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Dweller RAW novel - Chapter (25)
내가 실시간으로 화살을 공급하기 시작하자, 김가영은 쉴 틈 없이 화살을 쏘아댔다.
이제는 최적의 순간, 꼭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마구잡이로 쏘아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은 모두 절대자의 눈 스킬이 레벨업하며 새롭게 생겨난 기능 덕분이었다.
〔다중작업〕
절대자의 눈으로 관찰하고 있는 영역에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상점을 통해 실시간으로 화살을 공급할 수 있게 되니 김가영의 영향력이 곱절은 커졌다.
[오크(Lv. 19)를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집구석 절대자의 지갑에 2,100,338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오크(Lv. 19)를 사냥하셨습니다.]······
······
오크를 사냥했다는 알림이 줄줄이 소세지 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죄다 김가영의 전공이었다.
그녀가 사냥하는 오크의 숫자가 하동건이 사냥하는 오크의 숫자를 훌쩍 넘길 정도였다.
‘···이렇게까지 바란 건 아니었는데.’
[시민 김가영, 하동건, 강덕수, 문병호, 유혜린, 김 건이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비용 2,332,580 원이 소모됩니다.]방금 부여했던 오크 100마리 사냥 퀘스트가 금세 완료되어 버렸다.
‘김가영이 공헌도 1등이라니.’
파티 퀘스트를 부여했을 때, 이름이 나오는 순서는 퀘스트에 공헌한 순서였다.
그러니까 하동건보다도 김가영이 더 많은 오크를 잡았다는 말이었다.
‘화살 공급만으로도 이렇게 그림이 달라지네.’
공헌도가 높은 만큼 퀘스트 보상을 더 많이 가져간다.
오크 100마리 사냥의 대가는 ‘대량의 경험치’였다.
[시민 김가영의 레벨이 올랐습니다.]‘오. 레벨업.’
가신의 경우 레벨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그냥 돈을 사용해서 생으로 레벨업을 시키는 것이다. 방법도 간단했다. 가신들의 레벨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됐으니까.
보통 이 방법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김가영은 특별히 500만원을 투자해 25레벨로 올려둔 상태였다.
겨우 C등급 능력을 각성한 데 비해 사냥 효율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는 이 방법은 잘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효율이 좋은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퀘스트 보상로 스탯을 올리거나 경험치를 주는 방식으로도 레벨 업이 가능하다.’
심지어 효율도 퀘스트 보상으로 올리는 편이 훨씬 더 좋았다.
이것을 알게 된 경위는 이랬다.
며칠 전, 일일 퀘스트 추가 보상이 상당히 꿀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모든 가신들에게는 일일 퀘스트 3회를 부여하고 완료시켜왔다.
그런데 둘째 날,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최형준이 다섯 번째 근력 퀘스트를 완료했을 때의 일이었다.
뜬금없이 이런 알람이 떴다.
[시민 최형준의 레벨이 올랐습니다.]확인해보니 정말로 최형준의 레벨이 21로 올라 있었다.
‘생돈으로 레벨업을 시킬 경우 100만원이 들지만, 퀘스트 부여를 사용하면 대여섯 번 만에 레벨업을 시킬 수 있다.’
퀘스트 보상으로 능력치 상승을 주었을 경우, 순수하게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10만원 남짓이다.
여기서 퀘스트 난이도나 내용에 따라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결국 퀘스트 부여를 통해 3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최형준을 레벨업 시킨 셈이었다.
100만원이 30만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물론 25레벨부터는 조금 빡세다.
25레벨부터 30레벨까지는 레벨업 한 번에 천만 원이라는 거금이 들어가는 구간이기 때문에 아무리 퀘스트 보상을 통해 성장시킨다고 해도 보통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1000만 원의 가치를 채우려면 적어도 퀘스트를 100번은 수행해야 할 테니까.
그러나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시간을 단축시킬 방법을 찾아냈다.
방법은 굉장히 심플했다.
‘퀘스트 보상을 더 좋은 걸로 주면 된다.’
이번 파티 퀘스트처럼 ‘대량의’ 경험치를 퀘스트 보상으로 걸면 된다.
그러면 돈은 좀 나가지만, 지금처럼 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겨우 200만원밖에 안 들었다.’
이번에 하동건 파티가 오크 100마리를 사냥하며 벌어들인 돈만 2억 5천 정도였다.
솔직히 2백만 원 정도는 투자해도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들어간 돈의 몇 배나 되는 효율을 내고 있었으니까.
“똑같은 내용으로 파티 퀘스트 부여해줘. 오크 100마리 사냥.”
더 투자할 의향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불가능했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막대한, 많은, 엄청난 등의 수식어를 붙여 실험해봤지만, 이것들 모두 ‘대량의’라는 수식어로 변환되어 사용될 뿐이었다.
그러니까 현재로써는 ‘대량의 경험치’가 최선인 것이다.
