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249
82화 소문이 사실이었군 (4) >
“끄으으으.”
이마가 붉다 못해 혹이 살짝 오른 진용이 신음성과 함께 어지러워했다.
공력을 조절했다고는 하나 뇌가 흔들려서 정신이 없을 거다.
“아……”
내게 보기 좋게 비무를 청한 화산파의 정명 도장이 입이 살짝 벌어져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용의 무위는 정명 도장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절정의 극에 오르기 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진용이 고작 손가락을 한 번 튕긴 것으로 이리 되었다는 것은 그 역시도 별반 다를 바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웅성웅성!
한순간에 벌어진 일로 잠시 정적으로 물들었던 객잔이 수군거림으로 소란스러워졌다.
“자네 방금 봤나?”
“그냥 손을 뻗어서 이마에 튕겼잖아?”
“그걸 왜 못 막은 거야?”
“것보다 고작 손가락 한 번 튕겼는데, 몸이 두어 바퀴나 돌아갔잖아.”
“허어…..팔대고수의 위명이 거짓이 아니구만.”
“이십대 초반에 저런 경지에 오른 자가 있기는 하던가?”
오히려 내 위명을 높여주는 꼴이 되었다.
진용이 만약 나와 겨뤄서 적어도 십초 식이라도 버티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면 녀석의 명성이 높아졌겠지만 결과는 이렇게 쪽팔림만 얻었다.
-어림없는 도전이네.
소담검이 키득거리며 재밌어했다.
이 정도는 보여줘야 앞으로 허튼 생각을 하는 자들이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어설프게 상대를 배려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맞춰서 상대해준다는 소문이 나면 이렇게 귀찮은 일만 생길 것이다.
나는 당혹스러워하는 정명 도장에게 말했다.
“이곳은 손님들도 많으니 나가서 하시겠습니까?”
“그, 그게….”
그 물음에 정명 도장의 눈동자가 좌우로 움직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다.
사실 이 정도 격차를 확인했고 내가 조금도 봐주지 않는다는 것도 확실하게 알았으니, 그만둬야 옳다.
그러나 명성을 떨치는 고수에게 한 수 배워보고 싶다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여기서 그만두게 되면 체면이 말이 아닐 거다.
-그래도 저 꼴이 될 바에야 포기하지 않을까?
글쎄.
실리를 좀 더 중시하는 사파인들보다 정파인들은 명예욕이 매우 강하다.
나야 포기해주면 좋겠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볼썽사납게 패하더라도 도전하지 않을까?
정명 도장이 침을 꿀꺽 삼키더니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서 내게 말했다.
“밖으로 가세.”
각오를 다진 모양이다.
객잔의 입구 쪽으로 나가려고 하자 정명 도장이 객잔주로 보이는 중년인에게 물었다.
“이곳에 후원이 있소?”
“아이고 이런 규모의 객잔에 후원이 어딨겠습니까? 창고와 뒷간이 있는 뒷마당 정도는 있습니다.”
“그곳을 잠시 써도 되겠는가?”
“피해만 없으시다면이야…..”
객잔주의 허락을 맡은 그가 내게 말했다.
“입구 쪽에는 사람들이 많아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뒷마당에서 하세나.”
그 말에 속에서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최대한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고 싶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돌린 것이다.
정명 도장이 객잔에 있는 사람들에게 포권을 취하며 예의 바르게 양해를 구했다.
“정파의 선후배 간에 가벼운 비무일 뿐이니, 여러 손님들께는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뒷마당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 말에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비웃음이 묻어나왔다.
너무 의도가 뻔했기 때문이다.
진용처럼 저리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으니, 뒷마당으로 나와서 구경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파인들이란…..’
이럴 때 만큼은 참 속보이는 작자들이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어느새 스스로를 정파인으로 완전히 생각하지 않게 된 것 같다.
하긴 친부도 중립인 무쌍성의 종주이고 나 역시도 혈교의 교주이니 정파인이라고 생각하는 게 우스운 일이기도 하다.
“가세나.”
