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288)
절대회귀-288화(288/424)
제288회 너는 나에게 지옥을 선사했는데.
백천경이 인형을 쳐다보았다.
검무극은 그의 표정 변화에 집중했다. 인형이 원인이 되었던 것일까? 멍하던 그의 눈빛이 맑아졌다. 죽기 직전 정신이 맑아지는 회광반조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백천경의 반응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인형을 보고 웃은 것이다.
“왜 웃으시오?”
백천경의 시선이 인형에서 검무극을 향했다.
“조각을 가르쳐 달라고 할 때 가르칠 걸 그랬군.”
그만큼 엉터리로 만들었다는 의미였다.
검무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첫 작품치고 훌륭하지 않소?”
“어디 가서 내가 가르쳤다고만 하지 말게.”
또렷하게 말을 하면서도 그의 입에선 연신 핏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피를 토하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검무극은 안타까웠다.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았었는데.
“어지럽군.”
백천경의 몸이 서서히 무너지자 주위를 가득 메웠던 나무들이 다시 땅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 비기로 만들어진 밀폐된 공간에서 해방되었고 햇살이 창백한 백천경의 얼굴을 비췄다.
“그 사람인지만 말해주시오!”
백천경은 무릎을 꿇은 채 주위의 풀들을 쳐다보았다. 그의 생명이 꺼져가면서 주위 풀과 나무도 죽어가고 있었다.
“너는 나에게 지옥을 선사했는데… 내가 왜 말을 해줘야 하나?”
단지 자신을 죽여서 하는 원망이 아니었다. 지난 십 년간 누군가의 꼭두각시로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은 채 죽게 되는 것이 지옥이리라.
그가 고개를 들어 사방에 세워진 나무 인형들을 보았다. 그 인형들 역시 현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지난 십 년간 깎은 저 인형이 자신을 위해 깎은 것이 아니었다고?
“……헛소리하지 마라.”
그는 검무극의 말을 부정했다.
주위의 풀과 나무들이 마치 바람이 불어온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 그의 분노가 실렸기 때문이지만, 마치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검무극은 천천히 걸어가서 그의 앞에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내가 복수를 하겠소. 당신 복수까지 하겠소. 그러니 말해주시오!”
검무극은 알았다. 자신이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백천경은 분노할 것임을.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말을 듣느냐 마느냐는 너무나 중요했으니까.
백천경의 눈이 감기려 했다.
“안 돼! 죽지 마시오!”
검무극이 그의 가슴에 손바닥을 대고 내력을 주입했다. 백천경이 기침을 하는 바람에 피가 검무극의 얼굴과 몸에 튀었지만, 내력을 주입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백천경이 다시 눈을 떴다.
“그래… 너도 복수를 원한다고 했지?”
검무극이 그의 앞으로 인형을 다시 내밀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백천경은 알 수 있었다. 인형에 새겨진 얼굴이 검무극의 원수라는 것을.
드디어 백천경의 입에서 진실이 흘러나왔다.
“네 복수는 나와는 상관없다. 내게 접근한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검무극은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이 아니라고?”
“그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거짓말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럼 누구요? 그 사람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오?”
하지만 백천경은 그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떠올린 사람은 진하령이었다.
“……하령이에게 미안하군.”
그의 얼굴에 깊은 후회가 담겼다.
“내가 제시간에 돌아오지 않으면 죽이라고 했거든.”
깜짝 놀란 검무극이 다급히 소리쳤다.
“그녀는 어디에 있소?”
설마, 그녀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미 늦었다.”
“어디냐고!”
백천경이 마지막 힘을 다해 한쪽을 쳐다보았다. 동시에 검무극이 번쩍하며 그쪽을 향해 쾌속보로 날아갔다.
“……그 아이에게는 저승에서 내가 사죄하지.”
그 말을 끝으로 백천경은 머리를 떨구었다.
그가 죽자 주위의 모든 나무가 시들면서 함께 죽었다.
이제 완전히 현기가 사라진 나무 인형들만이 그의 죽음을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 * *
방으로 들어선 초림을 보는 순간 진하령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초림의 눈빛이 평소와 달랐다. 차라리 살기가 담겼으면 다행일 텐데, 그의 눈동자에 미안함이 담겼다.
