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847
846화. 칠절고의 진화
두 사람은 바닥에 널린 옷을 잽싸게 입고 아주 여유롭고 고상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도중에 더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약속이나 한 듯 행동이 일치했다. 그들은 마치 짝이 되어 오랜 세월을 보낸 반려자 같았다.
허칠안은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낙옥형이 어젯밤 일에 대해서 마치 잊은 듯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는 걸 보더니 속으로 남몰래 안심했다.
그는 마침 집에 다녀올 작정이었는데 갑자기 뒷목이 아프고 땡땡해졌다.
‘칠절고가 변태하려는군…….’
그는 속으로 기뻐했다.
“국사, 저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정실이 필요해요.”
낙옥형은 고개를 끄덕이곤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방으로 돌아가면 되네. 방해자는 없을 거야.”
그녀가 돌아가라는 방은 두 사람이 쌍수한 그 정실이었다.
이 한적한 소원을 방문하는 손님은 드물었다. 설령 영보관 제자라고 해도 급한 일이 없는 이상 오지 않았다.
원경제가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원경제가 죽은 뒤에 이곳은 점점 더 고요해졌다.
허칠안이 방에 들어가자 낙옥형은 친밀하게 손바닥을 치켜들고 결계를 쳤다.
* * *
허칠안은 부들방석 위에 가부좌를 틀고 두 눈을 감아 신체를 최상의 상태로 조절하여 칠절고의 변태에 대비했다.
칠절고는 저절로 단련된 뒤, 휴면 상태에 놓여 유충 단계를 유지했다.
칠절고는 한 달여 동안 그의 몸에 기숙하면서 그와 한 몸이 되어 그의 원기를 받아 온양하더니, 마침내 색마의 불충분한 부분을 보완한 뒤 성장하였다.
“칠절고의 다음 단계는 아마 내게 4품 못지않은 능력을 가져다줄 수 있겠지.”
허칠안은 좀 기대했다.
유충 단계의 칠절고는 그가 4품 앞에서 불패의 경지에 서게 했다. 비록 이길 수는 없지만, 자신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했다.
지금 1차로 성숙해졌으니 아마 전체적인 전투력을 4품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터였다.
이러면 그의 무사 체계와 상호보완을 이룰 수 있었다.
“칠절고의 능력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줄지 아닐지 모르겠군…….”
그는 기대하면서 뒷목의 변화를 감지했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 일각 뒤, 그의 목덜미 근육이 팽팽해지더니 부풀어 오른 육포(肉包)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피부 아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칠절고가 자라기 시작했다. 몸의 형체가 더욱 길어지고 마디가 더욱 굵어지더니 허칠안의 혈육과 척주 안에 더 깊이 박혔다.
숙주와 기생충 사이의 관계처럼 사람과 벌레가 생명 공동체를 형성하는 듯했다.
허칠안의 강대한 원신이 이 광경을 ‘목격’했다.
“괜찮군. 너무 아프지는 않아. 막 기생하기 시작했을 때처럼 그렇게 고통스럽지는 않군. 나는 아직 진화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는데…….”
허칠안은 이 생각을 떠올린 다음 순간, 갑자기 닥쳐오는 고통에 관통당했다.
이 고통은 칠절고에서 비롯되었다.
삽시간에 그는 원신이 수많은 파편으로 찢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의식이 끝없이 넓은 허공에 둥둥 떠 착륙할 곳을 찾을 수 없었다. 현실로 돌아갈 수 없었고, 육체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었다.
산산이 조각 난 기억의 화면을 접할 때까지 이 과정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는 그의 기억이 아니었다.
쿵!
귀청 떨어질 정도의 포효 소리가 허칠안의 가슴 깊숙이 울려 퍼지는 듯했다.
그는 온몸을 떨더니 생각이 영민해진 듯, 뒤돌아서 자신을 멍하게 한 괴물을 쳐다보았다.
이 괴물은 몸뚱아리로 온 하늘을 가렸다. 그것의 형상은 간단한 언어로 묘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괴물은 짜임새가 과하게 복잡하고 공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건 방대한 고깃덩이로 힘줄이 한 가닥 한 가닥 돌출되고 근육이 팽창한 상태였다. 그 괴물은 마치 근육으로 구성된 산 같았다.