다소 얼굴이 팔리더라도 철면피를 깔고서 정명 도장이 말했다.
나는 피식 하고 웃고는 그의 뒤를 따랐다.
그때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그 이유는 2층 객잔에 있던 열왕패도 진균이 뒷짐을 지고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움직이자 구경꾼들이 눈에 불을 켰다.
“팔대고수가 한 자리에 둘이나 모이다니?”
“이러다 좋은 구경거리가 생기는 거 아냐?”
기대감에 차있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나는 계단으로 내려온 열왕패도 진균에게 포권을 취하며 제대로 인사를 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선배님.”
“그렇군.”
진균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서 나를 지나쳤다.
‘…….’
그러더니 아직까지 일어나질 못하는 진용에게 다가가 머리 위로 손을 얹었다.
“으으으으.”
그러자 진용이 머리가 파르르 떨리며 입과 코에서 하얀 김이 흘러나왔다.
녀석의 머리에 남아있는 공력의 여파를 해소시킨 것이다.
“조, 조부님?”
정신을 차린 진용이 상황을 파악했는지 쪽팔림에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스스로도 한 방에 나가떨어질 거라 상상도 못했을 거다.
“어리석은 것. 쯧쯧.”
진균이 손주를 내려다보며 혀를 찼다.
조부가 나무란다고 생각되었는지 진용이 다급히 변명을 했다.
“조부님. 이건 제대로 겨룬 게 아닙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수를 펼치면 누구라도….”
“입을 닫거라.”
“조부님……”
“상대를 아는 것도 실력이라고 했다. 이 할애비가 그렇게 누누이 이야기를 했건만 변하는 게 없구나.”
“……송구합니다.”
기가 죽은 진균이 고개를 푹 숙이고 사죄했다.
빠른 판단이었다.
괜히 더 변명을 해봐야 훈계만 더 듣게 될 거다.
손주인 진용에게서 시선을 뗀 진균이 다시 뒷짐을 지고서 내게 다가왔다.
-화난 것 같은데.
소담검의 말처럼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장난이 아니었다.
조금도 봐주지 말라고 해서 그리 했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고 보니 불쾌했나 보다.
열왕패도 진균이 내게 말했다.
“과연 소문이 사실이었군.”
그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여러 의미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의미는 인정이었다.
소문을 듣고서 반신반의 했으나 이제 나를 팔대고수의 일인으로 인정한다는 소리였다.
“그 동안 많은 인재들을 봤지만 자네 같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자는 처음이네.”
“과찬이십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말이 틀린 소리가 아니로군.”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催前浪).
세대의 교체를 의미하는 말이다.
“앞으로 십 년이 지나면 누가 자네의 상대가 되겠는가.”
훈훈하게 인정을 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점점 그의 기운이 날카롭게 고조되고 있었다.
나에게만 그것을 집중하여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할 뿐이었다
‘이거 당장에라도 출수할 기세인데.’
이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가 예상이 간다.
열왕패도 진균이 내게 말했다.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군. 노부도 자네에게 비무를 청하도록 하지.”
‘!!!’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위의 수군거림이 커졌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랫동안 팔대고수의 일인으로 자리해왔던 열왕패도 진균이 먼저 내게 비무를 청했으니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럴 수가!”
“팔대고수들끼리 붙게 생겼어.”
구경하는 사람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으음.’
이것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고작 한 달 사이에 이런 일이 연달아 벌어지는 게 신기할 정도다.
낭왕 혁천만에 귀살권마 장문량, 악심파파 철수련.
이제는 열왕패도 진균과 겨루게 생겼다.
-너도 참 운이…..
그러게 말이다.
점점 괴물들과 의도와 상관없이 엮이고 있다.
그때 남천철검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강자가 된다는 것이 그렇다. 운휘 네가 명성을 떨칠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 말이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얼떨떨해하고 정명 도장에게 진균이 말했다.
“정명 도장. 미안하네만 양보해줄 수 있겠나?”
