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Dweller RAW novel - Chapter (41)
‘김다빈과 공영시설 관리팀에게 직책을 부여하면 딱 이겠군.’
원래 주기로 했던 주급 70만원과 사원이 받는 하루 일당 10만원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제 수수료를 떼이면서 그들에게 돈을 건네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스킬의 장점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공영 시설 관리 인원을 확 늘려야겠어.’
경제활동인구 지원금에서 시민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모두 공짜였다.
그런데 그 금액이 결코 적지 않았다.
사원들이 받는 10만원도 300명 전부가 받게 되면 하루에 3,000만원인 것이다.
사원부터 부장까지 모든 인원을 가득 채웠을 때 받게 되는 돈은.
‘전부 다 합쳐서 하루에 오천만원이 넘는다.’
이것들이 쌓이면 세금 징수 스킬로 얻을 수 있는 돈이 늘어나고, 또 한편으로는 매점에서 소비되어 그 중 일부가 나에게 돌아올 것이었다.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직책을 부여하는 게 이득이야.’
그러나 아직은 공영 시설 관리 말고는 적당한 직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시설물 관리나 청소, 경비 정도가 있겠군.’
당장 떠오르는 것은 그 정도가 다였다.
‘경비는 그때 정문에 모였던 이들 위주로 짜야겠어.’
대충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우선 세 자리 밖에 없는 부장 중 하나에 곧바로 김다빈을 임명했다.
‘김다빈이 팀원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최형준이랑 유혜린 그리고 또 누구였더라?’
사원으로 채워 넣을 인원들의 이름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
[시민 김다빈의 충성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시민 김다빈이 가신으로 등록되었습니다.] [가신 보유 한계치가 늘어납니다.]가신이 아니었던 이들 중에는 처음으로 충성도 100을 달성한 사람이 나왔다.
‘역시 충성도 100을 달성하면 곧바로 가신이 되는군.’
그렇다는 것은 충성도가 100이 되는 것과 동시에 각성 능력이 생긴다는 말과 같았다.
김다빈의 능력을 확인해보려던 찰나.
그때.
“드르러엉.”
우렁찬 코골이 소리가 나를 상념에서 끄집어냈다.
“?”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유혜린이 소파에 누워 골아 떨어져 있었다.
“쿠우울― 드르렁―.”
많이 피곤했던 탓인지 유혜린은 요란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내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서예진이 물어왔다.
“깨울까요?”
“아닙니다.”
유혜린은 이미 자신의 소임을 다 한 상태였다.
오히려 이 지경이 되도록 정신을 혹사했다는 소리였으니 상을 줘야 마땅했다.
“이대로 자게 내버려두죠.”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하여 그녀를 안방의 침대로 옮겨주었다.
어찌나 깊은 잠에 빠졌는지 침대까지 이동하면서 한 번도 깨지 않고 꿀잠에 빠져 있었다.
정말로 누가 업어 가는데도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것이다.
“드르러엉― 쿠구구굴.”
물론 화려한 코골이도 여전했다.
서예진이 안방으로 사라지는 유혜린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한 마디 했다.
“소리가 꼭 증기기관차 같네요.”
“그러게요.”
방문을 닫고 나니 요란한 코골이 소리도 조금 진정되었다.
“예진씨는 괜찮으신가요?”
“저야 힘들 게 있나요. 완전 멀쩡합니다.”
“그럼 계속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넵!”
서예진의 정찰 능력은 그 누구보다도 탁월했다.
사방으로 퍼져나간 수백 마리의 생쥐들이 모두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있었으니 비교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라···?”
“왜 그러시죠?”
“···링크가 안 돼요.”
“네?”
서예진의 능력도 만능은 아니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갑자기요?”
“잠시만요.”
서예진은 눈을 감은 채로 이것저것 시험해보더니 결론을 내렸다.
“거리가··· 너무 먼 것 같아요.”
“아까는 잘 연결 됐잖습니까?”
“링크를 건 상태로 움직이면 범위 밖으로 조금 더 멀리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링크를 걸 수 있는 범위는 딱 중앙역 근처가 한계네요.”
