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Sword Sense RAW novel - Chapter 289
94화 그가 돌아왔어 (3) >
“절심…..에게 살해당해?”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이 거론되자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살흉 절심.
악인들 중에 유독 귀가 따갑게 들어온 자다.
셀 수 없는 남녀노소가 그의 손에 죽어서 어린 아이도 그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뚝 그칠 만큼 최악의 괴물이라 불렸다.
그를 부르는 호칭들은 수도 없이 많다.
최악의 도살자.
피를 부르는 재앙.
사신(死神).
모두가 이런 절심을 말 할 때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근본적으로 악(惡) 그 자체라고.
-왜?
복수와 악인들을 향한 징벌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월악검 사마착.
주화입마로 정신이 나가면서 수백 명이 넘는 민간인들과 무림인들을 죽인 귀살권마 장문량.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을 고치기 위해 젊은 여자들을 노려왔던 악심파파 철수련.
다른 악인들의 행동에는 일정한 법칙을 띄곤 했다.
그러나 살흉 절심의 행보에는 일정한 목적도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목적이 아무 것도 없다는 거야?
특별한 목적이 없다.
단 하나 특이점이 있다면 살인에 미학(美學)을 가졌다.
-미학?
어느 날 갑자기 귀주성 서북쪽의 마을에 나타나 민간인들을 전부 죽여 그 머리를 잘라 탑을 쌓아 놓았다.
또 어느 날 섬서성에 나타나 수백 명의 사람들을 죽여 마을 한복판에 피로 가득 채운 못을 만들어 놓았다.
-…..미쳤네.
미친 수준을 넘어섰다.
강소성에서 명성을 떨치던 제창문이라 불리던 문파를 멸문시킨 후에 그 눈알을 전부 뽑아 꼬챙이로 꽂아서 대문 전각 위에 올려놓았다.
이 같은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짓을 하는데 그냥 내버려뒀다고? 거의 공적 수준 아냐?
수준이 아니라 그냥 공적이다.
연 제국에서는 절심에 대한 현상 수배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책정했고, 마찬가지로 정도 무림에서도 그를 백지 전표로 수배를 내렸다.
심지어 관과 무림에서 그를 잡기 위해 오 년 동안 연계를 한 적도 있다.
-그런데 못 잡았어?
그래.
일단 잡으려고 시도했던 자들 중에 살아남은 자가 없다.
놈이 남겨놓은 흔적을 바탕으로 추적을 하려 한다 해도 그것도 용이하지 않다.
애초에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모두가 보라는 듯이 예술 작품마냥 남겨놓는다.
-……하.
소담검이 기가 차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나는 그보다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이 더 어처구니가 없다.
‘기어코 죽이다니…..’
다시 회귀하기 전에 터졌던 사건이 있다.
놈이 단독으로 무당파로 난입하여 팔대고수의 일인인 태극검제 종선 진인을 죽였다.
그때와는 역사가 많이 달라졌기에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이걸로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었다.
‘애초에 종선 진인이 목적이었나?’
그렇지 않고는 동선마저 다른 판국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리가 없다.
놈이 종선 진인을 죽인 일은 필연적인 모양이다.
‘젠장.’
그렇다면 그 종선 진인을 죽이는 일에 일존 단위강도 휩쓸렸을 확률이 높았다.
일단 전후 상황을 전부 들어봐야 완전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다 그런 일이 벌어진 거야?”
나의 물음에 조성원이 답했다.
“무림 연맹이 알려준 정보대로라면 새로운 무림 맹주를 선출하기 위해 호남성과 광서성의 경계면에 주둔하고 있던 종선 진인이 무당파의 호위 검수들만을 데리고 무림 연맹으로 돌아가는 길에 벌어진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벌어졌다고? 한데 어째서 일존이….”
“그때 본교에서 소수 정예로 돌아가는 태극검제를 습격했던 것 같습니다.”
아.
