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23
723화. 정보 교환 (2)
허칠안은 한참을 걸은 뒤 먼 곳에 개울이 있는 걸 보고 바로 말했다.
“시냇가에서 일주향 쉬시죠.”
그는 천종 성자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허칠안은 암말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바로 시냇가로 달려갔다.
이영소는 즉시 따라갔고, 서 씨는 몸을 뒤척여 말에서 내린 뒤 자색이 평범한 아내를 안아 말 등에서 내렸다. 그런 뒤 그는 돼지 털 솔을 뽑아 말의 코를 씻고 닦았다.
대봉 마정(馬政)은 30리에 한 번씩 말의 코를 닦았다. 이는 말코에 너무 많은 먼지가 묻어 호흡이 원활하지 않아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영소는 속으로 계산해보았다. 그들은 평주를 떠나 산길을 하나 골라 미친 듯이 달려 거의 삼 십여 리를 왔다.
‘그가 참전했던 경험이 있나? 보통 강호 인사라면 30리에 한 번씩 말코를 닦는다는 생각이 없는데…….’
이영소는 남몰래 추측했다.
“서 형, 제게 솔을 좀 빌려주시죠.”
이영소는 빙그레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
“서 형 예전에 조정 사람이었습니까?”
허칠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경성 어도위에서 하급 관리로 일했네. 나중에 상급자의 미움을 사 파면됐지.”
“상급자의 미움을 샀다고요?”
“응, 그는 허평지라고 하네. 사람 구실 못하는 허평지, 이 호칭은 경성에서 아주 유명하지.”
허칠안은 숙부의 방식을 이용해 그를 그리워했다.
이영소는 손뼉을 치며 미소를 지었다.
“공교롭군요. 서 형이 알고 보니 경성 인사였다니요. 마침 저 역시 경성에 의리 없이 야박하게 사형의 사활을 돌보지 않는 사매를 찾으러 가야 합니다. 경성에 가서 제가, 음, 제 물건을 되찾아 보수를 드리겠습니다.”
“경성에 가고 싶은가?”
“꿈꾼 지 이미 오래입니다. 경성은 중원에서 모범 도시지요. 번화함으로 따지자면 천하에 경성보다 더 번화한 도시는 없습니다.”
이영소는 동경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제가 비록 동방 자매에게 반년 동안 연금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듣자 하니 묘진 사매가 경성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지낸다던데. 그녀가 경성에 이렇게 오래 미련을 둘 수 있다는 건 경성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충분히 설명합니다. 또한, 저에게 경성은 수행하며 진리를 찾는 아주 좋은 곳입니다.”
허칠안이 말했다.
“경성 교방사에 미인이 많아서?”
“서 형께서는 저를 아시는군요.”
이영소는 한편으로 말코를 닦으며 한편으로는 웃으며 말했다.
“듣건대 경성 교방사에는 기녀 24명이 있는데 각각 특색이 있고 다른 재능과 기예에 능하다지요. 심지어 그들은 본래 대갓집 규수라더군요. 이런 여인들은 저를 도와 사랑을 속삭이면서, 감정에 움직이지 않는다는 묘한 이치를 깊이 깨닫는 걸 돕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게다가 그녀들과 사랑을 속삭이면 후유증이 거의 없어요.”
‘후유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무임 승차할 수도 있지…….’
허칠안은 고개를 끄덕여 매우 공감하였다.
천종 성자는 멀지 않은 곳의 모남치를 곁눈질하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서 형은 교방사에 가서 기녀를 데리고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까? 기녀를 본 적이 있나요? 허 은라 덕에 천하에 명성을 떨친 그 부향 기녀를 만난 적 있습니까? 이 24명의 기녀가 어떠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는 서겸의 수련 경지와 능력이 경성에서 아마도 꽤 위상이 있으리라 여겼다. 기녀와 잠자리하는 게 어쩌면 좀 어려울 수는 있어도, 어쨌거나 만난 적은 있었을 터였다.
‘부향은 키가 크고 늘씬하며 비율이 아주 좋지. 긴 다리는 아주 아찔하다고. 명연은 몸매가 부드럽고 무릎에 누워도 좋아. 소아가 가장 가냘프지. 자주 울면서 “오라버니, 절 용서해주세요!”라고 외쳐. 동설은 노랫소리가 듣기 좋고 귓속말하는 걸 좋아하지. 만만은 열정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하고…….’
