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784
784화. 포위
허칠안은 다른 지하실 안에서 쥐 한 마리의 피드백을 받았다. 쥐는 그에게 사당 밑에 밀실이 있으며 땅굴을 통해 밀실로 잠복했다고 알려주었다.
사당 안팎으로 모든 뱀, 벌레, 쥐, 개미가 동시에 통제를 잃었다.
쥐는 곁에 있는 벌레를 잡기 시작했고, 동면에서 깨어난 뱀은 먹이 섭취 본능에 따라 쥐를 잡았다.
“사당 밑에 있는 밀실이라. 그래도 정말 수확이 있군…….”
허칠안은 그것들을 버리고 황갈색 고양이와 밀실을 발견한 그 쥐를 통제하는 데 집중했다.
이로써 그는 순식간에 부담이 줄었고, 두통 역시 이에 따라 사라졌다.
공기가 다소 무거워 보이는 밀실 안, 벽이 움푹 팬 곳에 등잔 몇 개가 놓여 있었다.
밀실 깊은 곳에는 부스스한 머리에 때가 낀 얼굴의 여인이 쇠사슬에 사지가 묶인 채, 썩은 냄새를 내뿜는 볏짚 더미 위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입은 가죽으로 만든 입마개에 틀어막혀 있었고, 머리는 힘없이 한쪽으로 축 처져 있었다. 가슴에 약간 기복이 있는 게 호흡은 그런대로 편안했다. 잠든 것 같았다.
‘시행에 그저께 밤에 남원 쪽에 와서 이 여인을 만난 건가? 시행이 그녀를 여기에 가둔 건가?’
쥐는 어두운 등잔 불빛을 뚫고 지나가 여인 앞에 서더니 입에서 사람 언어를 내뱉었다.
“일어나시오!”
여인은 머리를 움직였고 서서히 깨어났다. 그녀는 앞에 있는 쥐를 보더니 어리둥절하여 한참 동안 반응이 없었다.
쥐가 말했다.
“그대는 누구요?”
“우우우…….”
여인의 어수선한 머리칼 아래의 두 눈이 순간 반짝였다. 그녀는 마치 절망적인 상태에서 희망을 본 듯했다.
그녀는 격하게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여인이 매우 흥분한 상태로 애쓰니 쇠사슬이 ‘철컥’ 소리를 냈다.
“그대는 누구요?”
쥐는 다시 물었고,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작은 앞발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글로 써도 되오.”
여인은 손가락을 덜덜 떨며 벽에 두 글자를 썼다.
“시람!”
‘시람, 그녀가 시람이라고?’
허칠안은 지하실 안에서 별안간 눈을 떴고 하마터면 쥐를 통제하지 못할 뻔했다.
사라진 시람이 알고 보니 이곳에 있었다. 그녀는 줄곧 비밀리에 시행의 사당 밀실 안에 갇혀 지냈던 건가?
그는 정신 상태를 가다듬고 쥐를 조종하여 말했다.
“시행이 그대를 이곳에 가둔 것이오?”
흐트러진 머리에 때가 낀 얼굴을 한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시람의 실종은 확실히 시현과 무관했군. 모든 건 시행의 소행이었어……. 이해했다. 드디어 맥락을 확실히 잡았어…….’
허칠안은 탄식하듯 숨을 내뱉었다. 그는 시람의 곁으로 기어가 악취가 물씬 나는 그녀의 몸을 따라 어깨까지 기어올랐다.
마침내 그는 흐트러진 머리카락 아래에 수려하면서도 꾀죄죄한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초상화와 같아. 확실히 시람이야. 이해했어, 모든 걸 다 깨달았다…….’
허칠안이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신경 쓸 필요 없소. 이따가 누군가 그대를 구하러 올 것이오.”
시람은 ‘우우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듯했으며, 쥐의 약속을 전혀 믿지 않았다.
“나는 그대를 속일 필요가 없소.”
허칠안은 한 마디 덧붙였다.
시람은 천천히 소리를 멈추더니 한참 뒤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쥐 역시 고개를 끄덕였고 ‘음’하고 소리를 냈다. 다음 순간, 비대한 이 쥐는 질겁하며 좌우를 두리번거렸으며 자신이 왜 갑자기 이곳에 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쥐는 시람을 한번 쳐다보더니 재빨리 도망쳤다.
* * *
“아미타불, 알고 보니 그랬군요.”
정심 선사는 매우 개탄하여 불호를 외웠고, 탄식 소리를 동반하며 말했다.