퀘스트 보상을 ‘경험치’로 설정하면 또 다른 이점도 있었는데, 경험치를 획득하는 이들에 따라 증가하는 스펙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김가영의 경우 동체시력이나 순발력이 늘어나는 게 보이고, 하동건의 경우 근력과 체력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식이었다.
일일이 지정해주지 않아도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스텟이 증가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퀘스트 보상으로는 경험치를 채택하고 있었다.
‘다중작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이 상점이나 창고뿐이라는 건 좀 아쉽네.’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당장 하동건 파티를 남부민동을 향해 보냈을 것이다.
28레벨 적호도 손쉽게 제압한 힘이었다.
대부분의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도 굴복시킬 수 있겠지.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은 내 몸에서부터 뿌리를 두고 뻗어 나오는 스킬이었기 때문에 사용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슬슬 희망이 보인다.’
여기에서 본가까지 거리라고 해 봐야 10km 정도.
걸어서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하는 거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에게 부모님을 구해달라는 퀘스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스륵
김가영에게 화살을 넉넉히 쥐여 주고는 절대자의 눈 시점을 옥상으로 옮겨왔다.
‘······.’
산 중턱에 지어진 고층 아파트의 꼭대기.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만큼 꽤 멀리까지도 보인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서면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부산을 대표하는 번화가 중 하나인 서면은 그 명성에 걸맞게 밤에는 화려한 불빛이 빛나고, 높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모여 있고,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생기 넘치는 장소였다.
그런데 지금은.
‘처참하군.’
생명력은커녕 죽음으로 가득 차 있는 곳이 바로 저곳이었다.
지옥이란 말로도 부족할 만큼.
평소에 자동차로 가득했던 도로는 자동차 대신 낯선 생명체들이 움직이고 있었고, 건물 여기저기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박살난 유리창.
옆구리가 움푹 패여 있는 빌딩.
폭발이라도 한 것인지 까맣게 그을려 옆으로 누워 있는 고층 건물까지.
전쟁이 났어도 이것보다는 상태가 괜찮을 것 같았다.
으득
나도 안다.
이런 빌어먹을 세상에서, 가족들이 살아남아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쯤은.
‘서둘러야 해.’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살아계신다고 믿지 않으면.
‘시간이 없다.’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하동건 파티만이라도 보내볼까?’
사흘 전 김 건이 가신 등록 요건을 충족하면서 하동건 파티 전원을 가신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름 : 김 건 (Lv. 22) [+]
칭호 : [일곱 번째 종]
신뢰도 : 59 충성도 : 33
각성 능력 : 까마귀 사역
★퀘스트 부여 』
게다가 김 건이 얻은 스킬은 까마귀를 사역하여 부리는 C 등급 스킬로 정찰에 유용하게 써먹고 있었다.
하동건 파티를 아파트 밖으로 정찰을 보내기 시작한 것도 김 건의 역할이 컸다.
‘아니야. 역시 조합을 완전히 갖추고 보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조합은 하동건 파티에 강력한 브루저인 오언주와 힐러인 김다정의 합류시키는 거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오언주의 마음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
『이름 : 오언주 (Lv. 33)
신뢰도 : 51 충성도 : 12
각성 능력 : 웨어베어
경험치 분배율 : 70%
정산금 분배율 : 30%
★퀘스트 부여 퇴출』
오언주의 경우 충성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김다정은 진즉에 가신 등록을 끝마쳤는데.’
첫 만남부터 빠르게 신뢰도가 오르던 김다정은 금세 충성도를 개방했고, 처음 개방했을 때부터 충성도가 30을 넘긴 상태였다.
덕분에 바로 가신 등록을 할 수 있었고, 결과도 좋았다.
『이름 : 김다정 (Lv. 30) [+]
칭호 : [여덟 번째 종] [기사] [사제]
신뢰도 : 70 충성도 : 63
각성 능력 : 힐, 축복, 매직 아머
경험치 분배율 : 100%
★퀘스트 부여 』
축복 (A 등급)
정신력을 소모하여 대상의 신체 능력을 일시적으로 70% 증가시킨다.
매직 아머 (B 등급)
정신력을 소모하여 대상을 보호하는 마법 갑옷을 생성한다.
무려 2개의 스킬을 추가로 각성했다.
내가 김다정을 합류시키려고 하는 이유였다.
하동건에게 축복과 매직 아머를 걸어주기만 한다면 웬만한 몬스터들은 모두 압도할 수 있을 테니까.
‘확실히 처음부터 각성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효율이 압도적으로 좋다.’
내가 어떻게 해서든 오언주를 가신으로 만들려는 이유였다.
오언주는 무려 A 등급 능력을 각성한 능력자였다.
그런 그녀를 가신 등록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했다.
가신이 된 오언주가 하동건 파티에 합류한다면 여기서 10km 남짓한 거리에 있는 본가에 가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가 될 수도 있었다.
‘오언주의 충성심을 올릴 방법이 없을까.’
