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826
826화. 허칠안의 강대함
태평도는 순조롭게 백호의 앞발을 베어버리더니, 검붉은 선혈을 내뿜으며 허칠안의 금신을 붉게 물들였다.
이 순간 백호는 죽음의 위기를 감지했고, 살길을 찾아야겠다는 본능은 통증을 뛰어넘었다. 백호는 광풍을 부리며 빠르게 도망쳤다.
허칠안은 몇 보 빠르게 질주하더니 힘껏 태평도를 내던졌다.
태평도는 저절로 적을 겨냥하더니 백호가 어떻게 방향을 바꾸든 간에 시종일관 추격하였다.
띵!
희현은 월영검을 휘둘러 태평도를 날려버렸다. 류홍면, 정연 등은 급히 오더니 백호를 보호하였다.
태평도는 이 모습을 보더니 더는 치근거리지 않고 분에 차 허칠안의 손으로 돌아갔다.
허칠안은 칼을 쥔 채 입을 벌리고 웃으며 말했다.
“몸풀기 끝!”
희현, 류홍면, 걸환단향, 정연, 정심, 백호 그리고 먼 곳에 있는 허원괴는 동시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들의 마음속에 까닭 없이 한기가 일었다.
“헤헤, 느낌이 좋지 않은데.”
묘재방은 남의 재앙을 고소하게 생각했다.
초엽 도사는 표정이 물처럼 가라앉았다.
불문과 잠룡성 젊은 고수들의 첫 번째 협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들은 자신감과 투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희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오히려 방관자이자 강호 경험이 풍부한 초엽 도사는 즉시 형태를 판단하더니 전음으로 말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소주, 허칠안은 아무래도 3품이니 육신이 여러분보다 훨씬 강해요. 하지만 육신이 강하다는 게 곧 전력이 강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가 백호의 오른발을 손쉽게 절단할 수 있었던 건 절세신병 덕분이지요. 역으로 방법을 생각해 그 칼을 해결해버리기만 한다면, 허칠안도 3품 방어력을 갖춘 4품 무사에 불과합니다. 저희의 전력으로 그를 번거롭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지금 초엽 도사는 이미 허칠안을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그랬다간 희현 등의 심리 상태가 변해 더욱 곤란하리라 생각했다.
‘그 칼을 없애버린다라…….’
희현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곧 그는 머릿속에 생각이 번뜩이자 재빨리 정보를 취합하여 자기편의 우세, 장점, 전력을 재빨리 한 차례 훑었다.
그는 눈을 갑자기 반짝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걸환단향, 제가 기억하기로 심고는 지혜롭지 못한 생물을 통제할 수 있다던데 여기에 처음으로 영지를 갖춘 기령도 포함되는지요?”
자리에 모인 자들은 전부 총명한 자들이라 바로 고개를 돌려 걸환단향을 쳐다보았다.
“이론상으로 말하자면 신지(神智)를 지닌 것만이 조종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절세신병에 영향을 미치게끔 시도한 적은 없습니다.”
걸환단향이 천천히 말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무승 정연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반드시 그를 이기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을 끌며 도정 나한이나 두 금강이 상대를 해치울 때까지 버티면 저희는 이깁니다. 만약 그들이 꾸물거리다가 승패를 가르지 못한다면, 저희 역시 천천히 허칠안에게 고통을 주며 죽이면 됩니다.”
사람들은 사사로이 전음으로 상의한 뒤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였다. 그들은 적어도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희망이 있으면 투지가 생겼다.
허칠안은 그들이 전음으로 상의하는 걸 잠자코 지켜볼 뿐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희현 등을 스쳐 먼 곳에 있는 남동생과 여동생을 향했다.
‘그래도 얌전한 편이군. 다시 와서 거치적거리지는 않으니…….’
그는 속으로 한 마디 평가하였다.
‘허원상과 허원괴를 납치해 허평봉을 협박하는 데 사용하면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가 될지도? 아니다, 허평봉은 1품으로 승직하기 위해 이미 사람 구실을 못 하는 자가 되었다. 그가 아들을 도구와 바둑돌로 삼을 수 있는 이상, 당연히 다른 아들과 딸도 바둑돌로 삼을 수도 있겠지. 나와 허원괴의 차이는 내가 일찍 태어났다는 데 있다. 그리고 허평봉이 그들을 더 총애한 것도 아니지. 만약 차남과 장녀가 그가 1품으로 승직하는 데 걸림돌이된다면 그는 버려야 할 건 버릴 것이다. 나와 국사가 이렇게 오랫동안 쌍수하여 기기가 폭등하였으니 그들로 연습하기에 딱 좋다.’
