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264)
절대회귀-264화(264/424)
제264회 내 명성은 네게 달렸다.
검무극은 좌우로 호위들을 거느린 채 위풍당당하게 호남지단으로 들어섰다.
여소광 역시 수하들을 모두 거느린 채 소교주를 맞이했다.
좌우로 늘어선 호남지단의 마인들이 우렁차게 외쳤다.
“소교주님을 뵙습니다!”
여소광은 검무극을 맞이하러 걸어 나갔다. 그는 오늘 검무극을 처음 봤다.
‘정말 잘 생겼군.’
그냥 잘생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시원하게 잘 생겼다. 게다가 저 자신감 넘치는 눈빛까지. 오히려 잘 됐다. 이용하기 좋은 부류는 자부심이 높거나 반대로 열등감이 강한 이들이다.
특히 여소광은 자부심 강한 이들에게 강했다. 그들의 기분을 누구보다 잘 맞춰줬기에, 지단주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교주님.”
여소광이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그의 허리는 평생을 닦아온 정치력만큼 유연했다.
검무극이 빤히 여소광을 쳐다보았다.
“인상이 참 좋으시오.”
“그런 말 가끔 듣습니다.”
“강호에서 이런 얼굴을 만나면 조심하라고 하던데?”
검무극이 첫인사부터 도발했음에도 여소광은 미소를 지었다.
“맞습니다. 다른 놈들은 다 조심해야죠. 그런데 이 무림에서 딱 두 분만큼은 제외죠. 그중 한 분이 소교주님이십니다. 자, 들어가시죠.”
여소광이 검무극과 함께 대청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연회가 마련되어 있었다.
검무극이 들어서자 악공들이 연주를 시작했고 무희들이 춤을 췄다. 숙수들은 요리를 데우고 나르기 시작했다.
“자, 상석으로 가시죠.”
보통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첫날은 쉬게 하고 다음 날 저녁에 연회를 가지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소교주니 어차피 편하게 왔을 테고, 아직 한창 젊은 나이였다.
시작부터 보여주는 거다. 호남지단주와 함께 하면 인생이 즐겁다는 것을.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하면 내일 또 열면 되는 거고. 여소광은 사람을 대접하는 일만큼은 강호의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검무극이 상석에 앉고 여소광이 그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적연이 은침을 뽑아서 일일이 요리에 독이 들었는지를 확인했다. 다른 호위들은 검무극을 중심으로 전후좌우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호위했다.
그들을 바라보며 검무극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과 있을 때는 그저 애들 같았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 속에 있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달랐다. 기세가 보통이 아니었다.
“호위들이 젊군요.”
“젊은데도 소교주 호위에 뽑혔으니 오죽 실력이 좋겠소? 본교의 어떤 정예 조직에 가더라도 손색없는 사람들이오.”
검무극은 호위들이 다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에 여소광은 착각했다.
‘역시! 젊은애들 특유의 허세가 있군.’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정말 검무극이 수하들의 자부심을 높여주려고 칭찬해준 것임을.
“정말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세가 보통이 아닙니다.”
여소광도 검무극의 칭찬에 장단을 맞춰주었다.
이번에는 검무극이 인사치레를 했다.
“호남지단은 무림맹을 견제하는 본교의 요충지 아니겠소? 다른 지단보다 이곳을 먼저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지요.”
“부족한 사람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셔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다른 것 짊어지느라 무겁지만 않으면 되겠지요.”
의미심장한 말에도 여소광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직 교를 위해 충성할 뿐입니다.”
“역시! 본단에서 여 단주를 신임할만하오. 한잔합시다.”
두 사람이 건배한 후 술을 마셨다.
술잔을 내려놓으며 여소광이 넌지시 말했다.
“소교주님의 위명이 이곳 호남까지 쟁쟁하게 들려왔습니다.”
“어떤 소문이었소?”
“역대 후계자 중 최고의 인재라는 소문이었지요.”
