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50)
절대회귀-150화(150/424)
제150회 선한 자는 반드시 죽는다.
악인곡주 기방인(紀放引)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다.
“지금 그 말을 믿으란 말씀이시오?”
“믿고 안 믿고가 어디 있소? 그냥 일어난 사실인데.”
“악인곡의 양대 고수가 한꺼번에 죽는 일은 그냥 일어나지 않소.”
작은 키에 음울한 눈빛을 가진 기방인은 원래도 사람의 기분을 가라앉히는 그런 기도를 지녔다. 그런 그의 심기가 틀어지자 주위의 공기가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갑갑해졌다.
“당신은 괴마를 이길 수 있소? 철쇄자를 이길 자신이 있소? 나는 자신 없소. 당신도 마찬가지지 않소? 한데 그 두 사람이 극악소마에게 죽었다는 말을 어찌 믿겠소? 그것도 한자리에서! 함께!”
“극악소마 때문이 아니었소. 마교 이공자 때문이었지.”
“그걸 말이라고!”
언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악인곡주는 검무극의 실력에 대해 알지 못했으니까. 무림에서도 아주 내밀한 정보를 다루는 이들만이 검무극의 무위가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정보를 알고 있을 뿐, 아직 검무극의 실력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어디 그들뿐이었소? 극락요희와 혈로삼군, 혈랑도와 염라신군까지 딸려 보내지 않았소? 한데 그들까지 전멸시키고 혼자 살아 돌아오다니!”
“나도 간신히 살아왔소! 죽을 뻔했다니까.”
“그거 아시오? 당신 말이 너무 어이없어서 차라리 진실처럼 들리오. 설마 이런 어이없는 변명을 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을 테니까.”
악인곡주는 도저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이번 일로 그는 자신의 수족 중 가장 강한 두 명을 잃었다. 아무도 죽지 말라고 다 내보낸 것인데.
“그들이 죽을 때, 양 대협은 뭘 하고 있었소?”
“내가 나서려고 했을 때 혈천도마가 나타났었소. 그 늙은이의 내공이 심후해서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소.”
양처기는 괴마와 철쇄자가 죽고 나서 나선 사실을 철저하게 숨겼다. 곡주는 자신을 의심해서 이리저리 조사하겠지만, 자신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날 그곳에는 검무극과 극악소마, 그리고 혈천도마밖에 없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으니까.
“나도 천명회주와의 관계가 있는데 왜 일을 망치겠소? 내 말을 믿어주시오.”
악인곡주는 후회했다. 일이 이렇게 돌아갈 줄 알았다면 천명회주와 결코 손을 잡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제시한 달콤한 그것은 어쩌면 독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언제나 욕심이 화근이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지금의 문제는 이것이었다. 그들이 죽으면서 자신의 곡주 자리가 위태롭게 된 것이다.
무림의 조직 중 수장이 가장 빨리 바뀌는 곳이 바로 이 악인곡이다. 수장이 약점을 보인다 싶으면 곧장 이를 드러내는 자들로 가득했으니까.
‘만약 내 자리를 노리고 수작을 부린 거라면 넌 곱게 죽지 못할 거다.’
원래는 그런 마음을 품었더라도 기방인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죽여야 하는 적에게는 언제나 미소를 지었던 그였으니까.
하지만 오늘만큼은 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대 낯짝은 보기 싫으니 이만 물러가시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그럽시다.”
양처기가 돌아서려는데 악인곡주가 말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내 별호가 뭐였는지 아시오?”
“뭐였소?”
“백악(百惡)이었소. 세상의 모든 악을 다 가졌다 해서 백악이었소.”
“그랬소?”
무덤덤한 반응이 악인곡주를 더욱 화나게 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양처기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졌다.
“놈들은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을 짐작할 거요.”
“말하고 싶은 것이 뭐요? 그래서 저들이 본 곡까지 쳐들어올 수도 있다, 이 말을 하려는 거요?”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소.”
혹시라도 악인곡주가 자신을 죽이려 들 가능성을 이렇게 차단하는 양처기였다.
