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405)
절대회귀-405화(405/424)
제405회 자결이 아니라는 증거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죠?”
검무극이 자신의 마음을 읽은 듯 어머니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자, 한설은 내심 놀랐다.
검무극이 그 말을 한 이유는 이번 일의 배후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혈왕이 빙궁을 노린다면 힘을 합쳐 막아야 했기 때문에.
물론, 그녀에게 이 말을 해줄 수는 없었으니.
“빙궁주께서 내가 내건 조건을 받아들인 건 북혈문과 일종의 거래를 했기 때문일 거요. 북혈문주의 둘째를 구해주고, 그에 따른 대가를 받았겠지요.”
한설은 그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빙궁으로 들어왔소. 어머니는 북혈문 일을 신경 쓰실 테니 당신이 우릴 감당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었소.”
정말 그래서 그 말을 했던 걸까? 이것보다는 조금 더 중요한 느낌이었는데.
“소교주께서는 본궁의 일에 관여할 필요가 없어요.”
“그대를 위해서 한 말이었는데.”
한설은 어머니를 제외한 어떤 사람과도 대화를 길게 하지 않는다.
일단 그녀가 용건만 간단히 말하는데, 누가 감히 소궁주에게 말을 길게 늘이겠는가?
한데 이 소교주는 자꾸 말을 하게 한다. 아니, 안 할 수 없게 만든다.
“왜 나를 위한다는 거죠?”
“그냥 돕고 싶어서요.”
“세상에 이유 없는 호의는 없는 법이죠.”
단호히 말하고, 그녀가 걸음을 옮겼다.
호의를 받는 것도 싫지만 받았기에 돌려줘야 하는 그 상황은 더 싫다. 사람들 사이를 오가는 감정, 그 교류는 그녀에겐 독이 발린 암기를 주고받는 느낌이었으니까.
검무극이 그녀 뒤를 따라 걸었다.
“왜 따라오는 거죠?”
“숨어서 내 말을 엿듣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데.”
순간 한설이 발끈했다.
“엿듣다니요? 난 그저.”
“그저?”
“나설 기회가 없었을 뿐이에요.”
“세상에 이유 없는 호의가 없듯, 핑계 없는 무덤도 없는 법이지요.”
한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정말 오랜만에 발끈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 약 올리고, 사람 감정을 제 마음대로 휘젓는 이런 사람, 정말 싫다.
“세상 사람 모두가 당신에게 빠져들 거란 착각은 하지 마세요. 그들은 그저… 당신이 소교주이기에 좋아하는 척하는 것이니까요. 만약 당신이 하급 무인이었다면 그들이 당신을 좋아했을까요?”
“아마 하급 무인 주제에 말까지 많다면서 엄청 두들겨 맞았을 거요.”
한설은 장난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버럭 화를 내려다 말았다. 그럼 또 뭔가 말도 안 되는 말로 대응할 테니까.
그녀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지나가던 무인들이 정중히 그녀에게 인사했다.
한설은 한결같이 무표정하게 그들의 인사를 받았다.
그러자 검무극이 별걸 다 간섭했다.
“원래 이렇게 수하들에게 딱딱하게 구시오?”
“우린 무인들이에요. 왜 친절을 바라죠?”
결국, 그녀는 다시 발걸음을 멈췄다. 이 남자와는 가치관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저 사람들 여기 놀러 왔나요? 함께 시시덕거리다가 목숨이 걸린 위험한 임무 나가라고 명령할 수 있나요? 명령하면 저들이 기꺼이 나갈까요?”
검무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말이 없죠?”
“맞는 말을 하는데 내가 뭐라고 하겠소?”
가만히 검무극을 응시하던 한설이 마지막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하급 무인이 아니라 소교주여도 당신은 언젠가 흠씬 얻어터질 거예요.”
한설은 따라오지 말라고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검무극의 말이 들려왔다.