검무극이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너무 잘 생기셨습니다. 무림의 후기지수 중에서 제일 잘 생기셨다고 감히 자신할 수 있습니다.”
“우리 여 단주께서 못난 얼굴에 금칠을 해주시는군요.”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수하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저는 거짓말 못 하는 사람입니다.”
여소광은 오른팔인 황표를 불러 물었다.
“네가 보기에 어떠하냐?”
“후기지수가 아니라 전 무림인 중에서 제일 잘 생기셨습니다.”
그의 말에 여소광이 큰소리로 웃었다.
“이거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후기지수가 아니라 전 무림인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던 일이었다. 여소광이 칭찬하면, 황표가 나와서 더 큰 칭찬을 하고. 허허 웃으며 다시 칭찬을 반복하고.
그야말로 사람을 접대할 때 사용하는 그들의 방식이었다. 자고로 외모 칭찬만큼 효과가 큰 칭찬은 없는 법이다. 더구나 상대가 이렇게 젊다면, 두말할 것도 없다.
검무극은 기분 좋게 웃었다.
여소광은 잘 생겼다는 말 때문에 기분 좋아 웃는 줄 알지만, 사실 검무극은 다른 이유로 웃고 있었다.
“이런 기분이었군요. 다들 기분이 좋았겠는데요?”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니오. 또 한잔합시다.”
“좋습니다. 새로운 무림 영웅의 탄생을 위하여!”
여소광은 검무극의 말을 잘 받아주었다. 말만 하면 옳다며 맞장구를 쳐주었고, 자신은 미처 그런 생각을 못 했다면서 검무극을 높여주었다. 그는 정말이지 납작 엎드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다.
여소광은 아부를 잘했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자신의 아부에 실실 웃고 있는 상대야말로 진정한 아부신공의 화신이라는 사실을.
“우리 여 단주, 한잔 받으시오!”
자신을 부르는 말 앞에 ‘우리’라는 말이 붙는 것을 들으며 여소광은 내심 웃었다.
이제 술자리에 화룡점정을 찍을 차례다.
취기가 오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여소광은 한 여인을 손짓해 불렀다.
그녀는 앞서 춤을 추던 무희 중 한 사람이었다. 무희 중에서도 눈에 띄게 아름다웠던 그녀가 천천히 그곳으로 걸어왔다.
여소광이 여인을 소개했다.
“소교주님이 오시면 꼭 인사드리고 싶다고 해서, 실례가 안 된다면 술 한 잔 내려주시지요.”
여인이 와서 검무극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약란(葯蘭)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정말 마음먹고 유혹하면 안 넘어가는 남자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미색이 뛰어났다.
약란이 다가와서 술병을 들었다.
“귀하신 분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
그때 검무극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를 안아 들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모두 깜짝 놀랐다.
“자, 술은 나중에 마시고. 여 단주, 거기 기다리고 계시오.”
검무극이 그녀를 안은 채 대청 밖으로 뛰어 들어갔다. 호위들이 당황해서 그 뒤를 따라 뛰었다.
여소광도 당황했지만 이내 큰 소리로 말했다.
“역시 영웅은 미녀를 좋아하는 법이지요! 침소는 나가서 왼쪽 건물에 있습니다!”
여소광은 일이 쉽게 풀린다는 생각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술과 미녀, 언제나 잘 통하지.’
물론 이렇게까지 화끈하고 쉽게 통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한편 약란은 너무 놀랐다.
처음에는 소교주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랐고, 다음으론 이곳 침소로 달려오는 동안 자신이 허공에 둥둥 떠서 날아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소교주는 자신을 안는 척했지만, 몸에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과연 방에 들어와서도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졌다.
방으로 다급히 뛰어 들어올 때만 해도 침상에 내던질 것만 같았는데, 검무극은 그녀를 부드럽게 의자에 앉혔다. 아니,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 기운이 그녀를 앉혔다.
