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160
56화 정체 (3) >
-웅성웅성!
좌중이 술렁인다.갑작스럽게 등장한 사마착으로 인해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그의 정체를 모르는 자들이 대다수이기에 더욱 그랬다.
-아니. 저 인간이 어떻게 여기에 온 거야?
……나라고 알 리가 있나.
내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외조부와 사마영, 미염뿐이다.
그걸 미루어볼 때 아마도 사마영이 알려준 것 같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인피면구도 사마착이 직접 만든 것이기에 단번에 나를 알아본 것일 테고 말이다.
“사마 형!”
그때 섬경무종의 종주 구양경이 그를 보고서 놀라하며 외쳤다.
뭐지? 설마 그를 알고 있는 건가?
“구양 제. 오랜만이군.”
놀랍게도 사마착 역시도 그를 알고 있는지 아무렇지 않게 답변했다.
워낙 괴팍하고 독고적인 성향을 지닌 사마착이기에 타인과 연을 맺겠나 싶었는데, 무쌍성의 사대 무종 중 하나인 섬경무종의 종주를 알고 있을 줄 누가 짐작하겠는가.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는데, 가짜 무천검제 천무성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사마착!”
그 말에 주위에 있던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마착?”
“사대 악인?”
“저 자가 월악검 사마착이란 말인가?”
중원 무림을 통틀어 가장 위험한 존재로 분류되는 것이 바로 사대 악인이었다.
그리고 그 사대 악인들 중에 팔대 고수까지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가 월악검 사마착이기에 모두가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사마착의 정체를 알게 되자 친부인 무정풍신 진성백조차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중원 열두 강자 중 셋이나 모인 자리인 만큼 어떤 사달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진성백이 그를 보며 말했다.
“사마착. 귀공이 어찌 본 성에….”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사마착 가짜 무천검제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런데서 기생충처럼 명을 이어가고 있었군. 무악.”
‘!!!’
또 다시 주변이 술렁였다.
나 역시도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놀란 나머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소담검이 의아했는지 내게 물었다.
-왜 그러는 거야? 유명한 자야?
‘전대 오대 악인 중 한 사람이야.’
-뭣?
정사 대전 이후 팔대고수, 사대 악인으로 굳히게 되었지만, 그 전에는 칠대고수 오대 악인이라 불렸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오대 악인 중 두 사람이 죽고 살흉 절심이 등장하면서 지금의 사대 악인으로 굳혀지게 되었다.
그 죽은 오대 악인 중 한 명이 전대 혈마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이 바로 백면귀인(百面鬼人) 무악이었다.
-죽었다는 인간이 살아있다는 거야?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내가 장성했을 때는 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자였다.
하지만 그의 정체를 듣게 되니 한 가지 납득이가는 것이 있었다.
-뭔데?
무악의 별호가 백면귀인이라 불리는 데는 그의 귀신같은 변장술에 있다고 들었다.
보통 인피면구는 죽은 자의 시신에서 벗겨낸 인피이거나 동물의 가죽을 이용해서 만든다고 들었는데, 백면귀인은 그게 아니라고 했다.
인피면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영역에 이르러 살아있는 사람마저도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기술력을 지녔다고 들었다.
-오. 피부가 늘어난 것도 그 정도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서였구나.
한데 생각해보면 정말 대담한 자였다.
정말로 백면귀인 무악이 맞다면 다른 자도 아니고 팔대고수 중 한 명을 이렇게 만들고 그 자리를 꿰찬 것이 아닌가.
누구도 이런 대담하면서 위험한 발상을 떠올리지 못했을 거다.
“무악이라니 하!”
“저 악독한 노괴가 본 성에 숨어서 자네를 흉내 내고 있었단 말인가.”
구양경과 왕처일 둘 다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한데 사마착과 저 자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단순히 인피면구 기술력만으로 그 정체를 확신하기에는 그의 말투가 왠지 저 자를 알고 있는 듯 했다.
모든 것에 열쇠를 쥐고 있는 가짜 천무성, 아니 무악이 입을 열었다.
“나를 찾고 있었던 것이더냐? 월악검.”
