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265)
절대회귀-265화(265/424)
제265회 마인인데 사람 좀 죽이면 어때?
검무극은 다시 상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소광이 그 옆에 앉으려고 하자, 검무극은 그 자리에 약란을 앉혔다.
원래 자리에서 밀려났음에도 여소광은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검무극에게 감탄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보고 있는데 여인을 안고 방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이렇게 대놓고 옆자리에 앉힌다? 자신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아무튼 자기가 의도한 대로 잘 흘러가고 있었다.
‘다 넘어왔다.’
이렇게 독특하고 즉흥적인 사람이라면, 어쩌면 이번에 본단 진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기대감에 여소광은 더욱 좋은 말로 검무극을 구워삶으려 했다.
“무희의 표정 보십시오. 행복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하긴 여인이라면 우리 소교주님의 남자다움에 어찌 매료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소광의 시선이 약란을 향했다.
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달랐다. 자신을 보면 항상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어딘지 모르게 당당했다.
‘멍청한 년, 잠자리 한번 했다고 소교주를 차지했다고 생각하는구나.’
소교주와 얽혔으니 명줄이 짧아졌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나중에 소교주가 관계를 정리할 때 그녀를 그냥 둘 리 없었다. 소교주가 아니더라도, 저 호위들 중 누군가가 처리하겠지.
그때 검무극이 여소광에게 물었다.
“우리 여 단주는 뭐가 제일 싫소?”
여소광은 소교주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의도를 짐작할 수 없었다. 뭔가 뻔한 것 같으면서도 소교주는 예측 불가한 면이 있었다.
“저는…….”
싫은 일? 물론 있다. 자신의 출세를 방해하는 모든 것이 싫다. 돈을 모으는 데 방해되는 것들이 싫다. 자신의 이중성을 누군가 꿰뚫어 볼 때는 더 싫다.
하나같이 말할 수 없는 것들이었기에.
“본교를 무너뜨리려는 정파 놈들이 싫습니다. 그자들의 위선이 싫습니다.”
“역시! 우리 여 단주가 있으니 든든합니다. 자, 그런 의미에서 내 술 한 잔 받으시오.”
“감사합니다.”
검무극이 여소광에게 술을 따르며 넌지시 물었다.
“여 단주, 돈은 많이 벌어두셨소?”
여소광은 내심 흠칫했지만 이내 앓는 소리를 했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보시다시피 거느린 수하들이 한둘도 아닌데다가. 돈과 인연이 없는지 들어오는 족족 다 새어나갑니다.”
“여 단주, 엄살 부리지 마시고 나 돈 좀 빌려주시오.”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뇌물을 달라는 건가? 아니면 술자리 장난인가?
그 진의를 파악하려 했지만, 도무지 이 소교주의 속마음은 알아낼 수가 없다.
여소광이 웃으며 품에서 전낭을 꺼냈다.
“우리 소교주님이 돈이 필요하시다는데, 쌈짓돈이라도 풀어야죠.”
전낭을 열어보더니 그가 말했다.
“팔십 냥 있습니다. 이거라도 빌려드리죠.”
검무극이 돈을 받아들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이걸로는 부족한데.”
정말 뇌물을 원하는 건가?
지금껏 많은 뇌물을 바치며 이 자리까지 올라온 여소광이었다. 대충 상대가 말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원하는지, 아니 말하지 않아도 대충 얼마를 주면 되겠다 계산이 나왔다.
한데 소교주가 뇌물을 원한다? 그것도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상식을 벗어난 일이었기에 아무리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해도 속셈을 알 수가 없었다.
‘좋아, 그럼 어디 한 번.’
여소광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소광이 대청을 나갔다.
옆에 앉아 있던 약란이 의아한 표정으로 검무극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호위들 역시 서로 눈빛을 교환했지만, 아무도 검무극의 의중을 짐작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여소광이 작은 상자를 들고 왔다.