“당신이 우리의 두 팔을 자르고 왔으니 우린 발로만 싸워야 할 거요. 당신 말이 사실이면 이제 우린 다 죽었소.”
물론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 그들이 없다고 악인곡이 무너진다면, 애초에 악인곡은 사라졌을 것이다. 막장에 몰린 수많은 악인으로 북적대는 곳이 이곳이었으니까.
강호의 누구도 이 더러운 물에 몸을 담그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양처기가 나가자 악인곡주가 수하를 불러 명령을 내렸다.
“이번 일 철저히 조사하고, 이 시간 이후부터 곡으로 들어서는 자는 모조리 죽여라. 모두에게 알려! 침입자 목 하나에 오만 냥씩 준다고.”
* * *
본교로 취마와 일화검존을 요청하는 전서를 보내고 우린 곧장 악인곡으로 향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것보다 경공이 더 빨랐기에 우린 경공으로 내달렸다.
혈천도마와 극악소마와 함께 달리는 여정이라니? 회귀 전은 물론이고 회귀하고 난 후조차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극악소마와는 여행을 해봤지만, 혈천도마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여정에서 그에 대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방에 틀어박혀 책 읽는 것이나 좋아할 것 같았던 혈천도마는 의외로 중원 곳곳 안 다녀 본 곳이 없었다. 아는 지역이 나오면 달리다 멈춰 혈천도마는 그곳에 관해 이야기를 해줬다.
“저기 산을 넘어가면 큰 조야평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내게 도전한 비류객과 오백합을 겨뤘다네. 한창 젊었을 때 일이지.”
이렇게 자신이 싸웠던 이야기라든지.
“저기 저 마을에는 여인들로만 이뤄진 문파가 있다네. 거기 문주와 그녀의 수제자가 함께 나를 좋아했었지.”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천연덕스럽게 했고. 이때 극악소마와 난 동시에 서로에게 전음을 보냈다. 거짓말입니다, 라고.
“저쪽 너머부터는 사도맹의 영향권에 드는 지역이라네. 저쪽으로 팔백 리를 가면 무림맹 영역이고.”
지형이나 무림 정세에 관해서도 밝았다.
내가 알던 것과 겹치는 것들이 있을 때면 맞장구를 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애써 참아야 했다.
“한데, 자네 내공이 이렇게나 심후했었나?”
그들과 함께 달려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나를 보며 혈천도마는 의아해했다.
“아주 존귀한 분이 선물로 주신 영약을 복용했었거든요.”
그 영약은 바로 예전에 혈천도마가 준 천외신단을 의미했다.
“그것만으로는 이 정도 내공을 발휘할 수가 없는데?”
“이번에 극락요희를 상대하면서 그 요녀의 내공을 제가 흡수했습니다.”
물론 그 이외에도 여러 기연이 있었지만, 일일이 말하진 않았다.
“아, 정말 하늘이 자넬 돕는군.”
“그러니 두 분도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또 혈천도마와 극악소마가 홱 하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직 날 놀리겠다는 일념으로 서로 싫어하면서도 저렇게 합을 맞추다니. 어쩌면 두 사람은 그다지 서로를 싫어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뒤쫓아 달리면서 소리쳤다.
“저보다도 느리신 분들이 어딜 그렇게 달아나시냐고요!”
* * *
그렇게 우린 달리고 또 달려서 악인곡 입구에 도착했다.
저 멀리 일화검존과 취마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술 취해 헤엄이나 치고, 화원에서 꽃이나 가꾸는 모습만 보다가 바깥에서 보는 그들은 느낌이 달랐다.
팔짱을 낀 채 하늘을 올려다보는 취마는 어딘지 모르게 외로우면서도 멋있어 보였고, 깨끗한 백의에 검을 차고 서 있는 검존의 모습은 도도하고 우아해 보였다. 두 사람 모두 남다르게 느껴졌다.
“형님!”
내가 마존들이 있는 상황에서도 형님이라 부르자 취마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우리 아우님!”
나는 다른 관계를 의식하지 않고 취마와의 관계에 집중했다.