“나를 죽이러 왔군.”
초림은 순순히 인정했다. 사부의 엄명이 내려진 이상, 그녀를 죽여야 했다.
“그대에게 사적인 유감은 없소.”
진하령은 처음으로 죽음을 느꼈다. 내가 죽는다고? 실감이 가지 않았다.
“이런 갑갑한 곳에서 죽고 싶지 않아. 죽기 전에 하늘 한 번만 보게 해줘.”
초림이 대답을 망설이자 그녀가 다시 부탁했다.
“부탁이야.”
“좋소.”
초림이 돌아서서 방문을 여는 그 순간 진하령이 달려들었다.
쉬이익! 파앗!
진하령은 손에 든 것을 휘둘러 초림의 목을 찔렀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침상에 박혀 있던 나무못이었다.
초림이 피하면서 빗나갔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녀는 문을 박차고 밖으로 몸을 던졌다.
바닥을 구른 후 벌떡 일어나서 달려가려던 그녀가 동작을 멈췄다.
뒤쪽 오두막에서 초림이 목을 매만지며 걸어 나왔다.
“이해합니다.”
그의 목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상처는 깊지 않았다. 초림은 고수였고, 아무리 기습이었다 해도 내공 없는 몸으로 그를 죽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뒤에서 걸어 나오는데도 진하령은 달아나지 않았다. 아니, 달아날 수 없었다.
문 앞에 수십여 명의 무인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하령이 초림에게 돌아섰다.
“네가 대체 뭘 이해한단 말이냐? 죽는 건 네가 아니고 난데. 그렇게 점잖게 굴어서 양심의 가책을 덜겠다고? 야비한 파락호보다 네가 더 나쁜 놈이다.”
“다 이해합니다.”
“좋아, 네 말대로 정말 날 이해한다면…….”
진하령이 나무못을 들었다. 내공이 제압당한 상태라서 어차피 상대가 안 되겠지만, 하늘이나 쳐다보면서 죽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설마 내공을 제압한 채로 죽일 건 아니지? 풀어줘, 정식으로 한판 붙자.”
내공을 풀더라도 적들이 너무 많아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수를 내려 노력했다.
“내공 풀어주면 무기는 이걸로 싸울게. 수하들도 보고 있는데, 수장답게 굴어야지.”
자존심을 자극해서 내공을 풀어주길 바랐는데, 초림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호북 제일의 후기지수신데, 함부로 내공을 풀어줘서 제가 감당할 수 있겠소?”
“그래서? 겁쟁이처럼 내공이 제압당한 채 나무못 들고 저항하는 여자를 죽이겠다고?”
죽을 때 죽더라도 그냥 죽지 않을 거다. 자존심을 긁고 마음에 상처라도 줘야지.
초림이 살짝 짜증 나는 어조로 말했다.
“이래 주니 내 마음이 조금 낫소.”
진하령이 달려들었다. 아무리 내공이 제압당했어도 소룡전 결승까지 가는 실력이었다. 손에 들린 나무못이 허공을 날카롭게 찔렀다. 자연 그녀가 노리는 곳은 눈과 목과 같은 단번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급소였다.
십여 수 공방이 오가던 중 초림의 주먹이 진하령의 얼굴에 정통으로 날아들었다.
퍽!
진하령이 나가떨어졌다.
“미안하오. 호북일미의 얼굴을 때렸구려.”
지켜보던 수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초림도 그렇고 수하들도 그렇고, 다들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얼굴을 매만지며 진하령이 땅바닥에서 일어났다.
“앞으론 솔직하게 살아. 지금 이 모습이 너야. 납치하고 때리고 죽이고, 희희낙락 희롱하고.”
초림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녀의 말처럼 자신은 선한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이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죄를 짓고 쫓기던 이들이었다. 무림맹에 깊은 원한을 지닌 이들이었고, 밝은 곳에서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지난 십 년간 이곳에 숨어 지낼 수 없었을 것이다.
백천경은 약속했다. 무림맹주를 죽이고 나면, 모두의 죄를 사면해 주겠다고.