“여기 있습니다.”
다녀오면서 여소광이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약란을 안고 달려가는 것도 그렇고. 지금 이 일도 그렇고.
‘소교주는 주위 시선을 즐기고 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튀는 걸 좋아하는 자구나.’
소교주니 뭐가 두렵겠는가? 봐라, 나는 뇌물을 이렇게 대놓고 챙긴다. 이걸 멋이라 생각하는 거지.
‘이 어리석은 소교주야. 이건 약점을 남겨두는 일이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이 많은 사람을 다 살인멸구라도 하겠다는 거냐?’
검무극이 상자 속을 살폈다.
“오, 돈 많이 모으셨소.”
“제가 모은 돈을 다 드리는 겁니다.”
검무극이 상자를 닫으며 다시 말했다.
“여 단주.”
“네, 소교주님.”
“더 주시오.”
순간 여소광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찌푸려진 것보다 더 빠르게 원래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표정을 이렇게 굳게 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그게 제가 모아둔 전 재산이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따로 모아둔 재산이 있는 것 아오.”
“없습니다.”
여소광이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바로 그 순간.
“천화문주(天和門主)와 손잡고 번 돈 있잖소?”
검무극의 말에 여소광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말 너무 놀라서 ‘그걸 어떻게 아셨소?’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물론 닳고 닳은 여소광은 놀란 내색 없이 대처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이에 왜 그러시오? 나는 다 이해하오. 박봉에 수하들 챙기고 하려면 따로 부수입도 챙겨야지. 그렇지 않소?”
그렇다고 하기에는 천화문 건으로 얻은 액수가 너무 컸다. 게다가 비밀을 묻기 위해 이십여 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였다. 절대 밝혀져선 안 될 일이었다.
‘어디까지 알고 하는 소리지?’
여소광은 일단 딱 잡아뗐다.
“오해가 있으신 듯합니다. 분명 천화문과 교류한 적은 있지만 그건 지단의 일을 처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둔 가짜 장부가 있었다. 들어온 돈을 지단을 위해 사용한 것처럼 꾸민 장부였다.
그러자 검무극이 얼굴을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여소광이 내심 긴장한 채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금방이라도 주먹이 날아들까 두려웠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주먹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날아들었다.
“그럼 소야방주(素夜幫主)에게는 얼마나 받아 챙기셨소?”
“!”
“기억 안 나시오? 그럼 서창문(西槍門) 부문주에게 받은 돈은 생각나시오?”
그 이외에도 몇 명의 이름이 줄줄이 더 나왔다.
듣고 있던 약란은 내심 놀랐다. 자신이 적어준 이름들이었다. 종이를 줬을 때 대충 보는 것 같았는데, 그걸 정확하게 다 외우고 있었던 것이다.
여소광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좀처럼 당황하지 않는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평정심이 깨어졌다.
‘뭐야? 대체 어떻게 알아차렸지?’
아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나느냐였다.
“우리 여 단주 표정이 굳으셨소. 항상 웃는 얼굴이 보기 좋았는데.”
여소광이 애써 억지로 웃었다. 임기응변을 발휘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너무 많은 이름이 나오자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인생 최대의 위기가 갑자기 불쑥 들이닥친 것이다.
“이제 알겠소. 우리 여 단주가 제일 싫어하는 일이 뭔지. 자기 돈을 내놓는 거요. 맞지요?”
갈 곳 잃은 여소광의 시선이 검무극 옆에 앉은 약란을 향했다.
그때 여소광은 약란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당당한 눈빛을 보는 순간.
‘젠장! 저 망할 년이 다 불었구나!’
오랜 세월 시키는 대로 잘해 왔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혹시 저 무희가 저를 음해하는 말을 했습니까?”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오? 혹 여 단주께서 이 여인과 무슨 관련이라도 있소?”