허칠안은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지금껏 교방사에 간 적이 없네.”
이영소는 그의 냉담한 표정을 보고 약간은 믿음이 가 애석해했다.
“안타깝네요.”
그는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
“사실 이번에 산에서 내려와 떠도는 최종 목적이 바로 경성입니다. 인종을 찾아가 제자끼리의 천인 간 전쟁에 개입하려고요. 만약 동방 자매가 아니었다면, 천인 간 전쟁에 본래는 제가 나섰을 겁니다. 듣자 하니 묘진과 그 초원진이 비기고, 마지막에 허 은라가 두 손으로 하늘과 사람을 제압했다지요. 사실 제가 거기에 있기만 했다면, 이긴 사람은 분명히 천종이었을 겁니다.”
그는 여기까지 말을 마쳤을 때 신중한 기색을 보였다.
“저는 정보를 한데 모아 세 측의 전투력을 분석했습니다. 초원진은 따로 길을 개척하여 수행하였지요. 인종 검법을 수행하고 무도는 그쯤에서 멈춰 사실 전투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당시의 허 은라에 관해서라면, 수련 경지가 아직 얕지만, 유가의 법술 서적에 의지하여 운 좋게 승리하였습니다. 제가 묘진이었다면 저는 세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교묘하게 회피하여 역전승했을 겁니다.”
그의 어조, 눈빛은 허풍 같지 않았다.
‘아니, 설령 동방 자매가 없었다고 해도 너는 이길 기회가 없었어. 마지막 결말은 기껏해야 네가 초원진을 급하게 다그쳐서 그가 장검을 꺼내 너를 베어 죽이는 거였을 테야…….’
허칠안은 속으로 말했다.
10년간 서생의 의기를 내포한 그 초원진의 검세가 얼마나 무시무시하던가?
3품인 진북왕도 피해를 입었다.
두 사람은 말코를 다 닦은 뒤 계속 시냇가에 서서 한담을 나누었다. 이영소는 화제를 여인에게 돌리는 걸 언제나 좋아했다. 허칠안은 겉으로는 단정했으나 실질적으로 착실한 사람은 아니라서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천종과 인종이 비록 마음이 맞지 않지만, 인종의 도사 낙옥형은 듣자 하니 세상에서 보기 드문 미인이라더군요. 이뿐만 아니라 인종의 수행법은 고품에 도달하는 걸 결정 짓지요. 업화작신(業火灼身)이라고도 하고요. 업화는 본인만 이글이글 타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그들의 온갖 생각을 불러일으키지요. 특히 성욕이 최고입니다.”
‘이건 나도 알아. 내가 일찍이 낙옥형에게서 착한 이모, 엄마의 친구 그리고 친구의 엄마와 이웃집 누나를 보았거든…….’
허칠안은 냉철한 인상을 유지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좀 안다네. 그래서 인종은 기운을 빌려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이영소는 깜짝 놀란 듯 서겸을 살폈다.
“서 형께서는 적잖이 알고 계시는군요.”
허칠안은 침묵하였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허칠안은 갑자기 암말이 몸을 돌렸다는 걸 알아차렸다. 동작이 가뿐하고, 자태가 아름다우며 몸의 곡선이 영롱하였다…….
“탁!”
그는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렸다.
이영소가 경악하더니 말했다.
“서 형?”
‘아뿔싸, 심고로 동물을 조종한 부작용이 왔다…….’
허칠안은 차갑게 말했다.
“자네와 관계없네.”
이영소가 다소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했다.
“사실 제가 가장 만나고 싶은 이는 진북왕비, 대봉 제일 미인입니다. 저와 사매가 강호를 거닐 때, 그 강호 필부들은 여인을 언급하면 언제나 왕비를 언급하더군요. 그녀는 유일무이한 대봉 제일 미인으로 선녀보다도 아름답다고 말했어요. 제가 그들에게 어떻게 아름다운지 물었는데 그들은 말하지 못하더군요. 아무도 본 적 없이 들은 적만 있기 때문입니다.”
허칠안은 시선이 아련해지더니, 저도 모르게 그날 밤 모남치의 본 모습을 처음 봤을 때가 떠올랐다. 그는 그때 몹시 놀라 감정이 널뛰었으며, 그때의 심정은 지금까지도 생생했다.