‘하필이면.’
자갈치역에서 조금만 더 가면 가족들이 있는 본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예진의 생쥐를 이용해서 먼저 본가의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었는데···.
그것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번거롭겠지만 중앙역에서 다시 한 번 출발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서예진이 중앙역에서 감각 공유를 걸어 자갈치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곳에 있는 좀비들을 모두 쓸어버린 터라 거침없이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금방 도착하겠어.’
생쥐가 자갈치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절대자의 눈으로 하동건 파티의 동태를 살폈다.
***
하동건 파티는 초량역 1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고 있던 중이었다.
오후 6시가 조금 안 된 시간임에도 벌써 사위가 캄캄했다.
겨울이 다가오며 해가 짧아진 탓이다.
“헐···.”
빛 한 점 없는 도시의 하늘은 한적한 시골의 밤하늘처럼 화려한 색채를 내뿜고 있었다.
그래서였다.
처참하게 부서진 도시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곳곳에 새겨진 거인의 발자국과 모로 뉘어진 건물, 박살나며 주변으로 흩어진 콘크리트 더미들.
참혹한 파괴의 현장은 달빛을 받아 한 폭의 그림처럼 빛나고 있었다.
“엄청나네요.”
“건아. 정찰.”
“넵, 누님.”
김가영의 재촉에 김 건이 까망이를 하늘 위로 날렸다.
까악―
하늘 높이 날아간 까망이가 주변을 훑었고, 그에 대한 느낌을 전달받은 김 건이 말했다.
“이 근처에 몬스터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강덕수가 말했다.
“초량역에도 그 흔한 고블린 한 마리 없었잖아. 거인이 난리를 피워둔 덕분에 여기는 편하게 통과할 수 있겠네.”
김 건이 그에 동조했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이 광경을 보고 이곳에 접근할 강심장은 없을 테니. 일종의 영역 표시나 마찬가지니까요. 거인의 영역에 누가 감히 발을 들이겠어요.”
그때 김다정이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그런데 괜찮을까요? 이제 곧 밤인데 어디 안전한 곳에 묵었다 아침에 출발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다정씨! 걱정하지 마세요. 고블린들의 습성을 생각해보면 밤이 오히려 안전합니다. 놈들은 밤이 되면 숨어버리는 습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아파트에서는 밤에만 움직이기도 했었죠!”
잠시 고민하던 하동건은 이내 결론을 내렸다.
“움직이겠습니다. 만약 위험해진다면 재현님께서 저희를 소환해주실 겁니다.”
하동건의 말에 모두가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김재현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두터운 것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더라도 그라면 어떻게든 해 줄 거라는 믿음이 존재했다.
그때 그들의 앞에 생쥐 한 마리가 도착했다.
찍―
“서예진씨가 보낸 생쥐인가 보네요. 따라가겠습니다.”
생쥐는 미리 탐색해 놓은 경로로 하동건 파티를 이끌었다.
서예진이 감각 공유를 하고 있는 생쥐는 중앙역에서 출발해 자갈치역으로 달리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길들여진 생쥐들은 상당히 똑똑한 편이어서 길 안내 쯤은 혼자서도 가능했다.
그렇게 생쥐의 안내를 따라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거대한 호수였다.
“여긴 뭘까요? 이것도 거인이 만든 곳일가요?”
“아마도. 저 옆에 부서진 빌딩이 바닥이랑 부딪히면서 만들어진 공간이겠지.”
부산역 고속철도 건물의 앞마당에 지름 수십 미터 크기의 구덩이가 생성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바닷물인지 지하수인지 모를 물이 가득 들어차 있었고, 곳곳에 콘크리트 잔해가 외딴 섬처럼 떠 있었다.
그 때.
촤라락―
외딴 섬 위로 무언가가 올라왔다.
갑작스럽게 들려온 물소리에 하동건 파티의 시선이 일제히 그곳으로 집중되었다.
‘저건···?’
처음에 얼핏 봤을 때는 사람처럼 보였다.
“사람이야?”
“여잔 거 같은데?”