그 말에 정명 도장의 안색이 환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정해진 결과를 맞이하러 가야 해서 죽상이었는데, 구명의 밧줄이라도 잡은 듯한 얼굴이다.
“어찌 선배님께 양보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무공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경험도 많아서 능구렁이 같다.
진균이 내게 뒷마당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가지.”
거절할 명분을 사전에 차단해버렸다.
그래도 넙죽 겨루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선배님. 어찌 후배인 제가 선배님의 도전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겨루지 않더라도 아직 후배는 선배님의 상대가 되지….”
“거절할 생각은 하지 말게.”
“거절이 아니라 아직 부족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군.”
“아닙니다.”
“설사 자네의 뜻이 그렇다고 해도 저 아이를 저리 한 수에 꺾었으니, 이대로 넘어간다면 무림의 사람들이 본 문에 인재가 없음을 비웃겠지.”
대놓고 본의를 드러내는 진균이었다.
사문의 체면까지 걸고 넘어가니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따라오게.”
-슉!
진균이 손을 내밀자 진용이 등허리에 매고 있던 비파 형태의 천으로 감싸진 도가 허공섭물에 의해 빨려 들어왔다.
그 광경에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
초절정의 극에나 이르러야 가능한 수법이니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열왕패도 진균이 먼저 밖으로 나갔다.
‘에휴.’
빠져나갈 구멍이 없으니 겨룰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공자님. 열왕패도면 그 팔대고수 중 한 사람 아니에요?”
“그래.”
“무서운 양반인데 괜찮겠어요?”
아송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속삭이며 물었다.
이에 나는 녀석에게 말없이 옅은 미소를 보였다.
그런 와중에 사마영이 내게 전음을 보냈다.
그녀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기색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 생사의 대결도 아니고 비무의 성격을 띠고 있었고, 더 강한 괴물인 악심파파 철수련의 시신을 가져와서 그런가 믿음이 굉장히 강해진 것 같다.
나는 살짝 고개만 끄덕이고서 뒷마당으로 나갔다.
‘좁은데?’
이거 뒷마당이 예상한 것보다 작았다.
정말 창고와 뒷간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정작 뒷마당이라 부를 만한 공간은 고작해야 다섯 평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열왕패도 진균이 비파 형태의 도에서 천을 풀고 있었다.
패열도(覇熱刀).
진균이 자랑하는 보도다.
-우르르르!
아니나 다를까 객잔에 있는 사람들이 뒷문을 통해 몰려왔다.
이 좋은 구경거리를 놓치고 싶겠는가.
안 그래도 좁은데 아슬아슬하게 사람들이 몰려와서 벽에 기대고 서있으니 공간이 더 좁게 느껴졌다.
‘될려나.’
초인 급의 고수들이 펼치는 대결이다.
제대로 겨루면 그 여파 만으로 주변이 초토화가 될 것이다.
열왕패도 진균 역시도 이를 의식했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장소를 옮기자고 해야 겠다.
여기서는 피해만 커지고 무리다.
“선배님. 장…”
“장소가 협소하니 비무 방법을 바꾸도록 하지.”
“네?”
비무 방법을 바꾸겠다고?
하면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내력 없이 초식만 겨루려는 건가?
그렇게 하면 별 다른 피해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한데 그의 입에서 뜻밖의 제안이 나왔다.
“이기어검을 다룰 줄 안다지?”
“……그렇습니다만.”
그건 왜 묻는 거지?
의아해하고 있는데 진균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침 잘됐군. 노부도 십여 년간 이기어도를 연마했지.”
-슥!
진균이 패열도에서 손을 떼자 도가 허공을 날아올랐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정말 자신의 말한 대로 상당한 연마를 거친 것 같았다.
옥형의 힘이 아닌 순수한 이기어도는 처음 본다.
“우오오오!”
“이기어도다!”
“열왕패도도 이기어도술이 가능해!”
구경하는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
나 역시 감탄이 나올 지경인데 다른 이들이라고 다를 바가 있겠는가.
남천철검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운휘. 나는 준비 됐다.
날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었다.
