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17
717화. 불공평한 일 (2)
“꿀꺽…….”
남정네 몇몇이 침을 삼켰다.
주이는 부하들의 반응에 아주 만족하였고, 자신의 결정이 더할 나위 없이 옳다고 여겼다. 그는 인심을 구슬렸다.
그동안 주이는 자신이 운수가 트였다고 생각했다. 이건 주요하게 네 가지 방면에서 드러났다.
첫째, 그가 도박장에서 노름하면 지는 경우는 적고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편법을 써서 다른 사람을 속일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온 이유는 순전히 운이 트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그가 운영하는 점포 몇 개와 사업과 장사가 갑자기 번창하였다.
셋째, 뇌물을 받으면서도 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현장은 본래 태도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그런데 현장은 갑자기 성격이 변해 그와 호형호제하였다.
도박장 쪽에서 옭아매어 장 절름발이를 쥐어짠 뒤 빚으로 핍박하여 젊은 부인을 범하라는 계획 역시 바로 현장이 제안한 바였다.
본래 주이의 성격대로라면 그는 모욕한 뒤에 양갓집 여인에게 복종하라고 위협하는 걸 더 좋아했다.
반면 현장은 역시 지식인다웠다. 그가 생각한 방법은 조금도 빈틈이 없었기에 어떠한 후유증도 없었다.
넷째, 수하의 형제들이 그를 점점 더 경외하고 충성하였다.
주이는 재력과 세력이 급격하게 팽창하자, 심지어 옹주성에 가서 견문을 넓힐 생각까지 했다.
‘옹주 주성에 비하면 부양현처럼 작은 현성(顯城)은 뭣도 아니지…….’
주이는 흩어진 생각을 거두고 어떤 선물을 찾아 현장에게 선물할까 고민하였다.
그는 여인은 바로 선택지에서 제거했다. 현장이 여인이 부족하겠는가?
은자도 제거했다. 은자는 줄곧 선물하고 있었고, 딱히 특색이 있지도 않아 그의 마음을 보일 수 없었다.
이때, 한 부하가 황급히 들어와 말했다.
“둘째 나리, 장 절름발이와 부인이 왔습니다. 돈을 갚으러 왔다고 하던데요.”
‘돈을 갚는다고?’
주이는 어리둥절하여 하마터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들을 들여보내라.”
이내 절뚝거리며 걷는 허약한 사내가 아름다운 자태의 부인을 끌고 들어왔다. 부인의 품은 팽팽하게 부푼 모양으로 부인은 팔로 그것을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방금 맞은 듯한 멍이 몇 군데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품속의 물건을 단단히 감싸 안은 채 조금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둘째, 나리, 저희 은자를 갚으러 왔습니다.”
장 절름발이는 아첨하는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혔다.
주이는 그를 상대하지 않은 채 부인을 쳐다보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어디로 도망간 건가.”
부인은 다시 품속의 물건을 꽉 움켜쥐고, 다소 두려워하면서도 억지로 용기를 내 말했다.
“저희는 돈을 갚으러 온 것입니다. 계약서는요?”
주이는 그녀를 주시했다.
“은자는?”
부인은 포대를 꺼냈다. 안에는 관은 세 덩어리가 담겨 있었다. 한 덩어리에 10냥이었다.
관은은 일반 백성이 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자격이 없다고 말할 건 아니었고, ‘액면가’가 너무 세서 일반 백성들은 보통 동전과 부스러기 은전을 사용하는 게 대다수였다.
“어디서 생긴 관은이지!”
주이는 눈을 뜨고 큰 소리로 물었다.
부인은 깜짝 놀라 떨었고, 장 절름발이가 황급히 말했다.
“어느 타지 분이 주셨습니다.”
즉시 그는 사정을 한 차례 얘기하였다. 부인은 돌아가서 사건의 경위를 장 절름발이에게 알렸다. 그 당시 장 절름발이는 빚을 갚는 게 아니라 은자를 가치고 도박하러 가려 했다.
하지만 이 저당 잡힌 마누라가 그를 죽기 살기로 막았다. 그는 본래 허약하고 다리도 불편하여 순간 빼앗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타협하여 먼저 대금을 치르고 저당을 도로 찾기로 했다.
‘타지인이라, 부자군…….’
