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36
736화. 충돌 (1)
무(武)는 힘으로 금지를 어겼다. 이 혼란 속에 선 강호 인사들은 정말로 가장 좋은 앞잡이이자 방패막이였다. 그들이 호구 역할을 하도록 할 수 있었다.
각 체계 중에 유가와 술사 ‘인구’가 가장 적었으며, 또 무사의 수가 가장 많았다.
구주에서 무도의 길을 걷는 무사는 나머지 각 체계의 모든 사람을 합한 수보다 몇 배 더 많았다.
‘하지만 내가 지하 궁전에서 본 벽화와 미라가 제공한 정보를 결합하면 신마가 몰락한 뒤에 아주 긴 시간 동안 구주의 수행 체계는 세 가지밖에 없었어. 하나, 무사. 둘, 도(道). 셋, 요족.’
그중에 무사와 요족은 길은 다르지만 이르는 곳은 같았다. 전부 신체와 정신을 단련하여 힘으로 이치를 증명하는 길을 걸었다. 다만, 요족은 요단(妖丹)이 있고, 천부적인 신통력이 있었다. 하지만 무사는 ‘의(意)’가 있고 합도가 있었다.
도에 관해서라면 그때는 아직 ‘도문’이라고 청할 수 없었다. 미라가 ‘도존’의 존재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만으로도 도존은 근본적으로 ‘도’의 창시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세 갈래 체계는 나중에 판이한 변화가 생겼다. 무도와 요도는 더할 나위 없이 번성하였고, 도문 체계는 ‘천지인’ 3종만 남았다. 다른 유파는 멸망하거나 몰락하여서 언급할 가치가 없었다.
‘이건 아주 불합리한데. 비록 천지인 3종이 후유증이 크다고 하지만, 다른 유파가 이런 후유증이 있을 리가 없잖아. 결과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3종이 세상에 널리 퍼지고 다른 유파는 몰락했어…….’
이때 무어라 외치는 소리가 허칠안의 생각을 끊었다. 누군가 기뻐하며 말했다.
“뇌주 상회 분들께서 오셨군요. 하, 드디어 누군가 나섰군요.”
말을 한 사람은 경장을 입고 손에 긴 창을 들고 있는 젊은이였다. 그건 외관이 낡은 군대식 장창으로 암시장에서 산 게 틀림없어 보였다.
도태된 무기를 파는 건, 군대 고위 간부들의 흔한 이익 추구 수단이었다.
문인천유는 고개를 돌려 곁에 있는 시위에게 몇 마디 속삭였다. 그 시위는 긴 창을 들고 있는 젊은이 앞으로 달려가 몇 마디 물었다.
“아가씨, 삼화사 승려는 매우 포악하여 이미 여러 사람을 다치게 했고 아무도 사찰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문인천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영소와 허칠안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뇌주는 서역과 인접하고 종문을 등지고 있어 삼화사는 줄곧 횡포했지요. 설령 관아라고 해도 보통 그들을 건드리기 원치 않지요.”
허칠안은 금광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씀해보시오.”
“몇 년 전, 삼화사 근처에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낟알을 수확하지 못했습니다. 사찰의 승려들은 생산에 힘쓰지 않으니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지요. 수좌 항음(恒音) 승려는 산에서 내려와 동냥하여 몇천 근의 식량과 가산을 탕진하길 원하는 향객 몇백 명을 얻어왔지요.”
문인천유는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비웃었다.
“삼화사는 이렇게 가뭄을 이겨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로 인해 아사했는지 모릅니다. 불문은 언제나 먼저 자신을 수양한 뒤 백성을 헤아리지요.”
허칠안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는 대봉 율법에 저촉되며, 애당초 불문과 대봉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오.”
문인천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뇌주 포정사는 그저 상징적으로 산에 올라 절에 들어가 질책했을 뿐입니다. 첫째로 불문을 건드릴 수 없었고, 둘째로는 변방에 있는 주에서 이런 일을 처리하려면 조심해야 하고 참을 수 있으면 참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만약 일이 커졌는데 조정이 불문과 사이가 틀어지길 원치 않을 수도 있으니 그때 가서 포정사는 첫 번째 속죄양이 되는 것이지요. 불문이 얼마나 강한지 선배님도 틀림없이 아실 겁니다.”
허칠안은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불문은 가장 위선적이에요. 500년 전, 남강의 십만 대산 영토가 마음에 들어 전쟁한 겁니다. 굳이 인족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서 말이죠.”
여우는 재잘재잘 비난하였다.
그녀는 모남치의 따뜻한 품에 웅크린 채 두 발로 달고 기름진 떡을 집었다.
