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30
730화. 삼화사 탐색
허칠안은 암암리에 전음으로 말했다.
“뇌주 상회는 뇌주에서의 세력이 어떠한가?”
이영소가 대답하였다.
“다들 이름만 들어도 알고, 재력은 손에 꼽습니다. 고수 방면으로는 4품이 여러 명 있지요. 사실 그 당시 용 누님과 청 누님이 너무 바짝 쫓아오지 않았다면, 저는 유아를 따라 뇌주로 돌아갔을 겁니다. 뇌주 본토는 설령 용 누님과 청 누님이라고 해도 약간 꺼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억지로 들이댄다면 그녀들은 뇌주 상회를 제압할 수는 있지요.”
‘이건 전부 핵심이 아니야…….’
허칠안은 전음으로 물었다.
“자네 이 낭자와 잤는가?”
“이, 이건……. 감정이 깊어지면 모든 건 자연스러운 법이지요. 허나 선배님 안심하십시오. 유아와 동방 자매는 다릅니다. 그녀는 그렇게 과격하지 않아요. 교양이 있고 사리에 밝습니다.”
이영소는 황급히 전음으로 변명하였다.
‘이것저것 다 말하지 마. 어쨌든 나는 이미 너를 버릴 준비를 마쳤어!’
허칠안은 무표정이었다.
문인천유는 두 사람이 사적으로 전음하는 걸 몰랐기에 웃으며 말했다.
“두 은인께서 천유를 따라 성으로 돌아가길 원하시는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천유에게 두 분을 대접할 기회를 주세요.”
‘말은 그래도 수준급이군.’
모남치는 아래턱을 치켜올리고 거만하게 ‘응’하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즉시 말을 타고 20리 밖의 뇌주성으로 달려갔다.
* * *
문인부, 대당.
“아버지께서는 북경에 장사하러 가셨습니다. 군량미, 자기, 옷감 등의 물품을 운반하여 요족 및 오랑캐와 전마, 소, 양을 교환하러 갔습니다.”
문인천유는 차를 내어오라고 명령하였고, 뇌주의 특산 과일을 내놓았다.
낮과 밤 온도 차가 큰 까닭에 뇌주의 과일은 다른 지방보다 더 달았다.
화신은 이 점에 매우 만족하여 멜론을 몇 입 더 먹었다.
허칠안은 먹으면서 말했다.
“이윤이 적지 않겠소.”
문인천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라면 저희는 요족·오랑캐와 장사하러 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차라리 남강 오랑캐가 오히려 더 신용이 있지요. 이는 완전히 고족 덕분입니다. 특히 천고부가 그렇지요. 천고부는 지금껏 지혜로운 사람이 부족한 적이 없었고 게다가 충분한 명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남강이 대봉과 무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부족은 감히 타파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요. 물론, 남강에도 새 문물을 배우고도 소화하지 못하는 오랑캐가 아주 많습니다. 원시인처럼 야만적인 생활을 하지요. 산 사람으로 제사를 지내고 심지어는 서로 해치는 부자도 있습니다. 아들이 부친의 재산을 상속하고 싶으면 부친을 죽여야만 합니다.”
‘부자가 서로 해친다고? 이거 내 얘기 아닌가…….’
허칠안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문인천유는 계속해서 말했다.
“북방 전쟁이 이렇게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요족 및 오랑캐는 지금 물자가 부족합니다. 그러나 동맹을 맺었으므로 그들은 다시 대봉 관내에서 약탈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겁니다. 이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기회이지요.”
허칠안이 평가했다.
“상인이 이익을 추구하는 건 좋은 일이오.”
문인천유는 눈을 반짝였다.
“은인께서는 상인을 비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돈만 있으면 나리가 되는 시대를 겪어보지 못했군…….’
허칠안은 컨셉을 유지했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번화한 시대는 경제의 궐기에서 비롯되었소.”
문인천유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은인께서는 역시 고인이십니다. 안목이 속세에 구애받지 않으십니다.”
한바탕 잡담으로 예열한 뒤 허칠안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문인 낭자는 뇌주 삼화사를 아오?”
문인천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다시 물었다.
“근래에 삼화사에 무슨 이상이 있소?”
문인천유는 약간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저었다.
“전혀 이상 없습니다. 다만 9일만 더 지나면 부도보탑이 열리는 날입니다.”