쉬이익! 쉭!
진하령의 공격이 허공만을 스쳤다.
지켜보던 이들의 웃음 속에서 진하령은 오직 한 수만을 노렸다.
행운의 한 수.
하지만 초림은 행운이 통할 실력이 아니었다.
퍽!
이번에는 배를 얻어맞고 나가떨어졌다. 너무 아파서 일어나기도 힘들었지만,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다시 달려들었다.
몇 차례 더 그녀를 가지고 놀던 초림은 끝을 보려 했다. 바닥에서 나무줄기가 자라나서 그녀의 다리와 팔을 옭아매며 꼼짝 못 하게 제압한 것이다.
초림이 손을 들자 어디선가 날아온 나뭇잎이 그의 손에 들렸다.
날아올 때는 평범한 나뭇잎이었는데, 그의 손에 들리자 섬뜩한 기운이 감돌았다.
“당신 죽음이 헛되지 않을 거요. 죽어서 이 나무들의 거름이 될 테니까.”
진하령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왜? 추잡스러운 너흰 거름도 안 돼서?”
그 말에 초림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냈다. 그가 사악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네년에게 공손하고 절대 건들지 말란 명령이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의 사랑을 받으면서 죽었을 거다.”
초림의 얼굴에 아쉬움이 스쳤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았기에 진하령은 태어나 가장 큰 살의를 느꼈다. 정말 죽이고 싶었다. 이런 자에게 죽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
초림이 나뭇잎 검으로 그녀의 목을 베어버리려고 손을 번쩍 들었다.
진하령은 죽는 그 순간에도 눈을 감지 않고 똑바로 그를 노려보았다. 겁을 먹은 내색을 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녀의 마음에 절망이 가득했다.
‘이렇게 죽는구나.’
자신의 최후가 이럴 줄은 몰랐다. 적어도 이것보다는 멋있게 죽을 줄 알았는데.
죽을 때는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고상하게 죽기를 바랐는데. 할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슬퍼할 것을 생각하니, 더 화가 났다.
자식에 이어 이제 손녀까지 잃으면 할아버지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오라버니 역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유일한 사람을 잃게 되고.
자신에게 이런 짓을 저질렀다면, 그들에게도 해를 끼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떠오른 사람은 검무극이었다.
‘믿을 사람은 당신밖에 없네.’
마지막 순간 그를 떠올리며 죽음을 맞을 줄이야.
나뭇잎 검이 그녀의 목을 베려고 날아들려던 바로 그 순간!
쇄애애애애애액!
귀를 찢는 바람 소리와 함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퍼퍼퍼퍼퍼퍽!
거대한 대도가 무인들을 휩쓸며 그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초림이 수하들을 베면서 날아든 대도를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
쾅!
대도가 뒤쪽 돌벽에 박혔다.
놀란 초림이 대도가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수하들 사이에 길이 나 있었고, 좌우로 십여 명의 수하가 피떡이 되어 쓰러져 있었다.
“철목방벽(鐵木防壁)을 세워라!”
츠르르르르륵!
도가 날아온 방향으로 바닥에서 나무가 올라오면서 방패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초림 앞에 세워진 벽은 가장 크고 두꺼웠다. 벽을 세운 그가 다시 진하령에게 다가섰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네년은 죽인다!”
바로 그때 진하령은 보았다.
초림 뒤쪽에 박혀 있던 대도의 반대쪽에서 누군가 훌쩍 이쪽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너무나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이었기에 바람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 사람이 초림의 바로 뒤에 내려섰을 때, 비로소 인기척을 느낀 초림은 뒤로 돌아섰다.
그가 본 것은 하나의 선이었다.
쉬이이이이익!
서걱.
빠르게 그어진 검이 그의 목을 쳐서 날려버렸다.
초림은 단말마의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머리통이 떨어졌다.
쓰러진 초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바로 이안이었다.
날아든 대도는 혈천도마의 멸천대도였다.
대도 뒤쪽에 이안이 매달려 함께 날아왔던 것이다. 사람보다 더 큰 대도였기에 그녀가 도신 건너편에 붙어서 함께 날아온 것을 놓친 것이다.
