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41
741화. 매우 높은 임무 난이도
뒤에서 의논하는 소리를 먼저 들은 건 원의, 이소운, 동방 자매와 쌍도문주 탕원무였다.
그들은 중간 위치에 서 있었기에 뒤에서 경탄하는 소리와 의논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동방 자매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보더니 꽃다운 얼굴이 약간 변했다. 시야 속, 그 청의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는데 막힘 없이 가뿐하고 느긋했다.
“엇?”
이소운이 긴 창을 멘 채 갑자기 돌아서자 이에 따라 창대가 휘둘렸다. 곁에 있던 도지휘사 원의는 머리를 숙여 휘둘린 창끝을 피했다.
원의는 마침 이 부하를 꾸짖으려다 무심결에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는 갑자기 경악한 얼굴을 했다.
“저기, 어떻게 한 거지? 경험 좀 공유할 수 있겠나?”
이소운은 입을 일그러뜨리며 비웃었다.
동방 자매와 원의 탕원무가 바로 쳐다보았다.
허칠안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쌀쌀맞게 한 마디로 응했다.
“천부적인 자질을 공유할 수 있나요?”
이소운은 입을 벌렸으나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 청의가 멀어져가자 그는 중얼거렸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승려가 될 재목이라는 건가.”
‘너야말로 승려가 될 재목이지…….’
허칠안은 입가를 삐죽이더니 발걸음을 재촉했다.
원의는 눈을 가늘게 뜬 채 그의 양발에 시선을 고정하고선 목소리를 낮추었다.
“조금도 정체되지 않았다니. 이게 어찌 가능하단 말인가.”
동방완청은 아름다운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언니, 이 자는 전체적으로 기이함이 묻어나.”
동방완용은 진지한 얼굴로 ‘응’하고 소리 내더니 전음으로 말했다.
“그가 삼화사 승려들보다 한 발 더 빨리 2층에 들어가겠어. 하지만 상관없어. 불문 승려들이 말하길 2층은 이미 사존의 힘이 침식되었으니 그는 그곳에 갇힐 거야.”
“하지만 그가 순조롭게 우리를 초월하게 해서는 안 되지.”
동방완용이 고개를 저었다.
“너 아직도 눈치채지 못했니? 탑 내에는 계율이 있어 손을 쓰기가 어려워. 적어도 1층에는 계율이 있어. 부도보탑은 사리자와 감금된 고수를 모시는 법기야. 만약 쉽게 손을 쓸 수 있다면 어떻게 고수를 감금하겠니?”
동방완청이 소리 높여 말했다.
“정심 대사, 뒤를 보세요.”
‘뒤?’
앞에 있던 승려들이 고개를 돌려 보았다가 눈이 조금씩 동그래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되어 얼굴이 굳었다.
정심과 수좌 항음 같은 선사조차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불문 보살과 금강의 ‘주시’하에 외부인이 뜻밖에도 이렇게 가뿐하고 자유롭게 걷다니. 불문 제자인 그들은 ‘가는 곳마다 진이 처져 있어’ 제약을 크게 받아야 했다.
“시주께서는 누구십니까?”
정심은 발걸음을 멈추고 점점 가까워지는 허칠안을 바라보았다.
모든 승려가 그를 한사코 주시했다.
‘나는 너희 불문이 영원히 얻지 못할 남자지…….’
허칠안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대봉 무사입니다.”
쌍방은 몸을 스쳐 지나갔다.
불문 승려들은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정심 승려는 시선을 거두더니, 손에 쥔 경수의 눈물방울이 맺힌 구슬을 응시했다.
‘도난 사숙, 방금 이 광경을 보셨겠지요.’
* * *
탑 밖에 이이포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도난, 이자는 누구인가? 왜 부도보탑 내에서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거지?”
반룡 주지는 손에 진귀한 구슬을 받쳤다.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은 엄숙했다.
주위의 온도가 갑자기 매우 높아졌다. 한 차례 열기가 불더니 도난 금강의 모습이 반룡 주지 옆에 나타났다. 그는 손을 뻗어 진귀한 구슬을 뺏더니 정신을 집중하여 일의 경위를 생각했다.
모남치는 갑자기 나타난 도난을 호기심 어리게 훑어보았다. 이 승려는 9척 장신에 몸집이 크고 훤칠했다. 머리 뒤에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밟은 불의 고리가 타올랐다.
이게 바로 불문의 호법금강?