순간 여소광은 자신이 실언했음을 깨달았다. 무조건 딱 잡아뗐어야 했다. 특히 약란과는 절대 얽히면 안 된다.
하지만 그를 죄어오는 것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호남제일표국의 표물은 어디에 있소?”
여소광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소교주는 자신의 비리를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음해입니다. 누군가 저를 무너뜨리기 위한 모략입니다!”
“누가요?”
여소광의 시선이 다시 약란을 향했다.
“이 무희 짓이오?”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럼 이전에 그녀에게 접대를 시켰던 일들이 모두 밝혀질 테고,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여인을 소교주에게 소개했다는 점이다. 차라리 부패 무인이 되는 것이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았다.
‘이미 알고 왔다. 날 잡으러 온 거다. 그렇다면?’
여소광이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곳에 울려 퍼지던 음악은 멈췄고, 모두 숨을 죽였다. 이곳 호남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여소광이 무릎을 꿇는 모습은 너무나 낯설었다.
“부디 아량을 베풀어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순간 눈이 멀어서 욕심을 부렸습니다.”
소교주의 즉흥적인 면과 저 독특한 성격이 발휘되기만을 바랐다. 껄껄 웃으며 그깟 일쯤 아무것도 아니지, 그런 말이 나오기를 빌었다. 남에게 튀고 싶은 그가 아닌가? 제발! 나를 용서하면서 튀어라! 잘난 척하라고!
하지만 튀어야 할 순간에 검무극은 오히려 차분해졌고 차가워졌다.
“그동안 모아둔 돈은 어디에 있나?”
“……전장에 있습니다.”
“그거 말고. 황천각 감사에 대비해 보여주기식으로 모아둔 돈 말고. 네가 악착같이 긁어모은 돈 말이야.”
여소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살기 위해선 당장 돈부터 내놔야 했지만, 그게 어떤 돈인데?
검무극은 저 멀리 서 있는 황표를 손짓해서 불렀다.
황표가 바짝 긴장한 얼굴로 달려와서 여소광 옆에 무릎을 꿇었다.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알고 있지?”
검무극이 그에게 살기를 발출했다. 그러자 황표의 온몸 털이 일제히 곤두섰다. 온몸으로 피가 흘러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오싹함이 그를 엄습했다.
“솔직히 말하면 살려주지.”
황표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언제나 여소광을 위해 죽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진짜 죽을 상황이 되자, 겁이 났다. 정말 대신 죽어도 좋을 만큼 그가 자신에게 잘해줬나?
검무극은 흔들리는 마음을 정확히 읽었다.
“네 주인이 막대한 부를 쌓는 것을 지켜봤을 거다. 네겐 뭘 줬나?”
부스러기를 줬다. 그것도 온갖 생색을 다 내면서.
황표가 옆에 무릎을 꿇은 여소광을 쳐다보았다. 평소와 달리 초췌한 그를 보면서 황표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충성심은 여소광이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을 때만 유효했다는 것을.
“……재산은 양호사라는 사찰에 은닉해 뒀습니다.”
검무극이 적연에게 전음을 보냈다.
―지금 당장 통천각에 기별해서 전부 회수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황표가 간절하게 애원했다.
“솔직히 실토했으니 저는 살려주십시오!”
바로 그 순간!
푸아악!
여소광이 검을 뽑아 그의 목을 베어버렸다. 뿜어진 피가 여소광의 몸과 얼굴에 뿌려졌다.
여소광이 얼굴에 묻은 피를 슥슥 닦아냈다. 황표에 대한 원망보다 후회가 앞섰다. 믿지 않았어야 했는데. 끝까지 믿지 않았어야 했는데. 이놈도, 저년도. 몇 년 쓰면 없애버리고 또 새로운 것들을 구했어야 했는데.
여소광이 황표의 시체에 침을 뱉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누굴 병신 머저리로 아나? 옆에서 그딴 말을 지껄이고 살 줄 알았냐?”
