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ility Succession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50
이능 계승잔데 특성이 있다 250화
마물들의 세상을 돌파한 은성, 그의 광활한 의식이 드디어 악마들의 도시를 포착했다.
심상 도서관에서 입수한 정보는 거짓이 아니었다.
놈들의 도시는 하나의 대륙만큼 컸다.
그리고 그 도시는 지상이 아닌 하늘에 떠 있었다.
대륙 크기의 도시는 강력한 보호막을 두르고 있었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악마계를 뒤흔드는 강력한 격의 출현과 마물계의 일대 혼란은 이들도 알고 있었기에 거대 도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공격!’
그 한마디에 히포그리프 기수와 궁병, 그리고 마법사들이 일제히 도시를 향해 자신이 가진 역량을 모조리 쏟아부었다.
악마들의 도시에서도 각종 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두 힘이 격돌하자 그 힘의 여파로 세상은 강풍을 만난 유리창처럼 흔들렸다.
충격파에 지표면은 쩌적 갈라지고, 크고 작은 파편들이 하늘로 솟구쳤으며, 겁을 집어먹은 하늘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는 듯 천둥과 번개를 일제히 방출했다.
세상은 빛과 굉음에 삼켜져 피울음을 토하고 있었다.
아군의 화망이 적의 화망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끝없이 쏟아지는 적의 화망!
방패병들이 나서 이를 막아섰지만 속속 파괴당하며 그 수가 빠르게 줄어 있었다.
‘의식이 뚫지 못하는 벽이라니.’
은성은 거듭 도시를 감싼 보호막을 뚫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가로막혔다.
의식이 이런 식으로 막힐 수 있다는 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은성은 적의 화망을 피해 기사들을 보호막 바로 앞에 소환했다.
적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 되어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이 변화를 적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보호막 가까이 소환된 2,400기의 기사들은 일제히 오러 블레이드를 극한까지 생성하여 보호막을 향해 돌진했다.
쾅쾅쾅쾅-!
일점돌파!
그 위력이 서서히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 타이밍을 은성은 놓치지 않았다.
기사들이 맹공을 집중 되어 약해진 보호막 안쪽으로 의식을 밀어 넣었다.
저지력이 상당했지만 한 줄기 의식을 그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었다.
아지랑이처럼 약한 줄기였지만 일단 의식이 진입한 순간 전장은 보호막 바깥에서 보호막 안쪽 도시로 바뀌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수만의 인형 병들이 거대 악마 도시의 상공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하지 못한 이 상황에 악마들은 크게 당황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당황한, 아니 극도의 분노를 느끼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이 도시의 주인이자, 멸망의 주계약자인 악마 왕 루시퍼였다.
100만년이란 길고 긴 시간 멸망의 주계약자로서 카르마를 쌓은 루시퍼는 그간 자신을 가로막고 있던 격의 상승을 위한 마지막 관문만 남겨 두고 있었다.
이 관문만 통과하면 바로 격이 상승한다.
악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방해한다? 루시퍼는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가 자신의 경지 돌파를 방해하는 자의 육신은 물론 그 영혼까지 갈가리 찢어발기고 싶었다.
하나 3일을 남겨두고 100만 년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없었기에 분출하는 분노를 억누르며 이를 갈아붙이며 수천수만 세계에서 집어삼킨 영혼들을 녹이는 데 박차를 가하였다.
* * *
악마 왕 루시퍼의 분노는 도시의 모든 악마들을 뒤흔들었다.
도시 곳곳에 궁전을 짓고 살던 악마 대공들 역시 제 군주의 분노를 느끼곤 무거운 엉덩이를 자리에서 뗐다.
그렇게 도시 외곽의 전장으로 날아온 67명의 악마 대공들은 하나같이 흠칫했다.
“그 인간이다!”
“그놈이 어떻게 여길!”
“마, 말도 안 돼!”
은성은 이미 악마, 그중 대공들 사이에선 요주의 인물 1순위였다.
