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Dweller RAW novel - Chapter (95)
>[Episode21] 정비 (2) 〉
하동건이 아닌 문병호를 제일 먼저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시민 문병호에게 100,000,000원을 사용하여 별의 힘을 부여하시겠습니까?] [성공확률 : 65%]별의 힘을 부여하는 데 확률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65%의 확률로 성공한다는 것은 즉 35%의 확률로 실패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당연히 성공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확률의 악랄함을 겪어본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저 35%의 확률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 것이다.
‘한 번 시도하는 데 1억이니 들어가는 데 실패할 수는 없지.’
그렇기에 가신들 중에서도 가장 운이 좋은 문병호를 고른 것이다.
‘부여한다.’
그 순간 문병호의 정보창에서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시민 문병호에게 별의 힘이 부여되었습니다.]보란 듯이 성공했다.
「이름: 문병호 (Lv. 50☆) [+]
칭호: [두 번째 종] [기사] [암살자]
신뢰도 : 100 충성도:100
각성 능력:텔레포트, 투명화
경험치 분배율: 200% (+100%)
★퀘스트 부여」
[☆]-모든 능력치가 100% 증가합니다.
‘좋네.’
별의 힘은 시민에게 부여되는 효과이기 때문에 집구석 절대자의 왕관에 의해 그 효과가 2배로 증폭된다.
1성을 단 시민의 모든 능력치가 200%증가하여 적용된다는 소리였다.
문병호의 레벨을 올리는 데 들어간 비용만 수백억이다.
겨우 1억으로 이 정도 효율을 낼 수 있다면 무조건 시도하는 게 맞았다.
‘다른 가신들도 무조건 강화시켜 줘야겠네.’
단순히 신체 능력만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능력이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스킬을 사용하는 주원료인 정신력도 강화가 될 것이다.
문병호의 뒤를 이어서 하동건, 김가영, 오언주에게 별의 힘을 부여했고, 모두 한 번에 강화가 되었다.
그러다 강덕수에게 별의 힘을 부여하던 순간.
퍽!
[실패했습니다.]‘아.’
최초로 실패 사례가 나왔다.
그리고 처음 보는 멘트가 등장했다.
[시민 강덕수에게 별빛 가루가 누적됩니다.]‘별빛 가루?’
그것의 정체는 다시 한 번 강덕수의 강화를 시도해보면서 알아낼 수 있었다.
[시민 강덕수에게 100,000,000원을 사용하여 별의 힘을 부여하시겠습니까?] [누적된 별빛 가루(50%)가 성공 확률을 강화합니다.] [성공확률 : 85%]별빛가루로 인해 성공확률이 20%나 늘어나게 되었다.
85%면 열에 아홉은 성공을 한다는 소리였다.
‘부여해.’
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다.
‘별빛 가루가 100%가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리고.
퍽!
[실패했습니다.] [시민 강덕수에게 별빛 가루가 누적됩니다.] [시민 강덕수에게 누적된 별빛 가루가 가득 찼습니다.]‘…그렇게까지 궁금하지는 않았는데.’
어찌됐든 이것으로 별빛 가루가 가득 찼을 때의 효과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시민 강덕수에게 100,000,000원을 사용하여 별의 힘을 부여하시겠습니까?] [별빛 가루가 가득 찼습니다.] [성공확률: 100%]‘…부여해.’
번쩍-
[시민 강덕수에게 별의 힘이 부여되었습니다.]성공은 했지만,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실패로 인해 누적된 별빛 가루가 가득 차게 되면 100퍼센트의 확률로 별의 힘을 부여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었다.
‘1성을 부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1억에서 최대 3억이 되는 셈이군.’
나쁘지 않았다.
투자한 돈이 완전히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는 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스물 한 명의 가신들을 모두 1성으로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30억 정도로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첫 시도에서 실패한다고 해도 다음번에 시도했을 때 성공 확률이 무려 85%나 되니 대부분이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다 됐다.’
모든 가신들에게 별의 힘을 부여하는 데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미 수십억이 넘는 돈을 투자하여 그들을 40레벨 이상으로 만들어 준 뒤였다. 그 상태에서 겨우 몇 억을 투자하여 모든 능력치를 100%나 상승 시킬 수 있는데 돈을 아낄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투자가 부족해서 가신들을 잃는 것이 훨씬 더 큰 손해였다.
‘2성 강화는…?’
첫 시작은 당연히 문병호였다.
[시민 문병호에게 300,000,000원을 사용하여 별의 힘을 강화하시겠습니까?] [성공확률 : 55%]한 번 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무려 3억.
성공 확률은 겨우 55퍼센트였다.
반보다 조금 나은 정도.
두번 중 한 번은 실패한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강화.’
빛이 번쩍이는 것과 함께.
[시민 문병호에게 부여된 별의 힘이 강화되었습니다.]성공을 알리는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모든 능력치가 200% 증가합니다.
-경험치를 50% 추가로 획득합니다.
‘음?’
기존에 있던 모든 능력치 증가 효과가 강화되는 한 편, 새로운 능력이 하나 더 생겨났다.
그것을 본 내 직감이 요구하고 있었다.
‘설마?’
지금 당장 3성 강화를 시도해 보라고.
[시민 문병호에게 1,000,000,000원을 사용하여 별의 힘을 강화하시겠습니까?] [성공확률 : 45%]비용이 10억으로 늘어나고 확률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그리고.
[시민 문병호에게 부여된 별의 힘이 강화되었습니다.]축캐 문병호는 내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모든 능력치가 300% 증가합니다.
-경험치를 50% 추가로 획득합니다.
-정산금을 50% 추가로 획득합니다.