근육으로 구성된 ‘산’과 같은 신체의 공기 구멍에서는 짙은 녹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연기는 하늘에서 맴돌다 짙은 녹색의 구름층을 형성하였다.
육산(肉山) 하부에는 점도가 높은 그림자가 흘렀다.
그리고 그림자 속에서 수많은 생물이 미친 듯이, 그야말로 감정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짝짓기했다. 그 생물들 머릿속에는 그저 교배와 번식밖에 없었다.
육산 뒤로는 산송장처럼 기이한 짐승 무리가 따라왔다.
허칠안이 육산의 ‘앞’과 ‘뒤’를 판단해 낼 수 있는 이유는 그것에게 지혜가 충만한 두 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눈은 마치 해와 달, 강산은 물론 빠르게 흐르는 세월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듯했다.
고신이다!
허칠안은 증거를 찾을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그것의 이름을 깨우쳤다.
상고 시대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신마는 당대 초품 중 하나로, 무궁한 세월을 극연에 깊이 잠든 상고 시대의 거대한 짐승이었다.
‘내가 어떻게 전설 속의 고신을 본 거지…….’
허칠안은 마음속에 의혹이 번뜩였다. 이때 그는 지혜가 충만한 고신의 그 두 눈에서 크게 크게 용솟음치는 그림자를 보았다.
허칠안이 돌아보니…….
쿵!
맑고 낭랑한 포효 소리가 또 울렸다. 그는 쪽빛 하늘과 아득한 대지를 보았다. 진짜 용이 공중에 가로로 떠서 계속 위로 올라갔으며, 화염조(火焰鳥)가 불타오르는 듯한 저녁노을이 진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보았다.
외눈박이 거인은 아무런 목적 없이 아득한 대지를 걸어갔으며, 그 뒤로는 석양이 보였다.
어지러이 휘두르는 촉수가 제멋대로 들끓는 드넓은 바다에서 뻗어 나와 온 하늘을 가렸다.
거대한 뱀에 감긴 검은 현균(玄龜)이 보였다.
허칠안은 눈을 뜨기만 하면 대낮이었으며, 눈을 감으면 해 질 녘의 적색인 거대한 외눈박이 뱀을 보았다.
팔이 열두 쌍 있는 거인, 검은 비늘로 뒤덮인 머리 아홉 개의 거대한 뱀, 꼬리가 세 개인 황금 사자, 온몸에 눈이 자라났으며 촉수가 널리 퍼져 있는 원형 육구(肉球), 오색 신광이 반짝이는 신준대조(神駿大鳥)…….
눈앞의 장면이 산산이 조각나면서 끝없는 어둠이 밀려왔다.
허칠안이 문득 눈을 뜨자 익숙한 정실과 단순한 장식품이 보였다. 이 장면은 그에게 엄청난 안정감을 줌으로써 현실감을 되찾게 했다.
“상고 시대 신마? 내가 본 게 상고 시대의 신마들이었구나……. 나는 왜 세월의 강물에 일찌감치 없어져야 했던 그들을 본 걸까?”
허칠안은 방금 본 장면을 떠올리니 그저 가슴이 두근거리기만 했다. 그는 방금 하마터면 공포에 지배될 뻔했다.
허칠안은 이 순간에야 등이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정말 무섭다. 모든 상고 시대 신마는 더할 나위 없이 끔찍해. 그것이 어떠한 시대였는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는 일어나 찻상 옆으로 가 뜨거운 물을 한 잔 따른 다음, 멍한 표정으로 몇 모금 홀짝였다. 허칠안은 한참 뒤에야 자신이 ‘살아’ 돌아왔으며 그 두려움에서 벗어났다는 걸 체감했다.
그는 평정심을 되찾은 뒤, 기억 파편의 경로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허칠안은 ‘그것들이 고신에 속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 몸에 고신과 관련 있는 유일한 건 칠절고뿐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왜 칠절고에게 고신의 기억 파편이 있는지다. 칠절고는 당대에서 칠절고술을 융합한 유일한 보물이니 역시나 배후에 비밀이 더 있구나.”
