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troke RAW novel - Chapter 848
847화. 기부금 정책
마지막은 시고였다.
자고는 본래 네 마리에서 여덟 마리로 늘어났다. 그리고 이것은 예전에는 살아 있는 동안의 기술을 보존했지만, 이제는 일부 죽은 자의 잔혼을 보존하는 것으로 변했다. 그 결과 꼭두각시는 더 민첩해졌으며 전력은 더 강해졌다.
부작용은 심해졌는데 대략 한 마디로 개괄할 수 있었다.
중요한 정보는 세 번 말해야 했다.
“시고의 부작용은 시체를 해부하는 내 취미와는 완전히 상반되네……. 내가 애당초 복비 사건 때 칠절고를 계승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어…….”
그러지 않았으면 황소유와 복비는 한 명도 도망칠 수 없었다.
‘시고가 제일 변태야. 그다음에는 심고…….’
허칠안은 소리 없이 빈정댔다.
그는 이내 안색이 변했고 한 가지 문제를 떠올렸다.
‘내가 왜 시고가 심고보다 변태라고 생각하는 거지? 설마 짐승과 사람이 사람과 시체보다 더 받아들이기 쉬운 건가?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심고의 영향을 받아서인가?’
허칠안의 입가에 심하게 경련이 일었다.
이때 정실의 격자문이 밖에서 밀렸다. 국사 대인이 총채를 걷어 올린 채 문턱을 넘어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자네가 이미 깨어났다는 걸 눈치챘네. 방금 호흡이 좀 이상하던데 무슨 일이 생겼나?”
그녀는 관심이 가득한 기색으로 물었다.
허칠안은 콧방울을 가볍게 실룩여 분 냄새를 맡았다. 그윽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그가 다시 자세히 보니 낙옥형은 연하게 화장한 상태였다. 그녀는 점점 더 예쁘게 치장하였다.
‘그녀는 아마 내게 보여주려고 꾸민 거겠지. 이 인격의 낙옥형이야말로 진실하고 정상적인 여인이야…….’
허칠안은 막 몇 마디 칭찬하려다가 갑자기 깜짝 놀랐다. 그의 눈동자에 낙옥형의 아리따운 모습이 비쳤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뜻밖에도 고양이 귀를 한 상태였다.
낙옥형이 성숙한 누님형의 고양이 귀 여인이 되었다.
……허칠안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는데 고양이 언니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그녀는 켄타우로스로 변했다. 상반신은 우의를 입고 총채를 든, 도도하면서도 아름다운 국사였지만 하반신은 말의 몸이었다.
찰싹!
허칠안은 힘껏 자신의 뺨을 때렸다.
낙옥형이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자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내 배필 선택 기준과 삼관(*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을 돌려줘…….’
허칠안은 소리 없이 한숨을 내뱉더니 말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국사,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는 바로 이해했다. 업화가 몸에 달라붙은 낙옥형의 이상한 매력이 그가 그녀한테서 ‘선량한 이모’ 등의 이미지 외에 새로운 이미지를 보게 했다.
괴물 언니!
그리고 이 새로운 이미지는 심고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어느 정도 타협한 뒤에 전생의 경험과 결부하여, 짐승류에 관한 심고의 애정을 만족시키면서도 자신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이미지를 얻어냈다.
‘국사는 정말 색마들의 요술 거울이야…….’
허칠안은 마음속의 환상을 억지로 억눌렀다.
“국사, 저 저택에 다녀오겠습니다.”
낙옥형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만약 급한 일이 없다면, 영보관에서 해 질 무렵까지 머물게. 내일은 칠정 중의 ‘악’이라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부정적인 정서거든. 안전하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내일은 쌍수를 하지 않을 것이야. 내가 봉인을 설치해 스스로 깊은 잠에 빠져 내일을 보내게 할 거야. 그러하니…….”
허칠안은 이해했다. 그녀의 말뜻은 지금 내일 쌍수 분량을 메우자는 것이었다.
그는 한바탕 격렬하게 싸우며 절정 상태까지 이르렀을 때, 그녀의 매끈하고 탄탄한 허벅지를 감싸 안고 말했다.
“국사, ‘야옹야옹’ 소리 내실 수 있나요? 국사, ‘멍멍’도 괜찮아요. 국사, 말이 어떻게 우는지 아세요? 아야! 국사, 검으로 저를 찔러서 뭐 하려고요…….”
* * *
조회가 끝난 지 반 시진이 채 되지 않았으나, 무릇 소식이 빠른 경관들은 대체로 오늘 조회의 풍파를 파악한 뒤였다.