“시현 시주, 시주님은 집념이 너무 깊고 손에 피를 너무 많이 묻혔습니다. 죽음은 결코 시주님의 죄를 없애기에 역부족이니 빈승이 시주님을 데리고 서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불문에 들어가시지요.”
“잠깐만!”
시행이 한 발 앞으로 내디뎠고 정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
“대사님, 시현은 먼저 아버지를 죽였고 이어 상주의 강호의 동지를 잔인하게 학살했습니다. 반드시 관아에 넘겨 처리해야 하며 상주의 모든 동지가 함께 처분하도록 해야 하는데 어찌 대사들께서 데려간다고 데려가실 수 있습니까.”
정연 역시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뎌 기기를 뒤흔들었다.
시행은 가슴이 무언가에 부딪힌 듯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 이영소의 품으로 떨어졌다.
무승 정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불문이 일을 처리할 때 시주께서 참견하시는 건 용납하지 않습니다. 시현은 죄가 너무 많아 불문에서 처리할 겁니다.”
“시건방지군요!”
이영소는 크게 노하며 소매를 털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이곳은 서역이 아니라 대봉 근거지입니다. 시현이 저지른 살인 사건이 무수하니 당연히 관아에서 처리할 겁니다. 언제부터 이를 그쪽 서역 불문이 결정했습니까?”
정연은 냉담한 어조로 전방을 똑바로 주시하며 말했다.
“시주께서 관아에 통지해도 됩니다. 빈승은 막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상주 지부에 가서 감히 불문 수중에서 사람을 빼앗을 수 있는지 물어보시지요. 상주 강호 인사에게도 물어보십시오. 감히 빈승의 손에서 사람을 빼앗을 수 있는지 없는지요.”
이영소는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불문의 오만한 태도에 화가 난 게 분명했다.
시행은 숨을 들이쉬더니 말했다.
“두 분 대사님, 시현은 저희 시가 사람이니 저희 시가에서 처리할 겁니다. 두 분 대사께서는 너그러이 봐주시고 그를 제게 맡기시지요……. 아!”
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고, 몸이 거꾸로 날아가며 피를 미친 듯이 토했다.
정연은 냉혹한 얼굴로 주먹을 풀었다.
정심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날이 밝은 뒤 저희는 상주를 떠날 겁니다. 그 전에 경솔하게 싸움을 벌이길 원치 않습니다. 시행 시주, 왜 구태여 산송장을 소환하여 공연히 싸움을 만들려고 합니까.”
그는 말을 하면서 창문 쪽을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덧붙였다.
“시현은 저희에게 중요하여 무조건 데려가야 합니다. 시행 시주께서는 무모하게 덤벼들지 마시지요. 저희는 이미 도난 사숙에게 통지하였습니다. 날이 밝은 뒤에 그는 상주에 도착할 겁니다. 시부는 둘째 치고, 설령 장주 전체라고 해도 감히 막을 자는 없습니다.”
창문 아래에 있던 황갈색 고양이는 가슴이 철렁했다.
‘도난금강이 날이 밝으면 도착한다고? 나는 3품을 절대로 상대할 수 없다. 하물며 그의 곁에 나한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알지도 못하지 않는가. 다시 말해 날이 밝으면 나는 용기 숙주를 다시 빼앗아 올 가능성이 없다. 설령 손 사형을 찾는다고 해도 불문의 나한과 금강을 상대할 수는 없다. 기회는 바로 오늘 밤이다.’
“쯧, 불문은 역시 내가 용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적이군…….”
황갈색 고양이는 얼굴이 어두웠다.
이때 그는 또 정심이 웃으며 하는 얘기를 들었다.
“듣자 하니 천종은 태상망정하여 역대 성자, 성녀가 강호를 누비고 다니며 전부 깨달았다던데 어째 이 시주에 이르러서는 여색에 빠져 스스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요? 동해용궁의 두 동방 시주, 뇌주 상회의 문인천유, 상주 시가의 시행 시주 모두 이 시주의 홍안지기지요. 시주께서는 이렇게 태상망정을 수련하신 겁니까?”
내청 안의 시행, 이영소 그리고 창문 아래의 황갈색 고양이는 정심의 말을 듣자 경악 등의 감정이 솟아오르는 걸 절제하기 어려웠다.
‘이영소가 폭로됐다고? 정심 등이 그를 알아본 이상, 틀림없이 내 존재를 추측했을 것이다……. 어쩐지 그래서 그들이 도난 금강이 날이 밝으면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했군. 분명히 오늘 밤에 시현을 잡은 건데 설령 바로 통지했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오기란 불가능하다……. 알고 보니 진작에 이영소를 통해 내가 상주에 있음을 추측했고 그래서 사전에 도난 금강에게 통지한 것이다……. 아니다. 그들이 어떻게 이영소와 내가 줄곧 같이 있었다고 확정하는 거지…….’
