리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세가에 드나드는 물자들도 많아지긴 했지만, 적어도 나쁜 일이나 이상한 일이 일어났던 기색은 하나도 없다.
“일단 군자검을 만나 보자.”
노군의 말에 일행은 모용세가로 천천히 말을 몰았다. 우연찮게도 정문을 책임지던 무사가 모용세가에 왔던 손빈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들은 어려움 없이 세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정중하게 안내받은 고풍스러운 방에서 손빈 일행이 얼마를 기다렸을까?
달칵.
문이 열리고 놀란 얼굴의 군자검 모용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군 어르신, 손 공자!”
머리가 조금 희끗희끗한 군자검 모용명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앉아 있던 손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협.”
손빈이 예를 표하고, 군자검 모용명이 정중하게 그 예를 받았다.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잘 다녀왔는가?”
“이야기를 들었다고? 누구한테?”
찻잔을 쥐고 있던 노군이 툭 던지듯 물었다. 모용명은 싱긋 웃었다.
“남궁세가의 아가씨가 서찰을 보냈더군요. 어르신께서도 잘 다녀오셨습니까?”
“벌써? 역시 빠르구만.”
노군은 혀를 내둘렀다. 손빈 역시 모용세가가 유독 활기차 보이던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남궁세가가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뭐, 우리는 잘 다녀왔다.”
건성으로 대답하는 노군의 모습에도 모용명은 미소를 머금었다. 여전한 노군의 모습이 오히려 그에겐 반갑기만 하다.
“……무제는, 떠났습니까?”
묻는 군자검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노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군자검 모용명은 나지막한 탄식을 흘렸다. 잠시 회한에 잠겨있던 그는 탈혼도에게 정중하게 예를 표했다.
“모용세가에 온 것을 환영하오.”
슥.
탈혼도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예를 표하며 묵직한 목소리로 답했다.
“고맙소.”
인사는 짧았다. 군자검 모용명과 탈혼도는 그다지 교류가 없었던 데다가, 모용세가와 흑사련은 강북의 정파와 사파라는 입장 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놀라운 일이로군요.”
군자검 모용명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며칠 전에는 사 소저가 다녀가더니, 이렇게 여러분까지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 말에 손빈의 눈동자가 번쩍 빛났다.
“다녀갔다고요?”
그렇지 않아도 바로 그 이야기를 하려던 참이다. 모용명은 손빈에게 답했다.
“그렇네. 갑자기 찾아와서는 무슨 일이 없었느냐고 묻더군. 진이와 린이가 어디 갔는지도 묻고.”
진이와 린이란 철검 모용진과 모용린을 의미하는 것일 터였다.
“두 사람은 이곳에 없습니까?”
손빈의 물음에 모용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남궁세가에서 이후의 일을 협의할 책임자를 요청해서 진이와 린이가 남창으로 갔다네. 그 아이들도 자네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그저 기뻐한 정도가 아니었다. 철검 모용진이 대단히 반가워한 것은 물론이고 모용린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늘 정확하고 단호해서 쌀쌀맞기까지 하던 딸의 그런 모습에 모용명조차 놀랄 정도였다.
“혹시 자네 시간이 괜찮다면 조금 기다렸다가…….”
“세가에 무슨 일은 없었고?”
노군의 목소리에 모용명의 말이 끊겼다. 노군의 성품을 알고 있는 모용명은 불편한 기색도 없이 노군의 물음에 답했다.
“네, 그렇습니다만…….”
“흐음.”
노군이 툭 내뱉듯 말을 이었다.
“실은 얼마 전에 탈혼도에게 불광과 청우자가 찾아왔었다. 천산오로의 두 놈도 같이.”
군자검 모용명의 표정이 굳었다. 그들이 탈혼도를 찾아왔다는 의미를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역시 비검이 움직였군요. 괜찮았습니까?”
“그쪽은 빈이와 내가, 아니 빈이가 대강 정리했다. 그런데 여긴 아무 일도 없었단 말이지? 네 아들놈도 없이 너 혼자 있었는데도?”