“형님,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른 마존들과의 관계 때문에 괜히 눈치 보거나 신경 쓰는 것은 취마에게도, 그리고 다른 마존들에게도 실례다.
나는 취마와 호형호제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려줄 때 다른 관계도 제대로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내 폐관을 방해하지 않는데, 여빈이 나에게 소식을 전했네. 아우님이 내 도움을 바란다고. 대체 어떻게 여빈을 아우님 편으로 만든 건가?”
저는 형님 건강을 챙겨준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여빈이야말로 진짜 형님 편입니다.
그렇게 대답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 일 끝나면 제가 술 한 잔 사겠습니다.”
난 곧장 일화검존에도 정중히 인사했다.
“밖에서 뵈니 미모가 더욱 빛나십니다.”
“매번 느끼지만 자네가 해주는 금칠이 제일 기분이 좋네. 이번에 악인곡 놈들과 싸웠다던데, 어디 다친 곳은 없나?”
“네. 도마님이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 주셔서요.”
일화검존이 혈천도마를 쳐다보며 말했다.
“기다렸을지도 몰라. 결정적인 순간을.”
그 말에 혈천도마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 숨어서 기다렸네. 언제가 결정적인 순간일까? 조금 더 위기가 왔을 때 등장해야지.”
“그래도 제때 도착해서 다행이에요. 잘했어요.”
어쩐 일로 일화검존이 좋은 말을 대화를 마무리했다. 혈천도마가 저 여자 갑자기 왜 저래? 라는 눈빛을 내게 보냈지만 나라고 그녀 마음을 어찌 알겠는가?
어쩌면 함께 오면서 취마가 혈천도마에 관해 좋은 말을 해준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오늘은 그 화해의 시작점이 되는 날일지도 모른다.
일화검존이 다시 내게 물었다.
“그래서? 배후 놈이 이곳으로 숨어들었다고?”
“네. 통천각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했는데, 악인곡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긴 꽤 성가신 곳인데.”
“다행히 소마님이 악인곡에 대해 잘 아십니다.”
“그래?”
일화검존의 시선이 극악소마를 향했다. 피 묻은 그의 가면이 앞선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말해주었다.
극악소마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고 일화검존도 극악소마와 인사를 나눴다. 검존은 취마와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극악소마와는 서로 예를 갖추는 사이로 지냈다.
서로 닭 개 보는 사이처럼 보였지만, 사실 극악소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일화검존 때문이었다. 청선을 섭혼마존으로 세울 때 그녀는 극악소마가 찬성표 던졌었다고 말해줬었다. 그래서 극악소마를 찾아갔던 것이고.
“우리의 목표는 양처기입니다. 이곳의 악인들은 죽어 마땅한 죄를 저지른 자들입니다만, 굳이 불필요한 학살극을 벌일 필요까진 없습니다. 막아서는 자들 정도만 없앤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모두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또 하나 드릴 말씀은 양처기에 관해서입니다. 비록 생포가 목적이긴 하지만 워낙 무공이 고강한 자라서 생포가 여의찮으면 죽여도 됩니다. 되도록 생포이지, 위험을 감수하고 반드시 생포하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무조건 여기 계신 분들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그러자 취마가 일화검존에게 말했다.
“대체 우리 아우님은 우리 중에 누굴 저리 걱정하는 걸까?”
“술 취한 형님이겠지?”
“아, 난가?”
아무리 마존들이라지만 악인곡을 치고 들어가는 일은 부담되고 내키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한데도 그들은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농담으로도 생색내지 않았다. 난 그게 날 위한 마음이라 생각한다.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고마움이다.
“저를 위해서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마존분들과 임무를 펼칠 수 있다니, 정말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을 잊지 않겠습니다. 화공이 있으면 오늘 우리 모습을 좀 그리게 하고…… 아, 어디 가십니까? 다 듣고 가세요! 저도 같이 가요!”
먼저 가버린 마존들을 따라 악인곡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자 붉은 글씨로 경고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선한 자는 반드시 죽는다.
그러자 취마가 우릴 둘러보며 말했다.
“다행히 우리 중에 죽을 사람은 없군요.”
