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823
823화. 서겸이 바로 허칠안이다
긴 수염의 도사는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도난 금강을 조준하더니 힘껏 쥐었다.
도난 금강은 갑작스럽게 닥친 습격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가사가 그를 배신하더니 갑자기 꽉 조여 우람한 체구를 완전히 미세하게 그려냈다.
그가 목에 건 염주가 주인을 배신하더니 뒤로 홱 잡아당겨 금강을 교살하려 했다.
다행히도 금강은 무기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무기도 주인의 등에서 찔렀을 터였다.
도난 금강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숨이 막히는지 이마의 핏줄이 불거져서는 나지막이 울부짖었다. 가사가 산산이 조각나고 염주가 한 알씩 튕겨 나왔다.
띵띵띵!
허칠안은 금강과 가까이 있었기에 그에게까지 파급이 미쳤다. 그는 미친 듯이 쏟아지는 염주를 피했다.
‘어찌 된 일이지?’
희현, 허원상, 허원괴, 정심, 정연……. 용기 숙주 묘재방을 수호하던 두 무리의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부도보탑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나타난 천종의 두 3품이 보였다.
“빈도 천종 현성입니다.”
“천종 빙이원군이다.”
두 도사는 냉담하고 무정하게 자기소개를 하였다.
수라 금강은 사나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주시하면서 천천히 두 글자를 내뱉었다.
“양신!”
도문 3품, 양신!
희현 등은 모두 학문이 깊고 넓은 자들이기에 ‘양신’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았다.
“이것이야말로 그의 비장의 패…….”
희현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류홍면 등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허원괴는 분노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
“왜 천종도 끼어드는 거지?”
그는 가슴 속에 분노의 감정이 거의 한계점에 이르렀다. 허원괴는 여러 번의 우여곡절을 거쳐 어렵사리 서겸을 붙잡아 누이의 원수를 갚으려 했다.
결과적으로 또 천종 도사 두 명이 뛰쳐나왔는데 3품 양신이었다.
초엽 도사는 잠시 침음하더니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이해했습니다.”
사람들이 바라보자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 이영소가 실수하여 붙잡혔다는 건 그가 주도한 연극입니다. 목적은 천종 둘 양신을 끌어들이기 위함이죠. 어쩐지 방금 손현기가 우리를 기습하지 않았더라니요. 알고 보니 그는 진작에 계략이 있었고, 이것이야말로 그의 비장의 패입니다.”
희현도 따라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니까 이건 우리가 그를 사냥하는 게 아니라 그가 우리를 사냥하고 있는 거군요.”
사람들은 다시 한번 서겸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때 그들은 그제야 서겸이 처음부터 끝까지 선 자세를 바꾸거나 위치를 바꾸지 않았으며 표정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는 그저 차분한 눈빛으로 칼을 짚은 채 서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이 그의 통제하에 있는 듯했다.
‘씁…….’
류홍면은 가볍게 숨을 내뱉었다. 그녀는 서겸이 외모가 평범하기는 해도 지혜와 계략은 기개만큼 뛰어나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정심과 정연은 서로 쳐다보더니 서로의 눈에서 약간의 좌절감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피로를 확인했다.
잠룡성 사람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서겸과 맞붙었다.
하지만 정심과 정연은 뇌주에서부터 상주, 상주에서부터 옹주까지 연달아 허칠안의 손바닥에서 놀아났다. 이로 인해 그들은 분노하는 동시에 강한 피로감이 동반되었다.
그들은 더는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도난이 화를 냈다.
“처음에는 낙옥형, 그리고 천종이라니. 너희 도문은 우리 불문과 대적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나?”
“4대 보살이 친히 강림하였는데 너희 천종이 불문의 분노를 견딜 수 있겠는가!”
금강은 눈을 부릅떴다.
도난 역시 화가 났다. 그 역시 뇌주에서부터 패하기 시작했고 옹주에 이르러서는 매복하여 허칠안은 사로잡았으나 결국에는 낙옥형 때문에 부상을 입었다.
지금 어렵사리 독 안의 든 쥐 형국을 만들어놨더니 결국, 결국에는 또 방해가 되는 추악한 도사 둘이 튀어나왔다.
빙이원군은 기복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성자를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본좌가 먼저 너희를 제도하겠다.”
