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18
718화. 은혜는 은혜로 갚고 원수는 원수로 갚는 법
“누가 나를 고발했지? 근거가 있는가?”
허칠안은 관아에서 사람을 체포하는 절차를 아주 잘 알았다. 그는 말을 하는 동시에 그 용맹스러운 사나이들을 자연스레 쳐다보다가, 그중 옷차림이 단정하고 통통한 남자를 보았다.
허칠안의 시선이 닿은 이 자에게서는 은은한 금빛이 감돌았다. 또한 미세한 용의 그림자가 그를 어렴풋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는 기쁘면서도 유감스러웠다. 기쁜 이유는 나온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드디어 용기의 숙주를 만났기 때문이었으며, 유감스러운 이유는 이 숙주의 용기가 자잘하게 흩어진 유형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핵심적인 아홉 가지 용기는 아니었다.
복장이 선명한 그 중년 남자가 ‘헤’하고 소리를 내더니 말했다.
“나는 주이라고 하며 바로 내가 관아에 너를 고발하였다. 오늘 네가 강가에서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진 여인을 구했던 일이 있었느냐?”
허칠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이는 비분했다.
“너는 옷을 갈아입는다는 이유로 그녀를 독거노인의 집으로 데려갔고, 그 기회를 틈타 그녀를 모욕하였다. 그녀가 집으로 돌아온 뒤 울며불며 내게 이 일을 하소연하더군.”
그는 중년 포두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이 포두, 자네가 백성을 위해 결정권을 갖고 처리하게.”
허칠안은 문득 깨닫고선 냉혹한 표정으로 그를 주시했다.
“알고 보니 네가 바로 주이구나. 판을 짜서 장 절름발이가 가산을 탕진하게 만든 뒤 그의 아내를 강제로 차지해 그녀가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압박하였지. 내가 보니 그녀가 불쌍하여 나서서 목숨을 구해주고 그녀에게 빚을 갚으라고 30냥 은자까지 주었다. 어째, 네 사업을 망쳤나 보지? 음, 장 절름발이의 아내가 너한테 있나?”
그는 확실히 깨달았다. 용기와 기운의 결합 효과 탓에 그는 오는 길에 조만간 용기의 숙주들을 만날 터였지만, 시간의 척도를 통제할 수는 없었다.
1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2년이 걸릴지도 몰랐다. 심지어 더 오래 걸릴지도 몰랐다.
대당 내 손님들은 이 말을 듣자 바로 이해하였다.
비록 이 자는 타지인이지만, 현 백성들 중에 주이의 사람 됨됨이를 누가 모르겠는가. 그와 현장이 관계를 맺었다는 점을 누가 모르겠는가.
사람들은 그의 말보다 타지인이 한 말을 더 믿고 싶어 했다.
이 포두는 공적인 일을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태도로 말했다.
“헛소리는 적당히 하고 우리와 관아로 간다. 현 나리께서는 사소한 일까지 빈틈없이 살펴 지금껏 누명을 씌운 적이 없다.”
갑자기 우렁찬 말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처절한 비명 소리가 동반되었다.
사람들은 객잔을 뛰쳐나갔다. 널찍한 거리 위에 몇몇 사나이가 온 힘을 다해 준마 한 필을 제압했다. 사나이 둘은 말고삐를 잡아끌었으며, 다른 한 사나이는 올라타려 시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암말이 몸을 돌려 멋지게 뒤차기를 날린 덕분에 날아가 버렸다. 그들은 목숨이 간당간당한 채 바닥에 누워 코와 입에서는 피를 흘렸다.
주이는 놀라면서도 기뻤다. 이 말은 그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영리했다. 그는 마음속에 탐욕이 불타올라, 소리 높여 말했다.
“이 포두, 그가 말고삐를 늦추고 사람을 해쳤으니 매우 엄중한 벌을 내려야겠네.”
모남치는 이 말을 듣더니 허리에 양손을 얹고 냉소를 지었다.
“너희들이 건드리지 않는데 사람을 해치겠니? 분명히 너희가 말을 훔치려고 했잖아.”
모남치는 얼굴값을 너무 못했기에 사람들에게 무시당했다.
이 포두는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말도 공범이니 전부 잡아가야 한다. 방금 그가 휘파람을 불어 말이 사람을 해치도록 조종하였으니 매우 엄중한 벌을 내려야 한다.”
주이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이 포두는 사건 해결의 신이 따로 없군. 그렇지 않은가?”
그의 뒤에 있는 사내들이 잇따라 크게 웃었다.
