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31
731화. 사방팔방의 위기
승려는 화통과 그의 사늘한 얼굴을 보자 마음이 불안해졌으며 소름이 끼쳤다.
그는 남의 도움 없이 여러 명의 강호 인사를 물리칠 수 있었다. 그 또한 무승의 길을 걷는 사람이지만, 연신경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기에 화통의 탄환 공격은 절대 피할 수 없었다.
승려는 눈알을 굴리더니 슬그머니 노기를 거두었다. 그는 오만함을 숨기더니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시주께서는 충동적으로 굴지 마시지요. 불문의 땅에서는 살생을 금지합니다. 여러분께서 만약 정말 사찰에 들어가고 싶으면 소승, 소승이 지금 바로 통보하러 가겠습니다.”
이영소는 괴상야릇하게 말했다.
“아니네, 아니네. 어디 감히 부처님을 번거롭게 하겠나. 우리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야.”
그는 말을 하는 사이 화통의 안전장치를 열었다.
승려는 두려워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침을 삼켰다.
이영소가 의아해했다.
“엇, 알고 보니 부처님께서도 화통을 두려워하네?”
옆에 있는 강호 인사 여럿이 하하 크게 웃으며 기를 폈다.
그래도 중원 사람은 방자하게 날뛰는 서역 불문을 마주했을 때, 재빨리 통일전선을 펴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소란을 피울 수 있었다. 비록 다들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었지만 말이다.
승려는 눈에 원망이 스치더니 연거푸 손사래를 쳤다.
“소승이 저지한 게 아닙니다. 그저 주지께서 외부인은 누구도 사찰에 들이는 걸 허가하지 않는다고 일찍이 당부하셨기 때문입니다. 부도보탑은 공덕이 원만하여 올해 더는 문을 열지 않을 겁니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상냥한 얼굴로 말했다.
“여러분께서 만약 꼭 들어가야겠다면, 소승이 지금 통보하러 가지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그가 말을 하면서 탐색하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남자가 과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즉시 돌아서서 사찰 안으로 도망쳤다.
“선배님, 계속 타진해야 할까요?”
이영소는 서겸을 쳐다보았다.
“저 승려는 속이 좁아서 반드시 지원병을 부르러 갔을 겁니다. 만약 충분히 탐색하셨으면 저희 가시지요.”
허칠안은 고개를 저었다.
“부족하네.”
지금 얻은 정보는 삼화사가 문을 닫아걸고 방문객을 사절해서 외부인의 출입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허칠안은 사찰에 고수가 얼마나 있는지 전투력이 어떠한지 아직 잘 알지 못했다.
‘내 수련 경지가 봉인되었지만, 그쪽도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은데. 4품 전봉조차도 이기지 못하면서…….’
이영소는 이를 보이며 입을 일그러뜨렸다.
그런 뒤 그는 서겸이 건넨 비단 주머니를 보았다.
“물건을 가지고 있다가 넓은 곳에 가서 숨기게.”
허칠안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영소는 비단 주머니를 받자 말없이 계단 밖에 있는 관목 덤불에 쑤셔 넣었다.
허칠안은 뒤이어 강호 인사 몇몇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러분, 좀 멀리 가 있으시죠.”
그는 강호 인사가 가장 즐기는 오락이 눈팅임을 알았다. 여기서 그를 억지로 몰아내면 예측한 효과에 미치지 못할 것이었다.
“형씨, 조심하시오.”
방금 모욕당한 사나이가 그를 일깨웠다.
“대봉이 멸불하여 뇌주 관아와 현지인은 불문을 좋아하지 않소. 이러한 이유로 삼화사의 승려는 아주 단결하여 일리가 있든 일리가 없든 전부 제 식구를 돕지.”
‘경성 청룡사의 승려와 어째 단결하지 않았을까……. 음, 경성에서 단결해봤자 소용없긴 하지…….’
허칠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강호 인사 몇몇은 즉시 물러났지만, 멀지 않은 곳에 멈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빗자루를 든 승려가 갔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승려 무리를 이끌고 왔다. 납의를 입은 자, 가사를 입은 자, 손에 염주를 쥐고 있는 자, 곤봉을 들고 있는 자도 있었다.
승려는 허칠안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혜안(慧安) 사숙, 방금 총으로 제자를 겨눈 게 바로 저자의 동료입니다.”
사방을 둘러보더니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자는 분명히 도망쳤을 겁니다.”
노란색과 붉은색이 교차하는 가사를 입은 중년이 제자리에서 걸어나와 양손을 합장하였다.
