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235
79화 재회 (1) >
내 귀가 잘못된 것일까?
방금 전에 귀살권마 장문량의 입에서 나온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어째 살고 싶다는 말로 들리냐?
나도 소담검 녀석과 똑같이 들었다.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입이 무겁다고 하는데 꽤나 절실해 보인다.
사실 여태껏 만났던 금안의 사내와 관련되었던 자들은 조직을 위해서 쉽게 자신의 목숨마저 바칠 만큼 충성심이 강했다.
송좌백이 기가 차다는 목소리로 놈에게 말했다.
“무슨 개수작을 부리는 거야!”
그런 녀석을 보며 장문량이 탄식을 내뱉었다.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지만 내가 저딴 녀석에게 무공을 전수하고 내공까지 넘기다니….”
“아니 누가 네놈더러 내공을 달라고 부탁했어.”
“흥! 어린 놈이 꼬박꼬박 반말이나 지껄이는데, 이 몸처럼 반평생을 후회하고 싶지 않으려면 잘 보이는 게 좋을 게다.”
“뭐가 어쩌고 저째?”
한바탕 난리라도 부릴 기세에 나는 좌백에게 손을 들어 나서지 말라는 시늉을 했다.
이에 녀석이 답답한지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물러섰다.
나는 놈에게 발을 떼지 않고서 말했다.
“내가 잘못 알아들은 게 아니라면 협조적으로 나오겠다는 걸로 들리는데…..맞나?”
“척하면 척이로군. 그래. 맞다.”
……..참 이상하다.
오히려 이렇게 나오니 믿음이 가지 않는다.
누구의 밑에 있든 간에 그는 오대악인의 일인이었다.
수많은 무림인들 중에 가장 정점에 있는 만큼 자존심도 보통이 아닐 텐데, 이렇게 쉽게 협조적으로 군다?
뭔가 어불성설에 가깝다.
-스릉!
나는 침상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벽에 세워뒀던 남천철검의 검집이 내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척!
송좌백이 그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굳이 옥형의 능력이 아니더라도 허공섭물로 이 정도는 수월하게 가능하다.검집에서 검을 뽑아 놈의 목으로 겨냥했다.
“수작 같이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놈이 자신의 목을 쿡쿡 찌르는 검 끝을 쳐다보다 내 얼굴로 고개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협조하겠다는데 대우가 이렇느냐?”
“믿음이 안 가서 말이야.”
“어차피 이 꼴이 되었는데, 네놈들에게 수작을 부려서 뭘 어찌한다는 거냐?”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되었지.”
내가 소검선이면서 혈마임을 알게 되었다.
만약 장문량이 놈들과 접선해서 그 사실을 알리면 모든 것이 들통나고 만다.
그런 위험부담을 굳이 질 이유는 없다.
“입이 무겁다고 하지 않았느냐.”
“무거운지 아닌지 알 길이 있나.”
“천지신명께 맹세하마. 그 비밀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겠다.”
……이놈 정말.
살고자하는 욕망이 강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것 같다.
이런 흉악해 보이는 얼굴로 절실함을 내비치다니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언제부터 천지신명을 찾았다고 개뿔. 괜히 후환거리 만들지 말고 그냥 죽이자.”
좌백이 벽에 기대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이에 장문량이 놈을 보면서 불쾌했는지 붉으락푸르락해져서는 말했다.
“넌 뭔데 계속 말하는데 끼어드는 거냐?”
“나? 흠흠. 대 혈교의 우호법이시다.”
“우호법? 네가?”
장문량이 코웃음을 쳤다.
“웃어? 이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너는 나한테 그런 태도를 보여서 좋을 게 없을 텐데.”
“뭔 개소리….”
“만가영공은 스승의 도움이 없으면 대성할 수 없는 무공이다. 팔성에서 구성에 이를 때 전신불구가 될 수 있고 구성에서 십성에 이를 때도 큰 희생을 치르지 않으면 양기가 골수에 미쳐서 미칠 수가 있지. 그럼 누구처럼 인생 조지는 거다.”