허칠안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이렇게 당혹스럽고 알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자, 저도 모르게 애당초 신인이었던 자신이 떠올랐다.
“내 스타일대로라면 이렇게 납득가지 않은 일을 마주쳤을 때 돌아서서 위 공을 찾아가 애먹는 일을 그에게 내팽개쳤는데.”
허칠안은 웃었다. 그는 한참 웃다가 곧 말이 없어졌다.
허칠안은 얼굴을 비벼 잡념을 떨친 다음, 진화한 칠절고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우선 천고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천기를 예측할 수 있고, 스무 절기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핵심 능력인 ‘이성환두’가 있었다.
천기를 엿보고, 잠시 동안 미래를 예견하는 기술이라면, 레벨이 너무 높아 칠절고가 아직 장악하지 못했다.
* * *
암고의 두 가지 능력인 그림자 도약과 어두운 그림자 잠행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그림자 도약의 범위는 주위 300m까지 향상되었으며, 더는 ‘완충’ 작용이 없어졌다. 예전에 허칠안이 그림자 도약을 할 때는 1초도 채 되지 않아 몸이 그림자처럼 녹아내려 충격을 완화시켰다.
어두운 그림자 잠행은 속도가 더욱 빨라졌으며 또 은밀해졌다. 이는 일종의 둔술(遁術)로 볼 수 있었으며, 한 사람을 데리고 다닐 수도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능력이 추가되었다. 그림자 빙의!
허칠안은 길게는 두 시진 동안 목표물의 그림자에 의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점이 있었다. 그전의 두 가지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세 번째 부작용이 또 추가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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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여인의 치마 밑에 숨어도 되니까……. 칠절고는 정말이지 미친놈이란 말이야.”
허칠안이 비아냥거렸다.
* * *
역고의 발전은 자가 치유 능력이 하나 더 추가된 데 있었다.
지금 허칠안에게 자가 치유 능력은 완전히 계륵이었다.
심고는 두 가지 방면에서 향상되었다.
하나, 지능 생물에 대한 영향력이 커졌다. 둘, 지능이 낮은 짐승류의 수량 증가를 억제했다.
첫째는 적에게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마치 걸환단향이 태평도를 상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둘째는 전쟁에 적합했다. 한 사람이 바로 작은 군단이 되는 격이었다.
하지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었다. 동물에 관한 숙주의 애정이 깊어졌을 때 만약 그가 자신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면, ‘그것과 후세를 남기지 않아도 무방하다’와 같이 무서운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 * *
이제 독고는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타액, 혈액, 모발 등등을 독극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또한 이것은 맛본 적 있는 어떠한 독약으로도 대상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허칠안이 일찍이 약으로 쓸 수 있는 어떤 독약을 먹어본 적이 있다면,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그 독약으로 바꿀 수 있었다. 필요할 때는 사람을 구하는 데 약으로 쓸 수도 있었다.
혹은 그가 온몸이 저리는 독약을 누군가에게 맛보게 한 뒤 자신의 타액을 그 독약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었다. 그런 뒤 그가 국사와 입맞춤할 때 이를 그녀의 체내에 주입하면, 상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물론 고신이 친히 현장에 온다면 말이다. 그러지 않고선 세상에 국사에게 쓸 수 있는 독약은 존재하지 않았다.
부작용은 매일 독약에 대한 갈증이 깊어지고 까다로워진다는 점이었다. 그는 만약 보름 안에 종류가 풍부한 독약을 먹지 못한다면 성질을 부릴 터였다.
* * *
정고가 분열할 수 있는 자고는 18마리 이상에 이르렀으며, 분비해내는 발정 기체 효과는 더욱 강해졌다. 만약 허칠안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주변 사람이 다 함께 운동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정고에게는 새 능력이 두 가지 더 생겼다.
하나, 성교의 지속도 향상.
둘, 개인 매력 향상.
첫 번째는 명색이 무사인 허칠안에게는 의심할 여지 없이 계륵이었다.
두 번째는 낮은 버전의 유혹에 버금갔다.
부작용은 색마답게 보름 내에 반드시 한 번은 성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현재 3품의 몸인 허칠안은 이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었다.
그저 그는 필요하지 않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