모남치는 떡 한 조각으로 그녀를 성공적으로 포섭했다.
여우는 떡을 다 먹은 뒤 포동포동한 두 발을 모남치의 가슴에 대고 힘껏 누르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모, 가슴이 야희 언니보다 크네요.”
……허칠안은 침을 삼켰다.
사람들은 말을 제대로 묶고 계단을 따라 산을 올랐다.
그들이 삼화사에 가까워지자 응원 소리, 분노로 외치는 소리 그리고 무기가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땅땅!”
삼화사, 돌계단 끝의 공터에 낭아봉(狼牙棒)을 든 사내가 있었다. 그는 무승에게 곤봉으로 얻어맞고 혈이 찍혀 온몸이 굳었다.
진을 책임지는 중년 무승은 기회를 틈타 몸을 돌리더니 나무 막대기에 기기를 주입했다. 사람 전체가 곤봉을 움직여 여러 바퀴를 회전하더니 낭아봉 사내의 머리 위를 묵직하게 내리쳤다.
퍽!
낭아봉 사내의 호신(護身) 신광(神光)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짙고 검붉은 선혈이 뺨을 따라 흘렀다.
중년 무승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문인천유가 뇌주 상회 부대를 거느리고 오는 걸 보자 즉시 곤봉을 내밀고 낭아봉 사내의 시체를 가볍게 치켜올렸다.
그는 시체를 허칠안 일행 앞에서 치켜올렸다.
주변 강호 인사들은 표정이 약간 변했으나, 떠들썩한 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양측이 한참을 대치하다가 결국에는 첫 번째 인명 피해가 생겼다. 삼화사는 번거로움을 견디지 않고 악랄한 수법을 쓸 작정이었다.
“못된 스님 같으니라고. 감히 사람을 죽이다니!”
누군가 소리쳤다.
이는 정말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셈인지 삼화사 승려에게 소리쳐 묻는 것이었다.
“어허!”
중년 무승은 곤봉을 바닥에 찔러 놓고 눈을 부릅뜨고 둘러보더니 불문 사자후를 시전하였다.
“너희가 본 사찰에 억지로 쳐들어와 불문의 보물에 손을 대려 한 죄는 마땅히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주지께서 가슴속에 연민을 품고 있어 제멋대로 살인죄를 저지르길 원치 않는다. 만약 사찰에 들어가고 싶다면 먼저 복마진을 지나거라. 한 사람만 진을 부수도록 허가한다.”
“개자식!”
강호 필부들은 심하게 욕을 퍼부었다.
“너희 아홉 사람이 한 사람을 때리는 건 그야말로 파렴치하다.”
중년 무승은 차갑게 말했다.
“물러나도 된다.”
그는 불문 근거지에서는 불문이 결정권을 가진다는 자세를 취했다.
뒤에 있던 모든 무승들은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쟁쟁!
주위의 강호 인사들은 잇따라 패도를 뽑아 삼화사 무승들과 대치했다.
‘이것이야말로 무승의 올바른 화풍이지. 흉악하고 포악하잖아. 상대적으로 항원 대사는 확실히 옳지 않은 길을 걸었구먼. 내 곁에는 어째서 전부 화풍이 이상한 친구들만 있지…….’
허칠안은 한 발짝 앞으로 나가 물었다.
“대사께 감히 여쭙겠습니다. 삼화사에서 무슨 보물이 나왔습니까?”
중년 무승이 말했다.
“부도보탑의 공덕원만, 이뿐이다.”
“법보도 수행할 수 있다고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보탑의 공덕이 원만한데 삼화사는 왜 저희를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요? 설마 저희가 보탑을 뺏을 수 있을까요?”
허칠안은 또 물었다.
중년 무승이 말했다.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 일개 필부가 어찌 불문 보물의 신묘함을 알겠는가.”
‘파렴치하군. 이건 분명히 대봉의 용기인데 어째서 불문의 보물이 됐지?’
허칠안은 더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멀리 던져 사찰의 깊은 곳을 바라보았다. 이는 흰 벽에 검은 기와로 된 높고 큰 탑이었다.
그의 눈에 그 보탑은 다른 모습이었다. 금빛 찬란한 용의 그림자가 천천히 탑을 타고 올랐다.
몸집이 큰 용의 그림자는 우뚝 솟은 탑을 겹겹이 휘감았다. 그날 정덕제가 발로 밟은 용맥의 령과 같은 규모의 몸집이었다. 하지만 금빛이 충분히 응집되지 않아 용맥의 령의 실질적인 몸집에 훨씬 못 미쳤다.