허칠안은 시선을 거두었다. 곧 정심이 모든 선사를 이끈 채 가부좌를 틀고 좌선하며 진을 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거 선공으로 내 사자후에 대항하려는 모양인데…….’
역시나 정심은 진을 친 뒤 심오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칼을 내려놓으십시오!”
계율의 역량이 진법에 의해 확대되었다. 이 순간 허칠안은 평화로워지면서 전투할 생각이 나지 않았으며 심지어 태평도조차 버리고 싶다는 마음을 금치 못했다.
마찬가지로 그는 태평도가 전한 의념을 통해 그 뜻을 감지했다.
둥둥둥…….
정연은 앞장서서 선사들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에 오만방자한 머리 망치로 허칠안을 무리하게 뒤흔드는 대신, 재빠르게 손에서 태평도를 빼앗았다.
그는 아주 쉽게 성공을 취했다.
허칠안이든 태평도든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정연은 손쉽게 목적을 달성한 뒤, 생각조차 하지 않고 몸을 돌려 태평도를 내던졌다.
걸환단향은 발을 디뎌 앞으로 나아가더니 손을 뻗어 칼자루를 쥐었다. 그는 이 절세신병이 손에 들어오자 바로 심고 수법을 시전하여 그걸 통제하여 자기편의 무기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통제에 실패했고, 절세신병은 격하게 소리를 내며 진동하면서 몇 차례 손에서 벗어날 뻔했다.
걸환단향은 전략을 바꾸어 온양한 ‘소통’으로 절세신병에게 영향을 미쳐 ‘싸움을 그만두고자’ 하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태평도는 몇 차례 저항하더니 문제없다는 생각이 들어 더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 그 모습은 그다지 총명하지 않아 보였다.
성공!
희현 등은 크게 기뻐했다.
태평도가 없는 허칠안은 그저 거칠고 야만스러운 남생이에 불과했다. 그는 급격히 덜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 순간 허칠안은 계율 상태에서 벗어나 지척에 있는 무승 정연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는 몸에 그림자 한 층을 뒤덮어 정연의 그림자 속으로 녹아들었다.
허칠안은 정연의 그림자를 발판으로 삼아 류홍면의 그림자에 나타났다.
쿵!
류홍면은 치맛자락을 펄럭였다. 그러자 수놓은 신발 밑의 지면에 깊은 구덩이가 파였다.
하지만 허칠안은 그녀가 발을 내딛기 전에 또다시 그림자 도약으로 희현의 발밑에 이르렀다.
그는 몇 사람의 그림자 안에서 끊임없이 도약하였다. 그런 뒤 그는 걸환단향의 그림자를 뚫고 나왔다.
그의 목표는 아주 명확했으니 바로 태평도 탈환이었다.
정심은 눈살을 부르르 떨며 나지막이 말했다.
“살생하면 안 됩니다!”
허칠안이 막 나서려고 했다가 갑자기 굳었다.
정연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날쌔게 몸을 돌렸다. 그는 몸 표면의 금빛 때문에 금빛 번개처럼 보였다.
땅!
정연은 주먹으로 허칠안의 얼굴을 가격하였다.
‘계율이 내게 미치는 영향은 고작 몇 초뿐이라고. 계율 한 번은 적어도 5초가 있어야 다시 시전할 수 있고…….’
허칠안은 섬뜩한 웃음을 짓더니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머리를 정연의 이마에 내리쳤다.
쿵!
정연의 이마에 금칠이 튀면서 몸을 보호하던 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포탄처럼 거꾸로 날아갔다.
“물러나세요!”
희현은 걸환단향을 밀치고 자발적으로 맞이하였다. 월영검에서 눈부신 빛이 폭발하였다. 이번 목표는 미간이었다.
“으르렁…….”
허칠안의 목구멍에서 깊고 웅장한 사자 울음이 터져 나오면서 진동이 울리자, 희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뒤이어 그는 자신의 가슴에서 땅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빽빽한 게 마치 쇠를 단련하는 듯했다.
다음 순간 강렬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그의 가슴 전체가 움푹 팼다.
류홍면은 빠른 속도로 스쳐와 거꾸로 날아온 희현을 받아서 그와 함께 뒤로 물러갔다.