그런 그의 물음에 사마착이 코웃음을 쳤다.
“네놈을 찾아? 웃기지도 않는군.”
“하면 네놈이 어찌 이곳에 나타난 것이냐?”
“그런 것을 네놈에게 일일이 이야기해줄 이유는 없다.”
-팡!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마착의 손가락에 있던 쇠구슬 하나가 탄지신통에 의해 그의 미간으로 쇄도했다.
무악이 이를 낚아채듯이 잡아냈다.
손가락 속에서 뭔가가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팍!
무악이 이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의 손바닥의 한 가운데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사마착의 공력이 그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넌 잡지도 못하잖아.
그걸 꼭 상기시켜줘야 하냐?
어쨌거나 사마착이 그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우호적이지가 않았다.
무악이 주변으로 눈알을 굴리더니 말했다.
“네놈과 싸우고 싶지 않다. 월악검.”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무악이 스스로를 낮추고 들었다.
불리한 상황에 처해졌다지만 명색이 전대 오대 악인 중 한 사람이었다.
사마착이 냉정하게 대답했다.
“내 눈에 띄지 말았어야지.”
그 말에 무악이 입술까지 질끈 깨물며 말했다.
“띄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지 않나. 그리고 그때의 약조대로 지금까지 무림에 백면귀인이라는 별호가 나오지 않지 않았더냐.”
세상에.
저 말대로라면 그를 무림에서 사라지게 만든 자가 사마착이라는 소리였다.
사마착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공을 누가 회복시켜줬지?”
그의 물음에 무악이 입을 굳게 닫았다.
이 말을 토대로 짐작하건데, 사마착이 그의 무공을 폐했던 것 같다.
계속 눈을 굴리던 무악이 사마착과 진성백이 없는 방향 쪽으로 신형을 날리려 했다.
그러나 그 앞을 진성백이 바람과도 같은 경공술로 가로막았다.
“도망칠 수 없다.”
“진성백 이놈.”
괜히 풍신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무악이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노기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명색이 팔대고수에 사대 악인이라 불리는 작자들이 노부 한 사람을 붙잡아두고 몰아세울 참이더냐? 그 무위에 부끄럽지….”
-팡!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마착의 손에서 쇠구슬이 날아갔다.
“헛!”
무악이 몸을 팽이처럼 핑그르 돌며 쇠구슬을 피했다.
그를 피해서 날아간 쇠구슬을 반대편에 있던 진성백이 각법으로 쳐냈다.
덕분에 무악의 허벅지에 그것이 박히고 말았다.
-팍!
“크윽!”
관통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전대 악인답게 살짝만 파고든 것 같다.
놈이 허벅지에 힘을 주자 쇠구슬이 살점에서 튀어나왔다.
“이놈들이!”
본의 아니게 두 양대 고수가 연계를 한 셈이 되어버렸다.
무악이 이를 악물었다.
“여기가 네 무덤이다.”
사마착이 명부(冥府)의 왕이라도 된 것처럼 위압적인 기세를 내뿜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이에 친부인 무정풍신 진성백이 정중히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방금 전에 인질이 풀려나도록 도와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오. 하나 이 일은 본 성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일이니, 본인과 무쌍성에서 해결하게 양보해줬으면 하오.”
“흥!”
정중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사마착은 전혀 개의치 않고 다가갔다.
당장에라도 무악을 붙잡아 죽일 기세였다.
“빌어먹을 것들!”
이에 무악이 바닥을 향해 세차게 진각을 내려찍었다.
-쾅!
그 순간 바닥에 있던 돌들이 파괴되며, 그 부서진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공력이 실린 파편들로 잠시 저들을 묶어두고 도망가려는 듯 했다.
그러나 진성백도 그렇고 사마착도 그를 놓칠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파파파파팍!
가볍게 장법으로 파편들을 뚫은 진성백이 무악의 목을 향해 각법을 날렸고, 마찬가지로 파편을 예기로 막아낸 사마착이 그의 미간을 검결지를 날렸다.
무악이 다급히 두 손으로 검결지를 만들어 양대 고수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크윽!”
-촤르르르르르!