그때 그녀는 보았다. 소교주의 잘생긴 외모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눈빛. 너무나 맑은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인의 눈이 이렇게 맑아도 되는 걸까?
눈빛만큼이나 부드러운 어조로 검무극이 말했다.
“내가 누군지 알지?”
“네.”
말은 부드러웠지만, 왠지 모를 분위기에 압도되었기에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나?”
“무슨 말씀이신지요.”
“이전에도 여소광이 이런 식으로 접대를 강요했을 거잖아?”
약란은 깜짝 놀랐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것에도 놀랐고, 소교주가 여소광의 뒤를 캐려 한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권력 싸움에 휘말리면 죽게 될 거다.
“내 신분으로도 네 입을 열 수 없구나.”
감히 누구 앞이라고 대답을 거부하겠는가?
“아니에요. 다만 제가 말한 것을 여 단주가 알게 되면…… 고향에 있는 제 가족까지 죽일 거예요.”
“그자가 가족까지 다 죽이겠다고 협박했나?”
“네.”
“그때 기분이 어땠지?”
“무서웠어요. 그리고 화가 났어요.”
상대가 지엄한 마교의 소교주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저 깊은 눈빛 때문일까? 고민했어야 할 대답이 어렵지 않게 나왔다.
“그래, 화내야지.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놈에게는 화를 내야 하는 법이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여소광에게 협박을 받았다. 술자리에 나오라면 나오고, 술을 따르라면 따르고. 잠자리까지 강요받았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여소광은 그녀의 목숨이 아니라 그녀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잡았다. 아픈 아버지에 어린 동생들을.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놈은 어린 소녀를 협박하고 세뇌했다. 세상이 원래 이런 거라고. 권력 옆에 붙어 있으면 돈을 더 벌 수 있는 거라고. 약값을 더 보내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고.
그녀는 싫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술 시중을 드는 일은 정말 죽도록 싫었다. 몇 번이나 자결을 생각했지만, 가족들 때문에 죽을 수도 없었다.
이제 멈춰달라고 여소광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애초에 순수한 어린 소녀가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다 들은 검무극이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그녀를 응시하던 검무극이 나직이 말했다.
“미안하다. 내가 너무 늦게 왔지?”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랐다. 왈칵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제 더 나올 눈물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 번 눈물이 흘러내리니까 계속 나왔다.
눈물을 그치려 했지만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검무극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왜 이제 왔냐고? 왜 이제 왔냐고.
어린 시절의 그녀였다면 그렇게 소리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때의 어린 소녀는 없다.
“……죄송해요.”
피해자이지만 사과하는 그녀만이 있을 뿐이다.
다음 순간 그녀의 고개가 저절로 들리며 부드러운 기운이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부드러운 기운에 그녀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용기를 내어 궁금했던 한 가지를 물었다.
“왜 제가 억지로 끌려 나왔다고 생각하셨나요?”
분명 여소광은 소교주를 보고 싶어 한 무희로 자신을 소개했었는데.
“내 앞으로 걸어와서 나를 바라보던 네 눈빛 때문이다.”
“제 눈빛 때문이라고요?”
“네 눈에 담긴 분노를 보았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부드럽게 바라본다고 봤는데. 그 속에 담긴 자신의 마음을 읽었단 말인가?
“내 오른팔도 처음에 그런 눈빛으로 나를 봤다. 조직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분노와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지.”
약란은 이제 앞서 두려움에 떨던 얼굴이 아니었다.
“여 단주에 관해 말씀드리지 않으면 저는 어떻게 되나요?”
“그냥 풀어줄 거다.”
“정말요?”
“그래. 다른 방법으로 찾아야지. 어차피 뒤가 구린 자라서 결국 죗값을 치르게 할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 거다.”
약란은 여전히 망설였고, 검무극은 더는 그녀를 밀어붙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는 이 대화를 잊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면 된다. 놈의 죗값은 꼭 치르도록 해주마.”
검무극이 나가려고 하자 그녀가 말했다.
