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825
825화. 포위 공격
“절세신병?!”
허원상은 참지 못하고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술사로서 어떠한 사람보다도 절세신병의 귀중함과 희귀함을 잘 알았다.
설령 감정과 부친 허평봉이라고 해도 절세신병의 근간이 되는 ‘태아’를 정련해내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그것이 진짜 절세신병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기회와 인연에 의지하거나 피땀 흘린 온양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감정의 법보 천기반과 같았다. 천기반은 처음엔 그저 평범한 법기였다. 감정이 그것으로 자주 천기를 추론하고 항상 몸에 지니면서 세월이 쌓이니 절세신병이 된 것이었다.
그런 뒤에 법보로 탈바꿈하였다.
부도보탑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절세신병이다…….’
사람들은 약간 동요하였고, 탐욕과 이글거리는 갈망 그리고 질투를 주체할 수 없었다.
무사에게 무기가 필요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절세신병을 그 속에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같은 경지라면 절세신병을 지닌 자가 승리할 터였다.
묘재방은 식견이 얕아 절세신병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자의식을 지닌 무기를 보니 신기하면서도 탐이 났다.
허원괴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교룡의 혼이 흩어졌다고 해도 아주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힘을 비축하여 날린 최강의 일격을 상대방이 손쉽게 없앤 걸 보았다.
아니, 상대는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나서지 않았다. 그는 그저 칼 한 자루만 보내 자신을 패하게 했다.
허원괴처럼 오만한 소년 천재한테 이는 침통하면서도 귓전을 울리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꼬맹이는 한쪽으로 뛰어가 진흙 놀이나 해라. 여기는 네가 장난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허칠안은 태평도를 불러들여 손에 쥐더니 먼 곳에 있는 진흙탕을 가리켰다.
원래 새파랗던 허원괴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상기되었다. 굴욕, 분노, 수치……. 그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볼 양쪽의 근육이 튀어나왔다.
타격감은 크지 않지만 모욕감이 지나치게 강했다.
소년은 마침 ‘체면이 목숨보다 중요한’ 단계에 있었기에, 끓는 피가 머리까지 솟구치면서 분노에 포효하더니 텅 빈 두 손으로 허칠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가 바람처럼 질주하자 기기가 공기를 찢었다. 마치 난폭한 소처럼 그 세찬 기세를 막아낼 수 없었다.
허원괴는 성큼성큼 걷다가 갑자기 높이 뛰쳐 올라 주먹을 쥐고 허칠안을 때렸다.
퍽!
주먹의 힘이 공기를 찢었다.
이 주먹은 최고였으며 또 훌륭했다.
허칠안은 약간 고개를 끄덕여 찬사의 의사를 내비쳤다. 그런 뒤 그는 팔을 내밀어 상대의 목덜미를 휘감아 그대로 바닥에 세차게 내던졌다.
푸웁! 땅이 격하게 흔들리면서 허원괴는 입에서 선혈을 한 모금 내뿜었다. 그는 뒤통수에 충격을 받아 순간적으로 어지러워 하였다.
“은혜를 모르다니!”
허칠안은 태평도를 손에 쥐고 칼날을 허원괴의 가슴에 겨누었다. 그가 태평도를 가볍게 보내기만 하면 이 자식은 그 자리에서 사망할 터였다.
“허칠안!”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허원상이 두렵고 초조한 얼굴로 빠르게 돌진하여 두 무리의 중간 위치에 멈추었다. 그녀는 말없이 입술을 깨문 채 눈물을 머금고 고집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
허칠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녀를 쳐다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서는, 얼굴 절반이 피로 붉게 물들고 눈은 온통 분노와 반항심으로 가득한 허원괴를 쳐다보았다.
그가 손목을 뒤집자 허원괴의 무릎뼈, 팔꿈치 뼈가 잇따라 부서졌다. 허칠안은 발끝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허원괴는 고무공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누이의 발밑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아름다운 소녀가 입을 오므리더니 허칠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허리를 굽혀 동생을 부축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는 이 일에 참여하지 않을 거야.”
그녀는 말을 마친 뒤 허원괴를 부축하여 다른 쪽으로 걸어가 희현 등과 거리를 벌려 뜻을 분명히 나타냈다.
허원상은 걸으면서 암담한 표정에 눈동자가 탁한 남동생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보기 드물게 부드러움을 머금은 어조로 말했다.
“화풀이할 필요 없다. 그는 부친조차도 까다롭다고 느끼는 인물이니 그보다 못한 것이 당연해. 굴복하지 않는다면 그를 목표로 전진하렴. 이런 적이 네 앞에 서 있어야 네가 용맹하게 정진할 수 있는 법이란다.”
