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124
46화 검의 주인 (1) >
장강에서 배가 교차하기 전.
백련하를 비롯한 혈수마녀 한백하 역시도 다가오는 배를 보고서 긴장하고 있었다.
안개가 남아있는 상태라 저 배가 수로채의 수적들일지 아니면 일반 배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큰일이군요. 저들이 수적이라면 홍호시 부근으로 가는 것이 지연될 텐데요.”
“걱정 마세요. 아가씨. 수로채의 배들은 적어도 두세 척 이상이 한 번에 움직입니다. 고작 한 척이라면 상단이나 운송 배일 겁니다.”
한백하가 우려하는 백련하를 달랬다.
그들이 이렇게 급히 홍호시 근방의 부두로 향하는 이유는 무림 연맹에서 벌어진 사건을 전서구로 접했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퇴로로 정해진 안가가 있는 부두에 백혜향의 산하로 짐작되는 자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기에 이렇게 조급해져 있는 것이었다.
-둥! 둥! 둥!
우려하고 있던 찰나에 앞의 배에서 북소리가 들렸다.
“아아!”
“보세요.”
북소리는 서로 부딪치지 말고 가자는 신호였다.
이에 그들은 안심하게 되었다.
“다행이네요. 서두르지 않으면 사존과 공자들이 위험할 거에요.”
아무리 사존 기기괴괴 해악천의 무공이 뛰어난다고 한들 다수가 파놓은 함정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위기에 처해질 것이다.
물론 이것만이라면 직접 나서는 일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퇴로에 백혜향 측의 교인들로 짐작되는 자들이 나타났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로 그들은 해악천과 소운휘가 임무에 성공했다고 확신했다.
혈마검을 빼앗기면 안 되기에 이렇게 대규모의 전력을 이끌고 온 백련하였다.
“우현으로 젖혀라.”
선장의 명령에 백련하가 탄 배를 중심으로 남은 두척의 배들도 우측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배가 앞으로 나아가 교차하려고 할 때였다.
혈수마녀 한백하가 미간을 찡그렸다.
“왜 그러시죠?”
“아가씨…..저길 보세요.”
갑판 옆으로 걸어간 그녀가 상대편의 배 위를 가리켰다.
그곳에 보통 사람보다 훨씬 거구에 털이 덥수룩한 사내가 보였다.
“해 숙?”
이 정도 거리가 되니 저 모습은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한백하가 내공을 실어 외쳤다.
“사존!”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그러자 배 선미에 있던 거구의 사내가 갑판 옆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같이 다가오는 자도 보였는데,
“소 공자!”
그를 알아본 백련하가 면사를 걷어 올렸다.
거구의 사내 해악천의 옆에 있는 저 자는 그의 제자인 소운휘가 틀림없었다.
“하아…..”
그들의 모습에 백련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백혜향의 함정에 걸려들어 어찌 되었을까봐 노심초사했었는데, 이렇게 공교롭게 장강에서 마주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육혈성…..!?”
백련하가 기쁜 얼굴로 한백하를 쳐다보다 그녀의 표정에 의아해했다.
한백하가 심각해진 얼굴로 다른 곳을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곳을 바라본 그녀 역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혈성?”
배 위에는 뜻밖의 존재가 있었다.
그는 바로 사혈성 도장호였다.
백혜향 산하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 도장호가 어째서 저 배에 있는 것일까?
설마 자신들이 늦게 도착하여 사달이 벌어진 것일까?
온갖 생각이 드는 백련하였다.
“아가씨. 아무래도 뭔가 이상합니다. 저 배에 있는 자들 전부 병장기를 소지하고 있습니다.”
한백하의 말대로 배 위에 있는 자들이 하나 같이 병장기를 들고 있었다.
저들은 평범한 배의 선원들이 아니었다.
분명 무장 세력이었다.
“저희 쪽……사람들이 아니죠?”
해악천의 일행들은 소수 정예로 무림 연맹에 잠입했다.
그런 그들이 저렇게 많은 무림인들과 있을 리가 만무했다.