흰 여우는 그녀의 품에 웅크린 채 벌벌 떨었다.
“너, 너무 뜨거워, 너무 뜨거워…….”
모남치는 흰 여우를 꽉 껴안고 작은 몸이 더는 떨지 않을 때까지 연신 뒤로 물러나더니 멈추었다.
도난 금강은 자세히 보면서 말했다.
“부도보탑의 1층에는 계율의 힘이 있기에 법보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 시주에게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지. 1층에서 자유자재로 걸을 수 있는 건 마찬가지로 계율을 장악한 보살과 나한뿐이다. 설령 내가 그 속에 진입한다고 해도 영향을 받을 테지.”
이이포가 콧방귀를 뀌었다.
“자네 말은 이자가 불문의 보살이나 나한이라는 건가?”
도난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해 법제 보살이 부도보탑을 이곳에 놓았을 때 금지를 설치하여 4품 이상은 들어갈 수 없네. 나한은 들어갈 수 없고, 보살이 들어가고 싶으면 억제를 억지로 깰 수밖에 없지.”
“그럼 눈앞에 벌어진 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이포가 물었다.
도난 금강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에 추측이 스쳤다. 나한이 다시 태어났을 수도, 불문과 인과가 있을 수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계율을 무시하고 불타금신의 앞까지 곧장 이를 수 있었다.
이이포는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됐네. 다행히도 그 역시 2층은 넘을 수 없어.”
이영소는 먼 곳에서 속세를 초월한 두 인물의 대화를 듣더니 이를 드러냈다.
‘서겸 이 못된 늙은이는 도대체 무슨 인물인 거야? 또 불문과 관계가 엮인 거야? 사천감과 각별한 사이고, 몸에는 여러 가지 고술을 품고 있고, 지금은 또 불문과 깊은 연원이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드는데. 그는 도대체 누구야…….’
* * *
허칠안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불타금신 앞에 순조롭게 걸어왔다. 그가 고개를 들어 산처럼 높고 큰 금신을 바라보니 굉장히 웅장했다.
“부도보탑은 3층뿐이다. 1층은 인재를 심사하는 데 쓰이는 곳으로 난도가 높지 않고 위험성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2층이나 3층은 아마도 신수와 납란천록이 봉인된 장소일 것이다. 나는 용기를 빼앗아 돌아가야 하고, 신수의 봉인도 해제해야 하며, 그들이 납란천록을 풀어주는 것도 막아야 한다. 임무가 좀 무겁군……. 법보에 의지하는 용기를 어떻게 받아야 할까? 법보를 죽일 수는 없잖아. 1품 보살의 법보는 아무리 봐도 반대로 죽임당하는 결말밖에 없는데.”
허칠안은 급하게 2층에 들어가는 대신 금신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멍하니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그는 슬그머니 손을 뻗어 품에 넣더니 지서 파편을 쥐었다. 허칠안은 입으로 주문을 외어 감정이 전수한 구결과 용기와 국운이 서로 흡수하는 특성을 이용했으며, 지서 파편의 도움을 얻어 용기를 빨아들이고자 했다.
애석하게도 실망스러웠다.
용기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보탑에 꼭 달라붙어 그의 부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부도보탑의 위상이 너무 높은가? 불문도 용기 때문에 왔으니 내가 남몰래 관찰해서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겠다. 오히려 신수의 봉인을 해제하고 납란천록이 벗어나는 걸 막는 이 두 가지 일이 비교적 번거롭겠어. 전자는 이사형이 내게 건넨 봉인 해제 구결이야. 하지만 감정의 봉인을 풀 수 있다고 부도보탑 자체의 봉인을 풀 수 있다는 건 아니다. 후자는 내가 동방 자매와 불문 승려를 전부 죽이지 않는 이상 어ᄄᅠᇂ게 납란천록이 벗어나는 걸 막겠는가? 진인사대천명이다.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본전이다. 신수의 일이 틀어지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고. 납란천록의 경우는 억지로 하면 안 된다. 나는 혼자이니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야. 감정도 참, 나한테 이렇게 난도 높은 임무를 주다니. 우선 2층에 들어가서 길을 탐색하고 어떻게 어부지리 할 수 있는지 계획을 정해보자.”
그는 바로 스스로 목표를 세웠다. 일단 그는 용기를 반드시 얻어야 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쟁취하되, 납란천록이 곤경에서 벗어나는 사태를 막는 일은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허칠안은 정심 등이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지는 걸 보자 더는 주저하지 않고 불타금신을 향해 삼배하였다.