허신년이 왕 재상의 미래 사위이자 허가의 둘째로서 ‘기부금 정책’의 선동자 역할을 하여 금란전에서 제공들을 비난하고 훈귀를 호되게 비판했다. 그는 폐하께 계책을 받아들여 기부를 호소하라고 간청하였다.
당시 금란전 밖 섬돌에 서 있던 경관들의 폭로에 따르면 허신년이 제공들과 설전을 벌였다고 했다. 거기에 더해 그는 금란전이 온통 지식인이나 그중에는 도전을 받아들이는 이가 없다고 욕하였더랬다.
비록 허신년이 언어 기술 면에서는 이겼더라고 해도, 결국에는 대세에 저항할 수 없었다. 조회는 훈귀와 제공의 격렬한 반대 속에 익살스러운 방식으로 끝났다.
한순간에 허신년은 풍운의 인물이 되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폐하께서 기부를 호소하실 거라고 일찌감치 들었네. 국고가 텅 비었으니 당연히 세금으로 메울 것을 어찌 우리한테 재물을 나누라는 이치를 들먹이시는 건가.”
“에휴, 폐하께서 젊고 기세가 드높아 일 처리에 규칙이 없으시네.”
“자네들은 모를 게야. 기부를 호소하는 이 계책은 그 허신년이 생각해 낸 걸세. 폐하께서는 맨 처음에 승낙하지 않으셨고, 그럴듯하게 꾸며대는 이 자식은 참지 못했지. 이 계책을 말만 번지르르하게 구술한 탓에 폐하께서는 이제 우리가 은냥을 기부하기만 하면 각지의 피해 상황이 순차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다네.”
“뻔뻔하군. 정말이지 뻔뻔해! 이 허신년은 앞날을 위해 정말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군. 그는 어찌 가산을 다 나누지 않는 건가? 우리의 봉록에는 한계가 있다고. 앞으로 입에 풀칠할 일만 남았네.”
“흥, 관리 사회의 소인일 뿐이네.”
“어찌 그가 소인일 뿐이겠는가. 기생오라비기도 하지. 여인 같은 얼굴로 왕 재상의 소저를 꼬시지만 않았어도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기부를 강요하는 건 어느 시대, 어느 집단의 눈에 환영받지 못하는 일이었다. 심지어 이는 때때로 증오를 야기하기도 했다.
국가와 백성을 위해 열성적으로 충성하는 인사는 어쨌거나 소수였다.
게다가 허신년은 당조 재상의 명단에 오르면서 앞날이 창창해짐으로써 본래도 적지 않은 질투를 유발하던 차였다. 이제 그는 조금도 의심할 여지 없이 관리 사회 각 계층이 미워하고 경멸하는 대상이 되었다.
* * *
폭풍우 중심에 선 허신년은 외부 세계의 근거 없는 소문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림원 탁자 앞에 앉아 공고를 썼다.
“신년.”
서길사 몇몇이 방 안으로 들어온 뒤 가슴에 의분이 가득 차 말했다.
“밖에서 욕설이 난무하네. 이 아둔한 자식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성현의 서적을 헛되이 읽었어.”
“흥, 그들은 사치하고 낭비하는 생활에 익숙해졌는데 어찌 백성들의 사활에 신경 쓰겠는가.”
한림원은 청류(淸流) 중 청류로 줄곧 눈이 꼭대기에 달려 있어 평범한 관원을 업신여겼다.
만약 보통 관원을 진흙에 비유한다면, 그들은 자만한 연꽃이라 할 수 있었다.
평소 그들의 도도한 자태는 사람들의 미움을 샀다.
하지만 그들은 확실히 보통 관원보다 더 순수했으며 생각은 더 거침없었다. 아직 악의 소굴인 그 관리 사회에 마음이 더럽혀지지 않았다.
허신년은 생각하더니 선지를 한 장 뽑아 붓을 들고 썼다.
“600년간 서생의 나라로 키웠거늘 어찌 문무가 모두 도망치는 건가.”
서길사 몇몇은 눈이 반짝이더니 손뼉을 치며 찬사를 내뱉었다.
“훌륭하군!”
이때 판에 박힌 듯 진지한 한림원 대학사 마수문이 양손을 뒷짐 진 채 무표정으로 걸어 들어왔다.
“선생님!”
허신년과 서길사 몇몇은 함께 읍을 올려 예를 갖췄다.