허칠안이 웃으며 말했다.
“그대도 부도보탑이 최근에 열린 걸 아오?”
문인천유는 오히려 어리둥절하더니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부도보탑은 일찍이 불문이 좌화(*坐化: 앉은 채로 죽음)하여 금신을 남긴 사리자, 고승을 기리는 데 쓰이는 곳이기에 불심이 두텁다고 들었습니다. 60년마다 한 번 열리는데 연이 있는 자가 그 속에 들어가면 보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불문이 이렇게 호의를 베푼다고?’
허칠안은 침음했다.
“목적은?”
문인천유가 질문에 대답하였다.
“무릇 부도탑에서 보물을 얻은 자는 결국에는 불문에 귀의한다고 전해집니다. 참, 얼마 전에 확실히 누군가 부도탑에서 금빛이 반짝이더니 이따금 용 울음소리가 전해졌다고 말하더군요. 삼화사가 외부에 설명하기로는 부도탑이 불공을 원만하게 마쳐 이상이 생긴 거라고 했습니다.”
‘이해했다. 부도탑이 60년에 한 번씩 열리는 진짜 목적은 불문이 인연이 있는 자를 도화(度化)하려는 것이다……. 허, 공덕원만(功德圓滿)? 대봉의 용기가 언제 너희 불문의 공덕원만으로 변한 거지? 용기를 독차지하려는 게 확실해졌군…….’
허칠안은 깊이 생각한 뒤 물었다.
“삼화사가 어디에 있소? 뇌주성과 가깝소?”
“속도를 내서 가면 내일이면 도착합니다.”
허칠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종 성자를 쳐다보았다.
“나는 먼저 정보를 정탐하러 가고 싶네.”
‘서겸이 뇌주에 온 건 역시나 부도탑 때문이었어. 목적이 조금도 단순하지 않아…….’
이영소는 이 일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서겸이 서쪽으로 간다고 말했을 때 이영소는 이미 이를 짐작하였다.
“자네가 나와 함께 가게. 집사람은 문인부에 남겨두고.”
허칠안이 덧붙여 말했다.
“……알겠습니다.”
천종 성자는 문인천유를 보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문제없어. 의리상 거절할 수 없잖아.”
오늘 신정(腎精)은 보호한 셈이었다.
문인천유는 역시나 교양 있고 사리에 밝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비범하게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자상하게 말했다.
“이랑 잠깐만 기다려.”
이내 그녀는 검은 나무 상자를 가지고 나와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길이를 늘인 화통이 누워 있었다.
“삼화사의 승려는 제멋대로 날뛰는 데 익숙해져 있어. 지금 수련 경지가 봉인되었으니 이걸 가지고 가야 내가 안심돼. 이 화통은 우리 아버지가 거금을 들여 산 법기야. 연신경 이하는 무조건 죽어.”
연신경이라면, 당신이 상대를 특정하기만 하면 위기에 대한 무사의 예감에 의해 미리 포착될 것이었다.
* * *
그날 두 사람은 복장을 바꾸고, 또 도문 비법으로 용모를 바꾼 뒤 쾌마에 올라 지도를 따라 전진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튿날 동틀 무렵 청녕성(淸寧城)에 도착했다.
청녕성 교외에 자리 잡은 삼화사는 금광산(金光山)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사찰 규모는 아주 컸다. 사찰에서 수행하는 승려가 무려 2천 명이 넘었다.
삼화사의 승려는 비록 몸은 대봉에 있더라도 서역과 차이가 없었다.
뇌주는 본래 많은 서역 사람이 빈번하게 넘나들었다. 삼화사에서 서역 변방까지는 고작 걸어서 3일이면 됐다.
뒷받침해주는 아빠가 있는데 무슨 조정이 두렵겠는가?
멸불? 뇌주 관아가 감히 불문의 코앞에서 멸불하겠는가?
이러한 이유로 여기엔 이렇게 규모가 큰 사찰이 있었다.
그가 금광산에 가까워져 멀리 바라보니 눈부시게 화려한 대전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마른 나뭇가지와 시든 잎이 돋보였다. 이 밖에도 끊임없이 넓게 이어진 건물들이 있었는데 그건 승려가 거주하는 뜰이었다.
