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63
763화. 강적의 방문
‘낭자…….’
시행은 눈꼬리를 치켜올렸다.
“그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소. 시가의 조상은 그의 앞에서 전부 애송이오.”
이영소는 홍안지기가 서겸에게 반박하다가 이 노인네를 불쾌하게 할까 봐 황급히 전음으로 설명했다.
행아는 ‘장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선 안색이 약간 변했고, 즉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며 유하게 말했다.
“선배님, 말씀하시지요.”
“가주 시건원이 시현에게 어떠했소? 시현 이 자의 품성은 어떠하오?”
허칠안이 물었다.
시행이 대답했다.
“시현은 어릴 때 고아였기에 괴롭힘을 당할 대로 당했습니다. 가형(家兄)이 불쌍히 여겨 그를 의붓아들로 거두어 그를 성인까지 양육했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시체를 부리는 수법과 무도를 가르쳤지요. 그 은혜가 태산과 같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현 이 자에 관해서라면 만약 이 살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모두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를 충직하고 온후한 사람이라고 여겼을 겁니다.”
허칠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말해서 시가 가주는 그에게 크나큰 은혜를 베풀었고, 이전의 그의 성정 역시 배은망덕한 사람 같지는 않다는 것이군. 그렇다면 그가 정말 원망하는 마음이 생겨 시가 아가씨가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는 걸 용인할 수 없어서 직접 시가 아가씨를 납치했다고 해도, 차라리 조용히 먼 곳으로 떠나는 게 더 좋은 선택 아니오?”
‘맞아, 바로 그거야…….’
이영소는 갑자기 박수를 쳤다. 그래서 그는 이 일에 불합리한 부분이 아주 많다고 생각했다.
시행은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선배님의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 제가 직접 그와 격투하여 시현 본인임을 확인했고, 저택의 많은 이들도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철시 몇 구 역시 확실히 그의 것이에요.”
‘증인이 있다라…….’
허칠안은 분석했다.
“시고는 위에서 아래로 호환될 수 있소. 강대한 시고사는 자고를 풀어 다른 사람의 꼭두각시를 억지로 통제할 수 있지. 만약 누군가 시현으로 변장하여 그의 철시를 강제로 통제했다면?”
이영소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래서 그의 수련 경지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고, 사실은 전혀 본인이 아니다?”
시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만약 정말 누군가 그로 위장했다면 오히려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 게 맞지요. 게다가 조건에 부합하는 강자는 아주 드문데 그의 동기가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저 시현에게 화를 전가하려고?”
허칠안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 일은 제대로 조사해야겠소. 물론, 만약 시현을 생포할 수 있다면 훨씬 수월하겠지만.”
* * *
양천환은 경성 사천감의 2층 대당 창가에 서서 사람들을 등지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이십여 명의 술사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 양천환 파벌로 사천감 내부에서 동문들에게 ‘뒤통수 당’이라고 불렸다.
이는 분명히 예의 없고 조롱의 뜻이 섞인 명칭이었다.
하지만 다른 파벌 역시 그렇게 듣기 좋은 이름은 아니었다. 예컨대 송경의 파벌은 ‘미치광이 당’이라고 불렸고, 손현기의 당파는 ‘벙어리 당’이라고 불렸으며 종리의 파벌은 ‘귀신 보는 당’이었다.
저채미는 등급이 너무 낮아 스승을 대신해 제자를 거둘 자격이 아직 없었기에 파벌이 없었다.
하지만 내년이면 그녀도 제자를 가르칠 자격이 생겼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대당 내의 분위기는 아주 좋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들 표정이 엄숙했다.
“점포를 닫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사람들은 끝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살길을 남겨주겠다는 겁니까 말겠다는 겁니까?”
“정말이지 법석을 떠는군요. 이 간사한 백성들이 우리 사천감을 쥐어짜고 싶은 겁니까?”
“정말 안 되겠으면 금군을 동원해 진압하시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양 사형의 명성은 만회할 수 없게 됩니다.”
“어쨌든 이미 더 이상 망칠 수 없을 정도로 망했습니다…….”
