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79
779화. 미끼
황갈색 고양이는 고양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녀가 아니네. 시건원의 아들 중에 가장 약한 자를 골라서 심문하게. 그에게 시현에 관한 일을 좀 물어봐. 시현이 어렸을 때 시부로 와서 시건원의 자녀들과 함께 자랐으니 그들보다 시현을 더 이해하는 자는 없을 걸세.”
이영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제없다는 의사를 표한 뒤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참, 선배님. 어젯밤에 시행이 한밤중에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걸 알아차렸습니다. 대략 이각 있다가 돌아왔어요. 제가 음신을 내보내 그녀를 미행했는데 그녀가 남원 깊은 곳으로 가는 걸 발견했습니다. 무사의 직감이 지나치게 민감한 터라 너무 가까이 따라가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그녀가 남원 어디로 갔는지는 모릅니다.”
황갈색 고양이의 얼굴이 굳어졌다.
“몇 시진인가?”
이영소가 말했다.
“대략 자시입니다.”
‘아, 너 이 성기능 쇠약증인 쓰레기 남자가 또 이렇게 늦게까지 퍽퍽댔구나. 네가 성기능 쇠약증이 아니면 누가 성기능 쇠약증이겠니…….’
허칠안은 천천히 고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그가 교방사 기녀와 한밤중에 인생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경험에 따르면, 기녀들은 매번 대화가 끝나면 전부 땀에 흠뻑 젖고 극도로 피곤해하여 바로 잠이 들었다.
시행이 한밤중에 잠을 자지 않고 방을 나선 일은 절대 일반적이지 않았다.
‘저녁에 시부의 뱀, 벌레, 쥐, 개미를 소집해서 제대로 조사해야겠군…….’
허칠안은 속으로 말했다.
그는 점점 칠절고가 좋아졌다. 칠절고는 수법이 많고 능력이 강하며, 변화무쌍하여 아주 유용하고 허세 부리기에 좋았다!
무사처럼 문제를 맞닥뜨리면 바로 거칠게 굴어 상대방이 경계하기 쉽게 하는 일도 없었다.
* * *
삼수진(三水鎭)은 상주성 북쪽 26리에 위치한 큰 마을로 마을 인구는 팔천 명이 넘었다. 삼수진은 높은 산과 험준한 고개를 등지고 있었다. 이 산에는 약재가 많아 마을 백성들이 대다수 약초를 캐고 약을 재배하며 생계를 꾸려갔다.
마을에서 가장 큰 약초상은 ‘약방(藥幇)’이라고 하는 조직인데 방주가 연신경의 고수로 마지못해 세상에 얼굴을 내놓은 것이었다.
마도 대회 때 약방도 참여하였다. 그들은 관아와 대(大) 세력의 호소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여 패거리 구성원을 서른 명 파견하여 민병 대오에 합류시켜 밤새도록 순찰했더랬다.
관아에서 조직한 민병 및 약방 구성원을 제외하고 순찰 대오에는 불문 승려도 한 명 있었다.
바로 그날 마도 대회에서 빛을 발한 사람이 무승 정연이었다.
순찰 대오는 총 60명이었는데 열 명이 한 대오를 이루어 손에 횃불을 들고 마을 곳곳을 밤에 순찰하였다.
진이(陣耳)는 약방의 집사로 휘하에 10명을 관리했다. 약방에서 집사는 중간급으로 가장 피곤한 우두머리기도 했다. 전문적으로 사소하고 잡다한 사건들을 처리하였다.
그들은 해결할 수 없거나 결정하지 못하는 일을 맞닥뜨리면 바로 패거리 고위층에게 보고하였다.
“대사, 대사께서 합류한 덕분에 형제들이 훨씬 안심하더군요. 밤에 순찰을 돌 때 담이 갑절로 늘었습니다.”
손에 횃불을 든 진이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곁에 있는 무승을 쳐다보았다.
이목구비가 입체적이고 눈이 깊은 이 서역 무승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저 이곳이 철수하기 더 편할 뿐입니다.”
진이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가 다시 물었을 때 젊은 무승은 입을 닫은 채 대답하지 않았다.
‘이곳이 철수하기 더 편하다고? 무슨 뜻이지. 서역 승려는 성격이 정말 이상하군…….’