도난 금강은 크게 화를 냈다. 발밑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흙과 돌이 튀었다. 그는 앞장서서 천종 두 양신에게 달려들었다.
현성 도사와 빙이원군은 손을 들어 손바닥을 서로 받치고 잠시 힘을 모았다. 그런 뒤 그들은 갑자기 도난 금강을 향해 흑백 태극어를 내놓았다.
이 태극어에는 어떠한 기기 파동이 없었다.
하지만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본 뒤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침침하여 원신이 곧 무너질 듯한 상태가 되었다.
도난 금강은 태극어와 한데 부딪히더니 웅 하며 공기가 진동하였다.
8척의 몸뚱이가 갑자기 굳더니 그의 원신이 뒤로 젖힌 자세를 취했다.
버젓한 3품 금강의 원신이 하마터면 얻어맞아 나올 뻔했다.
도난 금강의 원신은 제때 합장하는 손짓을 취했다. 그 후 그의 원신은 안정을 되찾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뒤이어 도난 금강은 원신을 안정시킨 뒤 도범 금강과 연합하여 그들과 일대일로 싸우고자 했다.
빙이원군과 현성 도사는 발로 비검을 밟고 바람처럼 휙휙 소리를 냈다.
쌍방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였다. 그 과정 중에 끊이지 않고 점점 사람들과 멀어졌다.
희현 등의 시선은 초범경의 강자 네 명을 쫓았다. 다들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눈으로 좇았다.
그런 뒤 사람들은 시선을 거두었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서겸을 쳐다보았다.
현재 국면은 서겸 한 명 대 그들 한 무리였다.
허칠안은 칼을 짚은 채 사람들을 멸시하며 입을 벌리고 웃었다.
“여러분, 구경거리가 시작됐군요. 한꺼번에 덤비겠습니까, 아니면 한 명씩 죽을 길을 택하겠습니까?”
방자하다!
이 순간, 허원괴, 백호, 류홍면, 용기 숙주 묘재방 심지어 생각이 깊은 희현 그리고 무승 정연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은 모두 무도의 길을 걷거나 무도와 비슷한 길을 걷는 고수들이었다.
압박은 강한 전의와 적의를 일으켰고, 다들 이 오만방자한 자식을 혼내주려 했다.
허칠안은 이 모습을 보더니 속으로 한 마디 중얼거렸다.
‘이때, 양 사형이 현장에 있다면 효과는 더 폭발적일 텐데.’
군중을 조롱하는 양 사형의 솜씨는 언제나 최고였다.
“대단한 기세구나. 고작 너 혼자서 우리에게 도전한다고?”
허원괴는 화가 치민 나머지 반대로 웃으며 말했다.
“너는 정말 자신이 3품인 줄 아는가?”
“저기요, 당신…….”
묘재방은 마침내 말할 기회를 찾자 어깨를 으쓱했다.
“비록 당신이 적인지 벗인지 모르겠으나 형제님의 죽음을 자초하는 능력은 확실히 뛰어나오. 내가 헤아렸을 때는 이들 중에 적어도 4품이 다섯은 되는 것 같은데. 한 사람의 주먹 한 방이면 당신을 때려죽이기에 충분하오. 여기에 다른 승려는 아직 계산하지도 않았소.
설령 당신도 4품이라고 해도 얻어맞을 수밖에 없소. 당신이 3품이지 않은 이상 말이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오만.”
다른 사람들은 달리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미치광이를 보듯 서겸을 쳐다보았다.
서겸 쪽의 전투력으로는 3품이 아닌 이상 그들에게 대항할 수 없었다. 설령 두 체계의 4품이라고 해도 안 됐다.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이때, 사람들은 나지막이 말하는 정심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는 3품이 아니지만, 어떠한 4품보다도 성가시지요.”
“왜요?”
허원괴는 눈살을 찌푸리고 모든 사람을 대신해 질문하였다.
정심은 탄식하더니 양손을 합장하였다.
“서겸이 바로 허칠안이니까요.”
돌 하나가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허원상과 허원괴 남매 둘의 표정이 가장 극적이었다.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으며,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었다.
류홍면의 요염한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그녀는 예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허칠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서겸이 허칠안이라고?’
허원상과 허원괴 남매 둘은 누군가에게 뜻밖의 일격을 맞은 듯 머릿속이 ‘웅’하고 울렸다.