“빈승 혜안, 사찰의 지객(*知客: 절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스님)입니다. 시주께서는 왜 우리 불문의 청정지에서 무력을 행사하십니까?”
허칠안은 양손을 합장하여 답례한 뒤 말했다.
“저희는 한마음으로 부처님에게 절하고자 사찰에 들어가 향을 피우고 싶을 뿐인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귀사의 간판 스님께서 터무니없는 말로 사람을 모욕하지 않나, 손찌검하여 제 동료를 다치게 했습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 먼 곳에 있는 강호 인사 몇몇을 가리켰다. 그런 다음 그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어쩔 수 없이 화통으로 위협하여 그가 멈추게 압박한 겁니다.”
“헛소리.”
승려가 화를 냈다.
“그들 둘이 쓸데없는 참견을 하고, 방금은 제자까지 위협하면서 제자를 죽이겠다고 말하더군요. 사숙, 제자가 일을 그르치지 않으려고 유연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미 화통에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혜안 승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칠안을 쳐다보며 설명하였다.
“주지께서 저희 사찰은 더 이상 향객을 받지 않는다고 명하셔서 공연히 번거롭게 명에 따라 일을 처리했는데 무슨 잘못이 있나요?”
허칠안은 ‘아’하고 소리 내더니 말했다.
“사람을 때려 다치게 하고, 말로 모욕하였는데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혜안 승려는 마치 못 들은 듯 계속해서 말했다.
“귀하께서 화통으로 사찰 제자를 위협하셨지요. 빈승은 명색이 사찰 지객으로서 결단코 수수방관하면 안 됩니다. 공견(空見), 너 이 시주에게 한 방 돌려주거라.”
승려는 시종일관 허칠안의 의견을 묻지도 그를 제대로 상대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아무 망설임 없이 절차를 마쳤다.
푸른색 납의를 입은 한 승려가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그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고, 근육이 헐렁한 승포를 받치고 있었다.
그는 계단 위에 서서 허칠안을 높은 곳에서 굽어보며 양손을 합장하였다.
“아미타불.”
다음 순간, 발밑의 계단이 갈라지면서 높이 도약하니 마치 사냥감에게 달려드는 맹호처럼 포효했다.
무승!
이때, 법호가 ‘공견’인 무승이 갑자기 늠름해지더니 사방팔방의 위기를 감지했다.
분명히 주변에 적이 없고 매복이 없었지만, 그는 여기저기서 오는 위기를 알아차렸다.
그는 양발에 무게를 실어 억지로 낙하하였고, 뒤이어 기기를 뒤흔들어 보이지 않는 위기를 헤치려고 했다.
후……. 기기가 광풍으로 변해 돌계단 위의 낙엽과 먼지를 불러일으켰다.
공견 승려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두 다리에 힘을 잃어 온몸이 무력하게 쓰러지더니 휘청거리며 손을 들어 허칠안을 삿대질했다.
“너, 너…….”
허칠안은 그를 상대하지 않고 혜안 승려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떠십니까?”
먼 곳에 있는 강호 인사 몇몇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렸다. 그들은 허칠안이 어떻게 손을 쓴 건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혜안 승려는 굳은 얼굴로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와 양손을 합장하였다.
“아미타불, 자비를 베푸십시오. 무력을 행사하면 안 됩니다.”
이 말에는 불문 계율의 위력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허칠안의 사나운 성정을 말끔히 씻어버렸으며 더는 노기가 생기기 어렵게끔 상대의 생각을 부드럽게 했다.
혜안 승려는 이 모습을 보더니 다음 동작을 이어갔다. 그는 입으로 주문을 외었다. 모호한 목소리에서 뚜렷한 목소리로, 뚜렷한 목소리에서 귀청이 떨어질 만한 목소리로 변했다. 그 소리가 허칠안의 귓가 그리고 그의 마음속에 끊임없이 메아리쳤다.
어느새 그의 마음속에 불문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점차 생겼다. 또한 불법은 모든 깊은 뜻의 근원이며 불문은 생명의 가장 마지막 귀결점이라는 등의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두법을 겪을 때 비슷한 감각을 맞닥뜨린 적이 있었다.
‘강제 세뇌?’
허칠안은 한편으로는 저항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깊은 영향을 받아 불문에 귀의한 척하였고, 그런 뒤 그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 온화한 눈빛으로 모든 승려를 바라보았다.
“헤!”
승려는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무릇 모든 경문(經文)을 다 들은 사람들은 마음은 불문에 귀의하여 대성통곡하며 불문에 들어가고자 했다. 불문은 이런 사람들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대의 성의를 보려고 했다.