그 틈을 노린 건가.
나라고 해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같다.
“그 소수 정예를 이끈 게 일존이었군.”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럼?”
“악귀 가면을 쓴 혈교의 교주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아마도….”
“백혜향!”
나를 대신해 악귀 가면을 쓰고서 교주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을 자는 오직 부교주 백혜향뿐이었다.
밑에 사람을 보내도 되는데 참 그녀다웠다.
아마도 팔대고수의 일인인 그와 겨루기 위해 직접 나섰겠지.
벽을 앞두고 있는 그녀의 무위라면 분명 도움이 되었겠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결과를 들었기에 뭔가 불안하다.
“다른 존성들 중에서 나선 자는 없나?”
“흑철로 만든 권갑과 각반을 차고 있던 근육질의 사내를 거론한 걸 보면 오혈성 권퇴혈우 황강도 나선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초인, 두 명의 초절정의 고수.
이 정도라면 태극검제 종선 진인을 죽일 전력으로 충분하긴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지?”
“본교의 그분들에게 습격당한 태극검제와 무당의 검수들은 일전을 벌였다고 합니다. 무당파의 검수들 또한 절정의 고수들이었고 검진을 펼쳐가며 겨뤘기에 처음에는 어느 정도 팽팽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리 오래는 버티지 못했을 건데.”
“네. 혈교주와 일존에게 협공을 당한 태극검제가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꽤 위태로웠던 모양입니다.”
“그렇겠지.”
아무리 초인이더라도 비슷한 역량을 갖춘 자들에게 합공을 당했다.
장기전으로 이어지면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다.
“그때 그 자가 나타났습니다.”
“……살흉 절심.”
절묘한 시점에 나타났다.
하면 여기서 어떻게 대응한 거지?
내가 알고 있는 놈의 목적이나 분위기로 보면 삼파 전이 되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랐다.
“갑자기 나타난 살흉 절심이 누구고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왔다고 하더군요.”
“무차별적으로?”
-진짜 미친놈이네.
소담검의 말대로다.
그렇게 된다면 벌어질 결과는 뻔했다.
맹수들끼리도 싸우다가 공동의 위협적인 존재가 나타나면 힘을 합친다.
“그래서 어찌 했지?”
“절심의 말도 안 되는 괴물 같은 무위에 양측이 싸우던 것을 멈추고 놈과 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절심은 초인의 영역을 넘어선 것 같다.
그들 모두와 상대하면서 괴물이라는 소리까지 들은 걸 보면 말이다.
괜히 열두 초인 시절부터 그 무위가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고 듣는 것이 아니었다.
“……그럼 놈과 합공을 겨루다 일존과 태극검제가 당한 건가?”
“사실…..그렇게 짐작할 뿐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양측이 힘을 합쳐서 싸웠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무당의 검수들이 원군을 부르기 위해 주둔지로 갔던 것 같습니다.”
무당의 검수들이 뛰어난 무인들이라 해도 절세고수들의 싸움 안에서는 약자나 다름없다.
그 편이 옳은 선택이기는 했다.
“무림 연맹의 원군을 데리고 왔을 때 이미 싸움은 끝나있었다고 합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결과는?”
“폐허가 된 곳에는 형태조차 알아보기 힘들만큼 갈가리 잘려진 육신 조각들과 그 위에 무당파의 보검 태극검과 일존이 가지고 있던 보검이 꽂혀 있었습니다.”
“일존이 아닐 확률은…..”
“두 보검의 검병에 잡고 있던 두 사람의 잘려진 손이 있었습니다.”
그 말에 나는 탄식을 흘렸다.
이렇게 일존을 잃게 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재앙에 당한 셈이었다.
-으득!
피가 흘러내릴 만큼 입술을 질끈 깨물며 슬픔과 분노를 겨우 가라앉힌 나는 물었다.
“백혜향이나 오혈성의 흔적은 없었나?”