“우리 언제 한잔합시다! 취마님이 금주 중이셔서 내가 술을 못 마시고 있어요! 이안은 의리 지킨다고 같이 안 마셔 줄 테고.”
끝까지 저런 식이지. 금주하는 취마라니? 그리고 뭐? 그 수하는 의리를 지킨다고 안 마신다면서? 그럼 자신은 의리가 없어 보여서 마시자는 건가? 대체 사람을 얼마나 놀리려는 건지.
그렇게 그녀가 그곳을 떠나갔다.
그녀를 바라보던 검무극의 얼굴에서 장난기가 사라졌다.
보이지 않는 벽을 치고 있는 그녀에게 평범한 방법으로는 가까워질 수 없기에 이렇게 파고들고 있었다.
이러는 이유가 그녀의 성격을 밝게 해주고 싶다거나 마음속 구멍을 메워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로 그녀와 북해빙궁의 안위 때문이다.
만약 혈왕이 빙궁에 개입해 있다면, 분명 한설에게도 암수를 뻗쳤을 것이다. 혹은 뻗치려 들거나. 지금까지 저들의 방식이 그러했으니까.
검무극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척박한 땅에 우뚝 솟은 건물들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무인상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혈왕, 너는 어디에 있느냐?’
그 잔혹한 붉은 피를 어디에 감추고 있느냐?
* * *
북해빙궁에서 내어준 방은 총 세 개였다.
검무극이 이안에게 말했다.
“네가 가운데 방에서 묵어라.”
“두 분께서 양쪽에서 저를 보호해 주시려고요?”
“맛있는 국수 얻어먹으려면 지켜줘야지.”
북해빙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취마는 알아서 자신의 몸은 지킬 것이고, 옆방 정도라면 대성을 이룬 천마호신공이 반응할 것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은월과 통천각에 기별했어. 가능한 모든 정보력을 북해빙궁과 북혈문에 집중해 달라고.”
두 정보조직이 힘을 합치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난 이번 일의 배후가 무림맹과 사도맹에서 음모를 꾸몄던 자들과 같은 자들이라고 생각해.”
취마와 이안이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새외 풍천교에서도 암약하던 자들이었다. 빙궁에 없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상황이었다.
“앞서 당한 게 있으니, 더 위험한 상황이군요. 조심하세요, 도련님!”
“괜찮아, 형이 지켜줄 거야. 그렇지? 왜 대답 안 해? 내가 해결해 주마! 왜 다시 안 하냐고?”
검무극의 재촉에 취마는 딴청을 부렸다.
“아! 술 마시고 싶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안 돼!”
둘의 대화를 지켜보며 이안은 옅게 웃었다.
취마가 이런 사람인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언제나 취해 있어서 말이 통하기나 할까 두려웠던 사람이었는데. 화가 나면 감정에 취해 광기 어린 주사가 터져 나올 줄 알았는데.
무엇보다 슬픔을 술로 이겨내리라 여겼는데.
그는 알고 있는 거다. 술 마시고 슬퍼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가 아니라는 걸.
그는 오히려 술을 끊고 차분히 세상을 보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자신을 위로할 줄 알아야 진정한 애도를 할 수 있음을 아는 거다.
“특히 북혈문을 조심해야 해. 그들이 숨기려던 일을 우리에게 들켰으니까.”
취마의 말에 이안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럼 북혈문에서 모든 증거를 없애고 꼬리 자르기를 하려 들지 않을까요?”
“하겠지.”
대답을 한 사람은 검무극이었다.
“그럼 이렇게 있어도 되나요?”
“괜찮아. 꼬리를 자르려고 벌인 일이 또 다른 꼬리가 될 테니까.”
“그렇군요.”
알겠다는 듯 대답은 했지만, 정확히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기에 이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싸움, 아직 해본 적이 없다.
배후세력, 북혈문, 북해빙궁.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적들이 둘러싼 적진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다.
“소감이 어때?”
“떨리죠.”
하지만 그녀는 함께 싸울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본 후 그 떨림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기분 좋게요.”
