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45
745화. 심고를 빠르게 성숙시키는 방법
‘인재다…….’
허칠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꿈을 주시하며, 낮게 처진 휘장을 꿰뚫어 그 신랑이 누군지 보고자 했다.
쌍도문주 탕원무는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거들떠볼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으나 시선은 계속 침상 휘장을 주시했다.
원의가 웃으며 말했다.
“무치(武痴)군.”
이소운은 정색하며 황급히 걸어갔다.
이때, 신부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부군, 어디 가세요?”
마치 소년이 옷을 입는 듯 휘장이 흔들렸다. 그는 옷을 입으며 아내에게 대답했다.
“시간이 다 되었소. 나는 한 시진 동안 창을 연마할 테니 낭자는 일찍 주무시오.”
신부는 다급해했다.
“하, 하지만 우리 아직…….”
신랑이 휘장을 젖히고 뚫고 나왔다. 그는 준수한 외모에 오만함이 서린 눈빛이 돋보였는데, 지금은 몹시 초조해하며 밖으로 달려갔다.
모든 이들이 이 소년을 본 순간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이소운을 쳐다보았다. 이소운은 까무잡잡한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오르더니, 신체 내부에서 강렬한 불길이 치솟으며 머리 위에서는 비현실적인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되었다.
도지휘사 원의가 반복해서 그를 살폈다.
“그럴 리 없어. 몇 년 전에 자네, 뇌주성에 중요 업무를 보고하러 왔다가 교방사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놀지 않았는가.”
……이소운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혼, 혼사를 치렀을 때 저는 고작 열일곱 살이었습니다.”
탕원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 당시 귀부인이 자네에게 어떻게 부부 관계를 하는지 가르쳐주었나?”
“…….”
류운은 말을 내뱉는 대신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려 웃음을 참았다.
‘이게 바로 사회적 매장이야…….’
허칠안은 입을 오므려 웃음을 참았다.
그는 목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헛소리 말고 얼른 납란천록의 의식을 찾으시죠.”
원의와 탕원무는 표정을 가다듬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소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사실 애당초 첫 경험을 했을 때의 인상이 너무 지나치게 깊어 이따금 꿈에서도 생각이 나곤 했다. 그런데 그는 그 일이 오늘 바깥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는 그더러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라고 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었다.
허칠안은 이소운의 꿈을 지나쳐 짙은 안개 속을 잠시 뒤지던 중, 갑자기 번화가의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자 시선을 집중하여 그쪽을 보았다. 높게 걸린 고운 등롱, 북적이는 인파……. 번화한 야시장의 떠들썩한 광경이 보였다.
‘이건 또 누구 꿈이야…….’
허칠안은 속으로 중얼거린 뒤 남녀 한 쌍이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여인은 몸매가 늘씬하고 용모가 뛰어났다. 그녀의 약간 짙은 두 눈썹은 늠름하고 씩씩해 보였다. 그녀는 남자와 팔짱을 낀 채 길가에 노점을 가리키면서 때때로 한 번씩 폴짝 뛰었다. 그 모습이 꽤 활발하고 명랑해 보였다.
그리고 그 남자는 준수한 용모에 훤칠하였으며, 야경꾼 차복을…… 입고 있었다. 탕원무는 활발하고 명랑한 꿈속의 여인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다시 천천히 목을 돌렸다. 그는 차갑고 오만하기로 유명한 제자인 류운을 쳐다보았다.
뇌주 강호에서 남자 못지않게 호기롭다고 불리는 여협객의 얼굴이 마침내 빨개졌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문주의 얼굴을 감히 보지 못했다.
원의가 웃으며 말했다.
“지고로 미녀는 영웅을 좋아하지. 류 여협객 안목이 좋구먼.”
이소운은 남의 재앙을 보고 매우 고소해했다.
‘또 한 명이 사회적 매장을 당했군…….’