“아무래도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저 배를 나포해야겠어요. 다른 배들에게도 알려주세요. 서 숙도 불러주시고요.”
“알겠습니다. 배를 나포한다! 모두 전투 준비!”
“충!”
한백하의 외침에 배에 있는 모든 교인들이 일제히 병장기를 빼들었다.
* * *
“아…….”
갑자기 놀란 기색을 보인 저들이 황급히 전투태세를 갖췄다.
그런 내 옆으로 사혈성 도장호가 다가와 말했다.
“저 때문인 것 같군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나와 스승님인 해악천을 볼 때만 하더라도 반가운 기색을 표했는데, 도장호가 있는 방향을 한 번 쳐다보더니 상황이 바뀌었다.
아직까지 내게 충성을 맹세한 것을 모르기에 벌어진 일 같았다.
‘미치겠네.’
참 공교롭기 짝이 없었다.
백련하에 대한 어떠한 대책이나 대처도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렇게 장강 위에서 마주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스승님?”
해악천을 쳐다보니 복잡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각오한 바라고 해도 그녀와 척을 짓는 상황이 곧바로 이어지게 생겼으니, 그로서도 착잡한 신경일 것이다.
“사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겠지요?”
도장호의 물음에 해악천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어차피 부딪쳐야 할 상황이었느니라. 그게 좀 더 빨리 온 것뿐이지.”
“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도장호의 그 말에 해악천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혈마께서 우리의 수장이시네.”
해악천이 하는 말의 의미는 분명했다.
지금부터 벌어지는 모든 일의 선택권은 자신이 아닌 내게 있다는 소리였다.
이에 도장호가 내게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무례를 범했습니다. 혈마께서 결정해주십시오.”
나의 선택에 따라서 모든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젠장.’
무게감이 확실히 달랐다.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벌어질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 역시도 내가 가지게 되는 셈이니 말이다.
-끼이이이이!
옆을 지나가려던 배가 급격하게 틀면서 우리가 타고 있는 배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부딪친 후에 정박하고서 이쪽 배로 침투하려는 듯 했다.
다가오는 배 위에 백련하의 모습이 보였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검을 빼드는 순간 최악의 경우 무조건 부딪치게 된다.
저들의 배는 우리 쪽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스승님. 사혈성. 저를 믿으십니까?”
그런 나의 물음에 두 사람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들의 뒤에 있는 교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향해 있는 사마영, 조성원, 송좌백, 송우현 그들의 시선을 보았다.
이제부터 내가 이들을 이끌어야 한다.
-끼이이이이!
배가 가까워지며 이제 고작 5장(丈) 거리에 불과했다.
백련하와 혈수마녀 한백하, 그리고 그들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이존 난마도제 서갈마의 모습이 보였다.
‘어차피 검을 취한 순간부터 백련하에게 난 호적수가 된 셈이다.’
마음을 확고히 잡았다.
나는 위로 손을 뻗어 올리며 외쳤다.
“전투 준비!”
“충!”
-챙! 챙! 챙!
나의 외침을 들은 배 위의 모든 교인이 병장기를 빼들었다.
이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던 상대편 배 위의 백련하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그것은 한백하나 서갈마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쿠웅! 콰지직!
배와 배가 부딪치자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심하게 흔들렸다.
양측의 배가 그와 함께 동시에 닻을 내렸다.
부딪친 배가 하나의 몸뚱이가 되어서 장강 한복판에 섬처럼 멈춰 서게 되었다.
백련하가 나에게 말했다.
“공자……방금 그게 무슨 의미죠?”
사혈성이 아닌 내가 전투 준비라고 외친 것에 많이 놀란 듯 했다.
나는 그녀에게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올렸다.
“소운휘가 아가씨를 뵙습니다.”
그런 나를 따라서 해악천과 사혈성 도장호도 포권을 취했다.
그녀를 비롯한 한백하와 서갈마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백련하가 사혈성 도장호를 힐끔 쳐다보더니 이번에는 해악천에게 말했다.
“해 숙.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죠? 어째서 사혈성과 함께 있는 건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그런 그녀의 물음에 해악천이 고개를 숙인 채 답했다.
