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izard’s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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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
Chapter.40 요리 대결
“그만, 그만! 똑같아, 똑같아. 싸우는 거 보면 너네는 확실하게 동일인물이야. 너도 루린이고, 저쪽도 확실히 루린!”
보다 못한 엘이 그렇게 외치자 두 루린이 동시에 손을 치켜들며 반박한다.
“내가 왜 이딴 거 하고…….”
“내가 왜 이딴 거 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히 똑같은 행동. 누가 봐도 동일인물이다. 표정도 똑같다.
이쪽 세계의 엘은 울고 싶어졌다. 여기서는 논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 루린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잠깐만, 둘 다 이쪽으로 와 봐. 싸울 게 아니고 대화를….”
하지만 말을 끝마칠 순 없었다. 진루린이 그 손을 파악 뿌리쳤기 때문이다.
“만지지마라! 너너너너는 엘이지만, 나의 엘이 아니다. 이 가짜 녀석의 엘이다! 내, 내내가 만지는 걸 허락한 건 엘이지만, 그건 나의 엘 뿐이니까!”
“뭐, 그건 그렇네.”
이쪽 엘도 저쪽 엘도 아무튼 엘은 엘. 엘은 미안하다며 팔을 치웠다.
“그, 그그렇다. 그렇지만 너, 너도 엘이니까 치, 친 건 미안한 것 같다.”
그리고 어쨌든 그 뿌리친 대상이 엘인지라 살짝 우물쭈물거리면서 뒷걸음질 쳤다.
“뭐 상관없어.”
“그래. 이건 내거니까! 치지 마라라아아아!”
엘은 그걸 본 다루린(다른 루린)이 발악하려는 걸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능숙하게 막은 후 웃어 보였다.
“우리 루린은 여기 앉아 있고, 너도….”
그러면서 엘은 다루린을 의자에 앉히고 진루린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너는 너의 엘과 나의 차이를 분간할 수 있겠어?”
묘한 웃음과 함께 엘이 진루린의 뺨을 붙잡았다. 거리가 매우 가깝다. 입과 입이 거의 닿을 정도로.
“으, 으으으?”
진루린의 눈동자가 동글동글 돌아간다. 자신의 엘이 아니지만 어쨌든 엘은 엘이다. 머리는 뿌리치라고 말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고 있었다.
“너, 너너너너….”
“그대에에에에!”
말을 더듬은 것은 진루린.
그대라고 부른 것은 당연히 다루린이다. 현재 진루린은 이쪽 엘은 너라고 지칭하고 있으니.
퍼어어억-!
강제로 앉혀졌던 다루린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엘의 배에 몸통박치기를 시전.
“아무리 나라도 그런 건 안된다아아아아!”
이번에는 다루린이 강한 질투심을 뿜어내면서 씩씩거렸다.
“그건 그렇지. 자, 그럼 장난은 여기까지.”
그런 다루린의 머리를 엘이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진루린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의 손으로 쓰윽쓰윽 만지면서 부럽다는 마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어쨌든 이 반응만 봐도 너는 루린이지. 어딜 봐도 루린이야.”
엘이 다시 그런 결론을 내리자 엘의 팔에 매달려 있던 다루린이 진루린을 향해서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 나냐?”
“나는 루린이다.”
“그러니까 너가 나 아니냐!”
“그런가?”
“그렇지!”
“그럼 나의 그대는 어디 갔냐. 왜 너의 엘만 있냐! 외톨이는 싫다….”
“그건, 이해한다. 어쩌다 그랬냐. 바보.”
“으으으으.”
그런 두 루린을 향해서 엘이 다시 손짓했다. 의자에 앉으라는 손짓이다.
“그러니까 둘 다 여기 앉으라고요. 루린, 너부터 이리와.”
엘이 먼저 다루린에게 시선을 보내자, 다루린이 얌전히 걸어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루린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진루린은 오히려 한 발자국 더 뒤로 물러났다. 아까 그 행동에 대해서 추궁하듯 볼을 잔뜩 부풀리고 있었다.
“니, 니니 말은 안 듣는다. 엘처럼 굴지 마라!”
“난 엘인데?”
“으으으으. 그, 그… 그건 그렇지만….”
“돌아갈 방법을 강구하자는 거니 웃기는 짓 하지 말고 이리 앉으시죠.”
루린이 아무 말 없이 엘을 봤다. 그리고 다루린을 쳐다봤다. 그러자 다루린이 뭐하냐 지금, 이라는 시선으로 화답한다.