“네, 그렇습니다.”
모용명의 대답에 노군은 무언가 납득이 안 간다는 듯 나지막이 신음을 흘렸다. 모용명이 그 의미를 몰라 어리둥절하는데 손빈이 물었다.
“수연 소저가 그 말을 듣고는 무어라 했습니까?”
군자검 모용명은 며칠 전 찾아왔던 사수연의 모습을 떠올렸다.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더니 죄송하지만 급히 가야겠다고 하더군. 그러곤 바로 떠났네.”
사수연은 차 한 잔 마실 시간조차도 머물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이 하도 단호해서 모용명도 만류하지 못했다.
“어디로 가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까?”
“말하지 않았네.”
문득 노군이 긴 한숨을 내쉬더니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달칵.
“미안하지만 우리도 가야겠다.”
“네?”
모용명이 의아한 표정을 했지만 노군은 고개를 돌려 손빈을 바라보았다.
“당문일까?”
“서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쪽은 이미 조치를 취해 놓았으니 당문으로 가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만일 둘 다 아니라면 낭패인데.”
“그럼 어쩔 수 없지요. 월아 소저의 말처럼 우리가 전혀 생각 못 한 한 수일 테니까요.”
노군과 손빈의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군자검 모용명만이 아니었다. 묵묵히 있던 탈혼도가 노군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설명하자면 좀 긴데…….”
사실 길다기보다는 귀찮다는 이유가 더 크다. 눈살을 찌푸리던 노군이 모용명에게 말했다.
“일단 마차부터 빌리자. 튼튼하고 잘 달리는 말들도 같이.”
“그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의아한 모용명의 말에 노군이 답했다.
“우리는 당문으로 갈 거다.”
사수연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으리란 것을 노군도, 손빈도 확신하고 있었다. 노군은 말을 이었다.
“장강에서 배를 타야 하니, 선착장까지 가는 동안 설명해 주마. 궁금하면 타라.”
모용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즉시 사람을 불러 마차를 준비하라 일렀다. 모용세가에서 마차를 준비하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군자검 모용명은 먼저 사람을 보내 장강을 거슬러 오르는 배를 알아보도록 하고, 자신도 손빈 일행과 함께 마차에 올랐다. 대체 무슨 일인지 그 자신도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체 어찌 된 거요?”
달리는 마차 안에서 탈혼도가 물었다. 마차에 앉은 노군은 슬쩍 바깥을 살피곤 입을 열었다.
“비검은 우리가 돌아온 걸 안다. 어쩌면 본래 지금쯤 움직일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왔으니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거겠지.”
손빈이 돌아온 것은 그 자체만으로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켜 버렸다. 이제 다급한 쪽은 비검 공손극과 그에게 동조한 자들이다.
따각, 따각.
마차 소리 사이로 노군의 설명이 이어졌다.
“우린 그 첫 번째 목표가 탈혼도 너나 군자검이 되리라 예상했다. 실제로 널 노리고 불광이나 청우자가 오기도 했고. 그런데 모용세가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노군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어째서일 것 같냐?”
탈혼도가 어깨를 으쓱했다.
“비검이 유독 나만 싫어하나 보군.”
“그야 당연하지. 너라면 불광이나 청우자를 움직일 명분도 설 테고.”
노군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비검이 탈혼도나 화사를 싫어하는 건 외사에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곤륜삼선은 어디로 갔을까? 천산오로를 너에게 보낸 비검 놈이 곤륜삼선은 어디다 소중하게 숨겨 뒀겠냐?”
탈혼도는 인상을 썼다. 확실히 노군의 지적은 일리가 있었다.
“요컨대 비검 놈이 머리를 굴린 거야. 우리가 움직이리란 걸 예측하고 곤륜삼선을 슬그머니 빼낸 거지. 진짜로 노리는 걸 치기 위해서.”
“그 대상이 당문이란 말입니까?”
그건 군자검 모용명의 목소리였다. 노군이 당문으로 가야겠다고 말한 것을 떠올린 것이다.
