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167
58화 지보 (3) >
안개로 둘러싸인 공간.
새하얀 백의를 입은 선풍도골의 노인이 백색 빛을 머금은 검을 들고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기이한 현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으로 소담검과 남천철검을 불렀다.
‘소담. 남천.’
그들은 내 목소리를 못 듣는지 아무런 답이 없었다.
대체 이게 무슨 현상이지?
‘혹시 천기인가?’
북두칠성의 점 중 천기(天璣)의 능력처럼 환상을 보는 듯 했다.
그런데 환상 속은 말 그대로 검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를 찰나에 보는 것인데, 이상하게도 저 노인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그때 노인이 입을 열었다.
-천권까지 열었구나.
……설마 지금 내게 말을 거는 건가?
지금 벌어지는 광경은 환상이다.
그런데 환상 속에서 보이는 존재가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선풍도골의 노인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의심이 많은 아이로구나.
정말로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노인이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경계심이 생긴 나는 뭔가를 대비하려고 했지만,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지면이 나를 붙잡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 바로 앞까지 다가온 노인.
이렇게 정순하면서도 맑은 느낌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평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으니 누군가를 쉽게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일 테지.
노인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내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것만 같았다.
‘……대체 어르신은 누구십니까?’
그런 나의 물음에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노부를 검선이라고 불렀느니라.
‘거, 검선!’
검선(劍仙).
검으로써 최고의 경지에 이른 전설적인 무인이다.
내 눈앞에 있는 이 노인이 정말로 검선이란 말인가?
미소를 짓고 있던 노인이 손을 내밀었다.
‘앗!’
그러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팔이 저절로 올라가며 그의 손바닥에 내 손이 얹어졌다.
노인이 꽃잎을 쥐듯이 살포시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의아해하고 있는데 스스로를 검선이라 칭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
-곧고 좋은 검법을 익혔구나.
‘네?’
-네게 맞고 어울리는 검이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네가 익힌 검이 무엇인지 보았단다.
‘혹시 성명검법을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그래.
그저 손을 잡았을 뿐인데, 그것을 대체 어찌 안단 말인가?
도통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잠깐만 지보를 그저 손에 쥐고 있었을 뿐인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의문이 들고 있는데 검선이 내게 말했다.
-지보에는 나의 백(魄)이 담겨있단다. 그렇기에 너를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된 거지.
백(魄)?
혈마의 백(魄)처럼 넋이 담겨있었단 건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구나.
그럼 내 앞에 있는 이 분이 그저 환상이 아니라 정말 검선이란 말이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재미있는 아이로구나.
‘……저는 이 상황이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무림사를 통틀어 몇 되지 않는 최고의 무인 중 한 사람이 검선이었다.
검, 아니 무림인이라면 누구나가 그를 추앙할 것이다.
그가 검선이라면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저는……그 지보가 진짜일 줄은 몰랐습니다. 하면 둘 다 검선 어르신께서 남기신 지보란 말씀입니까?’
-그렇단다.
‘아…..’
천무성이 가지고 있던 그 지보도 진짜였다니.
누가 검선이 남긴 지보가 둘일 거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검선이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말했다.
-나는 등선하기 전에 나의 백(魄)을 셋으로 나누어 지보들에 옮겨 담았단다.
‘셋?’
그 말은….
-그 중 둘이나 한 사람이 취하게 될 줄은 천기를 읽은 나조차도 몰랐구나.
이걸 뭐라고 해야하지?
횡재했다고 해야 하는 걸까?
-나의 뜻과 상관없이 지보들이 너와 인연이 있었다는 것일 테지.
검선의 말대로 대단한 인연인 것 같다.
그의 말만 들으면 지보를 한 사람이 얻으라고 만든 것은 아닌 듯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두 지보 모두가 내가 얻으려고 해서 얻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럴 테지. 지보는 가지려고 하는 자의 손에 들어가지 않는단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너처럼 연(緣)의 고리가 닿아야 얻을 수 있단다. 게다가 운이 좋게도 백(魄)이 둘이나모여 이렇게 너와 이렇게 마주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구나.
