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37
737화. 충돌 (2)
“헉, 헉헉…….”
중년 무승은 호흡이 어려워지고 폐부가 화끈 달아올랐다. 숨 쉬는 소리는 마치 낡은 풍상(風箱) 같았다.
그는 절망적으로 허칠안을 주시하면서 비틀비틀 바닥에 쓰러졌다.
‘심고의 정신이 독고와 배합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효과가 그런대로 괜찮군. 음, 현재 칠절고의 역량으로 4품 이하는 거의 적수가 없네. 애당초 경성을 떠날 때 내 실력은 기껏해야 약한 5품이었는데…….’
허칠안은 칠절고의 육성 진도에 아주 만족했다.
마침 허칠안은 방금 딱 심고로 중년 무승에게 영향을 주어 그가 잘못된 결정을 하게 했다.
주변의 강호 인들은 이 광경을 보더니 놀라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했다. 방금 중년 무승이 진법으로 6품 동피철골 무사를 에워싸 죽였다. 더할 나위 없이 강하여 사람들을 두렵게 했다.
그런데 그 무승이 쓰러졌다고?
“그가 사용한 건 독이다…….”
인파 속, 누군가 말했다.
“딱 보니 알 수 있겠군. 하지만 이 승려는 적어도 연신경이니 웬만한 독으론 소용이 없을 텐데.”
즉시 누군가 반박했다.
사람들은 귓속말로 수군대며 허칠안을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그들은 이 자가 고수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그가 무승을 독살하고 싶은 것 같은데, 삼화사에서 무승을 죽이면 보복을 당할 거야.”
“삼화사의 주지는 4품 선사라고. 건드리기 아주 쉽지 않은데.”
“뭐가 두려운가. 그는 뇌주 상회 사람 같은데. 상회에도 4품이 있네.”
마침 그들이 말을 하는데 눈언저리가 깊고 코가 아주 오뚝한 청년 승려가 사찰 안에서 걸어 나왔다.
“정심 사형.”
몽둥이를 든 여덟 명의 무승이 매우 기뻐하며 허칠안을 삿대질했다.
“이 자가 앞장서서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비열한 수법으로 인순(印順) 사형을 기습했어요.”
“도살 칼을 내려놓아라. 돌아서면 기슭이다.”
자비가 충만한 부드러운 목소리는 마음을 씻어버리는 힘을 내포했기에, 자리에 있는 모든 이는 악의가 사라지고 마음이 부드럽고 선해졌다.
‘땅땅’ 소리 사이로 사람들은 손에 쥔 무기를 땅에 떨어트렸다.
몇 초 뒤, 강호 필부들은 연이어 불문 계율의 영향에서 벗어나 깜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
“율사인가? 아니, 고행승일 가능성도 있어.”
“고행승일 확률이 높아. 일반 율사의 계율은 이렇게 강하지 않거든…….”
뇌주의 강호 사람들은 불문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 점은 다른 주의 강호 인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아미타불, 또 시주님이시군요.”
정심 승려는 양손을 합장하였다. 그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냉혹한 얼굴로 허칠안을 바라보았다.
“시주께서 여러 차례 삼화사에 와서 도발하고 소란을 피우시는군요. 불문은 가슴속에 자비를 품고 있지만 무시무시하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주위의 무승, 강호 인사들이 잇따라 허칠안을 쳐다보았다. 그가 어떻게 대처할지 보았다.
허칠안은 발끝을 들추고 방금 중년 무승이 그 6품 무사의 시체를 치켜올렸던 것처럼 그를 정심 승려 발 옆으로 들추어 날렸다.
정심 승려는 두 손을 들어 중년 무승의 힘을 자세히 살핀 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의 몸에 있는 독은 나만이 해독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사찰에 들여보내거나 그가 죽거나.”
허칠안은 고수 컨셉을 유지하면서 담담한 어조로 일관했다.
기술에는 전공이 있다. 불문은 해독에 능하지 않았다. 약리(藥理)는 독술사와 수사의 영역으로 도문이 정통했다.
뇌주 강호인들은 원래 허칠안이 복종한 줄 알고 크게 실망했다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눈이 번쩍였다.
어쩐지 쉽게 사람을 돌려주다니, 알고 보니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움을 몰랐던 것이다.
정심 승려는 허칠안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몸을 옆으로 돌려 ‘청하는’ 손짓을 하더니 말했다.
“시주께서는 절에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빈승이 결정권을 가지고 들여보내지요.”
시선들이 일제히 허칠안을 향했다.
‘이거 문 닫고 때리려는 거잖아…….’
