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le Of A Scribe Who Retires To The Countryside RAW novel - Chapter (47)
낙향문사전-47화(47/494)
제47화. 꼬마들의 시간2014.02.11.
하루는 천천히 지나도 세월은 빠르게 흐른다.
손빈이 아이들과 함께 서원을 시작한 지도 여러 날, 어느새 계절이 바뀌고 있었다.
처음엔 산만하기만 하던 꼬마들도 하루하루 지나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있었다.
∴
“네 이름이 견자라고?”
“네.”
견자가 입이 툭 튀어나온 얼굴로 말했다.
“전 제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요.”
호두가 기다렸다는 듯 손을 번쩍 든다.
“나도! 나도 마음에 안 들어요.”
“호두 넌, 그래도 호랑이 대가리잖아. 난 개 자식이라고.”
“나, 나도 내 이름은 싫어.”
앵앵이가 우물쭈물하며 말했지만 견자는 바로 대꾸했다.
“여잔 꺼져.”
“히잉.”
앵앵이가 울먹이자 소소가 견자에게 쏘아붙인다.
“야! 그런 말 하지 말랬지!”
앵앵이를 토닥거리던 소소도 말했다.
“그런데 난 왜 소소인지 모르겠어요. 다른 애들보다 키도 큰데.”
소소는 또래 애들보다 키가 큰 편이었다. 키로만 따지면 애들 대장 노릇을 하는 자우만 하다.
“내 이름은 뜻도 몰라요.”
자우가 불쑥 말했다.
“그냥 되는대로 지은 이름인가 봐요. 자우가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꼬마들의 시선이 일제히 손빈에게 향한다.
익숙지 않은 호칭에 손빈은 잠시 헛기침을 했다.
본래는 학문과 덕이 높은 사람을 일컬어 선생이라 부르지만, 요즈음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있긴 했다.
존경의 마음을 담아 부르던 선생이라는 호칭이, 자신에게 쓰이니 어쩐지 쑥스럽기 이를 데 없다.
손빈은 조용히 말했다.
“자우는,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라는 뜻이야.”
자우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손빈은 계속 말했다.
“소소도, 앵앵이도, 호두도, 견자도, 장아도, 아오도 모두 같은 뜻이야.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라라는 뜻이지.”
잠시 아이들의 표정이 멍해지더니 곧 항의가 쏟아졌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에이, 왜 뜻이 다 같아요?”
“내 이름은 개 자식이라니까요?”
“우우.”
얌전한 앵앵이마저 입을 쭉 내민다.
손빈은 말했다.
“아명(兒名)은 원래 일부러 천하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짓는 거야. 그건 모두 너희들이 건강하고 훌륭하게 아무 탈 없이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글자가 어떻든 이름의 의미는 단 하나뿐이란다.”
손빈은 말했다.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라다오. 바로 그런 뜻이야. 알겠니?”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손빈은 미소 지었다.
“그런 의미에서, 같이 글을 읽을까?”
“우엥.”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꼬마들은 일제히 불만의 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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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씨를 써 볼 거야. 먼저 먹을 갈 때는…….”
“와아! 이거 봐!”
“꺅, 저리 치워. 물 튀잖아.”
손빈이 설명을 시작했지만 아이들은 처음 보는 먹이며 벼루며 붓에 온통 정신을 빼앗긴 듯했다.
늘 활달하고 아이들의 대장 역할을 하는 자우는 견자와 벌써 붓으로 칼싸움을 하고 있고, 깔끔하고 똑 부러지는 소소는 그런 자우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조용하지 않으면, 앞으로 당과는 없어.”
정색하고 말하는 손빈의 한마디에 아이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손빈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계속했다.
“먼저 먹을 갈 때는 아픈 사람처럼 갈아야 해.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하지만 선생님! 전 안 아픈데요?”
“나도! 나도 안 아파!”
손빈은 이마를 짚었다.
“아프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천천히 느리게 해야 한다는 거야. 먼저 호흡을 천천히 하고 먹은 살짝 원을 그리듯이 이렇게…….”
사락, 사락.
지긋이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먹을 가는 손빈의 모습이 뭔가 모를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일까? 꼬마들이 눈을 반짝이며 손빈의 모습에 집중했다.
그리고 하나둘 손빈의 모습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사락, 사락.
조용한 가운데 먹 가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손빈은 호흡을 깊이 가다듬으며 조용히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앙! 옷에 튀었어.”
“왜 내 걸 가져가는 거야! 너도 있잖아.”
시끌벅적한 목소리에 손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활기가 넘치는 꼬마들이 느긋한 먹 갈기에 금방 싫증을 낸 것이다.
“내 건 이상해! 잘 안 되는 거 같아. 네가 이걸로 해 봐.”
“다른 사람 걸 뺏으면 안 돼! 그럼 안 된다고 선생님이 그랬잖아!”
앵앵이는 소매에 먹이 튀었다며 울상이 되어 있고, 자우는 괜한 먹 탓을 하며 견자의 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당연히 그 꼴을 보아 넘길 수 없는 소소가 지적을 한다.