주인은 눈을 굴리더니 갑자기 탁자를 치며 큰소리로 호통쳤다.
“도둑놈 같으니라고. 아주 간덩이가 크구나? 감히 내가 잠을 자는 틈을 타 내 은자를 훔치다니. 저 둘을 포박하여 나뭇간에 가두어라.”
장 절름발이 부부는 안색이 크게 변해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며 끌려가 나뭇간에 갇혔다.
“둘째 나리, 훌륭하십니다!”
부하가 헤헤거리며 말했다.
“장 절름발이가 어디서 30냥이 생겼겠어요? 말해봤자 믿는 사람이 없을 테지요. 이건 틀림없이 둘째 나리한테서 훔쳤을 거예요.”
“둘째 나리, 그 부인은…….”
한 부하가 군침을 흘리며 말했다. 방금 주이가 한 말을 그들은 마음속에 새겨두었다.
“뭐가 급한가. 이미 가두었는데 도망갈까 봐 겁이라도 나느냐?”
주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훈계하였다.
“못난 놈. 너는 가서 그 타지인을 조사하여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거라. 헤, 아무렇게나 30냥을 내놓을 수 있다니. 30냥을 내놓을 수 있다는 건 더 많다는 것이지.”
* * *
허칠안은 현성에서 가장 좋은 객잔 안에서 손에 술 주전자를 들고 있었다. 방금 데운 술은 술 주전자를 더 따뜻하게 하였다.
왕비는 탁자에 앉아 있었고, 손 옆에 역시 술 주전자가 있었다. 술에는 생강채와 향료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술을 잘 마시지도 못 마시지도 않아서 몇 모금 마신 뒤에는 취한 것처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다소 요염해졌다.
“자고로 성현은 외로웠으나 오직 술을 즐기는 자만이 그 이름을 남겼다지.”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좋은 시구나!”
왕비는 칭찬하더니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다음은?”
허칠안은 불쾌해했다.
“다음은 없어요.”
그는 느릿느릿 술을 마시면서 말했다.
“조금 이따가 그 부인의 집을 좀 살펴보러 갈게요. 기왕 도울 거면 끝까지 도와야지요.”
왕비는 개탄했다.
“사실 신경 쓰면 안 돼. 이번에 오는 길에 구질구질한 일이 산더미였잖나.”
* * *
그들은 막 부유현에 이르렀을 때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부인을 마주쳤다.
난처한 건 그와 모남치가 아직 묵을 객잔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허칠안의 계획대로 먼저 객잔에 묵고 다시 이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부인이 타지인의 말을 믿겠는가?
은자 30냥은 그녀의 눈에 거금이며 확실히 넉넉한 재산인 셈이었다. 그가 실제 돈을 내놓지 않고 그저 말로만 약조한다면 사람들은 전혀 믿지 않을 터였다.
그녀가 나중에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또 강에 뛰어들면 어떡하는가.
그렇기에 그는 미리 은자를 주어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녀가 객잔을 찾으면 그때 가서 해결하려고 말이다. 이런 민간의 작은 분쟁은 온갖 시련을 겪을 대로 겪은 허칠안에게는 이미 어떠한 긴박감도 줄 수 없었다.
“구질구질한 일도 일입니다. 저는 일찍이 세상에 불공평한 일이 없길 바란다고 소원을 빈 적이 있어요. 제가 하늘 끝의 일은 관여할 수 없지만, 눈앞의 일은 상관할 수 있다고요.”
허칠안은 황주를 한 모금 홀짝이더니 말했다.
“지금 저는 또 한 가지 이치를 깨달았어요. 좋은 일을 한다고 세상을 바꿀 수 없어요. 마치 의원이 나라를 구할 수 없는 것처럼요. 세상에 불공평한 일들이 적어지길 바란다면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모남치는 한손으로 볼을 괴었다. 그녀의 눈에는 즐거움이 반짝였다.
“그래서 불문의 허굉원(許宏愿)이야말로 과위에 연관된다고?”
그동안 그녀는 허칠안에게서 각 체계의 수행을 포함한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외의 다른 건 순전히 재미삼아 들었다.
대봉 제일 미인은 아무런 의심할 여지 없이 총명한 사람이기에 이 이야기를 아주 제대로 기억했다.