마수문은 성격이 고지식하고 일 년 내내 표정이 없었기에 얼굴이 굳어져 보였다. 그는 냉담하게 ‘응’하고 소리 내더니 말했다.
“허신년, 내당으로 오거라.”
그는 말을 마친 뒤 돌아서서 떠났다.
몇몇 서길사는 허신년에게 ‘알아서 잘 처리해’라는 표정을 던졌다.
허신년은 쓴웃음을 지었다. 모처럼 두피가 좀 저렸다.
그는 동료들을 향해 공수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나와 마수문이 사무를 보는 장소로 갔다.
마수문은 손에는 고운 청화 찻잔을 받친 채 탁자 뒤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증기를 투과하여 허신년을 지그시 주시하였다.
“알아서 차를 따르게!”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허신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 속이 온통 차라 못 마시겠습니다.”
마수문은 강요하지 않고 한참을 침묵하더니 문득 말했다.
“왕 재상의 생각?”
허신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 생각입니다. 재상 대인께서는 본래 모르셨습니다. 폐하께서 제 계책을 받아들이신 뒤에야 재상 대인께 알렸습니다.”
마수문은 문득 깨달았다.
“그럴 줄 알았네. 왕 재상이 어찌 자네에게 이렇게 모두를 분노케 하는 일을 시킬 수 있겠는가. 돈벌이 수단을 끊는 일은 부모를 죽이는 것과 다름없지. 남의 재물을 훔치는 것도 나을 건 없네.”
그는 뜨거운 차를 한 모금 홀짝 마시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폐하께서 손을 뻗어 그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것도 어려운데 자네는 말할 것도 없지. 자네는 아직 한림원에서 나가지도 않았는데 이미 명성이 나빠졌어. 그날, 백관을 따라 오문을 막고 회왕을 꾸짖었던 호감을 이 일로써 전부 망쳤네.”
허신년은 비굴하지도 거만하게 굴지도 않았다.
“진정으로 충성하는 자는 이 일로 저를 원망하고 증오하지 않을 겁니다.”
마수문은 한림원 대학사로, 한림원의 젊은 관원 지도를 책임졌다. 허신년 역시 그의 제자인 셈이었다.
마 대학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결국 대세를 따르기 마련일세. 자네에게 바로 얘기해도 무방하겠어. 이 계책은 통하지 않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방금 밖에 나가 한 바퀴 돌았는데 자네를 욕하는 자가 수없이 많더군. 자네를 시샘하는 자는 더욱이 이 기회를 틈타 자네를 응징하고 싶겠지. 내일 탄핵당할 준비를 하게.”
허신년이 읍했다.
“선생님의 일깨움에 감사드립니다.”
마수문은 손을 휘저었다.
“가게.”
* * *
허신년이 사무당 안으로 돌아오니, 그와 친하게 지내는 몇몇 서길사가 다시 와서 말했다.
“신년, 퇴근한 뒤에 교방사에 가서 술 마시자고. 이런 짜증 나는 일은 잊고 말일세.”
관원들이 퇴근한 뒤에 한데 어울려 교방사에 가는 건 정상적인 행동이자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허신년은 반사적으로 거절하려 했으나 어느 동료가 하는 말을 들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손에 붓대조차 잡히지 않는구먼. 교방사 낭자들의 가슴으로 데워야겠어.”
허신년은 몇 달 동안 여인과 교류가 없었던 터라, 잠깐 생각하더니 동의하였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오늘 밤에는 집에 일이 있어 해가 지기 전에 저택으로 돌아가야 하네. 밤에는 교방사에서 머물지 않겠네.”
* * *
황혼!
허칠안은 신마가 헤아릴 수 없는 암고 수법에 의지하여 영보관을 떠났다. 그는 북적이는 인파를 따라 허부 방향으로 걸어갔다.
각지의 재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든 경성, 더욱이 내성과 황성은 영원히 태평했으며 백성들은 평안하고 풍족했다.
“이러니 손쉽게 부분적인 것에 미혹되어 전체를 보지 못하지!”
그는 한 마디 개탄하더니 걸으면서 길가를 두리번거렸다.
이내 그는 목표를 찾았다. 청귤을 파는 노인이었다.
노인은 길가에 앉아 있었으며 그 앞에는 청귤 두 광주리가 놓여 있었다.
청귤은 신맛이라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멈추며 폐를 축축하게 했다. 청귤 맛이 세면 햇볕에 말린 뒤에 모기를 쫓는 용도로 태워도 됐다.
청귤은 약용 가치가 아주 뛰어나기에 판매량이 언제나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