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le Of A Scribe Who Retires To The Countryside RAW novel - Chapter (70)
낙향문사전-70화(70/494)
제70화. 초대2014.05.03.
“킁.”
대나무 돗자리 위에 앉아 있던 남악노군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냄새냐?”
“그야 밥 냄새겠지요.”
익숙한 솜씨로 아침을 준비하던 손빈이 남악노군을 보며 대답했다. 마침 갓 지은 밥의 구수한 냄새가 집 안 사방으로 퍼져 나가던 참이다.
“아니, 그것 말고.”
남악노군은 벌떡 일어났다.
“뭔가 타고 있다.”
“네?”
손빈은 바삐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그나마 없는 살림에 불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손빈은 젖은 손을 닦으며 급히 마당으로 나갔다. 하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연기가 나는 곳도 없고,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다. 혹시나 싶어 방 안을 확인해 봤지만 역시나 멀쩡하다.
“괜찮은데요?”
남악노군은 손빈의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쪽이다.”
노군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더니 문밖으로 나갔다. 손빈은 고개를 갸웃했다.
“누가 아침부터 밖에서 불장난이라도 했나…….”
어쨌거나 뭔가 탄다니 확인은 해야 했다. 손빈은 걷어 올린 소매를 내리고 급히 노군의 뒤를 따랐다.
탁탁.
남악노군의 뒤를 따라 손빈이 도착한 곳은 부근에 자리한 이웃집이었다. 손빈의 집이 워낙 한적한 곳에 위치한 탓에 제법 거리가 있는 곳이다.
‘이런, 진짜 뭔가 타고 있군.’
제법 오래된 집에 가까이 가자 타는 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온다. 게다가 희미한 연기까지 오르고 있으니 무언가 타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여기군.”
남악노군은 한 치도 주저함 없이 바로 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
손빈은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집 안에서 무언가 타고 있는 것이 확실한 이상 결례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실례합니다.”
짐짓 큰 소리를 내며 손빈은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섰다.
‘윽.’
집 마당에 들어서자 타는 냄새와 연기가 자욱했다. 그리고 손빈은 즉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마당에 자욱한 연기 사이로 단아하게 서 있는 면사 소녀, 당월아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타는 냄새와 연기는 바로 당월아의 발치에 있는 작은 화로들, 정확히는 그 화로 위에 놓인 솥에서 나고 있었다.
“소, 소저.”
“쯧.”
손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악노군이 가볍게 발로 솥을 차올렸다.
퉁. 파라락.
공중에 솥이 떠오르자 남악노군의 소매가 허공에서 춤을 추었다. 솥은 노군의 소매 끝에서 이리저리 돌더니 가볍게 땅에 내려앉았다.
팅.
“괜찮습니까?”
손빈은 급히 당월아에게 다가갔다. 당월아는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 괜찮다.”
남악노군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노군은 솥 안쪽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죄 없는 쌀은 대체 왜 태우고 있는 거야? 고문이라도 하냐?”
손빈은 그제야 솥을 내려다보았다. 반쯤 열린 솥 안에 타다 남은 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찌나 오래 가열했는지 솥 아랫부분이 아직도 벌겋다.
“그리고 야채에 원한이라도 있나? 얘네들은 왜 이렇게 했어?”
남악노군의 말에 손빈은 고개를 돌렸다. 한쪽 옆에 여러 가지 야채들을 마구 잘라 놓은 것이 보였다.
아마도 잘게 썰어 놓으려 한 모양인데, 크기가 제각각에다가 쌓아 놓은 형상이 그야말로 마구잡이다.
“빈 솥에 기름은 왜 태우고 있고?”
화로는 또 있었다. 역시나 벌겋게 달아오른 솥에서 자욱한 연기가 오르고 있다.
“저, 소저. 이건…….”
손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월아는 걷었던 소매를 슬며시 내리면서 대답했다. 아무런 장신구도 하지 않은 그녀의 하얀 손목이 소매 속으로 숨는다.
“아침 식사를…….”
“밥을 하고 있던 거라고? 이게?”
대답은 남악노군이 했다. 노군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밥 두 번만 지었다간 집 다 태워 먹겠구나.”
마치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 듯 당월아는 조용히 서 있었다. 손빈은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이 사태를 보고 그냥 발길을 돌릴 정도로 모질지는 못했다.
“혹시 괜찮으시면…….”
손빈이 말했다. 당월아는 고개를 들었다.
∴
그저 평범한 야채 볶음을 들고 당월아는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한 손으로 면사를 살짝 들어 올리고는 조용히 입에 넣었다.
맛을 음미하듯 천천히 오물거리던 당월아는 한참 만에야 조용히 말했다.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손빈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남악노군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식사를 하는 거냐, 아니면 감상을 하는 거냐? 아니, 감상을 해도 그보단 빨리 하겠다. 이래서야 오늘 안으로 식사가 끝나긴 하냐?”
“음식을 가벼이 대해서는 안 돼요.”
당월아가 국이 든 그릇을 두 손으로 들어 올리며 조용히 말했다.
“생명을 위해서 생명을 희생하는 것은, 신성한 의식이죠.”