장문량의 목소리는 상당히 씁쓸해보였다.
누구처럼이라고 말하는 게 아무리 봐도 자신의 이야기로 들린다.
나는 이렇게 들었지만 송좌백은 갑자기 심각해졌다.
-심각하지. 전신불구에다 미친다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정작 소담검은 남일이라는 듯이 키득거렸다.
기연으로 인해 초절정의 영역에 들어선 좌백이는 틈틈이 만가영공을 운공하며 연마했다.
게다가 장문량에게 직접 내공을 물려받아서 그런지 단숨에 칠성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팔성부터 그런 부작용이 있다고 하는데, 두렵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거, 거짓말이지?”
“거짓말 같으냐? 네놈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칠성 정도만 이르러도 운기를 할 때마다 기해에서 관원, 회음으로 잇는 기경팔맥에서 따끔 거리는 게 느껴질 게다.”
“…….”
송좌백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인가 보다.
그 반응에 장문량이 눈에 이채가 띠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놈 꽤 재능이 있구나. 내공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많이 빠른데.”
사실 송좌백은 절대 둔재가 아니다.
오히려 어지간한 자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축에 속한다.
심지어 혈액의 순환이 빠른 특수한 체질 덕분에 내공을 모으는 것부터 운기 속도가 보통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를 만큼 빠르다.
불안해졌는지 송좌백이 내게 전음을 보냈으나 진정하라고 손짓을 했다.
설사 저 말이 사실이라고 한들 상대의 패에 넘어가서 흥분하면 저쪽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나는 장문량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입이 무겁다고 했는데, 죽은 자만큼 무거울 순 없지.”
그리고 놈의 살점으로 검을 슬쩍 밀어 넣었다.
그러자 장문량이 다급히 말했다.
“가진 패를 보여주는 게 급선무인 것 같군. 하면 선수금으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마.”
“중요한 정보?”
“그래. 네놈이 나를 믿지 못하니 패의 일부는 까는 게 맞지 않겠나.”
이제야 대화가 좀 되는 것 같다.
“그 패가 어떻느냐에 따라서 네 처우가 달라지겠지.”
“존주가 찾고 있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장문량이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중요한 것들?”
“그래. 아주 오래전부터 그것들을 손에 넣으려고 갖은 애를 썼지. 그 중 하나가 네 손에 있기에 계속해서 네놈을 노렸던 거다.”
이에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물어보았다.
“혈마검을 말하는 거냐?”
그 말에 장문량이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이를 몰랐을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일행들에게 아까 전의 이야기를 할 때 검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서 내가 전혀 모르는 정보라 여겼겠지.
“보인 패가 아는 패로군.”
내가 그것을 꼬집자 놈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그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법이다. 나는 검이 한 자루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다섯 자루겠지.”
‘!?’
장문량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놈이 잠시 당황해하다가 이내 말했다.
“그냥 다섯 자루가 아니라….”
“요검 다섯 자루겠지.”
‘!!!’
장문량의 눈동자가 떨리다 못해 휘둥그레졌다.
기가 막혔나 보다.
놈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네놈이 그걸 어찌 아는 거냐?”
“그건 알 바 없고. 굳이 이쪽에서 알고 있는 패가 무슨 선수금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지?”
“네놈 대체 뭐야?”
나름 중요한 정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것을 내가 알고 있으니 꽤나 당혹스러운 것 같다.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반대로 내가 묻지. 그 다섯 자루를 모아서 대체 존주라는 작자는 무엇을 하려는 거지?”
그런 나의 질문에 장문량이 잠시 망설이다 딱 잘라서 대답했다.
“……모른다.”
“뭐? 몰라?”
“존주가 왜 다섯 자루의 요검을 찾는지에 대해서 아는 자들은 조직 내에서도 극소수의 심복들뿐인 걸로 알고 있다.”
오대악인이라 불리는 귀살권마에게조차 알려주지 않았다고?
그 정도 악명이나 무위라면 중용이 되어야 마땅했다.
그런 그조차 심복이 아니라니.
아니면 무위와 상관없이 믿지 못했던 걸까?
