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Dweller RAW novel - Chapter (232)
233화 [Episode 49] 구조대 (3)
전사 직업 획득.
30레벨 이상.
검 숙련도 50 이상.
검사 전직에 도전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었다.
‘그리고.’
검 전문가의 인정.
일대일 대련을 통해 인정을 받아야만 전직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김명환이 검 전문가로 전직하면서 오픈된 거구나.’
검사로 전직하면서 획득하게 되는 효과는 1차 직업인 ‘전사’의 완벽한 상위 호환 버전이었다.
전사 직업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근접 공격에 대한 버프와 일시적으로 신체 능력을 상승시키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이었다.
일단, 그것들의 수치부터 2배로 뛰었다.
그리고 신체 강화와 더불어 액티브 스킬이 하나 더 추가된다.
‘검기가 사용 가능해진다.’
검기의 효과는 직관적이었다.
절삭력의 증가와 내구도 증가.
단순한 효과였지만, 이 두 가지 효과만으로 앞으로의 전투 양상이 달라질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김명환의 전투만 봐도 그랬다.
고레벨 몬스터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그가 사용하는 검은 너무 자주 망가졌다.
상대하는 몬스터의 몸이 워낙 단단한 것도 있지만, 검 자체가 김명환의 힘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상 검의 성능 때문에 김명환은 자신의 힘을 절반도 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검기를 사용하면서 그의 힘을 온전히 쏟을 수 있게 된다면?
지금처럼 인벤토리에 대검을 여러 개 쌓아 놓을 필요가 없었다.
‘김명환 전용 검을 하나 만들어 주긴 해야겠네. 상점 오픈.’
2차 전직에 대해 이야기도 해야 했으니,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가 현재 사용하는 대검은 내구도 강화 인챈트가 걸린 제품으로 당당하게 상점 슬롯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물건이었다.
덩치가 큰 몬스터 전용으로 만들어 둔 보급형 대검으로 검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좋은 제품이었다.
‘구입.’
김명환이 쓰는 대검을 구입하여 다이렉트로 10강까지 만들었다.
그렇게 비싸지 않은 제품이어서 그런지 돈도 많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첫 번째 시도에 물건이 탄생했다.
[강철 대검] +10▶내구성 +4 증가
▶스킬 [자동 수복] 획득
▶절삭력 40% 상승
▶스킬 [블레이드] 획득
내구도 강화가 인챈트되어 있는 탓인지 강화 효과가 내구성으로 집중된 느낌이었다.
‘이 정도면 오래 쓰겠네.’
이거 하나에 대건 100개 정도 구입할 수 있을 만한 자금이 들어갔지만,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었다.
이제 몇 번 쓰고 버릴 필요는 없을 테니까.
‘좋아하겠네.’
디자인은 그대로였지만, 직접 써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뿌듯한 미소와 함께 김명환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 * *
[김명환 씨.]김명환은 그대로 굳었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현 님이다.’
최상위 사냥 팀에서 활동하던 그는 종종 김재현의 텔레파시를 듣곤 했다.
그러나 보통은 사냥 팀 전체를 대상으로 한 텔레파시였지, 지금처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개인 텔레파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때문이었다.
“재, 재현 님이십니까?”
살짝 말을 더듬어 버린 것은.
[맞습니다. 김재현입니다. 잠시 시간 괜찮으실까요?]그 말을 듣는 순간 대충 머리에 그림이 그려졌다.
‘방금 그 빛.’
온몸을 휘감는 신비한 빛.
누나에게 직접 들어서 알고 있었다.
‘선택받았다는 증거……!’
가신이 될 때 이런 신비한 빛이 자신의 몸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 빛이 자신의 몸에 흡수된 직후 몸에서 신비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던 참이었다.
‘그렇다면 이건 분명……!’
김재현이 자신을 부르는 이유는 명확했다.
“예! 당연히 됩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그 직후.
지이잉―
김명환의 앞에 이동 포털이 열렸다.
그리고 포털의 건너편에.
“반갑습니다, 김재현이라고 합니다.”
김재현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들어오시죠.”
김명환은 홀린 듯 포털 안으로 들어갔다.
포털 안쪽은 익숙한 장소였다.
바깥 풍경을 보니 이미 몬스터 퇴치를 완료한 작전 구역의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이곳은 오사카성의 천수각이었다.
그렇다는 말은.
“직접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김재현이 고개를 끄덕여이며 대답했다.
“네. 명환 씨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김명환은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상태창을 한번 봐 주시겠어요?”
“상태창 말씀이십니까?”
“네.”
그의 말에 따라 상태창을 활성화시키니 이상한 것이 하나 보였다.
“검 전문가……?”
직업란에 전사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 있는 것이다.
“명환 씨 덕분에 새로운 직업이 열렸습니다. 검사라는 직업인데, 전사의 2차 전직 형태입니다.”
“검 전문가가 아니라 검사입니까?”
“네. 검 전문가 직업을 획득한 것은 명환 씨 혼자입니다. 2차 전직인 검사의 경우 검 전문가와 일대일로 대련하여 인정을 받아야만 해요.”
“그럼, 저에게 부탁하실 일이라는 게…….”
“맞습니다. 앞으로 검사 전직을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살짝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자신에게도 가신이 될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다.’
우선, 김재현의 눈에 들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지금처럼 정진하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찾아오겠지.’
생각을 갈무리한 김명환이 대답했다.