애초에 그들 모두가 그와 맞먹거나 그 이상의 역량을 지녔다.
당연히 양대 고수의 공격을 동시에 받아냈으니 수 장이나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사마착이 경고하듯이 진성백에 말했다.
“관여하지 마라.”
그 말과 함께 밀려난 무악에게로 신형을 날렸다.
진성백이 미간을 살짝 찡그리더니,
“본 성의 일이라고 했소.”
그 말을 뱉고서 마찬가지로 무악을 향해 신형을 날려 공세를 퍼부었다.
재미있는건 두 사람 모두가 서로 방해하지 말라고 해놓고, 무악을 향해 절초를 펼치면서도 서로를 최대한 방해하지 않고 있었다.
그 덕분에 죽어나가는 것은 무악이었다.
“이, 이놈들이!”
-파파파파팍!
손이 뿌옇게 보이며 파공음이 격렬하게 들릴 만큼 무악이 기를 쓰고 그들의 초식을 받아냈지만, 양대고수를 상대로 버티는 건 무리였다.
-파팍!
“크윽!”
절초를 피하던 무악의 목에 진성백의 발차기가 꽂혔다.
대단한 건 그렇게 당하면서도 이화접목의 수로 공력을 발로 흘려보냈다.
-콰지지직!
그가 밟고 있는 지반에 갈라졌다.
힘을 그렇게 방출시킴과 동시에 신형을 뒤로 날리는 것을 사마착이 기묘한 몸놀림으로 따라잡아 검결지로 가슴을 찔렀다.
-푹!
무악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여기서 멈춘다면 당한다는 것을 인지했기에 무악이 검결지로 예기를 일으켜 사마착을 떨어지게 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사마착이 번개처럼 발검술로 보검을 뽑아 단번에 그의 손목을 베어버렸다.
-촥!
“끄악!”
-스륵!
그와 동시에 진성백의 신형이 바람처럼 허공에서 나타나, 몸을 격렬히 회전시키며 그의 머리통을 짓눌러버렸다.
“끄거거거걱!”
괴상한 비명과 함께 무악의 다리가 밑으로 파고들었다.
거의 허벅지까지 파고들었을 무렵, 머리 위에서 회전하고 있던 진성백이 가벼운 신형으로 밑으로 내려왔다.
얼굴이 창백해져 다 죽어가는 얼굴이 된 무악이 중얼거렸다.
“이…..비겁한……놈들……둘이서….”
정말 억울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윽고 기운이 다했는지 놈이 그 상태로 고개를 떨구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런 그의 목에 사마착이 보검을 들이밀었다.
그것을 진성백이 빠르게 발로 차냈다.
-차앙!
“아직 죽여선 안 되오. 그는 아직 본 성과 풀어야 할 매듭이 남아있소.”
그런 진성백의 말에 사마착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알 바가 아니다.”
그 말과 함께 사마착은 다시 한 번 무악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것을 진성백이 잔상과도 같은 발차기로 검면을 쳐냈다.
두 번이나 검이 막히자 사마착의 한 쪽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나 역시 그를 살려둘 생각은 없소. 하나 이 자는 모종의 세력과 내통을 한다고 했소. 그것을 알아내야 하오.”
진성백의 그 말에 사마착이 옅은 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이내 검집에 보검을 착검했다.
상황이 무난하게 정리되는가 싶었다.
그런데,
“이 자는 양보하도록 하지. 하나 내 경고를 계속 무시한 것은 나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나 다름없어보이는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마착이 진성백을 향해 검결지를 날렸다.
진성백이 고개를 옆으로 젖히며 이를 피했다.
“과연 풍신답군.”
사마착이 피식하고 웃더니, 전의가 오른 표정으로 검결지의 방향을 틀었다.
이를 진성백이 빠른 경신법으로 그의 공세를 피했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동의 적을 상대로 의도치 않게 합공을 하던 이들이 이번에는 서로 싸우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운휘야. 네 친부랑 장인어른이 싸운다!
-전주인이 말하기를 혼인은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양가의 일이라고 했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말려라.
이것들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일단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말리기는 해야 할 것 같다.
“천 종주님을 부탁합니다.”