그 말에 모두가 함께 웃었다.
“저는 위험합니다.”
내가 억울함을 표하자 극악소마가 말했다.
“저 문구로 따지면 가장 안전한 사람이 이공자입니다.”
나를 향한 눈빛들이 다들 그 말에 공감하는 듯 보였다. 오직 취마만이 내 편을 들어주었다.
“난 우리 아우님 결백을 믿어. 세상 착한 우리 아우님.”
“그러니까 더 악인 같잖아요?”
듣고 있던 혈천도마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던졌다.
“그놈의 아우님, 아우님 듣기 싫어 죽겠군.”
괜히 취마와 신경전을 펼칠까 싶어 그 말을 내가 재빨리 받았다.
“그러게 말입니다. 누구 형 동생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습니까?”
그러자 취마가 웃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켜봤는데 확실히 예전보다 술 마시는 양이 줄었다.
취마에게 전음을 보냈다.
―술 많이 줄였네. 멋지다, 형.
―알아주니 고맙다.
차마 이런 대화까지 다른 마존들 앞에서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우린 약초 바구니를 맨 남자를 만났다. 그가 우릴 보고 꾸벅 인사를 하고 지나가려 하던 바로 그때.
쉬잉! 퍽!
그가 극악소마가 날린 혈앙지에 이마가 뚫리며 그대로 꼬꾸라졌다.
“입구를 지키는 정찰병입니다. 누군가 들어서면 이 자가 지름길로 가서 알리는 역할을 하죠. 이 자 외에도…….”
쉬익! 쇄애액!
나무 위와 바위 뒤에도 숨어 있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일화검존이 검기를, 혈천도마가 도기를 날렸다.
나무 위에 숨어 있던 남자가 절명한 채 떨어졌고 바위가 반으로 잘리며 뒤에 있던 남자도 같은 운명이 되었다. 마존들과 움직이니 말이 필요 없었다. 척하면 척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왔는데, 여긴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도 여길 셋이서 지켰는데.”
극악소마의 말에 내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본교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것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러자 취마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 아우님이 새로운 마도를 세우려는 거겠지?”
나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으며 마존들을 쳐다보았다. 그들과 점점 친해지고 있지만, 과연 내가 추구하는 마도를 얼마나 이해해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몇 채의 모옥이 보였고 그 앞으로 논도 있었고 밭도 있었다. 과일나무도 키웠고 소나 돼지도 키웠다. 그야말로 여느 마을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밭 옆에 무시무시한 함정이 있었고, 화려한 꽃이 핀 꽃밭에는 독충이 우글거렸다.
어디선가 날아온 독벌이 우리에게 달려들었지만, 애초에 벌이 마존을 쏘는 것은 불가능했다. 손짓 한 번에 한꺼번에 휩쓸려 날아갔다.
극악소마처럼 이곳을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는 길이 훨씬 험난했을 것이다. 길이 없을 것 같은 곳에 길이 있었고, 안전한 길 같은 곳에 함정이 있었다.
극악소마는 함정을 피해 지름길로만 우릴 안내했다.
드디어 저 멀리 마을이 보였다. 악인곡에 들어와서 보는 첫 마을이었다.
“여기부터 저기 마을 입구 나무가 있는 곳까지 제법 위험한 함정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그냥 넘으시죠.”
나와 네 마존들이 일제히 몸을 날렸다.
보통의 고수는 절대 건널 수 없는 거리를 우리는 한 번에 날아서 건넜다. 우아하면서도 화려했고,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극상승의 경공이었다.
착! 착! 착! 착! 착!
우린 동시에 일렬로 내려섰다.
땅에 내려서는 순간, 검기와 도기와 지풍과 장력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주위에 매복하고 있던 적들이 공격 한 번 못 해보고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미리 공격할 상대를 정하지 않았음에도 중복되는 공격이 없었다. 이들이 바로 본교의 마존들이다.
“자, 들어갑시다.”
내 왼쪽에 혈천도마가, 오른쪽에 일화검존이 섰다. 다시 그 양쪽 끝에 극악소마와 취마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날개를 달고, 난 악인들의 마을로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