“아마도.”
노군이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
“사실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서원이야. 하지만 서원엔 화사도 있고 장강어옹도 있어. 화사는 서원을 건드리면 누구든 죽이겠다고 이미 선언한 데다, 장강어옹을 적대하는 건 비검으로선 적을 늘리는 셈이라 곤란할 게다.”
“혁련세가는 어떻소?”
탈혼도가 문득 말했다.
“패검 역시 비검과는 선을 긋고 있소만.”
노군은 고개를 저었다.
“혁련세가를 치면 화사가 가만히 있겠냐? 그렇잖아도 혁련세화를 선생님이라며 따르는 애인데. 게다가 혁련세가가 무너지면 서원도 위험하잖아. 비검이라면 혁련세가를 치느니 차라리 서원을 치겠지.”
마차 팔걸이를 톡톡 두드리며 노군이 말을 이었다.
“그러니 남는 건 당문밖에 없다. 치졸한 비검 그놈 성격에 원한을 갚겠다는 의도도 있을 거고.”
“당문엔 아무도 안 갔소?”
탈혼도가 다시 묻는다.
“월아 소저가 갔습니다.”
대답한 사람은 손빈이었다.
“본래 월아 소저와 수연 소저가 모용세가에 오기로 했습니다만, 당문 역시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월아 소저를 보냈습니다.”
언니 당화련을 생각하는 당월아의 마음을 손빈이 모를 리 없다. 손빈이 당월아에게 그렇게 말했을 때, 노군 역시 고개를 끄덕였었다.
“나도 그러라고 했다. 곤륜삼선 정도라면 연아 혼자서도 충분하고, 여차하면 너희들 빼내서 튀는 거야 일도 아니니까. 사실 비검이 너희를 치는 것만 방해해도 되는 거거든.”
굳이 비검이 보낸 외사 고수들을 무력화시킬 필요도 없다. 탈혼도와 군자검, 그리고 철검만 무사하면 비검의 목적은 무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탈혼도가 말했다.
“독기공을 익힌 그 소저를 곤륜삼선 정도가 위태롭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곤륜삼선만이라면 그렇겠지.”
노군이 툭 던지듯 말했다.
“느낌이 좋지 않다. 이 정도로 공을 들였다면 혹시 비검이 직접 나설지도 몰라.”
비검 공손극의 힘은 아직 알 수 없다. 노군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노군은 탈혼도를 향해 말했다.
“넌 어쩔래? 당문까지 같이 갈 거냐?”
탈혼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화사에게 가 보겠소.”
이미 짐작하고 있던 노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라. 아, 지금 서원에 가 봤자 아무도 없을 테니까 청원으로 바로 가지 말고 오성촌으로 가. 오성촌이 어디냐 하면…….”
“당문 무사들이 있는 마을이라면 알고 있소.”
노군은 피식 웃었다.
“벌써 알고 있었냐? 하긴 뭐, 너라면…….”
웃음을 흘리던 노군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예전 번천지계 때 일도 있고 해서, 세화가 돌아갈 때 일찌감치 말을 전해 놨었다. 그러니 오성촌에 가서 언제쯤 돌아오냐고 물어봐. 아, 걔들도 어디 갔는지는 모를 테니까 괜히 힘없는 애들 겁주고 그러지 말고.”
당문의 정예 무사들을 ‘힘없는 애’라고 하는 건 심한 말이었지만 노군이나 탈혼도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알았소.”
탈혼도가 고개를 끄덕이고, 노군이 군자검 모용명에게 고개를 돌렸다.
“너도 조심해. 아들놈한테도 조심하라 전하고. 비검이 언제 갑자기 노릴지 모르니까. 눈앞에 비검이 보이면 무조건 튀어. 알았지?”
그러나 모용명은 오히려 투지를 피워 올렸다.
“상대를 앞에 두고 도망갈 수는 없습니다. 비검 같은 자라면 오히려 제가 바라는 일입니다.”