“이 조직은 점 조직으로 지령에 의해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정보를 가진 자가 드물다는 거로군.”
“그래.”
그렇겠지.
점 조직의 장점이 그거다.
어느 한 곳이 당해도 정보의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조각 파편처럼 나누어진 정보로는 유추조차 하기 힘들도록 조치를 취해놨을 거다.
지금처럼 말이다.
그래도 꽤 높은 위치에 있을 것 같았는데 실망스럽다.
“그럼 쓸모가 없다는 거로군.”
“……..”
그런 나의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던 장문량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이런 말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살려다오.”
“…….”
이놈 정말 귀살권마가 맞나?
아니면 혹시 아직 뇌에 날붙이 파편이 남아있는 건가?
아주 대놓고 살려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애원하는 것보다 절실하게 들리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인 것 같다.
-왜 이렇게 목숨에 집착하는 거야? 자존심보다 사는 게 나아서 그런 건가?
뭐 그럴 수도 있다.
나 역시도 자존심보다는 내 목숨을 더 우선시하니까.
그런데 결이 좀 다르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지?”
“살고 싶은데 이유가 있나?”
“그런 이유만으로 네놈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나?”
그런 나의 물음에 장문량이 진지하게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속죄라고 해두지.”
“속죄?”
무엇을 속죄하겠다는 거지?
“새삼 이제 와서 자신이 저질렀던 짓들을 후회한다는 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면 믿을 수 있나?”
“뭐?”
귀살권마 장문량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고 보니 놈은 정신이 들자마자 오열하다시피 했다고 했다.
의아하게 여겼었는데 지금도 왜 울컥하는지 알 수가 없다.
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존사께서 늘 당부했지. 만가영공을 대성하고 싶으면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나 나는 그것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 대가로…..”
“미쳤었다는 거냐?”
놈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만가영공을 십성으로 대성하려면 가지고 있던 내공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양기가 폭주해서 골수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그래. 미쳤지. 아주 제대로 미쳤었다.”
놈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살성이 되어 무림인이고 평범한 사람들이고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심지어 이 손으로 존사마저도 해쳤지.”
장문량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붉어진 눈시울에서 후회가 묻어나왔다.
무거운 분위기에 그렇게나 죽이라고 난리법석이던 송좌백조차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도 같은 일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신중해야 한다.
“장강에서는 그렇게 미쳤었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데.”
그때 장문량은 충분히 이성적이었다.
미친놈이 어찌 머리를 굴려가면서 계략을 꾸밀까?
장문량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멀쩡이야 했지. 살심이 폭발하고 그러진 않았으니까.”
“그건 무슨 의미지?”
“하나 여전히 내 정신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그 괴물 같은 자를 만나고나서부터 줄곧 그랬지.”
“…….존주를 말하는 거냐?”
장문량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그 긍정에서 묘한 분노가 느껴졌다.
“어떻게 그 자를 만난 거지?”
“만가영공의 부작용으로 미쳐서 날뛰고 있을 때 존주 그 자가 찾아왔다. 그자와 겨뤄서 패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리 미쳤어도 장문량 정도 되는 자를 제압하다니.
역시 금안의 사내 역시도 초인의 영역에 이른 자임이 틀림없었다.
어쩌면 벽 안의 벽을 넘었을 지도 모른다.
장문량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부터 나는 나도 모르게 놈의 명을 듣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인지를 하고 있는데도 이것을 따랐다. 왜 따라야 하는지조차 의문을 품지도 않고서 그것이 마치 일상인 것처럼 말이다.”
…..세뇌를 당한 건가?
-세뇌?
암시나 약물을 통해서 상대의 정신을 조종하는 것을 말한다.
장문량이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분명 세뇌를 당한 것 같은데, 꽤나 자연스러운 영역에 이른 것 같다.
마치….
-백련하랑 비슷하네.
그래.
백련하도 자신이 암시에 걸렸다는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적이 의도하는 데로 움직이면서도 말이다.
사마영이 내게 전음을 보내왔다.
나 역시도 그것이 의문스럽기는 했다.