성의는 사찰 밖에 3일 밤낮으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할 수도, 가산을 전부 나누어 삼화사에 기부할 수도 있었다……. 특정한 기준 없이 상대가 진심인지 아닌지만을 보았다.
물론 진심이 아니고 싶어도 어려웠다.
승려는 상대가 절 밖에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하며 삼화사가 그 대신 고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을 보기를 몹시 기대했다.
그는 생각하다가 갑자기 아랫배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이, 이, 이게…….”
승려는 깜짝 놀라더니 겁에 질린 표정을 했다.
다른 승려들 역시 떠들썩해지더니 혼란에 빠졌다. 그들의 처지와 승려가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지고 입이 바싹 말랐으며 머리가 하얘졌다.
‘사형들의 엉덩이가 아주 매혹적이야…….’
‘미남, 나는 미남을 원해…….’
‘너무 괴로워…….’
승려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어찌할 바를 몰랐고, 괴상한 분위기가 그들 사이에 흘렀다.
그들은 서로의 눈빛이 자신의 엉덩이를 맴도는 걸 보자 겁에 질려 연신 뒤로 물러났고, 눈빛에는 경계과 불신이 가득했다.
모두가 동문의 엉덩이를 노리는 동시에, 자신의 엉덩이가 노림 당하는 것만은 원치 않았다.
혜안 승려는 얼굴이 빨개져서 입이 바싹 말랐다. 그는 주변의 승려가 혼란에 빠진 걸 보자 즉시 양손을 합장하여 불문 계율로 동문의 잡념을 없애고자 했다.
하지만 바로 이때 그의 뒤에 있는 그림자에서 사람 형체가 뚫고 나오더니 칼을 휘둘러 그를 기절시켰다.
동시에 그는 정고를 재촉하여 발정 기체를 더 많이 살포하였다.
승려들의 눈빛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광기를 띠었다. 일부 승려는 열렬한 시선을 허칠안의 엉덩이에 두었다.
……허칠안은 그림자 도약을 시전하여 군중에서 벗어났다.
승려들은 욕정이 가슴을 태우는 감각에 시달리며 즉시 시선을 옮겼다. 현장에서 유일하게 제정신을 유지했던 이는 혜안이었다.
저항할 수 없는 목표를 선택하는 건 생물의 가장 원초적인, 모든 생물의 본능이었다.
위험하다, 혜안이 위험해!
“홍안백골(紅顔白骨), 색즉시공(色卽是空).”
갑자기 낮게 외는 목소리가 허칠안의 뒤에서 들려왔다. 이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모두 ‘여인은 그저 내가 검을 뽑는 속도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승려들은 욕망에 빠져 스스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중, 갑자기 깜짝 놀라더니 호르몬의 영향에서 벗어났다.
그들은 부끄러운 마음에 양손을 합장하고 자신의 과오를 참회하였다.
허칠안은 문득 고개를 돌렸다. 일 장 밖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서역 사람의 특징을 지닌 청년 승려가 서 있었다.
그는 눈빛은 깊고 코는 오똑했으며 외모는 준수했다.
허칠안은 마음이 갑자기 가라앉았다. 그는 암암리에 무색무취의 독기와 발정 유발 기체를 내뿜었다.
청년 승려가 양손을 합장하더니 눈을 내리깔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주님, 출가인은 세상의 모든 것을 깨달아 추구하는 바가 없지요.”
‘적어도 4품…….’
허칠안은 판단을 내렸다.
청년 승려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호법금강(護法金剛)은 오로지 불문과 적이 되는 자만을 베지요. 시주님, 시주님께서는 불문 청정지에서 무력을 행사하였으니 저와 함께 호법금강을 만나러 갑니다.”
‘그곳에 도착하면 나는 정의를 수호하고자 척결당하거나 세뇌당하겠지…….’
허칠안은 상대가 뻗은 손을 거절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대사의 법호가?”
“빈승은 정심(淨心)입니다.”
‘정사, 정진과 동년배군…….’
허칠안은 자신의 어깨를 누른 손을 쳐다보더니 물었다.
“제가 만약 대사님을 따라 호법금강을 만나러 가길 원치 않는다면요?”
정심 승려는 고개를 저었다.
“이는 시주님의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역시나 포악하군!’
허칠안은 미소를 유지하며 어느 곳을 쳐다보았다.
“제 생각에 대사님의 생각대로도 되지 않을 듯합니다만.”
정심은 그의 시선을 따라 쳐다보았고 갑자기 표정이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