길가의 행인들이 잇따라 에워싸더니 손가락질하며 귓속말로 소곤거렸다.
“주이가 또 이 부패한 관리들과 결탁하여 누구한테 사기를 치려는 거지?”
“아마도 타지인인 듯하네.”
“아, 타지인이구나. 재수가 없군.”
“주이가 제멋대로 구는 게 익숙해져서 그를 다스릴 수 있는 자가 없네. 연초에 견직물 점포 조 씨가 주이에게 200냥을 사기당했었지. 그는 굴복하지 않고 관아에 고발하였으나 현장과 주이는 한통속이었어. 조 씨는 옹주성으로 달려가 고발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곤장을 맞고 보내졌고, 점포도 나중에 주이에게 빼앗겼네.”
“목소리 좀 낮추게. 들리기라도 하면 재수 없을 거라고.”
“흥, 우리 부양현에는 허 은라가 없네. 그가 있었다면 주이 같은 악질은 진작에 참수됐을 거야.”
‘이게 바로 하급 벼슬아치의 재앙이지. 작은 곳에서는 백성을 마구 짓밟고 권세를 부리는 일이 가능하니까…….’
허칠안은 청력이 아주 뛰어났기에 백성들이 왈가왈부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하급 벼슬아치를 응징하고 싶다는 위연이 터무니없이 생각났다.
이 포두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멍하니 뭘 하는 것이냐. 말의 눈을 가려라.”
그가 눈을 가리면 말은 사람을 따라갔다.
한 포졸이 즉시 차복을 벗어 손을 털며 펼치더니 암말을 향해 달려갔다.
암말은 연신 뒤로 물러났으나 힘을 합쳐 말고삐를 잡아당기는 두 사내 때문에 벗어날 수 없었다.
암말은 끊임없이 울부짖었다.
“울부짖긴 뭘 울부짖어. 다시 울부짖으면 이 몸이 너를 찍어버리겠다.”
한 쾌수가 그를 협박하면서 옷을 암말의 머리에 덮었다.
하지만 그는 성공할 수 없었다. 부스러기 은전 한 알이 날아와 그의 슬개골을 부쉈기 때문이었다.
쾌수는 즉시 몸의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며 땅에 꿇어앉은 뒤, 피범벅이 된 무릎을 감싸 안고 비명을 질렀다.
그도 앞으로는 절름발이로 살아야 했다.
사방에서 갑자기 왁자지껄한 소리가 일었다. 길가의 행인들은 이 타지인이 이렇게 강렬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뜻밖에 나서서 관아 쾌수에게 중상을 입혔다.
“감히 사람까지 해치다니!”
이 포두는 미간을 치켜올리고 제식 패도를 뽑았다.
“이 포두, 우리가 자네를 도우러 왔네.”
주이는 냉소를 연발하며 허리 뒤에서 팔뚝 길이의 폭이 좁은 칼을 뽑자 그의 부하들이 잇따라 따라 하며 같은 모양의 칼을 뽑았다.
이 포두 등은 아마 허칠안의 방금 그 모습을 통해 그에게 능력이 좀 있다는 걸 깨달았을 터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를 바로 포위하지 않고, 칼을 쥔 채 주변을 천천히 돌며 종종걸음으로 다가갔다.
쌍방의 거리가 일 장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이 포두가 포효하더니 힘껏 패도를 내리찍었다.
그는 수련 경지를 지닌 몸으로, 단칼에 베자 바람 소리가 휙휙 들렸다.
다른 이들도 우르르 몰려들었다.
허칠안은 손을 들어 이 포두의 칼을 손쉽게 빼앗고 손을 뒤집어 상대의 목덜미에 대더니 말했다.
“악질과 결탁하여 백성을 마구 짓밟다니, 참수한다!”
칼끝이 스치더니 두 눈을 둥그렇게 뜬 사람 머리가 굴러떨어졌다.
피가 솟구쳤다.
쾌수 둘 그리고 주이 등은 놀랍고 겁먹은 얼굴을 했다. 이 타지인은 방금 지극히 평범하게 손을 썼다. 그는 칼을 빼앗고 휘두르는 두 가지 동작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타지인이 도대체 고수인지 아니면 이 포두가 순간 부주의했던 건지 구분할 수 없었다.
이때 주이는 타지인이 돌아서서 자신을 쳐다보는 걸 보았다.
이 찰나, 공포가 그의 마음속에서 폭발하였으며, 심장이 세차게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감히 관아의 포두를 죽이다니. 이건 죽을죄다……!”
허칠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투성이가 된 패도를 들고 주이에게 다가갔다.