세 번째 효과로 정산금이 떴다.
‘이렇게 되면 전부 3성까지는 만들어줘야겠네.’
시민들의 규모가 제법 많이 늘어난 지금도 내가 벌어들이는 자금은 대부분 몬스터 사냥에서 나오고 있었다.
특히, 가신들이 벌어오는 정산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50%면 엄청나게 크다.’
우선 절대자의 왕관으로 인해 그 효과가 100%로 늘어나게 될 테고, 가신들이 가지고 있는 칭호에 따라 다시 3배로 늘어나게 된다.
즉, 3성으로 만들기만 해도 300%의 정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현재 가신들에게 적용되는 정산금 효율이 900%였으므로 지금보다 약 1.3배 정산금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었다.
가신들이 평소에 사냥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억 단위라는 것을 생각하면 별의 힘을 부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금세 회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가신들에게 3성의 효과를 달아주기 위해 강화를 시도하고 있을 때였다.
[재현님. 다들 모이셨습니다.]김다빈에게서 텔레파시가 전해져왔다.
절대자의 눈으로 바라본 공용시설에는 김다빈과 서예진, 하동건 파티, 그리고 김민호 파티가 검은색 정장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자의 문을 사용해 그곳으로 이동했다.
당연히 나도 완전히 검은 양복을 갖춰 입은 상태였다.
깔끔하게 양복을 갖춰 입은 가신들을 향해 말했다.
“가실까요?”
내 방과 이어져 있는 문을 닫고 다른 곳을 향해 절대자의 문을 연결시켰다.
문이 열리자마자 옅은 곡소리가 이곳까지 전해져왔다.
이곳은 장례식장.
죽은 이를 저승으로 무사히 보내주기 위한 장소였다.
이번 흡혈귀들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것은 가신들뿐만이 아니었다.
폭주하는 흡혈귀에게 죽기도 하고, 도망치는 과정에서 사고로 죽기도 했으며, 다리를 넘어오려는 흡혈귀들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연인을 잃었다.
지금 이곳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이들이 모여 합동 장례식을 치르는 중이었다.
슬픈 것은 이들 중 제대로 시체를 수습한 이들은 극소수라는 점이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구하는 것도 어려웠기에 꽃 한 송이를 들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추모하는 사람도 많았다.
울음소리와 곡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흐흑, 여보….”
안타까운 것은 이곳에서 장례를 치르고 있는 이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울산에서 죽은 이들 중에는 자신의 죽음을 추모해 줄 사람 하나 없이 길거리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 태반이었다.
합동 장례식이 치러지는 장소를 지나 방 하나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자 스무 명 남짓한 사람이 모여 있었다.
“재현님 오셨습니까.”
“…네.”
그들은 이준혁 파티였다.
파티 전체가 몬스터 사냥에 소질이 있어 모두 종속의 계약을 맺어준 파티.
이번에 죽은 가신들 중 두 명은 이준혁 파티 소속 멤버였다.
그래서 이준혁이 상주 노릇을 하고 있었다.
울산에 있던 생존자들과는 달리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었던 덕분에 신아영과 김지태의 영정사진이 안쪽에 안치되어 있었다.
장례식장의 예를 갖추고 나왔고, 내 뒤를 이어 다른 가신들도 들어가 예를 갖추었다.
상주로서의 책임을 다한 이준혁이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바쁘신 와중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히, 당연히 와야죠.”
흡혈귀들과의 전쟁은 나의 선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로 인한 희생은 내가 책임지고 짊어지는 것이 옳았다.
“필요한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모두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이런 것뿐이라서 미안할 뿐이었다.
이준혁이 물었다.
“상 차려드릴까요?”
“괜찮습니다. 아직 갈 곳이 남아서….”
“알겠습니다.”
짧게 위로를 전하고 다음 홍경택의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아까보다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홍경택은 장성준 파티의 사람이었는데, 이곳 장례식장의 상주는 장성준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맡고 있었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상복을 입고 상주 노릇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홍경택의 딸, 홍진아였다.
일전에 장성준 파티가 목숨을 걸고 구하러 갔던 가족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
홍경택의 유일한 가족.
아이는 퉁퉁 부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나를 올려다보던 아이는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듯한 투로 입을 열었다.
“…재현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반응으로 내 정체를 확신한 아이가 내 앞에서 무릎 꿇었다.
“재현님, 재현님 맞으시죠? 저희 아빠 좀 살려주세요, 네? 재현님이라면 가능하시잖아요. 그렇죠?”
시민들 사이에서 내 능력은 실제보다 훨씬 부풀어져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저 아이의 부탁은 내가 실현 가능한 부분일지도 몰랐다.
완전한 부활이야 아직까지도 모자랐지만, 오언주의 경우처럼 하루 정도 만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하며, 일전에 오언주에게 들었던 것처럼 분란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이 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은 살려주지 않느냐고 울부짖을 테지.
그때였다.
오언주가 앞으로 나서더니 아이를 안아주었다.
잠시 당황하던 아이는 오언주를 밀어내려 하다가 이내 오언주의 뺨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발견했다.
잠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이는 그녀를 마주 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으아아앙.”
세상에 상처 받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모진 세상에 다친 사람들은 너무 많은데, 세상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 많은 아픔을 도대체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내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했건만, 내가 감히 책임질 수 있기는 한 것일까.
이 커다란 슬픔과 아픔을
‘모르겠다.’
이런 아픔들이 세상에서 재생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도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세상이 문제라면, 세상을 바꾸면 되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알 수 없었다.
그저,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자고 다짐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의 통곡 속에서 밤이 깊어갔다.
>[Episode 21] 정비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