허칠안은 마음이 복잡했다. 그는 전에는 자신의 꿈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신분이 드러나는 꿈이 나타날까 봐 스스로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그는 꿈속에서 자신이 교방사에서 기녀들과 시시덕거리는 화면이 나올까 봐 두려웠다. 어쩌면 그의 꿈은 전투기, 자동차, 마천루 등등 전생과 관련된 화면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
“꿈속에서 계율의 영향을 받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 시도해봐도 무방하겠네.”
도지휘사 원의가 말했다.
“한판 붙습니까?”
이소운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원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소운은 흥분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몇 걸음 질주하다가 원의에게 무릎을 날리며 들이받았으나 상대가 손쉽게 막았다.
양측은 간단하게 시도했을 뿐 계속 맞붙지는 않았다. 원의가 사태를 분석했다.
“꿈속은 계율의 영향을 받지 않네. 혹은 2층이 계율의 영향을 받지 않아 기기를 시전할 수 없는 걸지도. 우리의 현재 전투력은 원신의 강약에 달렸네.”
‘원신의 강약에 달렸다라…….’
허칠안은 눈을 반짝이며 이소운을 쳐다보고 말했다.
“나와 함께 시험해보지.”
이소운은 무릇 신청해 오는 전투는 전혀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해보고 싶어 안달이 나서 입술을 핥더니 말했다.
“좋아요. 선배님의 수준을 진작에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류운, 탕원무 그리고 원의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아주 흥미로웠다.
그들은 이소운이 말했듯이 자칭 서겸이라고 하는 이 신비로운 인물에게 아주 관심이 많았고 당분간은 그를 동행자로 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혈단을 빼앗은 순간 바로 경쟁 상대가 되었다. 이때 뒤를 캐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소운은 고개를 끄덕이는 허칠안을 보자 상대가 이미 준비를 마쳤음을 알았다. 그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려 일어나더니, 오른 다리를 움직여 상대를 ‘퍽’ 걷어찼다. 마치 팽팽한 채찍 같았다.
허칠안은 손을 들고 막았으나 거꾸로 날아갔다. 그는 아주 허둥지둥하는 듯했다.
‘겨우?’
관전하던 세 사람은 어리둥절해서 믿기 어렵다는 생각만 했다.
‘원신이 너무 약한 거 아니야?’
이 정도 수준은 뇌주 강호 인사 사이에 발에 챌 정도로 많았다. 고작 5~6품 무사의 수준이었다.
그들 마음속에 경악과 실망의 감정이 막 솟구치려 할 때, 다리를 감싸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이소운이 보였다. 그는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원의는 눈동자가 약간 움츠러들었다. 이소운의 오른발이 사라져서 복사뼈 밑이 텅 비었다.
“그, 그가 내 일부 혼력(魂力)을 삼켰다…….”
이소운은 영혼이 찢기는 듯한 고통을 겪었다. 그가 겪은 손실은 부차적이었다. 이 작은 혼력은 그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혼력을 삼켰다고?’
탕원무는 약간 두려워하며 먼 곳에 있는 서겸을 쳐다보았다.
‘도문 사람인가 아니면 무신교 사람인가…….’
원의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상대방의 조작은 그의 예측을 뛰어넘었다. 류운 외에 그들 셋 모두 4품이었다.
원신이 강하긴 하지만, 옆 사람의 혼력을 삼키는 건 무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바꿔 말하자면 서겸의 원신은 비록 그들보다 못하더라도, 어쩌면 그들을 삼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저 소량의 혼력일 뿐이네. 아마 자네에게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 거야.”
허칠안은 원래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말했다.
“나 역시 내가 혼력을 삼킬 수 있다는 걸 방금 알았네.”
그는 간단하게 설명한 뒤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사람들은 시선을 나누었으나 별말 하지 않고 따라갔다. 누구도 더는 감히 이 신비로운 서겸을 얕볼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심고가 혼력을 삼킬 수 있구나. 하지만 내게 물어다 주는 게 아니라 칠절고 스스로 독식하는 것이네. 아마도 봉마정 때문에 칠절고가 물어다 줄 수 없는 거겠지……. 이렇게 보니 내가 심고를 빠르게 온양하는 길을 찾은 셈이네. 그건 바로 영혼을 삼키는 것…….’