멸망의 편에 서서 지금껏 수많은 세계를 박살냈지만 그중 악마 대공급 인사가 소멸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 명도 아닌 무려 다섯이나 되는 악마 대공이 소멸당하고 말았다.
바로, 저 인간에 의해.
악마 대공 서열 1위에 당당히 앉아 있던 그 대단한 레비아탄마저도 결국 저자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하물며 그보다 약한 자신들이 막아선다?
그건 죽기를 자초하는 꼴이다.
악마 대공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망설였다.
바로 그때 악마 왕 루시퍼의 경고가 그들을 겨누고 날아왔다.
이에 뜨끔한 대공들은 힘을 모아 은성을 상대하기로 협의하곤 전장에 뛰어들었다.
인형 병들에 의해 일방적인 학살이 자행되고 있던 전장, 막강한 인형 병들 앞에 속속 죽어가던 악마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하고 도주하기 급급했다.
그 상황에서 67명의 대공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악마들의 사기는 금세 충천했다.
“대공님들이다!”
“우와아아아-!”
악마 대공들의 등장에 모든 악마들이 열광했다.
그러나 그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가슴이 뜨거워진 인물은 다름 아닌 은성이었다.
특성 최종 강화 +13의 요구 조건인 50인 이상의 악마 대공을 죽일 기회가 바로 코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악마 왕의 저력을 모르는 은성 입장에선 악마 대공들이 출현이야말로 기연이 제 발로 찾아온 모양새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러니 어찌 흥분하지 않으랴.
수억에 달하는 악마들과의 전투에서 인형 병의 절반이 당하였지만 병력의 수가 일정 이상 떨어질 때마다 즉시 회복을 시전하여 즉시 전장에 투입했기에 악마 대공들이 나타난 지금은 온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은성은 전장 곳곳에 흩어진 인형 병들을 바로 귀환시켰다.
텅 빈 대기소가 그들로 인해 가득 찼다.
대기소는 다시 텅 비었다.
모든 인형 병들이 악마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움직인 67명의 악마 대공 주변에 모조리 소환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껏 인형 병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악마 군단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반면 악마 대공들은 눈앞이 캄캄했다.
2,400기의 마법사들이 일제히 마법을 시전하여 악마 대공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그 육신에 족쇄를 채웠다.
악마 대공들이라고 가만있지 않았다.
악마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을 옭아매려는 족쇄에 맞섰다.
그 틈을 타 기사들이 오러 블레이드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악마 대공들을 향해 내달렸다.
이 싸움에 방해 요소가 있으면 안 되기에 나머지 인형 병들은 전장 주변을 철통같이 에워싸고서 악마들을 저지했다.
마법사와 기사들이 협력하여 몰아붙이자 67명의 악마 대공들도 점점 힘이 빠졌다.
“크악!”
67명의 악마 대공 중 하나의 목이 잘렸다.
3개의 얼굴과 4개의 팔을 가진 오리아스였다.
오리아스를 시작으로 다곤, 베헤모스가 쓰러지기 시작했다.
죽음이 한 번 임하자 악마 대공들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은성은 이리저리 공간 이동하며 악마 대공들을 확인하면서 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그리고 악마 대공들에게서 단말마의 비명이 50번째 들리는 순간.
번뜩.
은성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특성 최종 강화 +13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강화와 동시에 은성의 격은 삽시간에 100배로 증가했으며, 인형 병들은 기존 6만에서 그 10배인 60만으로 폭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형 병들의 스탯 역시 기존의 2, 3배가량 증가하여 기사들의 경우 올 스탯 5,000이 되어 있었다.
남은 17명의 대공들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 기사의 일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 목이 나가떨어졌다.
동시에.
악마 왕 아래 등급인 대공들이 삽시간에 정리되자 이를 본 악마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은성은 대기소에서 탄생한 남은 병력을 모두 소환했다.
60만 대군이 그 위용을 드러내자 악마의 도시는 그 격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기울어졌다.