진이는 속으로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렇군요.”
정연은 양손을 합장하고 묵직한 걸음걸이로 앞으로 걸어갔다.
마을 북쪽의 작은 강은 마을 절반을 관통하였으며, 강가에는 민가가 줄지어 있었다. 이 대오는 찬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이각을 순찰한 뒤, 석판 다리를 지나쳐 강가의 주점에 이르렀다.
이곳은 약방에서 운영하는 주점으로, 훠궈를 끓이고 탁주를 데워 순찰대가 잠시 머무르는 데 쓸 수 있도록 특별히 제공하였다.
대오는 전부 무예를 익힌 숙련가였지만, 집사 진이가 연정경인 걸 제외하고 다른 이들은 품계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런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기 쉬웠다.
“날씨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먼. 초겨울인데 벌써 이렇게 추워졌다니.”
진이는 욕을 퍼부으며 주점에 들어섰고, 먼저 묵묵히 약주를 몇 모금 주입하더니 고개를 돌려 인사하였다.
“형제들, 들어와서 술을 마시게. 반주향 뒤에 계속해서 순찰하자고.”
대원들은 잇따라 자리에 앉아 돼지 내장을 크게 베어 먹고, 삼수진만의 약주를 마시며 이상야릇한 날씨에 관해 불평을 퍼부었다.
진이는 아첨하기를 잊지 않고 말했다.
“대사님, 이게 저희 삼수진의 독보적인 비법으로 양조한 약주입니다. 위를 따뜻이 하시지요.”
정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묵묵히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명색이 무승으로서 식사하는데 어찌 고기가 부족할 수 있겠는가.
그는 술을 몇 모금 마신 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여 주위를 감지하였으나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정연은 삼수진에서 야간 순찰한 지 이미 이틀 밤째였다. 그가 여기를 선택한 이유는 이곳이 넓고 아득한 산맥을 등진 데다가 마을 밖에는 강이 있기 때문이었다.
철수하여 도망치기에 매우 적합했다.
물론 정연이 아니라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그 자식이 도망치기에 적합하다는 말이었다.
“이 자가 여러 날 시체를 제련하였으니 이미 난관에 부딪혔을 것이다. 결단코 네 금강 신체와 영혼을 놓치지 않을 것이야. 마음 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그자는 저절로 올 것이다.”
이는 정심이 했던 말이다.
정연은 사형 정심의 결정에 찬성했다. 그는 이것이 배후에 있는 자를 끌어낼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산송장은 호흡하지 않고 심장도 뛰지 않으며 살의와 악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대규모로 행동하기만 하면 기척이 생길 것이다. 예컨대 발소리라든가…….”
정연은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여 눈을 떴다.
“올해 이 겨울은 버티기 쉽지 않겠군.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사할지 모르겠네.”
한 사내가 술을 한 모금 들이키더니 고개를 저으며 개탄했다.
“아이고, 장우자(張牛子) 자네는 여전히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하는 호걸이구먼. 가산을 전부 백성을 구휼하는 목적으로 관아에 기부하는 게 낫겠어.”
“관아에 기부한다고? 차라리 직접 거리에 은자를 뿌리는 게 낫겠구먼. 적어도 마을 사람들이 동전 몇 개는 차지할 수 있지 않은가. 관아에 기부한다면 마을 사람들은 돈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관리 나리 댁에 첩 한 명 더 생기는 꼴이지.”
사람들은 잇따라 조롱했다.
“그러게, 그러게. 장우자, 차라리 내게 기부하게. 나는 아직 마누라도 얻지 못했잖나.”
말을 한 자는 몸집이 왜소하고 다소 쥐처럼 생긴 남자였다.
장우자는 상스러운 은어로 욕하더니 말했다.
“이이(李二) 자네는 장가를 가지 못하지만, 자네 집 형수와 잠자리를 하잖나. 쯧쯧, 마누라를 얻는 돈도 아끼고 말이야. 마누라가 어디 형수보다 좋겠는가. 옛말에 맛있기로는 만두만 한 게 없고, 재미있기로는 뭐라 그랬더라?”
“재미있기로는 형수만 한 사람이 없지!”
누군가 말을 이어받았다.