두 사람은 말을 삼화사 패방에 매어놓고 누군가 훔쳐갈 걱정 없이 계단을 올랐다.
뒤이어 쿵쿵 묵직한 소리가 몇 번 나더니 기기가 터지는 움직임이 동반되면서 몇몇 사람 형체가 위쪽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이 몇 사람은 경장을 입고 있었는데 검을 차고 있었다. 위아래로 법기를 제외하고는 값나가는 물건이 없었다.
강호 인사였다. 하층 강호 인사였다.
“형님들, 괜찮으십니까?”
허칠안은 앞으로 나가 부축했다.
그 강호 인사들은 스스로 창피하다고 생각했는지 연신 손사래를 쳤다.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형님들 이게…….”
허칠안이 막 묻던 그때 위쪽 계단에서 빗자루를 들고 튀어나온 승려가 보였다. 그는 15~16세로 눈언저리가 깊었으며 코는 오뚝했다. 서역 사람의 특징이 뚜렷했다.
그자는 청색 납의를 입고 승려 신발을 신은 대머리였다. 그는 비록 머리카락이 없었지만, 마음에는 여전히 속세가 남은 듯했다.
그가 하찮다는 듯한 얼굴로 강호 인사들을 흘겨보더니 비웃었다.
“너희처럼 실속 없는 놈들이 부도탑에 들어가 운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바닥을 청소하는 나 같은 승려조차도 이기지 못하는데 어찌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가, 퉤!”
강호 인사들은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져 말했다.
“삼화사에서 인연이 있는 자라면 들어와서 시도해봐도 된다고 말했다. 예년에도 이러지 않았나?”
승려는 고개를 쳐들고 흘겨보더니 냉소를 그치지 않았다.
“올해는 다르다. 올해 부도탑은 인연이 있는 자를 받지 않는다. 썩 꺼져라. 그러지 않으면 너희가 어머니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처님이 벌하실 것이다. 너희처럼 자신의 분수를 알지 못하는 중원 사람들. 삼화사는 우리 서역의 삼화사다. 불법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것인데 너희 대봉의 저속한 무사들이 깨달을 수 있겠느냐?”
팔이 탈골된 한 사내가 호통쳤다.
“뇌주는 우리 대봉의 근거지다.”
승려는 손에 쥔 빗자루를 치켜들고 욕을 퍼부었다.
“부처님께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너희가 불복하겠다면 올라와서 다시 손짓해 보거라. 이번에는 너희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아버지라고 부르게끔 때려줄 테니.”
승려는 수련 경지가 높지는 않았으나 말은 똑 부러지게 했으며, 욕하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이 강호 인사들의 나이면 확실히 승려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애송이를 마주한 치욕은 어쩔 수 없었다.
“화나 죽겠군.”
‘불문 제자는 수천만이지만, 아주 지혜로운 자는 필경 소수고, 대부분의 서역 불문 제자는 전부 이렇게 스스로 매우 잘났다고 여기지…….’
허칠안은 저도 모르게 불문 두법 때의 서역 사절단이 떠올랐다.
사절단은 자질이 높은 불문 제자인 셈이었다. 하지만 정사 사형과 정진 사제가 경성을 도발할 때, 연무대에 앉아 경성 군웅을 도발할 때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또 도액 나한이 암암리에 지시한 일이었다.
서역 불문은 위부터 아래까지 전부 스스로 매우 잘났다고 여겼다. 서쪽을 독점하여 구주의 우두머리라고 자만하였다.
수련 경지가 높고 깊은 승려는 이런 교만함을 드러내지 않았고, 상당한 수준까지 수행하지 않은 승려가 여기저기서 날뛰었다.
이영소가 평범한 얼굴을 한 채 미간을 찌푸렸다.
“스님, 강호에서 지나치게 날뛰면 죽임을 당하기 쉽습니다.”
승려의 나이에는 위협이 가장 안 먹혔다. 그는 빗자루를 짚은 채 비웃었다.
“부처님의 머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 능력 있으면 네가 베어봐.”
“본 성자는 강호를 여러 해 누볐는데, 너처럼 기개가 있는 아이가 가장 좋더구나.”
이영소는 장포 아래에서 길이를 늘인 화통을 꺼내 승려를 조준한 뒤 무표정으로 말했다.
“자, 방금 한 말을 반복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