놀란 악마들은 메뚜기처럼 사방으로 달아났다.
은성은 이에 눈길도 주지 않고 악마 왕 루시퍼가 있는 왕궁을 향해 단숨에 공간 이동했다.
* * *
악마 왕 루시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00만 년의 공이 물거품이 된 루시퍼의 광기와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거대한 악마력을 줄기줄기 발산하며 스스로 왕궁을 부수고 몸을 일으킨 악마왕 루시퍼.
루시퍼의 신장은 5킬로미터에 육박했으며, 머리는 89개에 팔과 다리는 각각 1,200개를 가진 무시무시한 괴물이었다.
“죽여 버린다! 너의 육신과 영혼을 갈가리 찢어 죽인 뒤 네 놈과 조금의 연이라도 있는 것들을 찾아내 너와 똑같이 만들 것이다!”
거대한 루시퍼의 등짝으로 수천 개의 검은 날개가 펼쳐졌다.
그 날개가 움직이자 태산도 공깃돌처럼 날려 버릴 수 있는 광풍이 몰아쳤다.
이에 도시의 모든 건물이 붕괴하여 날아가고, 악마들은 분쇄됐다.
적아를 구분하지 않는 루시퍼의 가공할 광기는 178개의 핏발 가득한 그 눈에서도 쏟아졌다.
그 눈과 마주친 혹은 포착된 것들은 죄다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루시퍼의 주변은 온통 파괴와 죽음, 그리고 파멸의 검은 불꽃으로 가득했다.
그 모든 힘들이 하나로 집결하여 불길한 광점이 되어 섬전 같은 속도로 은성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광점이 지난 곳은 모든 것이 사라졌다.
거대한 도시가 쩍 갈라지고, 갈라진 그 틈은 블랙홀처럼 지상의 모든 걸 게걸스럽게 흡수했다.
이를 본 은성은 식은땀이 났다.
루시퍼의 가공함이 예상을 아득히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여기 오기 전 폭발적인 격의 상승이 없었다면 놈을 본 순간 내 영혼은 갈가리 찢겨나갔을 거야!’
한동안 잊고 있었던, 죽을지도 모른다는 감정이 거세게 치밀었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인형 병들 역시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77,400기의 방패병들이 일제히 날아가 거대한 철의 방벽을 형성했다.
파괴의 광점과 그 벽이 충돌했다.
방패병 전원이 산화했다.
107,400기의 검방병들이 나섰다.
그들 역시 광점과 충돌한 순간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60,000기의 히포그리프 기수들이 거창 궁니르를 투척하며 앞으로 진격했다.
꽈아아아앙-!
거창과 충돌한 파괴의 광점이 그제야 주춤했다.
주춤했으나 그 속도는 여전히 빨라 기수들이 궁니르를 생성하기 전에 그 육신을 갈가리 찢었다.
이에 24,000기의 마법사들이 방어 마법을 시전하여 파괴의 광점에 맞섰다.
수천, 수만 겹의 방어막이 퍽퍽 깨지며 마지막 방어막까지 부수고 들어왔다.
그동안 파괴의 광점은 매우 약화되어 있었다.
그때, 용마가 입을 쩍 벌리고 브레스를 분출했다.
광점 대 브레스!
두 힘이 충돌하며 거대한 원형 고리가 만들어졌다.
고리는 무한정으로 커져 악마의 도시를 소멸시켰다.
모든 것이 소멸되고 남은 건 광기에 물든 루시퍼와 은성, 그리고 그의 인형 병들뿐이었다.
이젠 은성이 반격할 차례다.
극도의 분노로 모든 힘을 분출한 루시퍼, 놈에겐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은성에겐 그런 것이 필요 없었다.
즉시 회복!
대기소에서 회복을 기다리던 모든 인형 병들이 시간을 거스른 것처럼 감쪽같이 회복하여 군주의 부름을 기다렸다.
은성은 그 모든 인형 병들을 악마 왕 루시퍼 주변으로 소환하였다.