‘어라…..’
그러고 보니 이 목소리 익숙하다.
천추, 천선, 천기, 천권을 열 때마다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들이 검선의 목소리였다니.
-하나 이렇게 대화를 계속하면 백(魄)이 점차 소실될 터이니, 네게는 썩 좋은 일이 아닐 테지.
백이 계속 소모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그에게 가르침을 청해야 할 것 같다.
무릎을 꿇고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그때 검선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예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사실 네게 나의 가르침이 크게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드는구나.
‘어째서입니까?’
-너는 내가 남겼던 지보들 중에 가장 큰 것을 얻었단다. 검과 교감할 수 있는 힘이야 말로 내 모든 것의 진수이지.
‘검과의 교감.’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말했다.
하긴 그 덕분에 수많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소담검부터, 남천철검, 혈마검과도 교감할 수 있었다.
-내가 서지에 남겨놓은 검흔 또한 네가 익혔던 검들과 비교하여 크게 뛰어나다고도 할 수 없겠구나.
‘그게 무슨 소립니까? 검선 어르신의 검법이 뛰어나지 않다면 대체 무엇이….’
-만류귀종이란 말을 아느냐?
만류귀종(萬流歸宗)
모든 물줄기는 끝에 와서는 하나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무공, 무도를 익히는 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하다.
수많은 무공도 결국 끝에 이르면 하나의 형태가 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이 말에 관해서 크게 체감한 것은 없었다.
검선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직접 체감하는 것보다 좋은 경험이 없지.
그가 손을 가볍게 휘젓자 얼음처럼 굳어있던 몸이 움직여졌다.
그리고 어느새 손 안에 가장 익어 있던 남천철검이 쥐어져 있었다.
‘남천.’
하지만 아무런 목소리고 들리지 않았다.
검선이 내게 말했다.
-초식이란 검의 움직임과 그 궤적을 정형화한 것이다. 하나 깨달음이 짙어질수록 결국 움직임은 간소화될 수밖에 없지.
-쉭!
검선이 들고 있던 흰빛의 검을 가볍게 일자로 그었다.
단순히 그엇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치 수많은 검초가 하나로 뭉쳐진 것처럼 복잡함이 느껴졌다.
‘이, 이게 대체….’
의아해하는데 검선이 내게 손짓을 했다.
-네가 가장 익숙한 검초를 내게 펼쳐 보거라.
‘익숙한 검초라면….’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하거라.
영문을 알 수 없지만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검선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고서 성명검법의 제 6초식 축아회검(逐亞回劍)의 기수식을 취했다.
더 강한 7초식 십이천경검도 있었지만 몇 번을 펼쳐봐도 생각만큼의 제 위력을 낼 수가 없어서 지금은 이게 가장 익숙하다.
‘후우.’
호흡을 가다듬은 나는 단번에 검선을 향해 축아회검을 펼쳤다.
비스듬하게 잡았던 검이 회전을 하며 풍압과 함께 날카로운 회오리를 일으켰다.
과연 검선은 이를 어떻게 대응할까?
‘!?’
뭐지?
검선이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까 기대하고 있는데 그저 가볍게 검을 찔러 넣었다.
특별한 초식이 아닌 단순한 식이었다.
그 순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채앵!
검이 축아회검의 중심부를 파고들었다.
그러자 검 끝이 맞부딪치며 쥐고 있던 남천철검이 도리어 튕겨나 가버렸다.
그저 단순한 찌르기였는데 말이다.
‘대체 이게…..’
격렬히 회전하는 검 끝에 검선의 검이 닿자 단순한 찌르기에서 복잡한 변화가 생겨났다.
그 미묘한 감각은 지금의 나로서는 티끌하나조차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아득히 먼 경지라고 할 수 있었다.