주이는 겁에 질려 연거푸 뒤로 물러났다. 폭이 좁은 칼을 쥐고 있는 손이 가볍게 떨렸다. 다음 순간, 그의 가슴속 팽팽한 줄이 끊어지더니 그가 돌아서서 도망쳤다.
슉!
허칠안은 또다시 부스러기 은전을 튕겨 상대의 슬개골을 부러뜨렸다.
주이는 관성으로 인해 바닥에 묵직하게 떨어졌다. 뒤이어 그는 검은색 장화가 눈앞에서 멈추는 걸 보았다.
그가 고개를 들어보니 그 타지인이 냉담하게 내려다보며 말했다.
“남녀를 농락하다니, 참수한다!”
또다시 사람 머리가 굴러떨어졌다.
주이의 시체 위로 옅은 색의 금룡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나오더니 하늘을 날았다. 마치 바람을 타고 가려는 듯했다.
허칠안은 지서 파편을 꺼내 거울 면을 금룡에게 조준하고 입으로는 법결(法訣)을 묵념하였다.
금룡은 잘게 부서진 금빛으로 변해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모든 건 보통 사람들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쾌수 둘과 주이의 부하들은 전전긍긍하였다. 그들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손에 쥔 폭이 좁은 칼을 땅 하고 바닥에 떨어트렸다.
허칠안은 고개를 돌려 쳐다보더니 말했다.
“앞잡이가 되어 못된 짓을 일삼았으니 손을 베겠다.”
십여 개의 팔이 떨어졌다.
십여 명의 사내가 팔을 감싼 채 끊임없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이 모든 일을 마친 뒤, 암말을 끌고 모남치를 데리고 긴 거리의 끝을 향해 걸어갔다.
한참이 흐른 뒤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이가 죽었다.”
그는 갑자기 흥분하더니 소리를 높여 외쳤다.
“주이가 죽었다!”
침묵이 깨지자 군중이 들끓었다.
분명히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길거리의 행인들은 박수를 치며 쾌재를 불렀으며 더할 나위 없이 흥분하였다.
“이 개자식이 드디어 죽었다.”
“퉤, 그래도 싸!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을 만난 게지.”
“백 번 죽어 마땅해, 백 번 죽어 마땅해.”
“타지인은 의로운 일을 하는 대협객이었어.”
* * *
허칠안은 성 밖에서 부인을 구해 멀리 보낸 뒤, 암말을 탄 채 관도 위를 미친 듯이 달렸다.
그의 품에 기댄 모남치는 몸이 흔들렸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천천히, 좀 천천히, 너무 빨라……. 우리 이거 도망치는 건가?”
허칠안은 말을 타고 질주하는 데 집중했다.
“아니면요? 객잔에 있다가 현장이 군대를 동원하여 토벌하러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죽자고요? 저희는 지금 강호인으로, 한 짓이 강호의 짓이라고요.”
모남치는 거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강호 일?”
“툭하면 사람을 하나씩 죽여도 천하에 적이 없지요. 일이 끝났다 싶으면 옷소매를 떨치고 가버려도 신분과 이름을 꼭꼭 감출 수 있어요.”
은혜는 은혜로 갚고 원수는 원수로 갚는 법이었다. 길에서 불공평한 일을 마주하면 칼을 뽑아 사람을 베는 곳이 바로 강호였다.
그는 말을 마친 뒤, 더 이상 대봉 제일 미인을 상대하지 않은 채 원신 한 가닥을 지서 파편에 스며들게 했다. 희뿌연 거울 속 공간에서 가느다란 몸집의 금룡이 조용히 허공에 굳었다.
이는 마치 지서 파편에 봉인된 것 같기도 했으며 깊이 잠든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용기를 감지하는 범위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서 파편을 통해 이 범위를 늘릴 수는 있겠어. 앞으로 수집하는 용기가 많아질수록 범위가 넓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지금도 용기의 동반자와 다름없으니 운이 좋아질 것이다. 매일 은자를 줍던 아름다운 시절로 다시 돌아올 것만 같은 느낌이야……. 내 몸속의 기운이 이미 완전히 재생하여 돈을 줍는 범주에서 진작에 벗어났다. 그렇기에 천고부의 수법으로 차단할 수밖에 없어.’
비록 미세한 용기였지만, 허칠안은 극도로 흥분하였다. 칠절고 배양은 그래도 성공적인 편이었으며, 그는 초혼종 법기 재료도 두 가지나 수집하였다. 그는 지금 용기 역시 성공적으로 수집하였다.
임무가 순조롭게 추진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