그도 그럴 것이 상반신은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하반신은 사람의 것이 아닌 푸른 비늘로 뒤덮인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반인반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것의 정체는, 세이렌이었다.
“아아아아―.”
세이렌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니, 그것은 노래라기보다는 하이 톤의 비명에 가까웠다.
“아아아아아―!”
“으윽!”
“윽, 뭐야?”
귀청을 찢을 듯한 소음에 모두가 두 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그 순간.
“어어, 어?!”
풍덩!
제일 먼저 강덕수와 문병호가 경직된 상태로 호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덕수야! 병호야!”
이윽고.
“아아아아아―!!”
나머지 일행들도 차례차례로 호수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풍덩!
꼬르르륵―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김다정이었다.
‘매직 아머!’
물속으로 끌려 들어가기 직전, 오언주를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우우웅―
그러자 오언주의 몸에 밝게 빛나는 갑옷이 생겨났고,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크릉!”
순식간에 수인화를 끝낸 오언주가 세이렌을 향해 역으로 달려들었다.
첨벙―!
수인화한 오언주가 무서운 기세로 헤엄치며 세이렌을 향해 다가가자, 세이렌도 상당히 당황한 기색이었다.
순간 세이렌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멈추었고, 덕분에 다른 이들의 마비가 풀렸다.
쐐애애애액―! 푸확!
물속에서 날아온 하동건의 창이 세이렌의 심장을 꿰뚫었다.
***
[세이렌(Lv. 33)을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집구석 절대자의 지갑에 350,376,203 원이 입금되었습니다.]‘놀래라.’
세이렌에 의해서 하동건 파티가 하나 둘 호수에 빠질 때에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순간적으로 가신 소환을 사용해야하나 고민했었다.
‘위험했어.’
다행히 김다정의 활약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특수 능력이 있는 개체는 성가시군.’
겨우 33레벨짜리 몬스터인데도 파티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었다.
‘김다정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정말이지 큰일 날 뻔 했어.’
그녀의 능력인 매직 아머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격만을 막아주는 스킬이 아니었다. 여러 가지 해로운 효과에게서 대상을 ‘보호’하는 마법 갑옷이었다.
세이렌에게 제압당해 물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몸이 마비된 것처럼 꼼짝 못하게 되는 것 같았는데, 그것을 김다정의 매직 아머가 막아준 것이다.
그래서 오언주만 멀쩡히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고, 세이렌이 당황하며 잠깐 마비가 풀린 틈을 타 하동건이 창을 던져 마무리한 것이었다.
‘김가영이 다쳤군.’
다른 이들은 물에 젖은 것 말고는 문제가 없었는데, 김가영은 들어가는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모양이었다.
다행히 김다정이 그곳에 있어 바로 치료에 들어간 모습이었다.
“휴우.”
아무리 생각해봐도 김다정을 파티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축복의 효율, 다쳤을 경우 사용해주는 힐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지금과 같은 특수 능력에 대항하는 카드가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재현님···.”
그때 침울한 표정의 서예진이 말을 걸어왔다.
그 모습만 봐도 결과가 어떤지는 알 수 있었다.
“실패했나보군요.”
“네에···. 이번에는 자갈치역에 도착하기도 전에 링크가 끊겼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하동건 파티의 길안내에 집중해주세요.”
“네에···. 죄송합니다.”
어찌됐든 하동건 파티가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확신이 생겼다.
‘지금 이 사람들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조합이다.’
서예진의 보조가 없더라도 이 사람들의 힘만으로 충분히 본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믿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김가영의 화살과 하동건의 창을 실시간으로 보급해주고, 중급 속성 마법(火)을 활용해 최대한 보조하는 것 정도가 내 최선이었다.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게···.’
그 순간.
[고블린(Lv. 6)을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집구석 절대자의 지갑에 7,150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고블린(Lv. 6)을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집구석 절대자의 지갑에 6,920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
해가 저문 이 시간에도 부지런히 사냥을 이어나가는 시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덕분에.
[스킬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집구석 선포가 20레벨에 도달하였습니다.] [스킬 포인트를 3개 획득합니다.]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였습니다.]레벨이 오르며 격통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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