팔대고수, 사대악인이라고 해도 과연 이런 검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저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재능이 있구나. 네게 검재가 조금도 없었다면 그것조차 알 수 없었을 게다.
‘말씀을 그렇게 하셔도 저로서는 도저히….’
-조급해하지 말거라. 수많은 갈래로 가더라도 결국 하나로 갈 수밖에 없으니.
검결과 같은 이치일까?
검이나 무의 끝이란 그런 것일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유형은 결국 무형이 되기 마련이다. 계속 검의 길을 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내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면 대체 검선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 기회를 쉽게 놓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무릎을 꿇고서 검선에게 말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제게 어르신의 검을 가르쳐주십쇼.’
그가 만류귀종과 무형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그곳까지 이르게 한 검법이 있을 것이다. 검선의 검법이라도 배우고 싶었다.
한데 검선은 고개를 저었다.
-형태를 남긴 검은 전부 잊었단다.
‘검선께서 익혔던 초식들을 말입니까?
-그 초식들 또한 종국에 와서는 완벽하지 않기에 머릿속에서 지웠단다.
나는 순간 허탈해졌다.
상대적으로 검선은 나와 너무 다른 경지에 이르러있었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말로서 얻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닌데, 대체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실망스러워하는 내 모습에 검선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네 검의 길을 잡아주마.
‘네?’
-네 검은 한 사람의 검객이 그 길을 다듬었다. 하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검이지 않느냐?
성명검법.
그것은 남천검객이 평생을 갈고 닦은 검법이다.
임종하는 직전까지도 그는 성명검법을 계속해서 다듬고 발전시켰다.
지금 검선은 내게 성명검법을 더 높은 상승의 길로 이끌어준다고 제안하고 있는 것이었다.
* * *
무쌍성 의원 건물의 근방.
어두운 골목에 검은 무복을 입은 일곱 명의 중년인들이 있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섬경무종의 종주인 구양경이었다.
구양경이 중년인들에게 명했다.
“나머지는 나를 따르고 다른 네 사람은 무천정종의 무사들을 전부 처리하고 합류해라.”
“알겠습니다. 종주.”
대답을 한 중년인들이 미리 준비해둔 복면을 썼다.
그런 그들을 보며 구양경이 옅은 숨을 내쉬었다.
그도 품속에 손을 집어넣어 복면을 꺼내려다 손에 잡히는 복주머니를 손 끝으로 만졌다.
‘폭혈단.’
그것은 자신의 집무실에 왔던 그 남자가 넘겼던 물건이다.
적혀 있던 대로라면 이것을 복용하면 모든 혈맥이 폭주하여 기존 공력의 수 배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였다.
‘후우.’
단 이것에 부작용이 있다.
강제로 주화입마와 같은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혈맥이 폭주함과 동시에 미쳐서 날뛰게 된다. 그리고 그 힘이 다하면 공력의 사할 이상을 소진하고 만다.
서지에는 이것을 이용하여 무정풍신을 처리하든지 반전을 꾀하라 적혀 있었다.
‘……내가 이걸 먹을 것 같아.’
그 자신이 이걸 먹고서 희생할 생각은 없었다.
마침 좋은 상황이 일어났다.
해왕성종과 풍영팔류종의 종주 두 사람이 무쌍성의 금옥으로 가있고, 그 무정풍신의 아들이라는 작자가 무천검제의 부름을 받고 의원으로 갔다는 전갈을 받았다.
‘놈에게 먹이면 된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무정풍신의 아들에게 이것을 강제로 먹여서 폭주시킨다면 자연스럽게 상황을 커지게 만들 수 있었다.
구양경이 품에서 꺼낸 복면을 썼다.
“가자.”
이런 날을 위해서 준비해둔 숨겨둔 전력이었다.
그들을 이끌고 구양경은 곧장 의원으로 잠입했다.
기척을 죽이고 안으로 들어간 그는 의외의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전부 죽었습니다.”
의원을 지키고 있는 무천정종의 무사들이 전부 죽어 있었다.