초절정의 고수만 되어도 강한 정신력을 가지게 되는데, 하물며 초인의 영역에 이른 절세고수라면 그 정신은 철옹성과도 같다.
-가능성이 없진 않지.
그때 머릿속에 사련검의 목소리가 울렸다.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원래부터 미쳐있었다고 했잖아.
‘그야 그렇지만.’
-정신이 붕괴된 상태에서 세뇌를 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거든. 나를 처음으로 다뤘던 주사련은 늘 남자들을 극한의 고통으로 몰아서 약해지게 만들어서 노예로 만들었지.
향화열락궁의 궁주 주사련.
그녀는 사술과 암시에 능한 자였다.
그런 주사련의 곁에 있었던 사련검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 것이다.
심지어 사련검 자체도 사람의 육신과 정신을 굴복시켜서 움직일 수 있지 않는가.
-흐으응. 참 그 시절이 좋았지.
추억 회상은 거기까지만 해라.
어쨌거나 사련검의 말이 맞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었다.
아무리 초인의 영역에 이른 고수라도 처음부터 정신이 망가져 있다면 장시간에 걸쳐서 세뇌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럼 지금은 제정신이 들었다는 거냐?”
그런 나의 물음에 놈이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보면 모르겠느냐?”
“그럼 더 이상 놈을 따르지 않는다는 거로군.”
“내 의지로 따른 것이 아니라고 했잖느냐?”
장문량이 노기에 찬 목소리로 이를 갈았다.
연기로 보기에는 그 분노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그러다 놈이 내게 말했다.
“네놈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아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모든 것들을 가르쳐주마. 가령 지령을 받기 위해 접선하는 방법이나 지위 체계 정도는 알고 있다.”
“지위 체계?”
“존주의 밑으로 세 심복이라 불리는 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열두 명의 주(主)의 칭호를 받은 자들이 있다.”
그러고 보니 혈사왕 구제양을 혈주(血主)라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
지위 체계대로라면 구제양도 꽤나 높은 직위였던 셈이다.
물론 장문량의 말이 맞다면 금안의 사내는 세 심복들 이외에는 수하들에게조차 그리 많은 정보를 준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제야 좀 쓸모 있는 정보가 나왔다.
“이것도 알고 있나? 시술….”
나의 말이 끝나기 전에 놈이 그것을 끊고서 말했다.
“그 전에 약조부터 해라.”
“약조?”
“살려다오.”
‘……..’
참 절실하다.
어떻게든 내 입에서 살려주겠다는 말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어지간히 살고 싶은가 보군.”
그 말에 장문량이 송좌백을 힐끔 쳐다보고서 말했다.
“비록 내 의지가 아니었다고 해도 만가영공의 후인이 끊기게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나는…..존사의 혈육을 찾아야 한다.”
존사의 혈육?
그가 말한 속죄가 이것이었나.
자신의 손으로 죽인 존사의 혈육에게 죄를 갚고 싶은가 보다.
마냥 살고 싶다는 의지나 자신의 부려먹은 놈에 대한 복수심으로 그러는가 싶었는데, 이건 정말 의외였다.
나는 허리를 숙여서 놈의 복부에 손을 갖다댔다.
장문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짓을 하는 게냐?”
…….이 자 지금 자신의 몸 상태를 모르는 것 같다.
-왜 그러는데?
훈혈을 점했던 게 풀린 것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장문량의 단전을 살핀 것이었다.
당연히 내공을 송좌백에게 넘겼기에 단전이 텅 비어 있어야 했다.
그런데 운기를 하지 않는데도 미세하지만 아주 조금씩 내공이 살아나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다.
나는 다시 허리를 세운 후에 장문량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살고 싶나?”
“내 입은 무겁다.”
“살려주는 대가로 전에 있던 조직의 정보를 팔면서 뭐가 무겁다는 거냐?”
“……내 의지로 있던 곳이 아니라고 했잖느냐.”
뭐 그야 그렇지.
“좋아. 그럼 한 가지 제안을 하겠다.”
“제안?”
나는 놈에게 입 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
“본교로 들어와라.”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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