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270
88화 진의 (3) >
자경정이 무섭게 일그러진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갑자기 내가 나타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 보다.
‘후우.’
나는 내 손 안으로 들어온 퉁소를 쳐다보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다.
놈이 어떻게 도화선의 중심부로 들어와 이런 짓을 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자신의 입으로 나불거리면서 듣게 되었다.
‘미친 놈.’
어지간히 제정신이 아닌 놈이었다.
대의니 뭐니를 위해서 이런 짓을 벌였다고 하는데, 제대로 위험한 자였다.
진짜 목적이 도화선을 없애 원영신을 걸고 맹세를 한 여덟 스승님들을 세상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일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제대로 머리 굴렸네.
스승님들이 밖으로 나갈 수 있다면 금상제와 황군을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나 스승님들은 맹세로 인해 이곳을 나갈 수도 속세에 관여할 수도 없다.
하지만 자경정은 영악하게도 스승님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강제로 야기시켰다.
-다들 몇 십 년은 늙은 것 같아.
소담검의 말처럼 여덟 스승님들의 머리가 전부 하얗게 새었다.
검선 스승님도 그러했는데, 그 모습이 심상에서 보았던 백(魄)과 거의 흡사해졌다.
아무래도 저 구체가 터지는 것을 막는다고 원기를 많이 소모한 듯 했다.
“녀석을 막아야 한다!”
내가 나타나 약간은 안도하게 된 이 퉁소의 주인, 한 스승님이 외쳤다.
일단 한 스승님의 말대로 놈을 제압하는 게 급선무인 듯 했다.
자경정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네깟 놈이 또 나를 방해하다니.”
“방해? 개소리도 진지하게 하는군.”
“뭐?”
“스승님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이런 멍청한 짓을 벌인 주제에 뭘 잘했다고 당당하게 굴지?”
이죽거리는 나의 말에 놈의 창백한 얼굴이 상기되었다.
나도 그랬지만 자경정 저놈도 어지간히 내가 싫은가 보다.
놈이 내게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멍청한 짓? 만 백성들을 위한 대의가 네놈 눈에는 그렇게 보이느냐? 어리석은 것.”
“백성들을 위한 대의?”
“네놈 같이 하찮은 까마귀가 어찌 고귀한 백로의 뜻을 알겠느냐.”
스스로를 백로라 칭한 건가?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내가 볼 때 놈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정말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놈이 내게 소리쳤다.
“내 일을 방해하지 마라. 네놈도 속세를 봤다면 알 것 아니냐.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더 큰 참사가 벌어질 것이다.”
“그리 막고 싶다면 네놈 혼자서 막으면 될 것이 아니냐?”
“나 하나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면 진즉에 그렇게 했을 거다. 지금이라도 스승님들과 도화선의 도인들이 힘을 합친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누구도 사심을 가지지 않는 깨끗한 이상향을 만들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설득이 안 되니 도화선을 부수겠다는 거냐?”
내 입장에서는 황당한 놈이다.
도화선이 소멸되고 나면 나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
왜냐하면 이곳 중심부에 있는 삼십육선천위방경문(參十六仙天位方經文)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경문이 정양 진인의 영보필법이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도 후에 알게 된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서 도화선을 지탱할 만한 매개체가 필요했는데, 최고의 법구라 불리는 영보 필법을 활용한 것이다.
한데 여기서 저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구체가 터진다면 다시는 도화선이 생겨나지 못하게 될 거다.
“여기 있는 스승님들을 옥죄이는 쇠사슬을 풀어드리는 거다. 고작 네놈 따위가 고결한 대의를 이해하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그 말에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 이제야 알겠군.”
“뭐?”
“미친놈이 신념을 가지면 위험하다고 하더니, 딱 네놈이 그렇군.”
빈정거리는 나의 말에 연꽃을 귀에 꽂고 있는 면사의 여 도인, 하 스승님이 구체를 막는 와중에 풋하고 웃어댔다.
가장 놈에게 들어맞는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네깟 놈이 감히…..”
자경정의 창백한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당장에라도 내게 신형을 날릴 듯 하더니, 놈이 인상을 찡그리다가 이내 비릿하게 입 꼬리를 올렸다.