사람들은 하하하 크게 웃었고, 주점은 단숨에 시끌벅적해졌다.
이이의 형은 대부분의 마을 사람처럼 약초를 캐고 약을 재배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려갔다. 한 번은 산에 올라 약초를 캐다가 벼랑에서 떨어졌는데 가까스로 살아났다. 하지만 그는 두 다리가 못 쓰게 되어 온종일 침상에 누워만 있는 신세가 되었다.
집안에 일하는 남자가 없어지니 생활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이의 형수는 자태가 꽤 뛰어난 부인이었다.
그녀는 반년도 안 돼서 이이와 바람이 났다.
진이는 부하들이 서로 웃고 떠드는 걸 들으며 곁눈질로 정연이 술잔을 내려놓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모습을 보았다.
뒤이어 귓가에 무승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상주 겨울은 항상 이렇게 엄동설한인지요?”
진이는 황급히 몸을 바로 하여 존경의 표시를 드러낸 뒤 정중하게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만약 매번 겨울이 이렇다면, 상주 백성들이 어찌 살겠습니까? 올해는 유난히 춥네요. 이제 막 겨울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밤바람이 뼈를 깎는 듯하군요. 5일만 더 지나면 처마 밑에 고드름이 맺히겠습니다.”
진이는 말을 하면서 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올해 겨울에 얼마나 많은 이가 동사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겨울에 사람이 죽지 않았습니까? 이 세상살이도 그렇습니다. 먹을 음식만 있을 수 있다면 충분하지요. 에휴, 시현 그 칼 맞아 뒈질 놈이 사람들을 해치니 이 추운 날 나와 순찰하는 거잖아요. 제가 보기에 그는 진작에 도망갔습니다. 어디 감히 아직도 상주에 있겠어요.”
진이는 쉴 새 없이 재잘대었고, 반주향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는 단도를 쥐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만 마시게, 그만 마셔. 깔끔하게 일어나서 순찰하러 가라고.”
“아, 벌써 반주향이 지났습니까? 저는 이제야 앉은 느낌인데요.”
“반주향만 더 마십시다. 이렇게 추운 날에 그 개 같은 시현이 어느 여인의 이불 속에서 즐기고 있을지 모르잖습니까. 분명히 소란을 피우러 나오지 않을 겁니다.”
순찰 구성원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때 정연이 귓바퀴를 움직여 가벼우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물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입 다무세요!”
정연이 소리쳤다.
대당 전체에 울리던 떠들썩한 소리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감히 말을 하는 이 없이 망연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정연은 그들을 상대하지 않은 채 눈을 감고 청력을 극대화했다.
‘와르르’하는 물소리가 귓가에 전해졌다. 정상적인 물 흐르는 소리와는 달리 암류에 더 가까웠다. 십여, 수십 줄기의 암류…….
아니, 암류가 아니라 어떤 물체가 주점 밖의 작은 강을 따라 이쪽으로 헤엄쳐 왔다.
“대사님?”
진이는 목소리를 낮추고 한 마디 중얼거렸다.
정연이 주위의 기척을 경청하며 진지한 태도를 보이자, 대당 안의 모든 사람 역시 함께 긴장하였다. 그들은 손에 있는 칼을 꽉 쥐고 경계하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들이 밤에 순찰하면서 방어하는 자가 누구인가?
눈 하나 깜짝 않고 사람을 죽이는 그 악귀 시현 아닌가?
이상이 없을 때는 모두가 하하 호호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바람이 풀잎에 스치기만 해도 강호 밑바닥 순찰 대원들은 금방 겁을 먹었다.
어쨌거나 시현은 상주에서 전봉급 인물로 5품 화경이고 듣건대 철시 네 구를 조종할 수 있다고도 하니까.
“강에 있습니다.”
정연은 눈을 뜨고 나지막이 말했다.
‘강에?’
진이는 가슴이 철렁했다. 다음 순간 그는 주점 밖에서 화락! 하는 소리를 들었다. 마치 무언가가 물을 헤치고 나오는 듯했다.
당내 사람들 역시 그 소리를 들었고, 마치 강한 적과 맞서듯 십여 개의 시선이 동시에 잠긴 주점 대문을 바라보았다.
물소리가 연달아 울리면서 점점 더 많은 것들이 물을 헤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