남악노군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 태워 먹은 주제에 신성은 개뿔…… 어쨌든 난 다 먹었다.”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남악노군이 말했다. 그러고는 손빈을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너도 그거 먹고 치우지 그러냐?”
“저는 괜찮습니다.”
손빈의 그릇에는 딱 한 번 먹을 정도만 남아 있었다. 당월아가 워낙 천천히 먹는 것을 보고 뒤늦게야 아차 싶었던 것이다.
‘이대로 나마저 식사를 끝내면…….’
당월아 혼자 식사를 하게 된다. 손님에게 큰 무례인 데다가 아가씨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그래서 손빈 역시 아직 식사를 끝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식사를 하는 건 당월아 혼자라는 결과는 비슷했지만.
“아, 그러고 보니 마침 좋은 차가 있습니다.”
손빈은 무료해하고 있는 남악노군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나서 차를 준비했다.
당월아는 여전히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식사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녀가 식사를 끝내려면 앞으로도 한참은 걸릴 것 같았다.
*
*
*
“아가씨께서 청원에 안착하셨습니다.”
“그래?”
당화련은 수하의 보고를 받으며 한숨을 쉬었다.
“특별한 점은 없었어? 혁련세가나 혹은 소은표국이…….”
“겉으로 보기에 특이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아니, 하지 마.”
고개를 저으며 당화련은 말했다.
“아무런 간섭도, 감시도, 접촉도 하지 마. 월아가 하고 싶은 대로, 그 아이 말대로 그냥 그렇게 혼자 놔둬. 이건 월아가 처음으로 내게 한 부탁이니까.”
수하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명을 받들었다.
“은검대는?”
“청원 부근 오성촌이라는 작은 마을에 대기하도록 했습니다. 만약의 경우 아가씨께서 계신 청원까지는 말을 타고 한달음에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은검대원들은 주민으로 위장하였고, 기존 마을 주민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분산시켰습니다.”
“은검대의 행동 지침은 지난 표행 때와 같아. 월아에게서 신호가 있기 전까지는 가까이 하지도, 함부로 움직이지도 마. 하지만 만일 월아가 신호를 보낸다면…….”
당월아를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표행 때와 지금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긴 하지만, 언제나 만의 하나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그때는 상대가 혁련세가든, 혹은 누구든 상관없어. 설사 청원을 전부 불사르는 한이 있더라도 월아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야. 알았어?”
당화련은 눈을 빛냈다.
“알겠습니다.”
수하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강남 무림에 대한 새로운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수하가 품에서 얇은 서찰을 꺼냈다. 당화련은 서찰을 받아들었다.
바스락.
서찰을 읽어 내려가던 당화련은 피식 웃었다.
“강남 용봉지회라, 예년보다 빠르네.”
“강남 무림의 정세가 혼란하니 이를 수습하겠다는 의미겠지요.”
“그래. 특히 남궁세가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는군. 예년에 비해 대대적으로 치를 모양이야. 반면에 혁련세가에서는 시큰둥한 입장이고.”
당화련은 즐거운 듯 말했다.
“그렇기도 하겠지. 남궁세가는 이번 표행 사건으로 인해 우리와 밀약을 맺은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 된 데다가, 혁련세가는 온통 적으로 둘러싸인 형국이 되었으니까. 크게 보면 사실은 그 반대인데 말이야. 후훗. 어쨌든 두 세가 모두 새로운 전환점을 필요로 하는 건 마찬가지지.”
“어떻게 할까요?”
“유성검이라는 아이가 실력이 제법 괜찮다지?”
유성검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당문의 젊은 신예들 중에서도 제법 주목받는 청년이었다. 젊다고 해도 사실 당화련과 그리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렇습니다만 강남 용봉지회에 나가기에는 아직…….”
“아, 괜찮아.”
당화련이 말했다.
“그 정도가 딱 좋아. 이번 강남 용봉지회에는.”
“알겠습니다. 준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수하는 고개를 숙이고는 곧 물러났다. 당화련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햇살을 받은 작은 꽃잎이 바람에 흔들린다.
“강남 용봉지회…….”
그건 그저 몇 년 전의 일에 불과했지만 마치 수십 년이라도 흐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사이 당화련에겐 너무나도 큰 변화가 있었으니까.
“왠지 그립네.”
찻잔을 들어 올리며 당화련은 조용히 말했다. 향긋한 차향이 그녀의 코끝을 스치고 흘러갔다.
*
*
*
달빛이 북강의 검은 물결에 반짝이며 부서졌다. 그 사이로 선검 백로가 푸른 달빛을 가르며 나지막이 울음을 흘린다.
웅.
“좋구나.”
작은 술잔을 들고 남악노군이 감탄하듯 말했다. 손빈의 백로가 그려 내는 궤적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마치 고아한 정취라도 즐기는 양 느긋하기만 했다.
“아주 좋아. 그렇지 아니하냐?”
면사를 쓴 소녀, 당월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군은 그녀가 자신의 말에 동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손빈에게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으니까.
“소은표국의 국주가 오늘 낮에 정신을 차렸다더군.”