“소원이 클수록 과위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그만큼 난이도도 높아지지요…….”
허칠안은 갑자기 어리둥절했다. 그는 한 가지 문제가 생각났다. 신수는 그해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그는 오늘날에 이르러 신수의 특수함을 간신히 꿰뚫어 보았다. 선무 쌍수인데 게다가 모두 아주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신수는 보살인가, 나한인가?
이건 그가 지금껏 고민해본 적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나한이든 보살이든 모두 그 이상은 없는 과위였다. 이렇다면 분명히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고행승 허굉원이 ‘만약 고래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다면, 세상에 넘쳐흐르는 지식인이 활짝 웃을 수 있을 텐데!’라고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고행승은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예컨대 미친 듯이 집을 지어 부동산 업계를 발전시키는 게 그 예였다.
이렇다면 아주 뚜렷한 흔적을 남길 터였다.
만약 그는 신수가 그해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알 수 있다면, 어쩌면 신수 몸의 비밀을 풀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으로써 그는 신수가 봉인된 내막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 * *
“여인 한 명과 전마 한 필을 거느리고 있다고? 전마가 확실하느냐?”
주이는 세 채가 딸린 대원 안에서 눈이 갑자기 밝아졌다.
“그 말은 아주 좋은 말이었습니다. 키도 보통 말보다 훨씬 크고, 그 몸의 곡선은 정말이지 눈을 떼고 싶어도 뗄 수 없게 하더군요.”
정탐을 맡은 부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마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희소성 있는 말이었다. 올해 조정과 무신교의 전쟁으로 대봉 군대는 사상자가 막심하였다. 전마는 한순간에 더 잘 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이의 눈에 값어치는 둘째였다. 핵심은 보기 드물다는 점이었다.
현령 나리에게 선물하기에 딱 좋았다.
이 시대에 말을 좋아하지 않는 자는 없었다. 좋은 말이라면 더 그랬다.
주이는 한참을 침음하더니 영감을 떠올렸다.
“가서 이 포두에게 형제 몇 명을 데리고 산양(山陽) 객잔에 가라고 통지하거라.”
* * *
부양현의 황주는 확실히 식감이 아주 뛰어났다. 허칠안은 술을 담그는 법을 모르는 터라, 그 맛이 그저 수질이나 곡물 때문이라고만 짐작했다.
한 지역의 풍토는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특색이 되기도 했다.
“부양현을 떠날 때 술을 몇 단지 사서 가져가야겠어…….”
모남치는 입을 오므린 채 매우 기뻐했다.
그녀에게 강호를 거니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각지의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을 맛보고 다른 풍토와 인심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그녀는 도중에 좋지 않은 일을 보고 들어 부정적인 기분이 들기도 했으며 불쾌하기도 했으나, 그것 역시 경험 중 하나였다.
두 사람은 술 주전자를 내려놓은 다음, 짝을 지어 부인의 일을 처리하러 나섰다.
그들이 계단을 따라 객잔 대당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쾌수 넷과 흉악한 얼굴을 한 흉포한 사나이들이 객잔으로 쳐들어왔다.
우두머리인 중년 남자는 검은색 바탕에 붉은 테두리를 두른 포두 차복 차림이었다.
허칠안은 이 차림이 실로 너무나 익숙하여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들었다.
중년의 포두는 객잔 안을 훑어보더니 객잔 심부름꾼을 쳐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오늘 객잔에 묵는 외지인이 있지 않는가?”
심부름꾼은 즉시 허칠안과 모남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나리, 저 둘입니다요.”
중년의 포두는 허칠안을 살폈다.
“네가 민간 여인을 모욕하였다고 누군가 고발하였으니 우리와 함께 관아에 다녀와야겠다.”
‘내가? 민간 여인을 모욕했다고?’
허칠안은 자신이 엄청난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허 은라가 만약 어느 집안의 낭자와 잠자리하고 싶다고 하면, 낭자들은 기쁜 마음에 다리를 오므리지 못했으리라!
그런데 그가 어찌 여인을 모욕할 필요가 있겠는가!
‘민간 여인을 모욕했다고?’
객잔 안 손님들이 잇따라 그를 쳐다보았다.
손님들은 외지인이 현지 양갓집 여인을 모욕했다는 걸 듣자 갑자기 적대적인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