허씨 집안 남매를 제외하면 반응이 가장 격렬한 사람은 류홍면이었다. 그녀는 허원상 외에 현장에 있는 유일한 여성이었다.
뛰어난 남자를 향한 여인의 흥미는 마치 절세 미녀를 향한 남자의 욕망과도 같았다.
류홍면은 검수 만화루 출신이었다. 여인으로 구성된 이 강호 세력은 맨 처음에 실력이 강하지 않아 좋지 않은 일을 많이 겪었더랬다.
나중에 그들은 혼인 관계를 맺는 방법을 생각해내어 문파 중에 용모가 비교적 괜찮은 여인을 각지 호걸, 방주, 청년 준걸 등에게 시집보냈다. 심지어 검주 관리 사회의 여러 관리도 만화루 여인에게 장가가는 걸 영광으로 여겼다.
지금 만화루는 이미 검주에 자리를 잡았기에 인맥이 뒤얽혔지만, 상응하는 전통은 남아 있었다.
만화루 여인은 실력이 강하고 외모가 준수하며 명성이 높은 데다 젊기까지 한 남자와는 되도록 마주쳐서는 안 됐다.
그녀들은 그런 남자를 만나면 홀딱 빠지곤 했다.
류홍면은 입을 오므리더니 먼 곳에 있는 서겸, 아니, 허칠안을 뚫어지게 주시하였다. 그녀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반응이 격한 허씨 집안 남매와 갑자기 강한 흥미를 품은 류홍면과 비교했을 때, 초엽 도사는 잠시 허둥대며 정신을 놓았을 뿐이었다. 그는 얼른 감정을 가라앉히고 엄숙한 얼굴로 침음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명색이 남강 고족 사람인 걸환단향은 대봉 은라 허칠안이라는 이 인물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희현과 백호의 경우,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눈을 마주쳤고 서로의 눈에서 ‘역시 그랬군’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이미 서겸의 진짜 신분을 짐작했다. 그들에게 부족했던 건 마지막 검증이었다.
“이는 불가능해!”
허원괴가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긴 창으로 멀리 서겸을 가리키며 격한 언사를 내뱉었다.
“그가 어찌 허칠안일 수 있지? 그자는 분명히 망가졌다고. 게다가 서겸은 무사가 아니라 독술사인데.”
정심이 천천히 말했다.
“바로 망가졌기 때문에 고술로 전수(轉修)했습니다.”
허원괴는 입을 벌렸다. 그는 순간 대답할 말이 없어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화를 냈다.
“무슨 증거 있습니까?”
그는 어찌 되었든 서겸이 바로 큰형 허칠안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는 그가 생각한 것과 달랐기에, 허원괴는 조금도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희현은 탄식하더니 정심을 대신해 말했다.
“불자, 허, 경성에서 두법할 때 대승불법 이념을 제시한 그 허칠안 외에 불문이 이렇게 중시하는 자가 누가 있겠니?”
그는 정심과 정연을 쳐다보더니 조소를 지었다.
“하물며 몸에 대봉 기운의 절반을 지녔는데.”
허원괴는 멍청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는 매우 총명했기에 서겸에 대한 천기궁 밀정의 태도를 연상했으며 속으로 어느 정도 믿었다.
그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문득 고개를 돌려 누이 허원상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어쩐지 누이가 출신을 말한 뒤에 서겸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죽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놓아주었다더라니.
그는 줄곧 누이가 정조를 희생하여 목숨을 부지할 기회와 맞바꾸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 그는 망가졌던 거 아닌가요?”
허원괴는 이 요점을 파악했다.
“이 점은 나 역시 줄곧 납득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희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 허원상은 먼 곳에 있는 쪽빛 장포의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눈에는 분노, 망연함, 난처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쳤다. 마지막에는 뭐가 떠올랐는지 몰라도 그녀는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그녀는 허원괴가 왜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는지 알았다.
남매 둘은 경성의 그 맏이와 만나는 장면을 여러 번 상상했다.
남몰래 조심스럽게 주시하지만 얼굴을 내밀고 관계를 인정하지는 않거나. 혹은 적의 태도로 대면하거나. 혹은 복잡한 감정을 품었어도 쌍방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하지 못해 그저 단순하게 만나보기만 한다거나.
허원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가 경성 큰 오라버니와 만난 일이 정고로부터, 그리고 연녹색 복두로부터 시작됐을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