혈천도마의 내공이기에 가능했고, 비천검법 구성에 이른 이안의 실력이기에 가능한 절기였다.
초림의 죽음에 무인 중 누군가 발작하듯 소리쳤다.
“저년들부터 죽여!”
진하령과 이안을 향해 그들이 달려들었다. 이안은 진하령의 내공을 풀어줄 여유가 없었다.
이안이 달려들던 무인들을 베어 넘겼다. 그녀가 네 명을 연속해서 베어 넘겼을 때, 놈들이 작전을 바꿨다. 그녀가 진하령을 지키려 한다는 것을 약점으로 삼았다.
“검기를 날려라!”
검기를 날릴 수 있는 무인들이 일제히 검기를 날렸다.
이안이 진하령에게 소리쳤다.
“내 등 뒤로!”
피해선 안 된다. 진하령을 살리려면 날아드는 검기를 모두 해소해야 한다.
쇄애애애애애액!
동시에 십여 줄기의 검기가 이안을 향해 휘몰아쳐 날아들었다. 이안은 저 많은 검기를 한 번에 막을 자신이 없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진하령을 죽일 수는 없었으니까.
그 절체절명의 순간!
쉬이이익!
푸우우욱!
두 여인 앞으로 무엇인가 내려와 꽂히면서 날아드는 검기를 막았다.
쾅! 콰앙! 콰콰! 콰아앙!
검기가 연이어 강타했지만, 그것을 뚫거나 부수지 못하고 모두 해소되어 사라졌다.
이안은 보았다. 앞을 막아선 거대한 대도를. 그리고 그것을 박아넣은 한 사람을.
놀랍게도 그것은 멸천대도였다.
어느새 그곳으로 날아온 혈천도마가 벽에 박혀 있던 대도를 뽑아 두 사람 앞에 우뚝 내려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천둥소리와 함께 폭음이 터져 나왔다.
우르르르릉! 꽈아앙!
그들이 세운 뒤쪽 철목방벽이 박살 나며 근처에 있던 이들도 함께 휩쓸려 날아갔다. 절대 부서지지 않을 거라 자신한 철목방벽을 주먹 한 방에 무너뜨린 사람은 바로 권마였다.
앞은 혈천도마, 뒤는 권마였다.
놈들 중 누군가 권마를 보며 소리쳤다.
“저 괴물부터 죽여!”
그 말이 끝나는 순간, 혈천도마가 안됐다는 표정으로 짤막하게 말했다.
“저런.”
혈천도마는 멸천대도 밖으로 몸이 나가 있던 이안과 진하령을 잡아당겨서 멸천대도 뒤로 몸을 숨기게 했다.
다음 순간.
귀를 찢는 천둥소리가 들렸다.
쿠르르르콰콰쾅!
이안과 진하령은 이렇게 크고 무서운 천둥소리는 태어나 처음이었다. 귀를 막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 순간!
후아아아아아아앙!
세워진 멸천대도 옆으로 엄청난 위력의 강기가 휘몰아쳐 지나갔다. 혈천도마가 멸천대도를 양손으로 받친 채 내력을 주입하지 않았다면, 멸천대도도 뽑혀서 날아갔을 위력이었다.
단 한 번의 천둥.
그리고 찾아온 침묵.
이안과 진하령이 조심스럽게 멸천대도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밖에 펼쳐진 광경에 두 여인은 깜짝 놀랐다.
그곳에 아무도 살아남은 자는 없었다. 단 한방에 그곳에 있던 자들은 모두 주먹에서 발출된 강기에 휩쓸려 시체가 되어 있었다.
권마는 그 큰 주먹을 늘어뜨린 채 홀로 서 있었다.
그 모습에 같은 편인 이안조차 두려움을 느꼈다. 함께 수련할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실전에서의 권마는 그야말로 다른 사람이었다. 천마가 왜 마존들 중 가장 신뢰하는지, 이안은 오늘 똑똑히 보았다.
혈천도마가 바닥에 박혀 있던 멸천대도를 뽑아 등에 찼고, 권마는 그들을 향해 시체 사이를 걸어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