남은 그들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백혜향 부교주의 혈마검이나 갑주, 각반이 없었던 걸 보면 그들은 다행히 살아남은 것 같습니다.”
그녀의 모조 혈마검은 현장에 없었던 모양이다.
“……확신하나?”
“무림 연맹에서 수천 명을 동원하여 주위를 수색했습니다. 반격 수백 리를 뒤졌지만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광서성 쪽으로 일부 혈흔들이 발견된 것이……”
“부상을 당했다는 거군.”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싸움에서 멀쩡히 탈출했을 리가 만무하다.
다른 자도 아니고 살흉 절심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광서성 경계면에는 무림 연맹을 경계하기 위한 수천에 이르는 본교의 주둔지가 있었다.
아무리 재앙이라 불리는 절심이지만 그 정도 무리수는 두지 않을 거다.
놈이 싸운 곳의 근방에는 양대 세력이 결집해있으니 말이다.
“한데 주군. 문제는 이게 아닙니다. 지금 무림 연맹에서는 본교, 즉 혈교의 교주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확신하고서 지금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고 있습니다.”
“…….태극검제에 대한 복수보다 이게 우선이란 건가?”
기가 찰 노릇이었다.
물론 무림 연맹의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움직여 추적도 힘든 살흉 절심에게 복수를 하는 것보다, 전력의 손실이 확실하다고 판단한 본교를 치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벌써 그들은 호남성 형산까지 도달했습니다.”
“형산?”
“누이동생 분이신 영영 아가씨의 사문인 형산파도 합류한 것 같습니다.”
“……후우.”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영영이도 참여했어?”
“영영 아가씨는 무림 연맹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무림 연맹에?”
모든 전력을 동원한 게 아닌 건가?
의아해하자 조성원이 말했다.
“무림 연맹에서도 종선 진인의 죽음으로 또 다시 파가 둘로 나뉜 것 같습니다.”
“둘로 나뉘다니?”
“지금 무림 연맹에서도 종선 진인을 지지하던 파벌이 있는데, 그들은 혈교 정벌에 앞서서 살흉 절심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지금 남하하고 있는 세력은 온전한 무림 연맹의 전력이 아니군.”
“절반 가량으로 보시면 됩니다.”
절반이라고 해도 현 본교의 전력보단 우위일 것이다.
각 성의 지부 전력까지 끌어 모은다면 충분히 본교를 끝장낼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 같다.
이걸 들으니 무림 연맹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짐작된다.
“아까 또 다시 파가 나뉘었다고 했는데 지금 무림 연맹의 맹주가 누가 되었지?”
일곱 달이 지났고 태극검제 종선 진인이 죽었다면 맹주 선출은 무상도 정천과 열왕패도 진균 이파 전이 되었을 거다.
둘 다 외부 인사였지만 현 상황에서 조금 더 유리한 자는 아무래도,
“무상도 정천입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열왕패도 진균보다 무공으로 더 우위라 점쳐지는 무상도 정천이다.
둘 다 외부 인사라면 좀 더 명성이 높고 강한 자를 선택했을 게 뻔했다.
“그럼 열왕패도 진균은 나갔나?”
자존심이 높은 그가 맹주로 선출되지 않은 판국에 무림 연맹에 남아있을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예상이 벗어났다.
“아닙니다. 열왕패도 진균이 새로 만들어진 부맹주로 취임했습니다.”
“부맹주가 되었다고?”
의외였다.
자존심을 굽혔다고?
“태극검제 종선 진인의 죽음으로 전력의 손실이 크다고 무림 연맹 내의 수많은 인사들이 그를 설득한 것 같습니다.”
“그 정도만으로 넘어갈 자가 아닌데?”
“소문에는 전 맹주인 무한제일검 백향묵이 무림 연맹을 나가기 전에 따로 그를 찾아가 독대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 맹주의 설득에 자존심과 고집을 접었다는 건가.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은 들은 정보만으로 알기 힘들었다.