“하마터면 네놈의 수작에 넘어갈 뻔 했군.”
“수작?”
“시간을 끌어서 여기 계신 스승님들이 폭발을 막도록 도우려는 것을 모를 것 같으냐.”
그 말과 함께 자경정이 뒤로 몸을 돌리더니 구체가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조 스승님이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음양판이 빠져나왔다.
“이런!”
조 스승님이 그것을 붙잡으려다 이내 하지 못했다.
손을 떼려는 짧은 찰나에 구체가 더욱 빠르게 커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누구 하나 여기서 손을 떼면 사달이 벌어진다는 소리였다.
-우우웅!
하나 조 스승님은 아슬아슬하게 멈춘 음양판을 보고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반면 자경정은 인상을 쓴 채 손을 움직였다.
허공섭물로 어떻게든 법구를 저 태양과도 같은 구체 속에 집어넣으려 했다.
그러나 이를 내가 지켜보겠는가.
-파르르!
녀석과 이미 퉁소로 공력 대결을 펼쳐보았다.
첫 번째 대결에서도 이겼는데 두 번째라고 밀리겠는가.
자경정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무리 공력을 끌어올려도 멈춰선 음양판이 꿈쩍을 하지 않으니 화가 잔뜩 오를 거다.
놈이 내게 소리쳤다.
“멍청한 놈!…..네놈도 밖을 나갔었다면 봤을 것 아니냐? 지금 이곳으로 폭군 금상제가 대규모의 황군을 이끌고 오고 있다.”
“…….”
“도화선의 입구는 열려 있다. 스승님들이 도화선에 묶여 있게 되면 폭군의 손아귀에 장생의 묘약인 용호금단이 넘어간다. 그리 되길 바라는 거냐?”
스승님들에게 했던 협박을 똑같이 하고 있다.
이런 것이다.
선택지를 좁혀서 이를 의식해서 그것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도록 만드는 거다.
여덟 스승님들의 반 이상이 이 선택지를 의식했는지 안색이 어두워졌다.
고민이 되는 모양이었다.
“네놈에게도 똑같이 선택지를 주마. 도화선이 소멸하는 것을 막느라, 폭군이 불로장생의 꿈을 이루게 내버려 둘 것이냐? 아니면 도화선을 포기하고 여기 계신 스승님들이 폭군과 그의 군대를 저지하도록 할 테냐?”
득의양양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나라고 해도 스승님들처럼 고민할 수밖에 없으리라 여기는 것 같다.
한데 놈이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아. 혹시 금상제가 여기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반드시 온다.”
제 입으로 황제에게 이곳의 위치부터 온갖 정보를 불었으니 확신에 차있다.
별 일이 없었다면 놈의 말대로 지금쯤 도착해가고 있을 거다.
한데 그 별 일이 생겼다는 게 문제다.
나는 빙그레 웃으며 놈에게 말했다.
“이를 어쩌지.”
“뭐?”
“못 올 것 같은데.”
그런 나의 말에 놈이 코웃음을 치며 다그쳤다.
“허튼 소리. 황제의 군대는 네놈 혼자의 힘으로….”
“우두머리가 잡힌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우두머리?”
놈의 한 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내 말을 쉽게 믿지 못하는 가보다.
“설마 네가 황제를 어찌 했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네놈의 무공이 제법이라고 해도 그 자와 마주쳤다면 절대로 돌아올 수 없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나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서 놈이 보이도록 들어보였다.
‘!!!’
놈의 두 눈이 커졌다.
그것은 놈이 훔쳐갔던 법구 중 하나인 선벽진옥의 패였다.
어찌나 놀랐는지 공력이 흐트러지면서 타오르는 구체의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멈춰있던 음양판이 내게로 날아왔다.
-탁!
내가 그것을 받아들자 놈이 아뿔싸 싶었는지 나를 노려보았다.
“네놈이 어찌 그것을?”
“네 녀석이 황제에게 잘보이기 위해 진상한 것을 찾아와줬더니, 뭐가 잘못 되었나?”
‘!?’
그 말에 구체를 막고 있는 여덟 도인들이 무섭게 굳어진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녀석이 법구마저 갖다 바치고서 황제를 유인한 사실은 몰랐나보다.