내가 이렇게까지 가신 등록에 집착하는 이유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겼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파견 보내는 모든 파티원들이 가신이라면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가신 소환을 사용하면 그만이었으니까.
아무도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역시 오언주의 충성심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는 없나.’
그때였다.
[시민 오언주가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마침 기다리고 있던 알림이었다.
고블린 100마리를 사냥하는 퀘스트를 완수한 것이었다.
벌써 두 번째 퀘스트였으니 오늘 하루만 200마리 째 사냥했다는 소리가 된다.
그녀의 고블린 집착은 여전했다.
‘오늘의 마지막 퀘스트는···.’
그렇지 않아도 하동건 파티의 활약으로 지갑이 꽤나 두둑해진 상황이었다.
무려 3억7천만 원에 달하는 거금이 지갑에 쌓여 있었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퀘스트 보상, 아들의 부활.’
내용은 남부민동에 있는 내 부모님을 구해오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퀘스트 보상 : 부활)을 지급하기 위한 현금이 부족합니다.] [보유 현금을 늘린 후에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어림도 없다는 듯 바로 알림이 나타났다.
‘···흠.’
이 정도는 이미 예상한 바.
‘퀘스트 난이도를 최대한 올리자.’
중요한건 오언주에게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퀘스트 내용, 40레벨이상의 몬스터 사냥.’
아직 30레벨대의 몬스터도 사냥해 본적이 없는 상태였다.
40레벨이라면 당연히 엄청나게 강력할뿐더러 보상도 엄청나게 크겠지.
그런 놈을 사냥하는 것이 조건이었으니 퀘스트 난이도는 이미 나락이었다.
거기다 더해서.
‘제한 시간 24시간.’
당장 40레벨짜리 몬스터를 발견하는 것만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몬스터를 하루만에 발견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테지.
‘페널티는···.’
이것을 설정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무리 중간에 내 마음대로 퀘스트를 취소시킬 수 있다고 해도 그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꺼림칙했으니까.
잘못하다가는 기껏 쌓아온 신뢰가 무너질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먼저다.’
그래야 오언주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페널티는 죽음.’
이것이 지금 상태에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극한의 퀘스트 내용이었다.
띠링!
[(퀘스트 보상 : 부활)을 지급하기 위한 현금이 부족합니다.] [보유 현금을 늘린 후에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그러나 변하는 게 없었다.
‘4억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건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사람의 생명이 겨우 몇 억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벼운 것은 아니었으니까.
이것은 나에게도 꽤 중요한 문제였다.
부활 기능을 보는 순간 최악의 경우, 가족들의 목숨을 살리는 것도 상정하고 있었으니까.
“···후우.”
그때였다.
[오크(Lv. 18)를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집구석 절대자의 지갑에 2,788,221 원이 입금되었습니다.]지금도 하동건 파티의 오크 사냥은 계속되고 있었다.
문득 그들에게 부여했던 파티 퀘스트가 떠올랐다.
그리고.
“아···?”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라면!’
곧바로 그것을 적용시켰다.
‘퀘스트 보상, 아들의 부활 하루!’
그리고.
띠링!
《퀘스트 부여》
퀘스트 내용 : 40레벨 이상 몬스터 사냥 (0/1)
제한 시간 : 24시간 00분 00초
보상 : 아들의 부활 하루.
실패 페널티 : 죽음.
[이대로 퀘스트를 부여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된다.
그렇다는 건 즉, 부활의 시간을 하루로 제한하면 4억 범위 내에서는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과연 4억을 투자할 가치가 오언주에게 있는가.’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A 등급 스킬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분명했으니까.
심지어 각성자를 가신 등록하면 3배의 효율을 가져온다.
‘게다가 40레벨 이상의 몬스터를 사냥한다고 가정하면···.’
당장 30레벨도 안 된 몬스터들이 1억 가까운 돈을 뱉어낸다.
그보다 더 높은 레벨의 몬스터라면 분명 더 많은 정산금을 만들어주겠지.
‘우선은 오언주를 내 편으로 만들겠어.’
겨우, 희망만을 보여주는 것.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다.
악마 같다고 해도 좋다.
나에겐 내 가족을 구하는 일이 그런 것들보다 더 중요했으니까.
“퀘스트 부여 해.”
그리고 몇 분 뒤.
투두두두―
전투적으로 계단을 올라오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것은 그대로 우리집 현관문 앞으로 달려와 문을 두드렸다.
쿠웅―!
두드렸다기 보다는 몸통박치기를 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현관문 너머로 다급한 오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요! 문 좀! 문 좀 열어주세요! 재현님!”
철컥
문이 열리자 그녀는 허겁지겁 현관문 안으로 들어왔다.
“허억, 허억.”
오언주가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이건, 이건···!”
“맞습니다. 시간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흐흑―! 감사합니다. 하루, 하루라도 좋아요. 아들을 볼 수만 있다면···.”
오언주는 그 자리 그대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시민 오언주의 충성도가 30을 돌파했습니다.] [시민 오언주가 가신 등록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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