시신들을 살폈는데, 마치 암살이라도 당한 것처럼 전부 날카로운 병기에 의해 일수에 죽임을 당했다.
이게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윗층으로 올라갔지만 하나 같이 전부 죽어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설마 그 자가 저지른 짓인가?’
그러고 보니 진짜 무천검제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던 그 자였다. 구양경은 왠지 모를 불길함에 사로잡혔다.
만약 무천검제나 무정풍신의 아들이 죽어있다면 모든 게 수포가 된다.
그는 급히 삼 층으로 올라갔다.
‘아!’
삼 층으로 올라갔는데 더욱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벌어져 있었다.
계단 입구 앞에 무천검제 천무성이 쓰러져 있었다.
복면인들 중 한 사람이 그의 맥을 짚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죽은 것이다.
“저 자는?”
“놈이다.”
죽은 무천검제 이외에 목이 잘려서 쓰러진 시체가 있었는데, 그 앞에 안대를 쓴 한 청년인 석상이라도 된 것처럼 뻣뻣하게 서있었다.
멍하게 서있었는데 상태가 이상했다.
구양경이 손짓으로 놈이 죽었는지 확인해보라고 했다.
복면인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놈의 가까이로 다가가 코 밑으로 손을 갖다댔다.
“살아 있습니다.”
“하!”
이렇게 운이 좋을 수 있나.
아무래도 그 자가 미리 상황을 준비해둔 듯 했다.
아마도 무정풍신의 아들 놈은 혈도가 점해져서 저 상태로 굳은 모양이었다.
‘놈에게 먹이기만 하면 되겠구나.’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었다.
구양경은 품 속에서 복주머니를 꺼냈다.
그리고 석상처럼 서있는 무정풍신의 아들에게로 다가갔다.
‘네놈 때문에 일이 틀어졌으니 그 대가라고 생각해라.’
복주머니 안에서 환단을 꺼내들었다.
환단을 조심스럽게 무정풍신의 아들의 입 안으로 넣으려는 그 순간이었다.
놈의 입이 닫혔다.
‘엇?’
멍해져 있던 무정풍신의 아들의 눈빛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지금 뭘 하려고 그러는 겁니까?”
“칫!”
아무래도 놈을 제압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양경은 다급히 무정풍신의 아들의 혈도를 제압하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그 순간 그가 자신의 손을 막았다.
-팍!
‘이놈?’
바로 앞이었기에 충분히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도 쉽게 손이 막혔다.
방심했나 싶어 놈에게 장법을 펼치려는 순간,
“헉!”
날카로운 검광에 놀란 구양경이 다급히 자신을 두 동강 내려고 하는 검을 변초를 써서 장법으로 쳐내려 했다.
그런데 검에 손을 부딪친 순간,
-파앙!
그의 몸이 강한 반탄력에 의해 여덟 보 가까이 밀려났다.
구양경이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무정풍신의 아들은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
‘…..공력이 늘었어’
불과 낮에만 하더라도 그 자신이 한 수 위였다.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탁!
그때 발에 걸치적거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데굴거리는 무언가를 슬쩍 쳐다보았는데,
‘아니?’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집무실을 찾아왔던 그 남자였다.
자신과 거의 맞먹는 고수거나 그 이상이라 여겼던 자가 몸과 머리가 나누어져 있는 것이었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판단한 그가 목소리를 변조하고서 소리쳤다.
“놈을 죽여!”
그의 명령에 근방에 있던 복면인 넷이 그를 에워싸며 포진했다.
그들 모두가 절정의 고수들이었다.
놈을 상대하는 동안 이 자리를 피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순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무정풍신의 아들이 원을 그리며 검을 휘둘렀는데,
-촤촤촤촥!
“끄악!”
“끄헉!”
네 방위로 그를 포진하던 복면인들 두 명의 몸이 두 동강이 나버렸다.
검에 닿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예, 예기를 날렸어…..’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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