그런가 하면 경쟁심이 강한 호두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는 힘을 다해 먹을 갈고 있었다. 들고 있는 먹을 단번에 다 갈아 버릴 기세다.
느긋한 장아는 심지어 먹을 갈다가 졸고 있다. 따뜻한 햇빛에 느릿느릿 먹을 갈다 보니 그만 조는 모양이었다.
제대로 먹을 갈고 있는 건 제일 꼬마 주제에 늘 의젓한 척하는 아오뿐이다. 뭔가 잘 안 된다 싶으면 금방 울상이 되지만.
“자, 다 갈았니?”
손빈이 한숨을 쉬고 말하자 사방에서 꼬마들이 제각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선생님! 자우가요!”
“아니에요! 제 먹은 이상해요!”
“히잉. 선생님, 옷이 더러워졌어요.”
“전 벌써 이만큼이나 했어요!”
손빈은 울먹이는 앵앵이를 달래고 견자의 먹을 빼앗아 돌려준 후, 아직 졸고 있는 장아를 깨웠다.
먹을 다 갈고 눈을 빛내고 있는 소소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호두의 넘치는 먹물을 덜어 내 주기도 했다.
자우의 먹 가는 것을 도와준 후에는 의젓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아오를 칭찬해 주었다.
“그럼 이제 글을 써 볼까? 먼저 붓은 이렇게 쥐고…….”
아무것도 없는 종이에 뭔가를 쓴다는 건 꼬마들의 눈을 반짝이게 하는 이야기였다. 늘 졸던 장아까지 번쩍 눈을 뜨고 진지하게 붓을 쥐었다.
하지만 종이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옷과 돗자리까지 온통 먹물로 엉망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이 없었지만 아이들은 무엇이 그리 기쁜지 환하게 웃고 있었다.
“후우.”
손빈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지만, 어느덧 그의 입가에는 아이들과 똑같은 미소가 머물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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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정인(友其正人).”
“우기정인!”
따뜻한 햇살 아래 또랑또랑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꼬마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질세라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
늘 부끄러움을 타는 얌전한 성격의 앵앵이도 이때만은 제법 목소리가 크다.
‘후훗.’
꼬마들의 모습을 보며 손빈은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입을 모아 글을 읽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저 조그마한 입으로 이렇게나 생기 넘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아역자정(我亦自正).”
“아역자정!”
꼬마들은 손빈을 제법 잘 따랐다.
한시라도 마음을 놓으면 바로 난장판이 되는 건 여전했지만, 이렇게 자신을 따라 읽을 때는 마치 어린 새들이 일제히 입을 벌리고 지저귀는 모습을 보는 듯했다.
덕분에 손빈은 마치 어미 새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바른 사람을 벗하면, 나도 저절로 바르게 된다는 뜻이란다.”
“저절로?”
꼬마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친구들끼리는 서로 닮는다는 뜻이지.”
“우와! 난 싫어!”
“닮는다고? 정말?”
꼬마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자우나 견자는 서로의 얼굴을 잡아당기고 있었고 소소와 앵앵이는 무슨 비밀 이야기를 하는지 속닥거리는데, 그 와중에 장아는 또 존다.
어떻게 저렇게 졸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계속 떠들면, 숙제 왕창 내 줄 거야.”
나지막한 손빈의 목소리에 꼬마들은 단번에 조용해졌다. 꼬마들이 손빈의 눈치를 살피는데, 손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계속해서 읽어 볼까?”
허름한 집에 다시 아이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햇살이 따뜻한, 청원의 하루가 그렇게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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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선생님이랑 혼인할 거예요.”
“뭐?”
갑작스런 소소의 말에 손빈은 잠시 멍한 표정이 되었다. 어째서 갑자기 이런 말이 튀어나왔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혼인은 어른들이 하는 거야!”
자우가 툭 튀어나와서 손빈 대신 말해 주었다.
“우린 아직 꼬마잖아. 그리고 아빠가 그러는데, 혼인은 비슷한 나이끼리 하는 거랬어.”
“그건 싫어.”
소소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너희들은 너무 유치한걸.”
“유치? 유치가 뭐야?”
언제나 호기심이 왕성한 호두가 묻는다.
“너무 애들 같다고.”
소소가 말했다.
“난 나보다 똑똑하고, 크고, 어른스러운 사람이랑 혼인할 거야. 그러니까 선생님이랑 할 거라고.”
소소의 말에 아이들은 대꾸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앵앵이만 손빈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소근거리듯 말했다.
“나, 나도…….”
“그러니까 선생님, 기다려요. 알았죠? 금방 클 거니까.”
손빈은 쓴웃음을 지으며 소소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좋아해 주니 기쁘긴 하지만 처량한 신세가 된 느낌이 드는 건 무슨 까닭일까?
“고맙긴 한데.”
달래듯 소소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손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숙제는 해 와야지?”
“아, 그건…….”
콩.
“아얏!”
꿀밤을 맞고 입이 비죽 튀어나온 소소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손빈을 올려다본다.
자우는 그것 보란 듯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고, 앵앵이는 여전히 손빈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려 있었다.
“자우는 숙제 해 왔어?”