* * *
다음 날 아침부터 본격적으로 원주의 죽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한설이 세 사람을 데리러 직접 왔다.
그녀는 어제 언제 발끈했느냐는 듯 담담히 검무극을 대했다.
“먼저 돌아가신 원주님 방부터 안내해 드리죠. 궁주님께서 아직 치우지 말라고 하셔서,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요.”
이번 사건의 조사를 위해서는 다행이었다. 한데 빙궁주는 왜 치우지 말라고 한 것일까? 그녀와 친해서? 아니면 빙궁주 역시 그녀의 죽음에 의문이 들어서?
“그녀의 사인은 무엇이었나?”
취마의 물음에 한설이 대답했다.
“독주를 드셨습니다.”
독주란 말에 취마의 눈가가 꿈틀했다.
“독살당한 것일 수도 있지 않나?”
“그럴 리가 없어요. 유서를 남기셨으니까요.”
“내가 볼 수 있겠나?”
취마가 요구하리라 예상했는지 품에서 유서를 꺼내서 건넸다.
삶이 힘들다는 고백과 함께 술을 만들던 백주설원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빙궁주에게 불충을 용서해 달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유서를 읽는 취마의 서글픈 눈빛에 어떤 이채가 스쳤다.
“조사한 결과 원주님의 필체가 확실했습니다.”
“맞아, 그녀의 필체가 확실하네.”
취마도 인정했다. 누구보다 그녀가 쓴 글을 많이 본 그였으니, 적어도 다른 사람이 쓴 유서는 아니라는 의미다.
“독은 어디서 구했다던가?”
“그건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자결한 것이 확실했기에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은 모양이다.
“원주의 시신은 어떻게 됐나?”
“본궁의 무인들이 묻히는 무덤에 매장했어요.”
이미 매장했다면 시체에서 어떤 독이 사용되었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한설은 세 사람을 원주의 방으로 안내했다.
“가족이 안 계셔서 고인의 물건을 찾아갈 사람이 없다고 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취마는 원주의 유일한 가족이기도 했다.
그들이 함께 원주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선 취마가 잠시 그녀를 애도했다.
‘당신을 안 지 그렇게 오래되었는데, 이 방에는 처음 들어오네.’
방은 정갈하게 꾸며져 있었다. 혼자 누우면 딱 맞을 작은 침상이 창가에 있었고 그 옆으로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었다.
‘당신은 저 책상에 앉아서 내게 서찰을 보냈겠구나.’
그녀가 그곳에 앉아 서찰을 쓰는 모습이 취마의 마음에 떠올랐다.
책상에 꽂혀 있는 책들은 대부분 술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양조장에서 쓰는 여러 부품이나 장치들도 구석에 놓여 있었고, 작업하면서 입는 옷들도 잘 개어져 있었다.
모두가 느끼는 감정은 같았다.
정말 그녀는 술밖에 모르는 사람이었구나.
한쪽 벽에 놓인 장식장에는 수십여 개의 술병이 모여 있었다. 다양한 모양의 술병이었다.
“따로 모아둔 걸 보니 귀한 술이지?”
취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모아둔 술들 사이에는 자신이 보낸 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흔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술도 많았는데, 그녀가 모아둔 진귀한 술들과 함께 모아둔 것이다.
모아둔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취마가 그녀의 책상 아래에서 하나의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에 자신에게 받았던 서찰들을 고이 모아두었다.
‘이걸 다 모아두었구나!’
취마는 그녀가 보낸 서찰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없어진 것도 있을 테고,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 것들도 있을 테고.
한데 원주는 날짜별로 서찰을 정리해서 보관해두었다.
취마가 그중 하나를 꺼내 읽었다. 몇 번이나 읽었는지 손때가 묻어 있었다.
‘아, 이런 일이 있었지.’
정말 오래전 일이 기억났다. 자신이 이런 이야기까지 전했나 싶었던 내용이 서찰에 적혀 있었다. 그야말로 자신의 역사가 서찰에 담겨 있었다.