60만 대군이 온 힘을 다해 루시퍼를 공격했다.
철옹성 같던 루시퍼도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인형 병들도 속속 완파 당하였다.
60만…… 40만…… 20만…… 10만…… 일백.
‘즉시 회복! 소환!’
특성 +13강이 되면서 즉시 회복은 1일 36회로 증가했다.
즉시 회복은 고작 4번 사용했다.
아직 32번이 남은 상태.
루시퍼의 몸통에서 팔과 다리가 속속 떨어져 나갔다.
머리 역시 하나둘 사라지고, 불길한 날개 역시 잘려 나가며 당당한 위엄을 자랑하던 그 육신은 초라하게 변하였다.
“저, 저주하리라! 모든 인간을…… 저주한다!”
그렇게 모든 머리가 잘리고 단 하나의 머리가 악의에 찬 저주를 남기고 그 몸통에서 떨어졌다.
-멸망의 주계약자 루시퍼가 소멸하였습니다.
-멸망의 눈이 지구에서 멀어집니다.
-찬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격이 눈부신 속도로 상승합니다.
-인형 병들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졌습니다.
-특성 인형의 군주의 등급이 EX에서 G등급으로 상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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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그것은 승리의 축포였다.
하지만 은성의 눈엔 그 어느 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집으로.’
* * *
은성이 악마 왕 루시퍼를 제거하고 지구로 귀환한 지도 어느덧 100년의 세월이 흘렀다.
허무의 세계인 방랑계의 일원으로서 종족의 명맥을 이어가던 아그나스족은 지구의 주민이 되었다.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숲, 그리고 에메랄드 빛 강과 바다를 자손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그나스족은 은성이 하사한 호주 대륙에서 자신들만의 왕국을 세웠다.
반면 일본은 국가를 해산하고 한풍국에 들어갔다.
그래서 이 지구엔 인류의 왕국과 아그나스족 왕국 단둘만이 존재했다.
멸망이란 암울한 시간을 거치며 한때 80억을 넘겼던 인구는 빠르게 줄어들어 한때 2억이 채 안 됐지만, 그때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은 어느덧 30억에 육박했다.
멸망의 손길이 사라진 순간 과학문명은 다시 인간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형태는 이전과 판이했다.
아그나스족의 기술과 마법이라는 힘이 융합하면서 새로운 기술문명이 탄생했다.
그 문명은 자연과 상생하면서도 인류의 삶을 이전보다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지구의 격이 상승하면서 사람들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 평균 수명이 200살로 늘어났다.
덕분에 은성은 단 한 명의 가족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은 전보다 더 늘었다.
큰형 내외와 누나 내외가 낳은 아홉 명의 조카들이 다시 시집 장가를 가면서 자식을 낳다 보니 명절이면 백 명에 가까운 가족들이 은성의 궁전에 모여 명절이면 항상 시끌벅적했다.
은성도 결혼했다.
50년 전인 여든 살쯤.
그의 배우자는 두 명이었다.
아그나스왕국의 여왕 슈리티아, 그의 열렬한 추종자인 카오루가 당당히 그의 아내가 된 것이다.
그들 사이에 아이는 없었다.
은성의 격이 너무 높아진 탓에 두 여인 모두 그의 자식을 잉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식이 없는 걸 빼면 은성의 인생은 나쁘지 않았다.
모든 게 편안한 나날이었다.
이 메시지를 보기 전까지.
-멸망이 주시한 732,423,246차원의 관리자에게서 구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이 요청에 응하시겠습니까?
이 메시지는 은성의 격이 신급 반열에 거의 이르렀기에 받을 수 있는 특수한 퀘스트였다.
악마 왕을 처치한 이후 특성을 올릴 수 있는 곳이 없었던 은성에게 있어 이것은 진정한 신이 되기 위한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반갑네.’
은성은 이 제안을 잠시의 고민도 없이 바로 수락하였다.
멸망에 맞서 다른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첫발을 그렇게 내디뎠다.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