제자였던 그를 그나마 안타깝게 여겼던 검선 스승님이었는데, 이제는 일말의 정도 떨어졌는지 기가 차 하고 있었다.
“어리석구나. 어리석어. 세상이 네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다고 여기는 구나. 경정아. 경정아. 너를 데려오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검선 스승님의 입에서 후회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에 덧붙여 연꽃을 귀에 꽂고 있는 하 스승님이 빈정대듯이 말했다.
“선택을 할 필요가 없어졌구나.”
그런 그들의 말에 자경정의 얼굴이 상기되다 못해 터질 듯이 붉어졌다.
철저하게 세운 계획이 나 한 사람에 의해서 무너져 내리니 그 분노를 이겨낼 수가 없는지, 나를 노려보는 시선에서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다.
-으득!
이를 갈던 자경정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구체를 막고 있는 여덟 도인에게 말했다.
“대의를 위하여 저와 같은 길을 걸어가길 바랐습니다.”
“뭐라?”
“끝내 저로 하여금 피를 보게 하시는군요.”
“설마 네놈…..”
“스승님들을 살려둔다면 저를 가두시고 등선하는 그 날까지 이 도화선에 꼭꼭 숨어계시겠지요. 그렇게 내버려둘 것 같습니까?”
-팟!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놈이 여덟 선인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 놈이다.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이젠 여덟 도인을 죽이려 한다.
그러나 놈이 또 하나 간과한 것이 있었다.
-우우웅!
그때 놈의 주변으로 회색 빛이 일렁이는 선벽이 생겨났다.
“이건?”
선벽에 갇힌 자경정이 뒤를 돌아보며 나를 노려보았다.
이것은 법구 선벽진옥의 패의 힘이었다.
내 손에 이것이 들려 있다는 것을 간과하다니 어지간히 급하긴 했나 보다.
스승님들이 저 폭발하려 하는 구체를 제어해서 없애는 순간 더 이상 그들을 어찌해볼 방법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일 거다.
나는 선벽에 갇혀 있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거기서 얌전히 있어라. 스승님들을 돕고 나면 내 손으로 그 목을 베어주마.”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자만큼은 죽일 것이다.
살려둬서 안 될 자였다.
하지만 그 전에 스승님들을 먼저 도와야 겠다.
원기를 더 소모했다가는 등선이 아니라 노화로 어찌 될 것 같다.
바로 그때였다.
“역시 네놈이 원흉이구나. 네놈만 없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겠지.”
-스릉!
검이 뽑히는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녀석의 손에서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데 품 속에서 기다란 검을 뽑고 있는 것이 아닌가.
‘!?’
한데 그것을 본 순간 나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녀석이 뽑은 그 검은 다름 아닌,
“천둔?”
검선 스승님의 법구 천둔이었다.
자경정이 입 꼬리를 비릿하게 올리며 내게 말했다.
“법구 선벽진옥의 패도 쓸 만하긴 하지만, 여덟 법구 중 무기로서 최고는 단언컨대 천둔이라고 할 수 있지.”
놈이 천둔을 치켜 올렸다.
-파치치치치칙!
천둔에서 뇌전의 기운이 흘러나오며 검이 푸른빛을 냈다.
그러자 자경정이 선벽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콰드드드드드!
천둔의 검날이 닿는 그 순간 찢어질 듯 한 굉음과 함께 일렁이던 선벽이 이내 갈라지고 말았다.
피어오르는 먼지 속에서 놈이 걸어 나왔다.
놈이 전의가 가득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네놈이 그동안 내공 수련을 부단히 한 것 같다만 그것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게 되었구나.”
-스륵!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놈의 신형이 내 앞으로 나타났다.
그리고는 나를 일도양단할 기세로 검을 내리쳤다.
이에 나는 재빨리 남천철검을 위로 들어올렸다.
-채애애애앵!
검날과 검날이 부딪치며 철음과 함께 강렬한 풍압이 일어났다.
-콰드드득!
마치 태산이 짓누르는 것처럼 검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묵직한 기운에 의해 발바닥이 지면을 파고들었다.
거의 발목까지 박혀들었다.