“잠깐만요.”
검무극이 돌아보자 그녀가 물었다.
“저와 같은 눈빛이었다던 분, 그분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황천각주 자리까지 올라갔다.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을 벌하는 자리지.”
약란의 눈동자가 떨렸다. 잠시 후 그녀의 입에서 놀랄만한 말이 흘러나왔다.
“기다리세요, 지금 나가시면 소교주님의 정력을 의심할 거예요.”
이런 농담을 할 줄 몰랐기에 검무극은 눈을 크게 떴다. 검무극 성격에 이런 농담을 그냥 넘길 수는 없지.
“넌 천마신교 소교주의 가장 중요한 명성을 챙겨준 최초의 여자다.”
검무극의 농담에 약란도 웃었다.
“저는 춤을 추다 무대에서 죽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런 미친 짓을 하다 죽게 되겠네요.”
그녀가 탁자로 걸어가 그곳에 있던 종이와 붓으로 이름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사람부터 적는데 거기 검무극도 알만한 이름이 있었다.
혈수검.
그를 접대했다는 사실만으로 여소광이 이번 일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되었다. 물론 그는 온갖 핑계를 다 대겠지만, 상대가 검무극인 이상 빠져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혈수검 이외에도 여러 유력한 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당한 일도 상세히 적었다. 자기 일을 적는다는 것은 이번 일에 목숨을 걸었다는 의미다.
약란이 종이를 검무극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건…… 제 목숨이에요.”
“아니다. 이건 네 새 목숨이다.”
이제부터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검무극은 삼호를 들어오게 했다.
“소저를 모시고 통천각으로 가라. 그쪽 무인들에게 소저를 고향으로 모시게 하고. 아프신 아버지도 치료할 방도를 찾도록.”
약란은 너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라 오히려 믿기지 않았다.
“저분이 저를 따라가서 우리 가족까지 다 죽이는 것은 아니겠죠?”
농담 반, 두려움 반 질문에 검무극이 차갑게 삼호에게 말했다.
“자, 이 소저 집안을 몰살시키고 돌아오도록!”
그러자 삼호가 무뚝뚝한 어조로 약란에게 말했다.
“얼마 전에 삼 년 만에 어머니를 찾아뵈었소.”
약란이 놀라 삼호를 쳐다보았다.
“그사이 많이 연로해지셨더군요. 돈도 중요하지만… 더 늦기 전에 찾아뵈시길.”
검무극이 삼호를 보며 옅게 웃었다. 삼호란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잠깐 들여다본 순간이었다.
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 약란에게 검무극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걱정을 했다면, 애초에 이걸 써주지 않았어야지. 그리고 본교가 네가 알려주지 않으면 고향 집을 못 찾아낼 것 같으냐?”
약란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오늘 그를 벌할 건가요?”
“그래.”
“저도 보고 싶어요. 그자가 죽는 모습을요.”
그가 죽더라도 그녀의 상처는 평생 남을 것이다. 어차피 남는다면.
“그럼 나도 보고 싶은 게 있다. 그자가 죽으면 네 춤을 보여다오.”
약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교주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시체 앞에서 잘 출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검무극과 약란이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
호위들이 경외의 눈빛으로 검무극을 쳐다보았다. 처음 그녀를 안고 뛰었을 때는 깜짝 놀랐지만, 방안의 대화를 들은 그들은 또다시 감탄했다. 검무극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들의 충성심은 깊어지고 있었다.
검무극이 약란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네 표정에 내 정력의 명성이 달렸다.”
약란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저는 무대에 서는 사람이랍니다.”
두 사람이 연회장으로 돌아왔다.
검무극은 당당히 가슴을 펴고 걸었고 약란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살짝 고개를 숙인 채 뒤따랐다.
여소광이 검무극 옆에 바짝 붙으며 넌지시 물었다.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검무극은 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싱긋 웃었다.
“오늘 내 인생에서 제일 멋진 춤을 보게 될 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