그건 군자검 모용명다운 말이었지만 노군은 혀를 찼다.
“자신하지 마라. 외사 고수라고 안 죽는 건 아니니까. 사실 고수래 봤자 화포보다 세길 하냐, 아니면 하늘을 날 수가 있냐? 칼침 한번 잘못 맞으면 끝이야.”
반쯤은 탄식처럼 하는 노군의 말에 군자검 모용명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어르신의 말씀이니 각별히 명심하지요.”
그 정중한 대답에 노군은 오히려 눈살을 찌푸렸다.
“어, 이거 누가 딴지를 안 거니 이상한데? 서린이는 어디 갔지?”
“서린이는 서원에 있지 않습니까?”
손빈이 어색한 웃음으로 답했다. 방금 노군이 한 말은 돌아오는 배 위에서 한 말 그대로다. 그때도 서린이가 옆에서 딴지를 걸곤 했었다. 노군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고 보니 서원엔 서린이도 있었군. 뭐, 일단 서원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따각, 따각. 허전함이 묻어나는 노군의 말소리 사이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마차는 장강 선착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
군자검 모용명의 배웅을 받으며 손빈과 노군은 장강을 거슬러 오르는 큰 배에 올랐다. 타고 온 마차는 배에 실었고, 탈혼도는 바로 서원으로 향했다. 손빈과 노군은 일단 배로 중경까지 간 후, 그곳에서 마차와 말로 사천 성도를 향해 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경에 도착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다. 노군과 손빈은 그저 뱃전에 서서 부서지는 장강의 물결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르신.”
“왜?”
노군이 답했다. 손빈은 나지막이 물었다.
“만일 비검이 당문을 노린다면 불광 선사나 다른 사람들도 당문으로 보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야 그렇지.”
“그럼 어째서 전력을 나누는 선택을 했을까요?”
손빈의 물음에 노군은 팔짱을 끼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단 짐작해 볼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노군이 입을 열었다.
“첫째는 아까 말했듯이 불광이나 청우자를 움직이려면 당문보다는 탈혼도가 더 명분이 선다. 탈혼도는 명실상부 사파니까.”
손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이유는 아마도 불광이나 청우자, 혹은 천산오로를 처리해야 할 시점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거다.”
“처리한다고요?”
“그래.”
노군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검은 절대 허술하게 움직이는 놈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 말도 없이 불광이나 청우자를 탈혼도에게 보냈다. 네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비검 공손극은 공손세가의 전대 가주다. 세가의 가주로 거의 평생을 살아온 그는 절대로 치밀한 계산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내가 그때 말했듯이 비검은 불광, 청우자, 그리고 천산오로의 둘을 버리는 패로, 다시 말하면 죽으라고 보낸 거라는 뜻이지.”
노군은 주저 없이 단언했다. 이미 한 번 들은 말이지만 손빈은 새삼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이건 그냥 내 느낌인데.”
혀를 차며 노군이 말했다.
“어쩌면 비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힘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 손빈은 노군이 생각하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차가운 불안이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뭐, 물론 비검 놈이 아무것도 안 알려 주고 남을 사지로 밀어 넣은 게 이번만은 아니다만.”
노군은 피식 웃었다. 그러나 손빈은 웃을 수 없었다. 노군의 말대로라면 또 다른 결론 또한 자연스레 도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일 비검이 당문을 노리고 있다면…….”
“그래.”
노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돌발적인 행동 같은 게 아니라 분명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거다. 다시 말하자면 진짜로 위험하다는 거지.”
굳은 표정으로 노군이 말했다.
“그래서 비검이 직접 움직였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거다.”
촤아아. 뱃머리에 물결이 부서졌다. 그러나 손빈은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문으로 떠난 당월아와 사수연, 그리고 지금도 그곳을 지키고 있을 당화련에 대한 걱정이 짙은 먹구름처럼 손빈의 마음을 뒤덮었다.
(작가의 말)
머리 좋은 미친놈이 상대라 생각이 복잡한 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