‘정말이었구나.’
법구 천둔은 천둥번개를 다루는 힘도 있지만 주인의 공력을 극대화시켜준다고 들었다.
단 일 검에 불과했지만 확실하게 느껴진다.
놈의 공력이 거의 세 배가 넘게 치솟았다.
자경정이 이죽거리며 내게 말했다.
“내 목을 베기 전에 네놈 먼저 죽게 생겼…..”
-쿠구구구구!
그때 천둔에 밀려있던 남천철검이 조금씩 위로 올라갔다.
치솟은 공력으로 단숨에 밀어붙이려 했던 자경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네놈…..공력이?”
정기의 합일을 하는 순간 공력이 폭증한 것이다.
애초에 놈은 하단전 내공도 그렇고 중단전의 선천진기도 내게 훨씬 밀렸었다.
그 당시에 나를 잠시 압도했던 것은 스승님께 배운 정기의 합일로 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도 불완전한 것이었다.
진정한 정기의 합일은 벽의 벽을 넘어서야만 가능한 것이다.
“큭!”
-부르르르르!
조금씩 올라가던 검이 어느새 위치가 대등하게 바뀌어갔다.
당황한 놈이 내게 기습적으로 발차기를 날렸다.
그런 녀석의 발차기를 나는 버드나무처럼 흔들리는 각법으로 막아냈다.
‘!?’
자경정이 가늘어진 눈매로 중얼거렸다.
“이건…..”
“채화풍각.”
나의 대답에 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각법은 한쪽 신발만 신고 다니는 여자 도인인 남채화의 독문 무공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놀라하는 그의 가슴에 장초를 날렸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팍!
마치 하늘 위의 구름처럼 떠다니는 듯이 이어지는 아홉 수의 장법에 놈의 신형이 뒤로 다섯 보 가까이 밀려나고 말았다.
-촤르르르르!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놈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이건 이 소선의 구운만화장?”
“그게 끝인 것 같나?”
-스륵!
순식간에 이형환위의 수법으로 놈의 앞으로 파고든 나는 왼손으로 지법을 그리고 오른손으로 권을 펼쳤다.
왼손의 지에서는 차가운 한기를 머금고 있었고, 오른손의 권에서는 뜨거운 화기가 방출되고 있었다.
-차차차차창!
놈이 다급히 검초를 펼치며 이를 막아냈다.
자경정은 어처구니가 없음을 넘어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여덟 도인들에게 소리쳤다.
“설음지에 화양선권! 설마 이 자를 공동 전인으로 삼은 겁니까?”
놈의 물음에 이글거리는 구체를 막고 있는 도인들이 말없이 입 꼬리를 올렸다.
‘!!!’
부정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자경정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려왔다.
놈도 이런 경우는 처음일 것이다.
여태껏 도화선을 지탱하는 이 여덟 도인이 한 사람을 공동 전인 삼아 재주를 전수한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이례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나는 그런 그에게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네놈이 자초한 거다.”
네놈만 머리를 굴릴 거라 생각했나.
법구를 가지고 간 네놈을 잡기 위해 여덟 도인들이 뜻을 모았다.
그 결정체가 바로 나다.
-으득!
자경정이 이를 갈더니 이내 뒤로 신형을 날리며 내게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소리쳤다.
“누가 화를 자초한 건지 보거라.”
-팍!
놈이 법구 천둔을 위로 치켜 올렸다.
그 순간 공동의 구멍으로 보이는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쿠르르쾅쾅!
천둔의 진정한 힘을 개방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나는 놈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이게 진짜 천둔의 힘이다!”
자경정이 나를 향해 정확히 조준해서 법구 천둔을 휘둘렀다.
그 순간 공동의 구멍을 통해 푸른 빛의 번개가 삽시간에 나를 덮쳤다.
-콰콰쾅!
놈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는지 내게 연달아 천둔을 휘둘렀다.
번개를 맞는 내 모습에 속이 시원하다는 듯이 콧바람을 내뿜던 녀석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파치치치치칙!
-저벅저벅!
연달아 번개를 맞고 있는 내가 태연자적하게 놈에게로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경악해하고 있는 놈에게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많이 익숙해져서 말이야.”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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