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64
764화. 고양이 거래
모남치는 다소 안색이 변해서는 허칠안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였다.
“거지 같은 승려들이 여기까지 쫓아왔다고?”
허칠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무슨 상황인가?”
그는 말을 하면서 뒤 화원 입구를 살폈다. 허칠안은 대머리 중놈의 형체를 보자마자 바로 전투를 개시할 태세였다.
“제가 방금 옆에서 잠깐 들었는데 그들은 마도대회 때문에 온 겁니다. 정심 일행이 상주를 지나치다가 시현이 아버지를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다는 얘기를 듣고 특별히 상황을 물으러 찾아온 겁니다. 이 일에 개입할 작정인가 봐요. 허, 불문 승려는 언제나 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불문의 자비를 과시하는 걸 좋아하지요.”
이영소는 비웃었다.
그는 약을 빻는 절구에 시선을 두는 걸 피할 길이 없어 깊이 숨을 들이쉰 뒤에 과감하게 뒤로 물러났다.
맹독 물질!
그래도 어쨌거나 4품이므로 보통 독약은 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이 늙은 괴물이 역시나 무사인데 중도에 고술을 수행한 거였어. 그는 뭘 하고 싶은 걸까? 무고(武蠱) 쌍수인가…….’
이영소는 남몰래 추측하였다.
사실 이런 조작은 그가 보기에 상당히 정상적이었다.
많은 단일 체계의 고수들은 난관에 부딪혀 돌파하지 못할 때 다른 체계를 수행하고자 했다.
물론 이런 일은 3품 이하에서는 매우 보기 드물었다. 어쨌거나 사람의 에너지와 천부적인 자질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은 분주한 백 년 인생에 한 체계를 걷는 것만으로도 이미 아주 힘겨웠다.
하지만 속세를 초월한 경계의 고수 중에는 ‘쌍수’가 비교적 흔했다. 3품에 도달한 뒤에 수명이 길어지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 돌파구를 찾을 시간과 힘이 충분히 생겼다.
조합 방식은 통상적으로 고무(蠱武), 도무(道武), 무무(巫武), 유무(儒武)로……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무사의 수련 체계는 공통 자원에 속하기에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체계의 수행 방식이라면, 중저품은 그래도 괜찮았다. 4품 이상은 외부 세계에 대체로 퍼지지 않았다.
“이렇게 보니 시부에 더는 머무를 수 없겠군.”
허칠안의 말이 뻗어 나가는 이영소의 생각을 끊었다.
‘불문 승려들은 아마 부도보탑을 되찾아가는 김에 용맥을 빼앗아 가려고 나를 찾아온 걸 테지.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도난 금강 역시 그 속에 있을 것이다. 내가 비록 4품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3품 금강은 나를 쳐 터뜨릴 수 있단 말이야……. 허, 정말 인연이다. 상주에서도 마주치다니. 이렇게 보니 시가의 일은 끼어들기 편치 않겠어. 적어도 대놓고 개입해서는 안 돼…….’
허칠안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결정을 내렸다.
“우리 지금 시부를 떠날 테니 성자 자네는 첩자로서 시부에 남아 우리를 위해 정보를 알아내주게.”
이영소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말했다.
“제가 남는다고요? 만일 불문 승려가 알아보기라도 하면 그 자리에서 저를 제도할 겁니다.”
허칠안은 마지막 독약을 한 숟가락 다 먹은 뒤 웃으며 말했다.
“시행이 자네의 천종 성자의 신분을 아는가?”
이영소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에게 누설하지 않았습니다.”
“자네 방금 대당에서 엿들을 때 정심이 자네를 알아보았는가?”
이영소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좋아!”
허칠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인천유가 이미 자네의 신분을 불문에 누설했네. 이건 우리가 사전에 협의한 내용이기에 그녀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네. 기왕 시행이 자네의 신분을 모르니 자네는 그녀더러 자네의 이름만 속이라고 하면 되네. 뇌주에 있을 때 자네는 그저 방관자였어. 정심은 자네를 전혀 주의하지 않았지. 그리고 그 당시 자네는 역용으로 변장하였으니 지금 이 진짜 모습을 불문 사람들이 알아차리기란 불가능하네.”