항상 웃던 표정은 마치 가면을 벗은 것처럼 달라졌다. 이게 그의 본 얼굴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면이 이렇게 쉽게 벗겨질 줄 몰랐다.
바로 저 이상한 소교주 때문이다.
“소교주, 당신은 애초에 이자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지?”
“평생 아부하면서 남 눈치만 보고 살았을 텐데, 마지막 순간까지 남의 생각을 읽으려는 거냐?”
움켜쥔 여소광의 검이 떨렸다. 그가 탄식하듯 말했다.
“억울하다. 평생 모은 돈을 써보지도 못했는데.”
“돈을 버는 것에 중독된 거다. 돈을 쓰면서 사람도 보고 세상도 봤어야 했는데. 너는 오직 돈만 본 거지.”
여소광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쓸 때보다 벌 때 더욱 큰 희열을 느꼈으니까.
“나는…….”
뭐라고 반박하고 싶었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말 잘하기로 소문났던 자신이었는데, 저 망할 소교주 앞에서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쌓아온 삶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진다고? 정말 그렇다고? 정말 꿈만 같았다.
여소광이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럴 수도 있지! 마인인데 그깟 하찮은 놈들 좀 죽이면 어때?”
원래라면 하지 않았을 말이었다. 하류배들이나 할 말인데.
차라리 검무극이 ‘그래, 나도 마인인데. 너 같은 놈 죽이면 어때?’라고 맞장구라도 쳐줬으면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검무극은 그저 무덤덤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여소광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으아아아아아!”
약란이 그를 감당할 수 없었듯, 그도 검무극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소광이 몸을 날렸다. 검무극을 죽일 듯 날아들었던 그의 검이 방향을 바꾸었다. 검이 향한 곳은 약란의 심장이었다. 그는 이 모든 일의 책임을 그녀에게 돌렸다.
푸욱!
살이 찢기며 검이 박히는 소리가 났다.
여소광의 검은 약란의 심장 앞에 멈춰 있었다. 대신 검무극의 흑마검이 그의 심장에 박혀 있었다.
검무극이 약란에게 말했다.
“너를 괴롭히던 망령은 이제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검을 뽑자 여소광이 뒤로 넘어가며 절명했다.
“네 마음속의 망령도 지금 같이 보내라.”
약란은 검무극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남은 인생은 여소광 때문에 얻은 상처로 힘들어하지 말라는 의미.
여소광의 시체를 바라보던 그녀가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춤출게요.”
그녀는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검무극이 말했다.
“춤은 여기 말고 나중에 무대에서 춰. 춤은 더러운 피가 흐르는 이런 곳이 아니라, 무대에서 춰야지.”
“하지만 약속했잖아요?”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검무극의 맑고 깊은 눈에서 약란은 알 수 있었다. 검무극이 이 말을 해주려고 그런 약속을 했다는 것을.
“한풀이할 필요 없다. 그럴 가치도 없는 자다. 최고의 춤은 네 무대에서 춰라.”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하찮은 저에게 왜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죠?”
검무극이 그녀 앞에 마주 섰다.
“천마신교가 너에게 잘못했기 때문이다.”
검무극이 그녀를 응시하며 정중히 말했다.
“내가 대신 사과하마. 미안하다.”
약란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교의 소교주가 사과하고 있다. 손가락 까닥하면 떨어질 하찮은 목숨을 향해. 이러할진대 어찌 지난 상처에 연연할 수 있겠는가?
그녀가 검무극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언젠가 제 춤을 보러 와주세요.”
그곳에 있던 무희들과 악공들도 함께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적연은 느낄 수 있었다. 삼호의 모친이 지어준 밥에 머물렀던 검무극의 마도가 오늘은 저 여인의 춤에 머물렀음을.
그리고 이제 아주 조금은 보이는 것 같았다. 자신들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눈이 빠지도록 아프던 눈동자가 덜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