만화루 출신의 미인은 약간 질린 표정이 되었다.
4품인 희현이 이렇게 빨리 패하다니. 정말 이 허칠안이 말한 대로 방금은 그저 몸풀기였나?
“소주!”
걸환단향은 크게 소리쳤다. 그는 분노와 부끄러움이 극에 달한 듯 표정이 흉악해졌다. 걸환단향은 한 손으로 칼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로 허리춤의 비단 주머니를 쥐어뜯었다.
펑!
녹색 구름이 터지더니 웅웅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가 전해지면서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류홍면, 백호 등은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빠르게 철수하였다.
이는 아주 무시무시한 독극물의 일종이었다. 걸환단향이 말하기로, 그것들은 식골충(蝕骨蟲)이라 불리며 고신이 봉인된 극연에서 자라 고신이 내뱉는 힘을 먹고 산다고 했다.
그것들은 온몸이 독으로 이루어졌기에, 입에서 4품 무사의 신체와 영혼을 좀먹는 독소를 내뱉을 수 있었다. 피부에서 육체까지 육체에서 뼈까지 규모가 매우 큰 식골충 무리가 4품 무사를 죽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잠깐이면 됐다.
이는 걸환단향의 비장의 수법으로 평소에 쓰지 않았다. 이 식골충들이 일단 사람의 피를 먹으면 그조차 다시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성격이 과격한 심고사가 매섭게 말했다.
“허씨, 당신이 어떤 천재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오늘 식골충의 부작용이 일더라도 당신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허원상은 먼 곳에서 남동생을 끌며 과감하게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이런 독충의 무시무시한 점을 확실히 알았다.
녹색 구름이 온 하늘에 가득 차 공중에서 흩날렸다. 걸환단향의 조종하에 녹색 구름은 재빠르게 허칠안을 뒤덮어 그의 신체, 볼을 빈틈없이 가렸다.
허원괴는 이 광경을 보았을 때 갑자기 누이가 동작을 멈추는 걸 알아차렸다. 그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그녀는 더할 나위 복잡한 얼굴로 먼 곳에 있는 그 녹색 사람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기에 충분하겠군…….’
허원괴는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그러다 그는 불가사의한 얼굴로 문득 눈을 부릅떴다.
허원상, 초엽 도사, 류홍면 등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표정이었다. 모든 사람의 눈에 본래는 목숨처럼 피를 좋아하는 독충들이 갑자기 큰 면적으로 ‘융해’된 듯 보였다.
독충들은 순수한 녹색 액체로 변했다. 그런데 이 액체는 밑으로 뚝뚝 떨어지는 대신 허칠안의 모공 속으로 스며들어 그의 몸으로 녹아들었다.
허칠안의 몸 표면 금빛에 초록색이 뒤섞였다.
이 현상이 몇 초 동안 지속된 뒤, 녹색 빛이 천천히 사라지더니 무형으로 완전히 소멸했다.
“꺼억.”
허칠안은 트림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정성껏 대접해주어 고맙소.”
‘이건…….’
걸환단향은 눈동자가 갑자기 수축하고, 안색이 바로 창백해졌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포효하였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이게 바로 허 은라구나. 너무 강하다…….”
류홍면은 투지의 절반이 무너졌다.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그 칼을 통제하십시오. 제가 그를 상대하겠습니다.”
무승 정연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으며 준수한 얼굴이 약간 좀 흉악해졌다.
이는 그가 생각한 것과 달랐다. 그는 이렇게 많은 4품 고수가 힘을 합친 데다 또 정심도 옆에서 함께 돕는 이상 허칠안을 제압하는 일은 쉬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허칠안의 강대함은 모든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정연은 허칠안에게 아직 시전하지 않은 가장 강한 수가 더 있다는 걸 잘 알았다.
그는 상주에 있을 때와 비교했을 때 더 강해진 듯했다.
이는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허칠안은 확실히 훨씬 강해졌다. 다만 여전히 못 두 개만 풀었을 뿐, 아직 봉인된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졌다. 이는 최근에 쌍수한 덕분이었다.
그는 2품 전봉인 고수와 쌍수하니 기기의 온후함, 순수함이 예전과 비교하여 논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그에게는 3품 육신, 태평도의 도움, 칠절고의 수단이 있었다. 그러니 이제 3품 이하 중에 그를 칠 수 있는 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