“나와 주고받았던 서찰은 가져가도 되겠나?”
취마의 말에 한설은 흔쾌히 대답했다.
“그러세요.”
서찰을 가슴 속에 수북이 넣으면서도 취마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이제 백주설원으로 가세.”
* * *
백주설원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레에 원료를 싣고 나르는 이들 뒤로 술을 발효시키는 곳이 보였고, 숙성시키는 곳도 있었다. 또 완성된 술을 병에 담는 이들도 있었다.
잠시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백주설원의 임시 원주를 맡은 남자가 불려왔다. 그가 죽은 원주가 가장 신임하던 인물이라 했다.
“전대 원주에 관해 묻고 싶은 게 있소.”
“말씀하시지요.”
“그녀가 죽기 전에 이상한 점은 없었소? 다른 행동을 했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싸웠던 사람은?”
“원주님은 누군가와 싸우실 분이 아니십니다.”
이 남자 말고도 몇 사람과 더 이야기를 나눴지만,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취마는 백주설원을 떠나기 전에 그곳에서 만들어진 술을 조사했다. 만들어지는 술의 종류며, 제조 일정이며, 그 술이 어디로 나가는지.
그렇게 조사를 마치고 네 사람은 백주설원을 나섰다.
“이렇듯 자결한 것이 명백한데 더 조사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녀가 자결한 것이 확실하면 세 사람은 더는 빙궁에 머물 명분이 없어진다.
하지만 한설의 확신에 취마는 또 다른 확신을 보였다.
“자결이 아니니 본격적으로 조사해야지. 빙궁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우릴 도와주게.”
한설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취마가 자신 있게 말했다.
“난 오늘 조사에서 자결이 아니란 심증과 증거를 세 가지나 발견했네.”
“어떤 부분에서요?”
한설뿐만 아니라 검무극과 이안도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 가지나 된다고?
“우선 자결하더라도 독주를 마시고 죽었을 리 없네.”
“평생 술을 좋아했던 사람이니 마지막 가는 길 역시 술과 함께했을 수 있잖아요?”
취마는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나 같은 술꾼이라면 그랬겠지. 하지만 그녀는 술꾼이 아니라 술을 만드는 사람이라네.”
여전히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한설에게 취마가 덧붙여 설명했다.
“차라리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내렸지, 자신이 만든 술에 독이 섞이는 것을 절대 허용할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네. 술을 순수하게 사랑한 사람이니까.”
검무극은 그 마음을 이렇게 이해했다.
무인은 자신의 검으로 자기 심장을 찔러 자결할 수 있겠지만, 검을 만드는 장인은 자신이 만든 검에 피를 묻히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은 심정을 말하는 것이리라.
“다른 이유는 뭐죠?”
“아까 백주설원의 일정을 살펴보았네. 그녀가 죽고 나서 닷새 후에 궁주전으로 들어가는 빙주가 완성되었더군. 이 극상품의 빙주는 이 시기에만 만들 수 있는 술이지. 일 년 중 백주설원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하고. 한데 그 마지막 술을 완성하지 않고 자결했다고? 절대 그럴 리가 없네.”
검무극도 이안도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한설 역시 겉으로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취마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여겼다. 유서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가린 의문이리라.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뭐죠?”
“그게 결정적인 이유지.”
취마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차분히 말했다.
“내게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네.”
적어도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을 리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녀는 내게 유서를 남기지 않는 것으로 마지막 기별을 보낸 거지.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 달라고.”
만약 협박을 당하면서 유서를 썼다면? 죽음을 예상했다면 취마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 말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이 죽음이 자결이 아님을 취마에게 알린 것이다. 깊은 신뢰가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었다.
“저들의 실수가 뭔지 아나? 저들은 자신들을 지켜줄 사람을 죽였다.”
취마는 허리에 매달린 혈루를 천천히 매만지며 말했다.
“내가 취해서 미쳐 날뛰는 걸 막아줄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