허칠안은 갑자기 철렁했고, 속으로 재빨리 형세를 분석했다.
이영소의 속마음도 허칠안과 비슷했다. 그는 충격 받고 망연자실했으며, 뒤이어 공포가 뒤따랐다.
반면 시행이 주목한 점은 오히려 ‘홍안지기’와 ‘천종 성자’ 두 가지였다. 그녀는 갑자기 이영소를 밀치고 그의 품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눈에 눈물을 머금고 화를 냈다.
“동방 자매가 누구예요? 문인천유는 누구고?”
‘아, 그건…… 네 좋은 자매지!’
이영소는 목소리를 낮추고 달래면서 말했다.
“시행, 지금은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오. 내가 사후에 다시 그대에게 설명하겠소.”
눈물이 고인 시행의 두 눈에는 실망, 상심, 분노, 괴로움 등의 감정이 서려 있었다. 마치 남편이 침상에서 간통하는 현장을 잡은 아내 같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이런 감정이 모조리 가라앉았다.
그녀는 숨을 들이쉬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두 대사께서는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
그녀에게 대답한 건 정심의 ‘계율’ 그리고 금실로 짠 밧줄이었다.
“무색(無色)!”
시행과 이영소 내면의 온갖 감정이 사라지더니 맑고 깨끗해졌다. 날아온 밧줄조차도 그들의 ‘살고자 하는’ 본능을 솟구치게 할 수 없었고 순식간에 둘을 한데 속박하였다.
무승 정연은 천천히 두 사람의 앞으로 걸어가 무표정으로 말했다.
“이 시주님, 시주님께서는 서겸과 한패가 되어 불문의 지보를 빼앗아 갔으니 그 죄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치대로라면 빈승이 이곳에서 시주님을 격살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주님은 천종 성자로 어쨌거나 신분이 다르니 도난 금강께서 처리하실 겁니다.”
이영소는 눈을 굴리더니 즉시 용서를 빌었다.
“대사님, 저는 서겸과 우연히 알게 된 사이로 큰 교집합이 없어 뇌주를 나서면 헤어질 겁니다. 불문의 지보에 대해 저는 하나도 알지 못합니다. 참, 서겸의 말을 들어 보니 그는 북쪽 지역에 다녀올 계획이라더군요.”
그는 기지를 발휘해 서겸과 관계를 분명하게 가리고 방향을 아무렇게나 가리켜 불문 승려를 방해하고자 했다.
정심은 담담하게 말했다.
“더 말할 필요 없습니다. 이 시주님은 우선 내일 도난 사숙을 어떻게 대처할지 잘 생각하시지요.”
말을 마치고 그는 정연이 전음으로 하는 말을 들었다.
“그가 도망치면 정연이 쫓을까요?”
정심은 고개를 살짝 젓더니 전음으로 말했다.
“그건 본체가 아니니 쫓든 쫓지 않든 의미가 없네. 우리가 이영소를 잡았고, 용기 숙주를 통제했네. 게다가 날이 밝자마자 도난 사숙이 상주에 도착할 거라 암시하였지. 바로 그를 끌어내기 위함이야.”
정연은 나지막이 전음하였다.
“그가 놀라서 도망갈 수도 있습니다.”
정심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하지만 그가 한 차례 모험을 하도록 자극할 확률이 더 높네. 불자가 만약 이로 인해 놀라서 도망친다면 그를 붙잡을 기회를 다시 잡으면 될 뿐이야. 하지만 시현 시주가 서역으로 보내진다면, 허칠안은 중요한 이 용기를 완전히 잃을 것이네. 또한 나는 일부러 이영소가 어떤 벌을 받을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그에게 압력을 가하는 중이지. 불자는 정과 의리를 중시하지. 아직 희망이 한 가닥 있는 상황이니, 그는 전력을 다해 사람을 빼앗고자 할 것이네.”
정연은 고개를 돌려 문밖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모두 들어오게.”
문밖을 지키던 무승, 선사가 잇따라 내청에 들어왔다.
말을 교환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그들은 자신이 무얼 하고자 하는지 진작 파악한 듯했다. 선사들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큰 원을 이루고 이영소, 시행, 시현을 그 안으로 포위하였다.
정심은 이에 따라 원으로 들어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경을 들을 때는 가부좌를 틉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눈을 감고 경문을 낭독했다.
모든 선사들이 그를 따라 함께 경문을 낭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