“돌아가야 하니 알겠다. 하지만 너! 아까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마라, 나나나나,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지니까!”
진루린이 훠이훠이 떨어지라는 손짓을 하면서 반대쪽 의자에 타다닥 앉았다.
자신의 엘은 없다.
진루린은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은 말에 따랐다. 어쨌든 이 엘도 엘이니까 방법을 알려줄 거라는 알 수 없는 신뢰를 보내면서.
엘로서도 이 루린 역시 어쨌든 루린이기에 불행하게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돌아가게 해준다는 것이 기본 방침. 그 어떤 평행세계라고 할지라도 그 존재가 루린인 이상 행복해야 하니까.
“일단 차원이라는 것에서부터 이야기하자.”
엘이 말하자 두 루린이 동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진루린의 눈빛이 다루린보다 간절했고, 더 진중한 상태.
“다른 차원은 분명히 존재해. 실제로 내가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온 건 알고 있지?”
“그렇다. 이상한 세계였다.”
다루린이 고개를 끄덕였고, 진루린이 엘과 다루린을 번갈아 본 후에 물었다.
“너네도 갔다 왔냐? 그 이상한 몬스터가 굴러다니는 곳?”
“자동차는 몬스터가 아니라니까.”
엘이 지적했으나 진루린과 다루린은 서로를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시작한다.
“뭐야. 너도 갔다 왔냐?”
다루린이 진루린의 말에 대답했다. 진루린이 고개를 끄덕인다.
“거, 거거거기서 엘이 이마에 뽀, 뽀뽀 했었다… 어, 어떻게 잊냐! 바보냐!”
진루린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살짝 귀가 빨개졌다. 인형 뽑기에서 이겨서 하루 종일 꼬옥을 획득했고, 그 대신에 엘이 이마에 뽀뽀해줬던 기억이 눈앞에서 선명하게 살아났으니.
하지만 다루린은 진루린의 말에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뭐어? 그게 무슨 소리냐. 나는 그런 거 안 해 줬다! 그, 그게 정말이냐? 어, 어땠는데?”
그러자 진루린이 다루린의 귀에 속삭였다. 뭔가 이겼다는 얼굴이다.
“그, 그런거냐아… 뭐, 하지만 나는 더 대단한 걸 얻었다! 너도 해봤냐?”
다루린이 한국에서 있었던 다른 일에 대해서 진루린의 귀에 속삭였다.
그러자 진루린이 그게 뭐냐! 라는 얼굴로 엘을 노려봤다. 그리곤 다시 부럽게 다루린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뭐, 뭐냐! 너, 그렇게 빨리, 뽀, 뽀… 우으으으.”
뭔가 졌다는 얼굴로 몸을 부들부들 떠는 진루린. 마치 승부에서 진 꼬리 내린 강아지 같은 얼굴이었다.
“그만하시죠, 드래곤님들?”
가만뒀다가는 난리가 날 것 같아서 결국 엘은 두 루린의 관자놀이를 번갈아 꾹꾹 눌러야 했다.
끄아아악-!
끄아아악-!
동시에 울리는 비명. 엘의 타박은 계속 이어진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니까, 무슨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만 하고 있어?”
“이런 것도 중요하다!”
“그건 이 녀석의 말이 맞다!”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루린.
“그리고 이거 아프다! 게다가 너너너너! 이건 우리 엘만 할 수 있다! 다른 녀석이 내 몸에 손대면 즉사다 즉사! 아무리 너가 엘이라도… 아니, 그러니까 엘이니까 일단 한 번 더 봐주지만….”
“알겠으니까, 둘 다 조용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돌아갈 생각이 있으면 제발 집중해. 알겠어?”
“알겠다. 그렇다면….”
그렇게 말하고 입을 꼭 다무는 진루린. 그러자 옆에서 다루린이 혓바닥을 삐죽 내밀었다가 엘의 강한 시선을 받고 진루린과 같은 포즈로 입을 다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진루린이 슬쩍 다루린에게 속삭였다.
“…여기 엘도 잔소리가 많은 것 같은데.”
“그쪽의 엘도 그러냐?”
“으음, 그렇다. 그건 조금 줄였으면….”
“으으으악!”