“노부가 아가씨의 기대에 끝까지 부응하지 못한 점을 사죄드립니다.”
“하!”
백련하는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었는지 기가 막혀했다.
그런 해악천에게 난마도제 서갈마가 일갈을 내질렀다.
“해 형!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오! 설마 아가씨께 맹세했던 충성을 저버리고 백혜향 아가씨의 곁에 서겠다는 말이오?”
그 말에 해악천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뭐요? 그럼 지금 이 상황을 어찌 받아들이라는 것이오?”
서갈마가 분노를 토해내자, 그 옆에 있던 혈수마녀 한백하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사존. 그게 아니라면 어찌 이러시는 겁니까?”
한백하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백혜향에게 충성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나오니 냉철한 그녀로서도 답답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사혈성 도장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사혈성!”
의심의 화살이 그에게로 쏠린 것이었다.
이에 도장호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저는 그저 본교의 율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율령?”
이에 해악천이 나를 눈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율령에 따라 우리는 당대 혈마를 모시기로 한 것뿐일세.”
‘!?’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백련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혈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나는 허리춤에 꽂고 있던 천으로 감싸진 검을 빼냈다.
그리고 천을 풀었다.
“아!”
천을 풀자 드러난 것은 다름 아닌 혈마검이었다.
혈마검을 보고서 탄성을 내뱉던 백련하의 눈동자가 이내 흔들렸다.
내가 검병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말이다.
“어떻게 검을?”
혈수마녀 한백하 또한 꽤나 충격을 받았는지, 검을 쥐고 있는 나의 손과 내 얼굴을 연신 번갈아 쳐다보았다.
난마도제 서갈마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설마 그 검이 혈마검이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어르신.”
“어찌 애송이 네가 그것을 쥘 수 있단….”
“갈!”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해악천이 일갈을 내질렀다.
그리고 서갈마에게 말했다.
“서갈마! 당대 혈마이다! 어찌 그런 무례한 언사를 보이는 게냐?”
“당대 혈마? 해악천 네놈이 제 정신인 것이냐?”
“네놈이야말로 율령을 잊은 것이더냐! 혈마검의 선택을 받고 그것을 취한 자가 당대 혈마임을 모르는 것이냐!”
“……..”
율령이라는 말에 서갈마의 입이 다물어졌다.
혈교의 최고 간부라 할 수 있는 네 존자 중 일인인 그가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때 혈수마녀 한백하가 입을 열었다.
“사존의 말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피를 이은 혈손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또한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어찌 압니까?”
“하! 진짜인지 아닌지라고?”
“무림 연맹에서 벌어진 가짜 혈마검 사태는 이미 저희도 정보를 접했습니다. 지금 그 검은 가짜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해악천이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클클, 가짜인 것 같으냐?”
그 말에 혈수마녀 한백하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확인해보면 알게 될 일이지요!”
-팟!
그러더니 이내 그녀의 신형이 빠르게 나를 향해 뻗어왔다.
“어딜 감히!”
해악천을 비롯한 사혈성 도장호가 동시에 나서서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괜찮습니다.”
나의 한 마디에 그들 모두가 멈췄다.
“못 본 사이에 많이 오만해졌군요. 공자.”
혈수마녀 한백하는 냉랭한 목소리로 내게 소리치더니, 이내 붉게 물든 혈옥수로 특유의 금나수를 펼치며 검을 빼앗으려 들었다.
“원하시면 가져가시죠.”
“뭐요?”
그때 나는 선뜻 검을 내줬다.
강제로 검을 빼앗으려고 했던 그녀가 내가 던지는 검을 받아냈다.
그리고는 빠르게 경공을 펼치며 뒤로 날아가 자신들이 타고 왔던 배로 안착했다.
해악천이 놀라서 전음으로 나를 다그쳤다.
[직접 확인해보라고 준 겁니다.] [검이 아가씨의 손에 들어가면 어쩌려고!]백련하 역시도 혈마의 피를 이었다.
그렇기에 검을 쥘 수 있는 자격이 충분했다.