허칠안은 상대방의 말뜻을 이해했다.
정심 승려는 그가 머뭇거리는 걸 보자 물었다.
“왜요? 시주께서는 겁이 나시나요?”
‘만약 열 살만 더 젊었다면 얼떨결에 들어갔을 텐데…….’
허칠안은 손을 뒷짐 지고 선 채 소리 높여 말했다.
“여러분, 지금 나오지 않으면 언제까지 더 기다리실 겁니까?”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돌계단 아래쪽에서 시원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탕원무는 형씨와 함께 사찰에 들어가길 원하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보니 팔척장신에 쌍칼을 등에 멘 경장 차림의 남자가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뒤에는 마찬가지로 쌍칼을 등에 멘 문하생들이 따라왔다.
“쌍도문이 왔다.”
누군가 기뻐하며 소리쳤다.
허칠안의 시선은 자연스레 쌍도문주를 스쳐 그의 뒤, 재기가 넘치는 여인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늘씬한 몸매, 두툼한 입술, 밝은 눈, 갸름한 얼굴을 지닌 아주 씩씩한 미인이었다.
‘류, 류…… 류운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경성에 있을 때 그녀를 본 적이 있어.’
허칠안은 그들이 지나간 후에 이 미인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는 즉시 천종 성자를 보았는데 이 쓰레기 같은 남자는 이미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흡족한 얼굴로 류운을 자세히 보고 있었다.
이때 밀림에서 기척이 느껴지더니 갑옷끼리 부딪치는 소리를 동반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두 눈이 맑은 젊은 장군이 관목을 밟으며 걸어 나왔다.
그는 긴 창을 멨으며 허리춤에는 제식 군도를 차고 있었다. 사납고 오만한 눈빛에는 군인의 스산한 기운이 묻어 나왔으며, 입에는 풀 한 가닥을 물고 있었다.
“방주(方州) 진무 이소운(李少云)이다!”
그는 창을 짚은 채 사람들을 곁눈질하며 스스로 이름을 알렸다.
“듣자 하니 삼화사에 보물이 나왔고, 4품이 초품 영역에 들어서도록 도울 수 있다고 하여 특별히 보러 왔다. 중놈아, 감히 나를 막으면 이 몸이 창으로 너희들을 쑤셔 죽일 것이다.”
뇌주 군인은 사납고 오만하였고, 장군인 4품은 더욱 포악하고 고집스러웠다.
‘아주 미쳤네…….’
강호인들은 잇따라 곁눈질로 훑었다. 이 자는 딱 봐도 군대 측 사람으로, 교만한 말투는 자신의 기운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매가 우렁차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3장 7척의 날개를 펼친 적미열응 십여 마리가 먼 곳에서 날아와 금광산 하늘을 어슬렁거리더니 천천히 낙하하였다.
양 날개가 퍼덕이자 강풍이 일더니 먼지와 낙엽이 흩날렸다.
아래 있던 사람들은 흩어져 적미열응이 낙하할 수 있는 공터를 마련하였다.
필두에 선 사람은 몸에 갑옷을 입었으며, 뇌주 사람의 상징인 까무잡잡한 피부와 우람한 체구, 까칠까칠한 수염을 지녔다.
그의 뒤에 있는 적미열응의 등 위에는 갑옷을 입은 군인이 있었다.
원의!
뇌주 도지휘사 원의였다.
대다수의 강호 필부들은 뇌주에서 지위가 혁혁한 이 무사를 볼 기회가 없었기에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인파 속 누군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도지휘사 원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단숨에 울려 퍼졌다.
며칠 전에 뇌주 도지휘사 원의가 비연 여협객을 찾아가 삼화사의 진귀한 보물을 알아보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역시나 거짓말이 아니었다.
원의가 정말 왔다.
이번에 떠들썩해지게 생겼으니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
고수가 많을수록 형세는 더 혼란스러워지고 혼란한 틈을 타서 한몫 챙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원의는 한 바퀴 둘러보더니 자연스레 인사를 생략했다. 그는 우선 문인천유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옷을 걸친 청년을 바라보고 어리둥절하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소운, 자네가 어찌 왔는가. 명색이 진무로서 군영을 이탈하는 건 큰죄네.”
창을 짚은 청년이 입을 벌렸다.
“도지휘사 대인, 직함으로 적당히 사람을 누르시죠. 이 몸은 혈단을 빼앗으러 온 겁니다. 만약 3품으로 승직할 수 있다면, 대인 엉덩이 밑의 지위도 제게 순순히 양보하셔야 합니다. 만일 빼앗지 못해도 기껏해야 형장 몇백 대 맞거나 파면이거나 좌천이니 문제가 크지 않지요.”