이영소는 여전히 믿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주저했다.
“말은 그렇지만…….”
허칠안은 손사래를 쳤다.
“자네 시현의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고 싶은 거 아닌가? 그렇다면 자네가 행아를 많이 주시해야 하네.”
성자는 곧바로 안색이 변해 그를 뚫어지게 주시했다.
“무슨 뜻입니까?”
“전에 자네도 자리에 있었을 때 내가 물었지. 시체 조종에 능하고, 시현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동기가 충분한 사람, 그자가 누구일까?”
성자가 대답하기 전에 허칠안이 말했다.
“당연히 자네 정인이지. 시가 가주가 죽었네. 가문 전체가 바로 그녀의 것이야. 그리고 시현은 수련 경지가 약하지 않고 천부적인 자질도 좋으며 품성도 아주 뛰어나. 이런 사람은 반드시 어느 정도 위엄과 명망이 있을 테지만 그녀에게는 위협이네. 이러한 이유로 일석이조로 화를 전가하는 계획이 가장 절묘한 방법이지.”
이영소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행아가 그렇게 할 리 없습니다.”
허칠안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럼 남아서 그녀를 잘 주시하게.”
* * *
대당 안, 이영소는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시행은 아직 정심과 정연을 대접하는 중이었다. 두 사람 외에 대당 안에는 승려 셋이 더 있었다.
시행은 돌아온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계속해서 시현이 아버지를 시해하고 사람을 죽인 경과를 불문 승려와 얘기하였다.
“아미타불, 이런 악인을 남겨 두는 것 역시 화근입니다. 시 시주께서는 안심하십시오. 빈승이 시가를 도와 보잘것없는 힘이나마 이 화근을 없애겠습니다.”
정심 선사가 양손을 합장하였다.
“감사합니다, 대사님.”
시행이 합장하며 예를 갖추었다.
정심은 웃더니 이영소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이 시주님께서는…….”
이영소는 시행이 입을 떼기 전에 앞다투어 전음으로 말했다.
“내 이름을 말하지 마시오.”
시행은 도도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는 제 오랜 벗입니다. 집에 변고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특별히 찾아왔어요.”
정심 승려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행이 계속해서 말했다.
“여러 대사께서 서역에서 바삐 오셨으니 저택에 머무르셔도 무방합니다. 그래도 객잔에 묵는 것보다는 나을 테지요.”
“그럼 시 시주님, 감사합니다.”
정심이 말했다.
불문 사람들은 무임승차를 좋아했다. 먹는 것이든 묵는 곳이든 은자든 무임승차할 수 있으면 무임승차했다.
불문의 이념에서 재물은 몸 이외의 것으로, 지나치게 신경 쓰면 기분을 상하게 하기 쉬운 것이었다. 그래서 설령 불문은 돈이 부족하지 않다고 해도 무임승차하기를 좋아했다.
시행은 불문 승려를 적절하게 배치한 뒤 이영소를 데리고 규방에 들어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공자님 이 승려들과 원한이 있나요?”
“그런 셈이오. 예전에 충돌했던 적이 있소.”
이영소는 서겸의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시행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 선배님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떠났소.”
이영소가 또 말했다.
“그럼 공자님은요?”
시행이 그를 주시했다.
“나는 당연히 남아서 그대를 도와야지.”
“응.”
시행은 도도한 얼굴이 점차 부드러워지더니 새치름하게 대답했다.
* * *
다른 한편, 정연은 탁자에 앉아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
“사부님께서 우리더러 열흘 뒤에 옹주에서 회합하라고 하셨네. 이 일은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일정을 그르칠 게야.”
정심이 침상에 앉아 대답했다.