모든 술사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면서 우거지상을 한 채 상의했다.
얼마 전에 양 사형은 문득 영감이 떠올라 성에 점포를 차려 자선 사업을 할 계획을 세웠다. 경성 백성들은 애로사항이나 공평하지 않은 일 등등이 생기면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하는 영웅 양천환을 찾아와 해결할 수 있었다.
맨 처음에 경성 백성들은 세상에 이런 호인이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 ‘호인 양천환 사무소’는 맞이하는 손님이 없었지만, 뛰어난 재능과 지혜를 한 몸에 겸비한 양 사형을 쓰러뜨릴 수는 없었다.
그가 찾은 바람잡이는 고난의 여인이었다. 남편은 도박 중독자였고, 시어머니는 중병으로 병상에 누워 지냈지만 치료할 돈이 없었다. 그녀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양천환 사무소에 부탁하러 왔다.
양천환은 영웅왕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남자답게 정의를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이 가련한 여인을 도왔다.
이때부터 점점 많은 백성이 양천환에게 도움을 청했고, 만족스러운 결과에 소문이 이 사람 저 사람을 건너 퍼져나갔다. 사천감 양천환의 명성은 빠르게 부상하여, 그는 누구나 다 아는 선인이 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이 변했다.
백성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죽을힘을 다해 양천환에게 무임승차했다. 그들은 그에게서 만족을 얻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고, 만족을 얻지 못하면 욕설을 퍼부었다.
양천환은 여기저기 놀아나다가는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걸 직접 확인하자, 슬퍼하며 점포를 닫고 사천감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백성들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관성루 밖 광장에 떼 지어 모여 정의를 실현해달라고 요구했다.
분명히 그는 오랜 시간 무임승차해도 된다고 약속했더랬다. 사람은 계약 정신을 지녀야 했다.
창가의 양천환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관성루 밖 대광장에 수백 명의 백성이 모인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전부 무슨 일인가. 읊어보게, 들을 테니.”
그의 어조는 의기소침했으며 산전수전 다 겪은 듯했다. 사회에서 몰매를 맞은 뒤 사연으로 가득해진 경력자와 유사했다.
모든 백의 술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중에 한 명이 탁자 위의 두툼한 서신을 쥐더니 첫 번째 서신을 펼치고 읽은 뒤 말했다.
“고록가(軲轆街)에 사는 장씨 아주머니가 말하길 옆집 양씨 아주머니 집에 또 손자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녀도 손자를 보고 싶으니 사천감이 방법을 좀 생각해줄 수 있길 바란답니다.”
양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무슨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록 사천감은 근래에 적자가 심하지만, 약 한 봉지 돈은 그래도 줄 수 있었다.
“그럼 그녀의 아들에게 보신하고 양기를 북돋우는 약을 처방해주게.”
그가 말했다.
그 백의 술사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장씨 아주머니는 딸만 셋을 낳았는데 어디서 아들이 생겼을까요?”
“…….”
양천환은 나지막이 말했다.
“다음 서신.”
“행화가(杏花街) 왕 사장이 말하길, 옆집이 점포를 새로 열어 그의 장사를 빼앗았다더군요. 그는 사천감에 상대방을 내쫓는 걸 도울 수 있길 바란답니다.”
“율법에 저촉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음.”
“평강가(平康街) 조부의 여종 소취(小翠)가 자신의 용모와 성격이 아가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평생 여종으로 사는 게 달갑지 않답니다. 저희더러 그녀가 부유한 집안의 아가씨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랍니다.”
양천환은 한참을 참다가 말했다.
“다음 생에는 좋게 환생하라고 하지. 다음.”
“이가촌(李家村)의 이이(李二)의 마누라가 임신해서 6월에 곧 출산 예정인데 이씨 집안은 몇 대에 걸쳐 외아들만 이어지고 있어 그가 마누라에게 유산 방지약을 좀 사주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은자가 없어 저희한테까지 부탁하러 왔습니다.”
양천환이 입을 떼기도 전에 그 술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유산 방지약을 말하기는 쉬우나 저는 이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그의 마누라를 용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천환은 마음이 지쳐 손사래를 쳤다.