명색이 4품 무사인 그는 수련 경지에 몹시 의지했다. 그가 큰 잘못을 범하지 않는 이상, 적당히 제멋대로 굴어도 조정과 관아는 이를 용인하였다.
그는 믿는 구석이 있는 만큼 두려움을 몰랐다.
“내가 보니 자네 또 몸이 근질근질하구먼.”
원의는 그를 노려보더니 욕을 퍼부었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가.”
이소운은 헤헤 웃더니 엉덩이를 흔들며 뛰어갔다.
“도지휘사 원의, 쌍도문 탕원무, 방주 진무 이소운 그리고 청의를 입은 저 신비로운 고수 및 뇌주 사회의 4품 객경…….”
“현장에 4품 다섯 명이 있네. 5품 고수도 열 명이 넘으니 이번에 삼화사의 승려가 어떻게 날뛰는지 보겠어.”
“방심하면 안 되네. 삼화사의 주지와 수좌는 모두 고행승이야. 게다가 어디서 온 지 모르겠으나 정심이라고 불리는 승려 역시 실력이 약하지 않다고. 그리고 삼화사에는 고수가 매우 많아.”
“우리도 있지 않은가? 삼화사에 고수가 아무리 많아도 우리만큼 많을 수 있는가? 산기슭 아래 아직 올라오지 않은 건달 무리도 있네. 이따가 부도탑이 열리고 우리가 높은 곳에 올라 소리치면 전부 올 것이네.”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눈썹과 수염이 하얀 늙은 승려가 스님들을 거느리고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아미타불, 원 도지휘사 대인, 몇 년 만에 뵙습니다.”
반룡 주지가 양손을 합장하고 예를 갖췄다.
“반룡 대사.”
원의가 공수하였다.
“도지휘사 대인, 뇌주 관아를 대표해 오신 겁니까 아니면 대봉을 대표해 오신 겁니까?”
반룡 주지가 책문했다.
“대봉과 불문은 동맹국입니다. 강호 인사가 어찌하든 대봉 조정과는 관계없지만, 대인께서는 안 되지요. 속히 물러가십시오.”
원의가 고개를 저었다.
“본관은 4품에 여러 해 동안 머무르면서 돌파하지 못했소이다. 삼화사에 혈단이 있다고 하여 특별히 구하러 왔소. 산해관전역 그해, 우리 대봉이 힘을 많이 썼으니 이 혈단은 불문이 독식할 이유가 없지 않소이까. 게다가 본관은 심복만 데리고 개인적인 신분으로 온 것이오. 군대는 동원하지 않았으니 조정과는 무관하지.”
반룡 주지는 불호를 또 외더니 말했다.
“노승이 진심으로 권했으나 여러분들이 듣지 않으니 그만하시죠.”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찰 안에서 지붕이 없는 가마를 들고 걸어 나오는 한 무리를 또 보았다. 휘장이 드리워져 있었고, 푹신한 평상에는 똑같이 생긴 쌍둥이 자매가 앉아 있었다.
그중에 요염한 여인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주지 대사, 차라리 저희 자매 둘에게 대사를 대신하여 이 원의를 죽이라고 하는 게 낫겠어요. 대봉 조정이 물으면 대사와는 상관없다고 하십시오. 만약 대봉이 불문을 책문할 용기가 있다면 말이죠.”
원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영소는 즉시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서겸과 거리를 벌렸다.
이 노인네는 무덕을 중시하지 않았기에 이 순간 한 발 더 내디디면 바로 괴로워질 터였다.
동방 자매 둘은 그 청의를 볼 때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늘게 뜬 채 자세히 살폈다. 그런 뒤에 그녀들은 시선을 옮겨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그저 같은 청포를 입고 있을 뿐, 평주에서 이랑을 납치해간 그 자식은 아니었다.
“도둑들!”
문인천유는 갑자기 화를 내며 발걸음을 내딛더니 동방 자매 둘을 삿대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동방완용은 웃음을 거두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살피면서 천천히 말했다.
“낭자께서는 우리를 아십니까?”
동방완청은 그들을 몇 초간 자세히 살피더니 문득 깨달은 듯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변심한 남자가 애당초 도망갈 때 결탁한 도둑이구나. 언니가 가는 길에 점을 쳐 추적할 때 그녀를 찾은 적이 있잖아. 이 도둑 옆에 고수들이 있지 않았고, 그 당시 변심한 남자의 행방을 쫓느라 급급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그녀를 죽였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