“그 시현은 5품 화경이네. 설령 철시 4구가 돕는다고 해도 전투력은 여전히 4품에 미치지 못하지. 그가 만약 감히 나타난다면, 닥치는 대로 제거하면 되네. 영향이 크지 않아.”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오히려 나도 이 일에 의문점이 아주 많아. 그 시현이 만약 진범이라면 그가 무슨 까닭으로 자신이 억울하다고 널리 알리며 장주 관내에 머물며 떠나지 않는 것일까? 하지만 만약 정말 그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시부에 그가 살해한 걸 목격한 자가 적지 않네. 사후에 상주 관내에서 살인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그가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달군 걸 목격한 자도 있어. 이것들이 전부 확실한 증거라 그의 변명을 용납하지 않네. 이상해, 이상해.”
정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상할 게 뭐가 있는가. 그를 잡아서 물으면 알 수 있겠지.”
불문에는 계율 능력이 있으므로 누군가 진실을 말하게 하기는 아주 쉬웠다.
정심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 시주의 말이 이틀 후면 도마대회라네. 시현의 일 처리 방식에 따르면 그는 어쩌면 그날 나타날지도 모르지.”
이때 한 승려가 밖에서 들어왔다. 그는 손에 나무 대야를 든 채 갑갑해했다.
“왜 상주의 날씨가 서역보다 좀 더 추운 것 같지?”
* * *
상주성에서 가장 좋은 객잔의 일등 별실의 원형 탁자에는 작은 화로가 놓여 있었다. 화로에는 숯불이 활활 타오르며 도자기 술 주전자 밑바닥을 할짝였다.
허칠안은 창가에 서서 행인이 많지 않은 거리를 바라보며 개탄했다.
“내 ‘직감’이 내게 말하길 올해 겨울은 추울 거랍니다. 예전보다 추울 거래요.”
직감은 천고의 능력에서 비롯되었다.
고족, 천고부에서 황력을 제정하고 기상을 관측할 수 있는 건 고족 농경 분야의 권위자였다.
모남치도 이를 확실히 감지했다. 하지만 그녀는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올해는 유달리 추울 거라는 거지?”
‘만약 전생이었다면, 나는 너한테 온실 효과로 빙하가 녹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텐데…….’
허칠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라가 곧 멸망할 위기에 처하면 자연재해와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 끊이지 않는 법이지요.”
이 화제는 좀 무거웠기에 모남치는 더는 묻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유쾌하지 않은 일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뜨거운 술에 정신을 집중했다.
허칠안은 술을 다 마신 뒤 평상에 누워 깊이 잠들었다가 해 질 무렵에 깼다. 모남치는 침상 머리맡에 앉아 온 정신을 쏟아 심심풀이로 읽는 책을 보고 있었다.
정말 그녀는 대봉 제일 미인다웠다. 비록 외모는 평범하지만 이 우아한 기질은 평범한 여인을 뛰어넘었다.
허칠안은 다시 눈을 감았다.
* * *
객잔 뒤뜰, 주인장이 기르는 황갈색 고양이가 담 위로 가뿐하게 뛰어올라 객잔을 떠났다.
고양이는 거리를 내달렸다.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멈추다가를 반복하면서 이 각 뒤 시부 대문 밖에 이르렀다.
어둠이 내리자 시부의 대문은 굳게 닫혔다.
황갈색 고양이는 저택을 둘러싼 담을 돌아 한 바퀴 어슬렁거리더니 개구멍을 찾아 뚫고 들어갔다.
허칠안이 심고로 황갈색 고양이를 조종하여 밤에 시부를 염탐할 준비를 했다.
어떤 일들은 사람이 조사하기는 어려워도 동물에겐 쉬웠다.
어떤 말들은 다른 사람 앞에서 하기 어렵더라도, 동물 앞에서는 마음껏 다 얘기할 수 있었다.
그는 시종일관 시현의 사건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논리에 따라 추리하면 확실히 시행의 혐의가 더 컸다.
그리고 그는 불문 승려의 대화를 감청하여 그들의 목표와 계획을 알아야 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지 않은가.
“금련 도사와 유사한 고양이 탑승 악습에 물들지 않길 바라야지…….”
그는 소곤대며 시행의 방으로 곧장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