허원괴는 공허한 눈을 움직이더니 물었다.
“누님도 그가 적이라고 생각해요?”
허원상은 아리따운 붉은 입술을 가볍게 오므리더니 대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먼 곳으로 물러난 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관전하였다.
허원상은 6품 술사라 전력으로 계산할 수는 없었다. 허원괴는 그 자체로 그저 5품이기에 마찬가지로 금상첨화인 인물일 뿐이지 잃어도 문제없었다.
남매 둘의 퇴장은 희현 대오와 불문 승려들의 전력에 큰 손해를 입히지는 않을 터였다.
앞으로의 치열한 싸움이야말로 관건이었다.
허원괴는 이미 임무를 마쳤다. 그는 1차로 허칠안의 전력을 탐색해냈다. 남매 둘이 천천히 물러나는 틈에 불문과 잠룡성, 튼튼한 기둥이라고 손꼽히는 이 세력이 1차로 대적 계획을 세웠다.
“정연 대사님, 대사님의 금강 신공은 현장에서 유일하게 절세신병의 칼끝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대사께서 앞장서주셔야 합니다. 정심 대사님, 대사께서는 선사들을 데리고 옆에서 진을 치고 계율로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백호, 백호께서는 속도가 제일 빠르니 방해와 구원을 책임지십시오. 걸환단향, 습격을 맡으세요. 저와 류홍면은 격추전을 맡겠습니다.”
희현은 조리 있게 명령을 내린 다음 질서정연하게 안배했다.
초엽 도사는 이를 눈에 새기면서 흐뭇한 얼굴을 했다. 그는 사람을 잘못 따르지 않았다. 희현은 지도자로서 능력이 있는 데다 참을 줄 알며, 수행에 천부적인 자질이 출중했다.
이런 인물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단번에 도약할 수 있었다.
이번에 용기를 수집하며 쌓는 경험은 잠룡성에게 주어진 기회였다.
“도사님, 도사님께서는 옆에서 묘재방을 감시하시면 됩니다.”
희현은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초엽 도사는 허허허 웃으며 말했다.
“빈도는 수련 경지가 부족하니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수련 경지가 봉인된 자식을 감시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요.”
사람들은 대화를 마친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명성이 자자한 그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희현은 그가 자신을 관찰한다는 걸 눈치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십여 년 동안 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 이 황족의 후예는 천천히 온화함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는 눈빛에 진정한 날카로움을 드러냈다.
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맞서 싸우자!”
말이 끝나자마자 4품 고수들은 드높은 기세로 일제히 허칠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외부인이 이 광경을 목격한다면 분명히 더운 피가 끓어오를 터였다.
적어도 먼 곳의 묘재방은 이 광경을 보자 영문도 모른 채 다 저항하고픈 마음이 끓어올랐다.
약자가 뜻을 모아 강자에게 저항하는 행위 그 자체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쉬웠다.
뚱뚱뚱…….
정연 무승이 발을 내디뎌 미친 듯이 질주하자 경미한 지진이 났다.
찬란한 금빛이 그의 미간에서 넘쳐흐르더니 재빠르게 온몸을 물들였다.
정연은 금빛 유광으로 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허칠안에게 돌격하였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용감하게 방어를 포기한 듯했다.
“아미타불, 칼을 내려놓으십시오!”
후방의 정심이 양손을 합장하고 목소리를 낮춰 경을 외웠다.
“아미타불, 칼을 내려놓으십시오!”
그의 뒤에 있는 이십여 명의 선사들이 동시에 합장하는 동작을 취했다.
모든 승려의 힘이 모여 기세가 드높은 무형의 힘이 강림하였다. 그렇게 허칠안을 뒤덮었다.
걸환단향은 옆쪽에서 빠져나와 본명심고를 재촉하여 원신을 겨냥한 무형의 파동을 진동시켰다.
이중으로 공격하는 사이, 정연은 바라는 대로 허칠안에게 꼭 달라붙어 이를 부득부득 갈며 머리로 상대방을 내리쳤다.
땅!
하늘과 땅 사이, 별안간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왔다.
허칠안과 정연을 중심으로 공기파가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광풍이 되어 눈보라가 끊임없이 일었다.
정연은 묵직하게 콧방귀를 뀌더니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는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하여 하마터면 구토할 뻔했다.
허칠안은 우뚝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금칠이 그의 몸 표면을 뒤덮어 그를 찬란한 금인(金人)으로 만들었다.