“맡겨만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걱정하지는 마세요. 지금은 바쁘시다는 거 충분히 알고 있으니, 검사 전직 건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부탁드릴 겁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때 허공에서 익숙한 대검 한 자루가 생겨났다.
대형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가장 많이 애용하게 된 대검이었다.
하지만 디자인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물건이었다.
“이건 선물입니다. 제가 특별히 신경을 쓴 물건이라 평소처럼 금방 버리게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김재현은 정말 별것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대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 김명환의 마음을 뒤흔든 것은 김재현의 단어 선택이었다.
“……평소처럼이라 말씀하셨습니까?”
“네. 평소에 대검이 자주 망가지셔서 인벤토리에도 같은 물건을 쌓아 놓고 계시잖아요? 언제 한번 선물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이제야 드리게 됐네요.”
김재현은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이어 말했다.
“주 무기를 총에서 검으로 바꾸신 것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레벨 업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것도 그 때문이고요.”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그 말이 김명환의 가슴에 와닿았다.
‘나는 지금까지… 누나 덕분에 기회를 얻은 거라 생각했었는데…….’
급격한 레벨 업의 기회.
순전히 자신이 김가영의 동생이기 때문에 얻은 혜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었다니.
감격스러운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그 순간 김명환의 몸이 밝게 빛났다.
* * *
[시민 김명환의 충성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시민 김명환이 가신으로 등록됩니다.] [가신 보유 한계치가 늘어납니다.]‘빙고.’
은근하게 생색을 내는 작전이 성공했다.
충성도를 올리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작업이긴 했지만, 필요한 작업이었다.
‘덕분에 보유 한계치가 두 개 늘어났다.’
가신으로 등록되며 하나, 추가로 보유 한계치가 늘어나며 하나.
김명환도 손해 보는 건 없었다.
당장 가신 버프를 받게 되면서 스펙이 뻥튀기되는 데다가 앞으로는 그에게 강화를 사용할 수도 있었으니까.
‘검은 기운…….’
요즘은 배척하기보다는 좀 더 주도적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었다.
포식을 사용해 자가 포식을 틈틈이 하고 있기도 했고.
‘큰 소용은 없는 것 같지만.’
심상 세계에서 미래의 나를 봤을 때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었다.
포식하기 전이나 하고 난 이후에나 충실한 부하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어찌 됐든 검은 기운 자체도 내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됐으니, 사용하는 데 꺼릴 것이 없었다.
정체를 알기 전에는 막연하게 두려웠지만, 이제는 그 힘의 근원까지도 알고 있었으니까.
‘미래를 위해서라도 전체적인 전력 증가가 필요해.’
아무리 생각해도 나 혼자서 다가올 재앙에 맞선다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식상한 결론이지만,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었다.
‘미래의 나는 다른 사람들을 모두 집어삼키고 혼자서 상대하는 길을 선택했지만, 나는 다르다.’
정반대였다.
모두와 함께 성장하여 다 같이 대응하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그리고 있는 미래였다.
그때 김명환이 입을 열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잠시만요.”
어찌됐든 그도 가신이 됐으니, 정식으로 영입 제안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했다.
“혹시 가신이 되실 생각은 없나요?”
순간 김명환이 벙찐 표정이 되어 되물었다.
“저, 정말입니까?”
“물론이죠.”
그 순간.
[시민 김명환의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시민 김명환의 신뢰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검기’를 획득합니다.]“하겠습니다! 무조건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민 김명환이 한계돌파를 시도합니다.]생각지도 못한 메시지였다.
“흔쾌히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으로는 가신이 되면 얻게 되는 특혜와 짊어져야만 하는 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한계돌파 메시지에 고정되어 있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직후.
[시민 김명환이 한계돌파에 성공했습니다.] [시민 김명환의 최대 레벨이 증가합니다.] [시민 김명환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별의 힘이 증가합니다.]결국, 한계돌파에 성공해 버렸다.
‘……이렇게 쉽게도 되는 거였어?’
앞서 한계돌파를 했던 이준혁과 김다빈의 케이스가 워낙 거창했기에 이렇게 쉽게도 가능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계돌파의 조건에 대해서 조금 알 것도 같네.’
세 사람의 공통점은 한눈에 보였다.
‘충성도 100, 신뢰도 100.’
무엇보다 김명환의 경우 신뢰도가 100이 되면서 한계돌파를 하게 됐으니까.
‘아마도 조건은 가신이 되는 것 보다는 이 두 가지 수치가 100이 되는 것이 먼저다.’
물론, 충성도가 100이 되는 순간 자연스레 가신 등록이 되니, 가신이 되어야만 한계돌파가 가능하다는 것도 맞는 말일 것이다.
‘충성도와 신뢰도가 100인 가신들에게 좀 더 집중해야겠네.’
한계돌파의 중요성은 태평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준혁의 전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 * *
존 A 케네디.
항공 모함이자 동시에 전초기지인 그것은 지금 태평양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배를 운용하는 것은 그곳에 탑승하고 있던 미군들이었고, 전초기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준혁’이었다.
그가 선택된 것은 바다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갑판 위의 선원들은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괴, 괴물…….”
실제로 바다에 여러 가지 괴물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그들의 저 표현은 그런 괴물들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콰아아아앙!
단신으로 적을 제압한 이준혁을 향한 것이었다.
지금도 바다 위에 고고하게 서 있는 그의 주위로 처참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항공 모함 1척.
순양함 3척
이지스 구축함 10척.
잠수함 17척.
그 외 해군 함정 57척의 병력.
이준혁이 혼자서 몰살시킨 전력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