“다음.”
“건달 양삼(梁三)이 가뿐하게 날마다 막대한 수입이 들어올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그는 저희 사천감이 그에게 금산을 한 채 선물할 수 있길 바란답니다.”
양천환이 탄식했다.
“금산은 없고, 날마다 막대한 수입이 들어오는 일은 전부 대봉 율법에 쓰여 있으니 그더러 좋아하는 걸 고르게 하게.”
“엇, 이 서신은 허씨 집안 마님인 허 은라의 숙모가 쓴 겁니다.”
백의 술사가 깜짝 놀라 기뻐하며 말했다.
양천환은 어조가 약간 부드러워졌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보고 얘기해보게. 나는 허칠안 그 개자식과 아는 사이니 그의 숙모의 요구라면 최대한 만족시킬 걸세.”
백의 술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녀가 말하길 자신의 어린 딸이 식사량이 너무 많아 곧 먹을 것이 떨어질 정도로 가난하다고 합니다. 가능하다면 그녀는 어린 딸을 사천감으로 보내고 싶다고 합니다. 기예를 배우며 사천감에서 먹고 잤으면 한다고요. 그녀의 어린 딸에게는 사부가 있는데 남강 소저로 같이 갈 테니 저희가 개의치 않길 바란다는군요.”
……양천환의 어조에는 지친 기색이 배어 있었다.
“너무 어리석어 술사가 될 수 없네. 감정 스승께서 직접 지도하지 않는 이상.”
‘이게 전부 무슨 구질구질한 일이야!’
적막한 복도에서 희미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종리는 문 앞으로 걸어가 고개를 내밀고 어두운 복도를 바라보며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
“양 사형, 어찌하여 돌아오셨습니까?”
양천환은 공허한 어조로 말했다.
“인간 세상은 가치가 없구나. 돌아와서 한동안 쉴 작정이야.”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의심했다.
“종 사매, 내가 기억하기로 내 생각이 아주 좋으니 분명히 큰일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했던 거 같은데.”
종리는 순진무구하게 대답했다.
“제가 그런 적 있나요? 기억 안 나는데요.”
“…….”
종리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사형의 사업은 어떻게 진전되고 있나요?”
양천환은 잠시 사고하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그래도 군주를 시해하는 편이 더 안전하고 확실하다고 생각하네만.”
* * *
여우가죽 외투를 두른 모남치는 상주 시부 뒤 화원 정자에서 미끼를 한 줌 잡아 연못에 뿌렸다. 그러자 비단 잉어가 서로 앞다투어 먹이를 빼앗았다.
그녀 뒤에 있는 돌 탁자에서는 허칠안이 독초와 독과를 약을 빻는 절구에 넣고 잘게 빻은 뒤 자기 숟가락으로 긁어내 입에 넣었다.
그는 지금껏 독 복용을 멈춘 적 없던 터라, 화신을 데리고 함께 강호를 떠돌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운이었다. 그는 매번 일정 기간마다 품질이 아주 뛰어난 변이 독초와 독과를 복용할 수 있었다.
암말을 데리고 함께 나온 것 역시 다행이었다. 암말과의 상호 작용 및 교류는 심고의 후유증을 완화시켰다.
시고의 후유증은 허칠안이 최근에 아주 좋은 방법을 모색했다. 그건 바로 항음의 시체를 조종하여 그에게 말을 하게 하고 일을 처리하게 하여 ‘시체와 함께 춤추는’ 목적을 이루는 것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이영소가 몹시 초조하게 뛰어왔는데 정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항음이 막아서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시주님, 훼방꾼이 되지 마십시오.”
이영소는 의아해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이 죽은 귀신이 어째 갑자기 입을 떼고 말을 하는지 생각하기 귀찮았다. 그래서 그는 황급히 항음을 지나쳐 정자로 들어가 나지막이 말했다.
“큰일 났습니다. 제가 저택 관리자가 하는 말을 들었는데 방금 승려 몇몇이 왔는데 필두로 한 자가 자칭 정심이라고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