해악천은 이것을 염려해서 검을 선뜻 내준 것을 나무란 것이었다.
맞는 말이지만 내게도 생각이 있었다.
그때 혈수마녀 한백하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아흑!”
검을 쥐고 있던 그녀의 혈맥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육혈성!”
백련하가 놀라서 외쳤다.
“아, 아가씨…..”
심후한 내공과 혈옥수로 견뎌보려고 했지만 손을 타고 올라 팔 전체의 혈맥에 영향을 주자 그녀로서도 검을 쥐고 있을 수가 없었다.
-팍!
한백하가 반대 손으로 혈옥수를 일으켜 강제로 검을 떼어냈다.
확실히 혈성 급이라 그런지 단주들은 스스로 떼지 못했는데, 그녀는 자력으로도 검을 혼자서 떼어낼 수 있었다.
안 그래도 하얗던 얼굴이 더욱 창백해진 그녀였다.
한백하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진짜 혈마검입니다. 아가씨.”
검을 쥐고서야 한백하는 이것이 진짜임을 깨닫게 되었다.
“검이 진짜라고요?”
-챙!
서갈마가 길다란 보도를 뽑더니,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막고서 놀라하고 있는 백련하에게 말했다.
“아가씨. 검을 쥐어보십쇼!”
“어이구.”
이에 해악천이 혀를 차며 나를 쳐다보았다.
경고하지 않았냐고 눈빛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이를 개의치 않고 백련하에게 말했다.
“검을 쥐어보셔도 괜찮습니다.”
“뭐?”
해악천이 대체 무슨 생각이냐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는 사이에 백련하가 선상 바닥에 떨어진 혈마검의 검병을 쥐고 있었다.
“아아아!”
검을 쥔 그녀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고대하던 혈마검을 쥐게 된 것에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었다.
서갈마 역시도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아가씨께서도 검의 선택을….”
바로 그 순간이었다.
“아악!”
백련하의 손등에서 핏줄이 불룩불룩 튀어나왔다.
전혀 예상지 못한 상황에 혈수마녀 한백하와 난마도제 서갈마 모두가 당혹스러워했다.
그녀는 유일하게 전대 교주의 피를 이은 혈육이었다.
그런 백련하마저도 혈맥이 폭주하려고 하니 그들의 저런 반응도 당연했다.
“이게 어찌?”
해악천 역시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는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연히 그녀 역시도 혈마검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 거라 여겼나 보다.
“검을 손에서 놓으십쇼!”
“아가씨!”
옆에 있던 한백하가 그녀를 도와서 강제로 혈마검을 떼어놓았다.
백련하가 고통도 잊은 채 바닥에 떨어진 혈마검을 보고서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어…..어째서?”
검이 왜 자신을 거부한 건지 모르겠지.
나는 왼손을 뻗었다.
-슉!
은연사가 튀어나와 혈마검을 휘감았다.
“앗!”
이를 발견한 한백하가 다급히 은연사를 잡으려 했지만 내가 더 빨랐다.
은연사에 감긴 검이 내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머릿속에 혈마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흥. 아쉽군. 저 아이도 마음에 들지만 허락하면 네 녀석과 떨어지게 되겠지?
‘원한다면 가도 되는데?’
-그러면 늘 심심하게 되겠지. 네 그 특이한 능력에 감사해라. 인간.
검과 대화하는 능력.
나와 떨어지기 싫은 혈마검이 백련하의 혈맥을 강제로 폭주시킨 것이었다.
자신과 달리 검을 쥐어도 무사한 내 모습에 백련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대체 어째서?”
“검이 아가씨를 주인으로 원하지 않습니다.”
“네?”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다.
나는 두 손으로 쥐고서 검 끝을 밑으로 향하게 한 후에 염을 집중하여 네 번째 점인 천권의 힘을 일으켰다.
그러자 점이 붉게 변하며 내 모습에 변화가 일어났다.
“……머리카락이?”
핏빛으로 물들어 가는가 보다.
이를 바라보는 백련하와 혈수마녀 한백하, 난마도제 서갈마의 얼굴에 경악이 번지고 있었다.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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