진루린이 깜짝 놀란 얼굴로 비명을 질렀고, 다루린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엘이 다시 관자놀이에 손을 대는 손짓을 했으니까. 두 루린은 옷이 다르다. 그리고 액세서리도 다르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구분은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떠들면 루린이 증식한 것 같아서 정신이 나갈 지경이라 엘은 골치 아픈 표정으로 흠흠, 거리면서 말을 시작했다.
“아무튼,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고, 그러니 내 생각에 이쪽 루린은 다른 차원, 그것도 단순히 다른 차원이 아니고 이쪽과 같으면서 다른 평행세계에서 온 것 같아.”
“차원이라. 그런 거냐? 그럼 그때 그대의! 아, 아니지, 그러니까 너, 너의! 너의 세계로 이동했던 그 소환마법이면 이 몸은 돌아갈 수 있냐?”
루린이 유레카를 외치는 표정으로 반짝반짝 광선을 쏘아댔다. 그 반짝거리는 눈빛 때문에 잠시 말이 막힌 엘이었으나 곧 루린의 주장을 일축했다. 반짝거리든 폭발하든, 어쨌든 사실을 알려줘야 하니까.
“아무래도 그건 어려워. 소환마법 자체가 이쪽 세계와 지구라는 다른 차원의 세상하고만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로는 못갈 거야. 네가 온 곳은 전혀 다른 평행세계니까.”
“뭐가 그렇게 어렵냐아? 하지만 난 가야 한다! 너는 나의 엘이 아니니까 나의 엘이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 거다….”
진루린이 불안한 얼굴로 외쳤다. 이쪽의 엘도 엘은 엘이다. 그런 엘이 방법이 없다고 하면 매우 곤란한 게 사실.
“괜찮아. 방법은 있을 거야.”
하지만 엘은 다행히 희망을 입에 담았다. 그렇기에 진루린은 불안이 조금 씻긴 얼굴로 되물었다.
“그게 정말이냐?”
“그렇고말고.”
“그렇다. 돌려보내 줄 거다. 이 몸은 그렇게 어깨를 축 늘어뜨리지 않는다! 너가 이 몸이라면 정신 차려라!”
보기가 짜증났는지, 다른 루린조차 진루린을 다독였다. 진루린은 거기에 반응하지 않고 다시 엘을 보았다.
그 방법이라는 것을 어서 말하라는 눈빛으로.
“실마리만 있으면 방법은 금방 찾을 수 있어. 그러니까 네가 여기까지 오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말 해볼래?”
“으음, 그런 거는 쉽다.”
진루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눈을 감는다. 생각하는 표정을 잠시 하더니 곧 입을 열기 시작했다.
“으음, 그러니까 엘이 시켜서 심부름을 갔다. 어쩔 수 없이 심부름은 했다. 그런데 걸어서 돌아가자니 짜증이 나는 거다. 그래서, 텔레포트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텔레포트? 그쪽 엘은 도시에서 텔레포트 쓰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엘이 인상 쓰며 질문하자, 뭐가 찔리는지 다루린이 볼을 긁적이면서 먼 산을 응시한다. 그리고 진루린도 찔끔찔끔 거렸으나, 무슨 배짱인지 당당하게 소리쳤다.
“그, 그그그그렇다! 우리 엘은 그런 말 안한다! 차, 차참견하지 마라 너, 너느으은!”
“어쭈.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찔리는 게 많은 진루린이 급하게 화제를 전환했다. 자신의 엘도 아닌데 혼나는 건 싫다는 본능이 마구 꿈틀거린다.
“어쨌든 바로 그 텔레포트가 문제다. 텔레포트를 썼더니 여기에 와버렸단 말이다!”
“아하! 그렇게 된 거였어?”
엘이 턱을 매만졌다. 고민에 들어갈 때 나오는 버릇이다. 루린은 엘이 턱을 매만지는 모습을 좋아했다.
뭔가 지적이어서 마음에 드는 엘의 표정 중 하나니까.
“그그그, 그렇다아….”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엘을 몰래몰래 쳐다봤다. 옆에서 다루린이 대놓고 엘을 바라보고 있다. 이쪽의 루린도 취향은 같아 보였다. 동일인물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럼 원인은 텔레포트인게 확실하네. 하지만 텔레포트를 쓰다가 왜 다른 차원으로 빠져든 건지는….”
“모른다. 그런 거… 이런 적 없었는데.”
“으음, 혹시 텔레포트 할 때 뭔가 다른 점은 없었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한 거라든지. 평소 텔레포트 할때랑 다른 행동을 한 게 분명히 있을 거야. 그걸 생각해내야 해, 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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