다음 순간, 운무가 감돌던 둥근 지붕에서 금빛 한 줄기가 비추더니 그가 1층에서 사라졌다.
* * *
허칠안이 가장 먼저 감지한 건 따사로운 햇살과 만신창이가 된 대지였다. 이곳에서 방금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듯했다.
여긴 넓디넓은 광야로, 하늘은 푸르렀으며 기후는 건조하고 살을 에는 듯 추웠다.
‘여기가 불경? 상서로운 기운이 조금도 없는데…….’
그가 속으로 생각하는데 귓가에 익숙하면서도 온화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자네는 의심할 여지 없이 죽을 것이네.”
그가 소리를 따라 바라보니 멀지 않은 곳에 청의가 서 있었다. 이목구비가 수려하고, 몸이 호리호리하며, 맑고 투명한 눈동자는 세상의 온갖 풍파를 머금고 있지 않았다. 양쪽 귀밑머리도 희끗희끗하지 않았다.
위연!
허칠안은 입을 벌렸다. 그는 마치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상대가 입을 떼 두 번째 말을 내뱉을 때까지 묵묵히 위연을 응시하였다.
“납란천록, 전쟁을 시작한 이래로 무신교가 우리 대봉 병사들을 부지기수로 도살하였네. 오늘 우선 자네를 베고, 자네의 시체 병사 군단을 멸한 뒤 다시 염국·강국 정국 세 나라의 대군을 전멸시켜 하늘에 있는 대봉 병사들의 영혼을 추모할 것이네.”
허칠안은 문득 고개를 돌려 백발이 창창한 노인을 보았다. 그는 주술사 장포 차림으로 황폐한 토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노인은 온몸에 핏자국이 얼룩진 채 맥이 빠져 있었다.
이 늙은 주술사의 뒤에는 불문 고승 셋이 있었는데 그중에 한 명은 허칠안이 아는 자였다. 그는 바로 그날 불문 사절단을 거느리고 경성에 온 도액 나한이었다.
“여기는 20년 전, 산해관전역의 어느 단편이구나…….”
그는 문득 크게 깨달았고 뒤이어 이영소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동방완용의 사부가 정산성 전전임 성주였다. 납란천록은 산해관전역에서 죽었는데 위연의 음모로 죽었다.
‘2층에 감금된 자가 바로 납란천록? 하지만 나는 왜 산해관전역의 정경을 보는 거지…….’
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납란천록이 냉소를 지으며 하는 말을 들었다.
“위연, 우사의 원신은 멸하지 않는다. 나를 죽일 수 있는 건 도문 1품이나 대주술사뿐이야.”
허칠안은 바로 위연을 쳐다보았으나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다시 나타났을 때 그는 납란천록의 뒤에서, 오른손에는 칼을 쥔 채 왼손에는 머리를 하나 들고 있었다.
납란천록의 머리 없는 시신이 가부좌를 튼 채 움직이지 않았다. 목덜미의 피는 4~5m 뿜어져 나와 마치 피의 분수 같았다.
‘3품, 아니, 3품 대원만이다. 초주 때의 진북왕보다도 강해…….’
허칠안은 속으로 탄식하였다. 비록 그는 실정을 진작에 알았지만, 지금 직접 위연의 수련 경지를 목격하니 가슴속 깊은 탄식을 여전히 감추기 어려웠다.
도액 나한은 소매에서 금사발을 꺼내 사발 입구를 납란천록의 시체에 조준한 뒤 제도 경문을 외웠다.
반짝이는 불광이 광속으로 변하여 납란천록의 시체를 비추더니 그다지 진실하지 않은 원신을 빨아들여 금사발에 거두었다.
도액 나한은 금사발을 거두고 무거운 짐을 벗어버린 듯 말했다.
“위 지휘관, 납란천록의 원신은 불문이 처리하도록 맡기게. 뇌주의 부도보탑은 법제보살의 법보로 요괴를 제압하는 데 전문적으로 쓰이지. 60년 안으로 납란천록이 혼비백산한다고 장담하네.”
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는 말을 마친 뒤 큰 소매를 휘날리며 서서히 떠났다.
“위 공, 위 공…….”
허칠안은 몇 걸음 쫓더니 손을 들어 만류하고자 했으나 위연은 듣지 못했다.
그는 낙담하여 손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