‘그녀가 아름답고 아름답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녀는 매우 보기 드문 여인이다. 유감스러운 건 그날 밤 너무 어두워서 그녀의 가슴을 보지 못했다는 것…….’
이영소가 웃었다.
“이번에 경성에 가면 저는 대봉 제일 미인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러 갈 겁니다. 만약 서 형께서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다면, 제가 본 뒤에 꼭 알려드릴게요.”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경박한 웃음을 거두고 나지막이 말했다.
“제가 듣자 하니 대봉의 황제가 허 은라에게 죽임을 당했다더군요. 조정의 공고는 원경이 무신교의 조종을 받았다고 말했고요. 이건 분명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서 형께서는 경성에서 오셨으니 어찌 된 일인지 아십니까?”
‘지금 내 신분을 떠보는 건가? 아니면 정보를 교환할 작정인가?’
허칠안은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원경은 도문 2품으로 불로장생을 원해 국운을 바치려다 허 은라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네.”
그의 설명은 간단명료하였으나 이영소가 듣기에는 청천벽력과 다름없었다. 그는 깜짝 놀라서는, 어안이 벙벙하여 눈만 크게 뜬 채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사건에 이런 내막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아니, 그 속에는 더 많은 내막이 있었다. 예를 들면 원경이 2품이라니? 그가 어떻게 왜 국운을 바치는 거지? 허 은라는 또 어떻게 그를 죽였고?
“이 일의 배후에는 안개가 짙게 끼어 있군요. 이 짧은 한마디 말만으로도 얼마 전 경성에 암류가 밀려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영소는 서겸을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으며, 속으로 이 자의 신분과 지위가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때 허칠안이 말했다.
“내가 듣기로 천인 간 전쟁의 내막도 결코 단순하지 않네. 인종 도사가 만약 천종 도사를 이겼다면 이로써 1품에 충격을 가할 수 있었네. 그리고 천종 도사는 승패와 상관없이 영향을 받지 않지. 하지만 만약 천인 간의 전쟁을 포기하면 기이하게 사라졌을 거야. 자네는 그 속의 내막을 아는가?”
쿵쿵쿵…….
천종 성자는 연신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안색이 크게 변해 서겸을 한사코 주시했다. 그는 약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 당신 도대체 누구요?”
허칠안은 겁에 질린 천종 성자를 마주하자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맞혀보게.”
천종 성자는 입을 벌렸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서겸이 보여준 신비감이 너무 강해서, 그는 엄청난 곤혹과 실의에 빠졌다.
‘아주 확실하네. 이 일은 천종의 비밀과 관련 있어. 이영소는 아마도 내게 진상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정보를 얻고 싶어도 대놓고 물을 수는 없고, 교환하는 방식도 안 돼. 그가 스스로 원해서 말하게 해야 해…….’
허칠안은 생각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자네에게 이건 천종이 대중 앞에서 공개할 수 없는 비밀이겠지만, 나한테는 몇백 년 전에 알게 된 사건일 뿐이야.”
‘몇백 년 전이라…….’
이영소는 살짝 입을 벌리더니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누구지? 그가 몇백 년을 살았다고? 유가를 제외한 어떠한 체계든 4품 이상만이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다. 이건 서겸이 적어도 3품이라는 걸 의미하는데? 아니다. 비록 그의 수법이 변화무쌍하지만 그는 청 누님조차 이기지 못하잖아.’
순간 갖가지 생각이 이영소의 머릿속에 스쳤다.
“청 누님조차 이기지 못하는데 몇백 년을 살았다고요?”
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질문하였다.
“나는 4품 하나도 이기지 못하지만, 고족이 하니까 나도 하지.”
허칠안은 허허허 웃으며 말했다.
이영소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지만, 반박할 말을 내뱉지 못했다. 그는 서겸이라는 사람이 점점 더 신비롭고 헤아릴 수 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허칠안은 계속해서 말했다.
“알고 있다고 해서 내막을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니지.”
이영소는 막 벌린 입을 다물었다. 그는 방금 ‘당신이 천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이상 방금 왜 내게 물으려 했지?’라고 질문하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답을 얻었지만, 상대의 논리가 이렇게 치밀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