나는 해왕성종의 왕처일 종주에게 업고 있던 진짜 천무성을 떠넘기다시피 하고서 그들에게 신형을 날렸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를 스쳐지나가며 앞서갔다.
‘엇?’
그는 섬경무종의 종주인 구양경이었다.
“멈추시오!”
구양경이 그들을 향해 소리치며 싸우고 있는 사이로 끼어들었다.
나 역시도 한 발 늦었지만 그들의 앞에 당도했다.
“구양 제. 무슨 짓인가?”
사마착의 물음에 구양경이 두 사람에게 차례로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서로 깊은 원한 관계도 아닌데, 이런 일로 얼굴을 붉혀서야 되겠습니까? 사마 형. 이 의제의 얼굴을 봐서라도 노여움을 거둬주시지요.”
그 말에 진성백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구양 종주. 이 분과 교분이 있으시오?”
그런 그의 물음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마착은 사대 악인이라 불릴 만큼 위험한 존재였다.
적이 많고 원한 관계도 많은 그를 사대 무종의 종주 중 한 사람인 구양경이 이렇게까지 나서가며 만류하니 의구심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구양경이 어딘가를 슬쩍 쳐다보았다.
그가 바라본 곳에는 아까 전 무악의 수하에게 잡혔던 아들이 서있었다.
아무래도 구양경은 아들을 구해준 사마착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교분이 있다마다요. 사마 형과 본인은 의형제를 맺은 사이오.”
‘아!’
그래서 서로를 그렇게 부른 것이었나.
나 이외에도 다른 이들도 놀랐는지 웅성거렸다.
그때 내가 떠넘긴 천무성을 얼떨결에 안아들었던 해왕성종의 종주 왕처일이 근방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말했다.
“구양 종주. 그게 사실이오?”
“어찌 이 구양 모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겠소.”
“허어.”
왕처일은 참으로 곤란하다는 듯이 탄식을 내뱉었다.
사대 악인과의 교분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탓이었다.
좌중의 분위기도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구양경은 그에 대한 은혜를 갚고 싶은 것인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꺼냈다.
“사마 형은 내게는 가족과도 같은 분이오. 의형께서 내 아들과 왕 종주의 손주를 구해준 것도 예전에 약조한 태중혼약 때문일 것이오.”
‘!?’
태중혼약?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때 사마착이 특유의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젊을 적에 했던 치기 어린 캐캐묵은 약조를 무엇 하러 꺼내는 것이냐? 이미 우리의 길은 갈라진지 오래다.”
“어찌 그런 소리를 하십니까? 사마 형. 이 의제가 그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한다면 어찌 그 약조를 지금까지 기억하겠습니까?”
-운휘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녀석의 말이 들리지가 않았다.
그보다는 회귀 전의 일이 떠올랐다.
종종 어째서 사마착이 무쌍성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성정을 생각하면 어딘가에 정착을 할 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의문이 이제야 풀렸다.
그때 사마착이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곤란해졌군.”
“무엇이 말입니까?”
사마착이 내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
“네 녀석도 들었겠지. 이것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느냐?”
아…..당했다.
여기서 내게 이런 질문을 할 줄 몰랐다.
친부와 싸우는 것을 말리기 위해서 왔더니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구양경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저 젊은이에게 왜 그것을 묻는 것입니까?”
“내 여식은 저 녀석에게 마음이 가있다.”
‘!?’
그 말에 모두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역시도 그가 터뜨린 폭탄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는데, 상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진성백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 이 소형제는 정파에 있어야 할 아이오.”
‘뭐?’
잠깐만.
이 말은 진성백이 내 정체를 아는 것인가?
비월영종의 패를 보여줬지만 인피면구도 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익양소가의 첩이 된지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정파라는 말이 나왔다.
“정파?”
사마착이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려고 했는데, 진성백의 입에서 예기치 못한 말이 더 튀어나왔다.
“혹시 소형제가 구하려던 아이가 이 자의 여식인가?”
그 말에 사마착의 표정이 무섭게 굳어졌다.
‘…….아.’
미치겠다.
제대로 상황이 꼬여버렸다.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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