혼잣말처럼 남악노군이 중얼거렸다. 당월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살짝 거칠었지만 아주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소름 끼칠 정도로 거북하게 느껴지던 예전과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를 구한 것도, 꼬마 녀석의 복통을 고쳐 준 것도 그래서냐?”
“그건 그냥 하고 싶었을 뿐이죠.”
“훗.”
남악노군은 웃었다. 허공에 물 흐르듯 궤적을 그려 내는 손빈을 보며 남악노군은 말했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건 따로 있을 텐데?”
“자신이 없어요.”
우웅.
백로가 흘리는 낮은 검명 속에, 당월아가 조용히 대답했다.
“저분의 내기는 마치 별빛과도 같아요. 그런데 제가, 비록 저분을 위한 것이라 해도, 그 내기에 함부로 손을 대도 되는 걸까요? 어쩌면 저는 정말 귀한 것을 망쳐 버리는 잘못을 범하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두려워요.”
“흘.”
남악노군이 헛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해 주지 않았다.
“그러는 노군께서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시는 것이죠? 저분께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노군께서 훨씬 많으실 텐데요?”
“나이가 들면 생각이 많아지지.”
벌컥.
노군은 술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주저하게 된다. 저놈을 내 마음대로 물들여도 되는지, 내가 걸었던 길로 오라고 해도 되는지 말이다. 어쩌면 저놈에겐 더 좋은 길이 있고 내가 상상치도 못했던 가능성이 있는데, 내가 그것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두려우신가요?”
“두려워? 설마.”
남악노군의 빛나는 눈동자가 손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는 기대한다. 저놈이 내가 가지 못한 길을 보여 줄 것을. 만일 저놈을 해하려 하거나 그 가능성을 꺾으려는 자가 있다면, 장담컨대 나는 전력을 다해 그놈을 박살 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저놈의 무도(武道)에 관한 것이라면…….”
남악노군은 웃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저놈을 지켜보는 것이 이제 내 유일한 즐거움이니까.”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손빈의 백로가 흘리는 낮은 검명만이 들려왔다. 말없이 술잔을 기울이던 남악노군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헌데 면사는 왜 아직 쓰고 있는 것이냐? 이젠 벗어도 아무 문제 없을 텐데?”
“자신이…… 없어요.”
자신이 없다는 당월아의 말은 진심이었다.
이제껏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은 모두가 경악했고, 그 후엔 눈을 일그러뜨리며 혀를 찼다. 면사로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도 그들은 그녀를 보면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도 당월아를 다시 보고 싶어 한 사람은 없었다. 오직 한 사람, 언니를 제외하고는.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당월아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차마 손빈 앞에서 면사를 걷을 용기는 나지 않았다.
만의 하나 한 조각의 실망이라도 그의 눈동자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자신은 두 번 다시 그 앞에 서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헐, 별게 다 자신 없군. 그럼 네가 자신 있는 게 대체 뭐냐?”
“무공.”
“무공이라.”
남악노군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독기공이라면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지.”
술잔을 들이킨 남악노군은 당월아를 보며 말했다.
“무림외사라고 들어봤냐?”
당월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얼마 전 언니가 은밀히 말해 준 것이다.
“그럼 이야기가 훨씬 쉽군.”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남악노군이 웃었다.
“미리 말해 두지만, 한번 발을 디디면 나가긴 쉽지 않을 것이다.”
*
*
*
“안녕하세요, 손 공자님.”
의외의 방문자에 손빈은 놀란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곧 자신의 결례를 깨닫고는 급히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가 예를 표했다.
“오랜만입니다, 적세화 소저.”
찾아온 사람은 바로 호연무관의 적세화였다. 손빈에게 소은표국의 표행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던 장본인이다.
손빈에게 정중하게 예를 표한 적세화는 손빈의 뒤를 흘깃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사이에…… 함께 계시는 분이 늘었네요?”
대나무 돗자리를 깐 토대 위에는 남악노군과 당월아가 앉아 있었다.
진작에 다 마셔 버린 남악노군 앞에는 빈 찻잔만 놓여 있었지만, 당월아는 두 손으로 찻잔을 감싸고 있었다.
“노군께선 여기 머물고 계시지만 월아 소저는 이웃 저택에 머물고 계신 분입니다.”
쓸데없는 오해를 막기 위해 손빈은 급히 두 사람을 소개 했다.
“반가워요. 저는 적세화예요.”
적세화는 두 사람에게 예를 표했다. 하지만 남악노군은 그저 눈살을 한번 찡그릴 뿐이고, 당월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끝이다.
예상외의 반응에 잠시 당황한 적세화에게 손빈이 얼른 말을 걸었다.
“그런데 소저께서 여기까지 어쩐 일로……”
“아, 네.”
적세화가 손빈을 보며 살짝 미소를 흘렸다.
“혹시 강남 용봉지회라고 아세요?”
“네?”
의아한 손빈의 표정에 적세화가 웃으며 말했다.
“표행을 도와주시면, 호연무관의 수련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기로 했죠? 이건, 그보다 훨씬 좋은 기회예요.”
적세화는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함께 가시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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