허칠안은 머릿속이 뜨거워졌다.
눈앞의 꿈이 바로 좋은 기회였다. 천고는 칠절고의 토대로 수련할 필요 없이 스스로 이미 전봉에 이르렀다. 그는 오는 동안 독고를 배양하는 데 주력하였다. 독고는 미라의 독액을 삼킨 후 상당히 볼 만한 정도까지 커졌다.
암고와 역고의 온양도 일사불란하여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았기에 두 번째 지대에 속했다. 시고, 정고 그리고 심고는 줄곧 막혀 있어 발전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심고를 빠르게 성숙시키는 방법을 찾았으니, 바로 혼력을 삼키는 것이었다.
그는 정고의 경우는 국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잘 키울 작정이었다. 인종의 착즙기가 더 강할까, 아니면 우리 남강 정고가 한 수 압도할까? 유감스럽게도 그는 더 이상 그해 그 무사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낙옥형의 패배는 의심할 여지 없었다.
남은 게 바로 시고였다. 갑자기 허칠안은 발걸음을 멈추고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 전방에는 꿈이 보였는데, 하늘은 씻은 듯 푸르렀으며 초원은 끊임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 위에는 몸집이 큰 갈색 말이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고 있었다.
꿈은 단조로웠기에 군더더기가 없었다. 이소운 등은 허칠안 뒤에 멈춰 서서 꿈을 조망했다. 막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진무 장군은 답답해했다.
“이게 뭡니까? 말 한 마리?”
그는 잠시 주시하더니 갑자기 깜짝 놀라 헉하고 숨을 들이켜더니 말했다. 그는 말씨와 행동거지가 꽤 공손해졌다.
“여러분, 이 말을 볼수록 저는 말이 수려한 용모로 사람을 끄는 매력을 내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라타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요.”
탕원무가 분석했다.
“확실히 그런 인상이 있구먼. 꿈은 한 사람의 내면 깊은 곳을 드러내는 것이라던데 게다가 이 말이 드러내는 매력에 의하면 꿈의 주인이 말에게 특별한 애호를 지니고 있다는 걸 상상하기 어렵지 않군.”
‘나 아니야. 헛소리로 나한테 누명 씌우지 마…….’
허칠안은 마음속으로 극렬하게 부인하였다. 뒤이어 그는 자신이 왜 암말의 꿈을 꿨는지 깨달았다.
꿈은 신체와 의식이 결정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누구든 배고플 때면 꿈에서 맛있는 음식을 보기 마련이었다.
같은 이치로 부도보탑에 진입하기 전에 그는 심고의 수법을 이용하여 중년 무승과 맞섰다. 그래서 그는 본능적으로 동물에게 호의와 호감이 생긴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가장 익숙한 동물은 당연히 암말이었다.
원의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우리 중에 마요(馬妖)가 나왔는가?”
“불가능합니다!”
탕원무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요족이라면 진작에 불문 사람에 의해 억지로 도화되어 근본적으로 보탑에 들어올 수 없었을 겁니다.”
씁! 이소운은 깜짝 놀라 헉하고 숨을 들이켜더니 말했다.
“이 자는 변태입니까? 말은 매일 사람에게 탈것이 되어주느라 이미 무척이나 가엾다고요. 제발 가여운 말을 놓아주세요.”
허칠안은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천하에 이상하지 않은 건 없네. 딱히 이상하게 여길 가치는 없어.”
‘너무 어색해! X나 너무 어색해! 나는 죽어도 이게 내 꿈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거야!’
일행은 이소운의 ‘쯧쯧’대는 소리를 들으며 재빨리 멀어져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죽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귀가 멀 정도로 큰 소리였다.
규모가 크고 기세가 맹렬한 전쟁 장면이 눈앞에 서서히 펼쳐졌다. 이건 납란천록의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