“대사께서 말씀하시길 원치 않으니 그럼 제가 대신해서 말씀드리지요. 비연 여협객의 말에 따르면 보탑 안에 산해관전역 그해의 요족 및 오랑캐 두 종족과 무신교의 고수가 억눌려 있습니다. 20년이 지나 그 절세 고수는 혈단과 혼단으로 변했고, 이게 바로 속세 초월의 계기이자 3품으로 들어서는 조력입니다.”
“헛소리!”
중년 무승은 대노하며 곤봉으로 허칠안을 가리켰다.
“요사스러운 말로 대중을 현혹하지 말아라! 네가 만약 대단한 인물이라면 빈승과 한판 붙자!”
“정신을 못 차리시는군요? 부도탑 안의 존재에 대해 말하자면, 그해 우리 대봉의 공로도 있습니다. 불문이 보물을 독식하려는 건 아무래도 너무 심한데요. 대봉 군신이 목숨을 바쳤으니 그대들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이제는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허칠안은 팔을 휘두르더니 소리 높여 말했다.
“여러분, 위 공께서 정산성에서 돌아가셨는데 지금 불문이 그가 이 세상에 없다고 업신여기며 20년 전 대봉의 전과(戰果)를 가로채려 합니다.”
“맞아! 혈단과 혼단도 우리 대봉의 몫이 있을 텐데 불문이 무슨 근거로 독식하지? 우리 대봉에 사람이 없다고 업신여기는 건가?”
“혈단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삼화사를 불태우겠다.”
강호 필부들은 잇따라 호응하며 아우성쳤다.
적잖은 사람이 허칠안을 쳐다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 형씨의 말이 일리 있었다.
그들은 불문 법보를 훔치려는 게 아니라 불문이 먼저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대봉에 속한 그 몫을 되찾으려는 것뿐이었다.
그들은 순간 허리가 꼿꼿해졌다.
중년 무승은 벌컥 화를 내더니 표독스럽게 허칠안을 노려보았다.
“전부 허튼소리구나. 삼화사에는 혈단과 혼단이 없다. 이는 누군가 일부러 시비를 거는 것이다.”
허칠안은 도리어 상대방을 비난했다.
“그쪽을 믿든 비연 여협객을 믿든 우리가 판단할 것입니다.”
강호 인사들이 다시 한번 호응했다.
“뻔뻔한 중놈 같으니라고.”
“출가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거 아닌가? 눈만 뜨면 헛소리군.”
아무에게나 고래고래 욕지거리하는 걸 논하자면, 삼화사의 승려 입이 열 개라도 이 강호를 떠도는 입 하나를 당해낼 수 없었다.
각종 상스러운 말들이 난무했다. 왼쪽에서는 온 여성 가족의 안부를 묻고, 오른쪽에서는 조부와 아들 타령을 했다.
무승은 선사가 아니라 그런 정력(定力)이 없었다. 몽둥이를 든 아홉 명의 무승은 화가 난 나머지 이마의 핏줄이 섰다.
“퉤, 뻔뻔해!”
여우는 불문을 가장 싫어했다. 모두가 승려에게 욕설을 퍼붓는 걸 보자 그녀도 따라서 한 마디 욕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 일로 흥분하여 모남치 품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호요?”
중년 무승은 몽둥이로 허칠안을 때려죽이지 못해 한스러웠는데 이 광경을 보자 기회를 잡고 소리쳤다.
“감히 요족과 결탁하다니, 죽어라!”
그는 재빨리 달려와 모남치를 향해 몽둥이를 내리쳤다.
모남치는 깜짝 놀라 연신 뒤로 물러서며 끊임없이 비명을 질렀다.
허칠안은 도깨비처럼 그녀 앞에 나타나 팔을 들어 거칠게 내리치는 몽둥이를 막았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넘치는 기기를 주입한 몽둥이가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비록 봉마정에 의해 기기와 기력이 막혔지만, 살과 뼈는 진짜 3품이었다. 유일하게 때리고 막는 기능은 유지된 셈이었다.
중년 무승의 눈동자가 살짝 수축했다. 무사의 본능이 위기 경보를 보냈다. 그는 몸을 빼 후퇴하여 뒤에 있던 동지와 복마진 결성하려던 차에 갑자기 머릿속에 강렬한 생각이 스쳤다.
“그를 따라해!”
이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졌으나 그는 이 탓에 기선 제압할 기회를 놓쳤다. 허칠안이 가볍게 숨을 내쉬자 녹색을 머금은 기체가 중년 무승의 얼굴을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