“아.”
의기양양한 자우의 표정이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난 해 왔어요!”
분위기를 읽을 줄 모르는 호두의 목소리가 자랑스럽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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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앉은 꼬마들이 의젓한 자세로 붓을 들고 글을 쓰고 있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는지, 온통 먹물로 뒤범벅이 되어 웃어 대던 꼬마들이 그럴듯한 모습으로 붓을 쥐고 있다.
종이에 꽉 찰 정도로 커다랗게 쓴 글자의 서체는 여전히 삐뚤빼뚤했지만 말이다.
“앗! 먹이 튀었잖아!”
“누가 옆에 있으래?”
“뭐얏? 에잇!”
“으앙. 선생님! 소소가 제 글씨를 망쳤어요!”
“아니에요! 호두가 먼저 일부러 먹을 튀겼어요!”
센 척하지만 언제나 먼저 울음을 터트리는 호두가 눈물범벅이 되고, 똑 부러지는 말투의 소소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소리를 지른다.
얌전한 성격의 앵앵이는 옆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글씨를 그리는 데 여념이 없고, 장아는 호두의 글씨를 곁눈질하며 어디에도 없는 이상한 글자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제일 꼬마인 아오는 눈을 빛내며 제법 의젓한 자세로 글을 쓰고 있지만, 볼록한 뺨에는 이미 먹물이 여기저기 묻어 있다.
‘응?’
손빈은 자우와 견자를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둘이서 붓으로 칼싸움을 하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어쩐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손에 쥔 붓이 애꿎은 벼루만 치덕거린다.
“자우야, 견자야.”
“네.”
두 사람이 시무룩한 음성으로 대답을 한다.
“왜 글을 안 쓰고 있지? 무슨 일이라도 있었니?”
꼬마들은 대답이 없었다. 대신 튀어나온 건 소소의 음성이다.
“맞아서 그래요.”
“맞아?”
손빈은 눈을 둥그렇게 떴다. 그러고 보니 자우와 견자 얼굴에 흙이 묻어 있고 까진 것 같은 작은 상처도 있다.
손빈은 얼른 일어나서 두 꼬마에게 가까이 갔다.
“아니, 누구한테?”
상처는 심하지 않았지만 꼬마 둘이 다친 것을 보니 순간적으로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묻는 손빈의 목소리가 자기도 모르게 커지는데, 소소가 두 꼬마 대신 대답했다.
“중오랑 계구한테요.”
“중오? 계구? 그게 누구…….”
“그놈들은 비겁한 놈들이에요!”
견자가 갑자기 소리치듯 말했다. 목소리가 울먹울먹한 것이 꽤나 억울한 듯했다.
“그놈들은 집이 무관이라고요! 아버지한테 무공을 배운다고 맨날 우리를 업신여겨요! 괜히 툭툭 건드리고 시비를 건다고요!”
“하지만 싸우는 건 나쁜 거야.”
옆에서 소소가 말했다.
“그런 애들은 그냥 무시하면 된다고 우리 아빠가 그랬어.”
“너는 여자니까 그렇지!”
자우가 말했다. 평소 아이들의 대장 노릇을 하던 자우는 맞았다는 사실이 못내 분한 듯했다.
“그놈들이 앵앵이 노리개를 뺏으려 들었다고! 너도 지난번에 댕기를 뺏겼잖아. 그땐 펑펑 울어 놓고!”
“그야 그렇지만…….”
조용히 꼬마들의 이야기를 듣던 손빈은 자우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애들하고 싸운 거니?”
자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저, 저 때문이에요.”
옆에서 앵앵이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우랑 견자는 저를 도와주려다가…….”
“너 때문이 아냐.”
자우가 퉁명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두고 봐. 그놈들, 언젠가 반드시 혼내 줄 테니까.”
“하지만 그 애들은 너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잖아. 무공도 배운다고 했고.”
소소가 다시 끼어들었다.
“무공? 어떤 무공?”
“몰라요. 어쨌든 천하제일이래요.”
“천하제일?”
순간 사자혁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갔다.
옥룡이나 사수연의 모습도, 심지어 객잔에서 만난 위가진의 일행이었던 미녀의 모습까지.
‘하아.’
이제는 제법 마음을 정리했다 여겼는데, 그때의 기억들은 이렇듯 갑자기 튀어나와서는 단숨에 손빈을 휘어잡고 만다.
“천하제일이라…….”
손빈은 쓴웃음을 지으며 짧은 상념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다시금 슬금슬금 피가 머리로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귀여운 제자들이 맞았다는데 기분이 좋을 스승은 아무도 없다.
‘으음.’
감정을 추스르며 손빈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먼 나라의 어떤 선현께서는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고 했지.”
꼬마들이 일제히 손빈을 쳐다본다. 그 눈동자를 마주보며 손빈은 말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건강한…… 건강?”
같은 말이 반복되니 꼬마들은 헷갈려 하는 듯했다. 손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번 시간은, 잠시 수련이라도 해 볼까?”
“네?”
자신을 향한 똘망똘망한 눈동자들을 마주하며 손빈은 빙긋 웃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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