제2제대의 희현, 류홍면, 백호 그리고 후방의 정심, 더 후방에 있는 초엽 도사 심지어 먼 곳에서 관전하는 허씨 집안 남매까지 가슴이 철렁했다.
금강신공!
그의 수련 경지가 이미 금강신공을 시전할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되었다니.
희현이 소리쳤다.
“그를 갈아 죽인다!”
정연이 머리 망치로 내리쳤을 때의 기회를 틈타 그와 류홍면은 빠른 속도로 자리를 메워 공세가 긴밀하게 맞물리도록 했다. 그들은 허칠안이 사기를 회복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희현의 소매에서 얼음덩어리로 만든 것 같은 장검이 뚫고 나왔다. 검은 투명하면서도 은은한 달빛을 내뿜었다.
월영검!
이 검은 본래 희현의 패검(佩劍)으로 절세신병의 근간을 지니고 있는 법기 중의 전봉작이었다.
허평봉이 허칠안의 손에서 이 검을 되찾아온 뒤 희현에게 하사하였다.
월영검의 칼끝에서 눈부신 빛 덩어리가 폭발하였다. 가벼운 듯 무거운 듯 부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희현의 4품 검의는 ‘검광이 미치는 곳은 무엇이든 부술 수 있다’였다.
띵!
칼끝에서 드러난 검세가 허칠안의 가슴을 찌르자 금칠이 빠르게 사라졌다. 찬란한 금신이 적어도 반은 어두워지자, 더는 눈이 부시지 않았다.
희현의 이 검은 같은 경지인 4품 무사의 육신 방어를 깨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가 이 검을 허칠안의 금강신공에 들이대니 방어력의 반절만 소멸시킬 수 있었다.
희현은 검으로 찌른 뒤, 연이어 수를 쓰지 않고 검을 거두어 뒤로 물러났다. 왜냐하면 그는 후속 공격이 얼마나 맹렬하든 전력을 다한 이 폭발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류홍면에게 합류하면 됐다.
만화루의 버림받은 제자 류홍면은 희현의 머리 위로 뛰어올라 치맛자락을 펄럭이고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그녀는 흰 두 손바닥을 이 괴물 가슴의 갑옷 위에 대고 별안간 힘을 냈다.
땅!
종을 치는 듯한 거대한 울림 사이로 공기파가 폭발하였다. 허칠안이 내던져지면서 금신이 다시 어두워졌다.
이 광경을 본 모든 이의 눈이 반짝였다.
으르렁!
갑자기 귀를 진동하는 포효 소리가 들렸다.
백호가 땅에 엎드려 척추를 길게 늘이자 흰색 짐승의 털이 그의 몸을 뚫고 나왔다. 그는 코가 넓어지고 눈은 호박색으로 변했으며 얼굴에는 짐승 털이 한겹 한겹 생겨났다.
백호는 순식간에 원래 모습으로 변했다.
백호는 푸른 바람으로 변했다. 그 속도는 현장에 있는 고수의 육안으로 포착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것은 요괴처럼 허칠안 앞까지 ‘질주’해왔다.
백호가 섬뜩하고 맹렬한 발을 들어 그의 가슴을 발톱으로 쥐었다.
이때 백호의 속도는 무척 거세, 이 발바닥으로 내리치면 반동으로 인해 발목이 끊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허칠안의 금강신공이 부서져 안에 있는 심장이 파헤쳐질 가능성도 있었다.
희현 등은 숨을 죽였다.
허원상은 참지 못하고 앞으로 몇 보 빠르게 걸어갔다. 그녀는 더 똑똑히 보고 싶은 듯했다.
허원괴는 눈을 크게 뜬 채 이 광경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바로 이때, 백호의 눈동자 속에 찬란한 금빛이 뛰어올랐다.
본래는 이미 색을 잃어 어두워진 금신이 갑자기 ‘생기’를 발산하더니 순식간에 전봉으로 회복하였다.
“자네들 한 가지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
허칠안은 입꼬리를 약간 치켜올리더니 비웃었다.
“내가 비록 더는 전봉이 아니지만, 3품, 바로 3품이다.”
땅!
그는 이 발톱을 억지로 내쳤으나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았다. 백호의 발톱은 소리와 함께 부러졌다.
허칠안은 손목을 뒤집어 백호를 내치려 했다.
정심은 즉시 계율을 발동했다.
“아미타불, 회개하면…….”
“으르렁!”
그에게 대답한 건 고막을 찢을 듯한 사자의 포효였다. 포효 소리는 사람들의 눈이 어두워지고, 혈기가 들끓을 정도로 커다랗게 진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