뭐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나야 거절할 이유는 없지.
이렇게 되면 남천철검과 진균의 대결이 되는 건가.
-스릉!
남천철검이 검집을 빠져나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 광경에 사람들이 또 다시 탄성을 흘렸다.
“대단해!”
“이기어검과 이기어도의 대결이라니.”
“내 생전에 이런 엄청난 것을 볼 수 있다니, 여한이 없네.”
구경꾼들이 덕분에 대결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진균이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냥 이기어술만 겨룬다면 상대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없으니, 여기서 하나를 더 추가하도록 하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애초에 비무라 하면 상대를 죽이진 않더라도 제압하는 것이 승패를 좌우한다.
하나 이기어술로만 대련하면 그것이 상당히 모호해진다.
“어떤 것을 더하실 겁니까?”
“이기어술이 얼마나 집중력을 요하는지는 자네도 잘 알터이니, 내력 대결을 하면서 겨뤄보세.”
내력 대결이라 하면 두 손을 맞대고서 순수하게 공력의 우위를 가리는 것을 말한다.
한데 이기어술을 펼치면서 동시에 진행하게 되면 정신력이 상당히 분산될 수밖에 없기에 내력 대결을 하다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대결의 수준을 높이자는 건데…..’
진균의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우위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진균이 내게 말했다.
“하기 힘들다면 이기어술로만 겨뤄도 상관은 없네.”
……이건 확실히 도발이다.
배려를 해서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포기하라는 거다.
이것 참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난감하다는 목소리로 진균에게 말했다.
“저는 상관없지만 선배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자칫 내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물음에 진균의 미간에 무섭게 일그러졌다.
내가 역으로 도발했다고 여겼나 보다.
진균이 다소 무거워진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소검선이라고 불린다고 하더니, 자신감이 보통이 아니로군. 좋네. 자신감만큼 얼마나 대단할지 보도록 하지. 그럼 한 번 겨뤄보세나.”
진균이 두 손바닥을 내게로 향했다.
이에 나 역시도 앞으로 걸어가 손바닥을 붙여서 마주했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력 대결까지 하면 소검선이 불리한 거 아냐?”
“아무리 벽을 넘었다고 해도 열왕패도는 이미 수십 년 전에 그 경지에 이르렀잖아.”
“내공에서는 불리할 터인데.”
사람들도 대결의 양상이 내게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손주인 진용이 나를 쳐다보며 이죽거리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조부가 확실히 승리할 거라고 장담하는 것 같다.
진균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서 말했다.
“후우. 그럼 시작하지.”
“알겠습니다.”
-슉! 슉!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허공에 있던 패열도와 남천철검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현란하게 궤적을 그리며 부딪쳤다.
그와 동시에 진균이 내공을 끌어올렸다.
-고오오오오!
진균이 공력에 그의 발바닥 부근이 들썩거리며 모래 알갱이가 떠올랐다.
천천히 끌어올릴 거라 여겼는데, 단숨에 7성, 8성으로 올리는 것 같다.
압도적인 공세로 단번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그런데,
‘!!!’
진균의 두 눈이 커졌다.
단번에 공력을 끌어올려 나를 당혹스럽게 하려 했던 것 같은데, 그와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자네!”
내력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나 보다.
나는 놀라하는 진균을 보며 말했다.
“더 세게 하셔도 됩니다. 선배님.”
“뭐?”
그 말에 진균이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그렇지 않아도 악심파파의 내공을 흡수하고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는지 궁금했던 차에 잘됐다.
‘그럼 제대로 공력을 끌어올려 볼까.’
나는 6성으로 올렸던 내공을 단번에 8성으로 끌어올렸다.
“헛!”
그 순간 진균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며 그의 팔목의 핏줄이 곤두섰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진균이 공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러나 나 역시도 공력을 올렸다.
-파슥!
그러자 진균이 지탱하고 있던 발바닥 부근이 뒤로 조금씩 밀려났다.
그 광경에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세상에!”
“여, 열왕패도가 공력으로 밀리고 있어!”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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