그래도 부맹주가 되었다면 이건 알 것 같다.
“하면 살흉 절심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파벌이 부맹주 쪽인가?”
“네. 말씀하신대로 태극검제를 지지했던 층이 부맹주가 된 열왕패도 쪽에 붙었기에 지금 무림 연맹은 두 파벌로 나뉜 셈입니다.”
어찌 되었든 지금 본교로 남하하고 있는 무림 연맹은 절반의 전력이다.
그리고 새로이 맹주가 된 무상도 정천이 이끌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이 전쟁에 영영이가 빠진 것이지만, 만약 형산파에 피해가 생긴다면 녀석이 어떤 반응일지는 보지 않아도 눈에 훤했다.
‘전면전이라……’
어떤 식으로든 형산파와의 충돌은 기정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참 난감하다.
“그럼 부맹주 측에서는 지금 살흉 절심을 추적하고 있나?”
“그런 것 같습니다. 하나 거의 진척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건 다행이군.”
“네?”
무림 연맹이나 무당파의 입장에서도 살흉 절심이 원수이겠지만 나 역시도 일존을 죽인 그 자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개방에서 놈을 찾아내면 무림 연맹이 아닌 내게 먼저 알려.”
“…….이미 개방과 무림 연맹의 정보단에서 추적을 진행하고 있지만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조금의 흔적도 없습니다.”
목적만 이루고 자취를 감춘 건가.
그때와 똑같다.
회귀 전에도 팔 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고 갑자기 나타나 태극검제를 죽인 후에 또 다시 사라졌던 살흉 절심이었다.
놈이 다시 나타난 것은 몇 년 후였다.
그때까지 놈을 절대로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내 사람을 건드리고서 편안하게 숨을 쉬게 할 순 없다.
“…….주군…..살기를…..”
“아.”
나는 조절하지 못했던 살기를 갈무리 했다.
바로 앞에 있다 보니 조성원 녀석 살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나 보다.
-그런데 아무도 찾지 못했다는데 무슨 수로 그 미친놈을 찾아낼 거야? 황실이나 무림 연맹에서도 그렇게 찾으려 해도 못 잡았다며? 무슨 단서라도 있어?
‘……없어.’
-혹시 회귀 전에 뭐 알던 거라도 없어?
없다.
살흉 절심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마냥 무림에 모습을 드러냈다.
치밀한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놈은 어떠한 누구와도 인적인 관계를 맺지 않아 일말의 고리도 없다.
보이는 족족히 죽이지 않은 자가 거의 없으니….
아!
-왜 그래?
딱 하나 있다.
-그게 뭔데?
스승님인 해악천조차 당혹스럽게 만든 그것.
살흉 절심의 각패를 만사신의가 가지고 있었다.
-어! 맞네? 그때 그거 보고 그 미친 늙은이조차 엄청 당혹스러워했잖아.
그래.
스승님은 어떤 강자를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열왕패도 진균을 가까이서 보았을 때조차 오히려 전의를 불태웠었다.
그런데 절심의 각패를 보는 순간의 그 눈빛은 아직도 기억한다.
그때는 나 역시도 그저 놀란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만사신의가 놈의 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와 연이 있음을 의미했다.
“조성원.”
“네.”
“만사신의를 찾아.”
“만사신의는 갑자기 왜?”
“……일단 찾아.”
녀석의 물음에 나는 만사신의가 절심의 각패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줄까 하다 그건 이야기하지 않았다.
개방의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정보 누수는 막아야할 것 같다.
-그런데 만사신의가 얘기해주겠어? 전에 봤을 때 꽤 고집이 있던 것 같았는데.
소담검의 말대로 만사신의는 의원으로 신념이 있다.
내게도 절대 환자의 신상에 관한 어떠한 것도 다른 자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하나 그의 입을 열게 할 방법이 하나 있기는 했다.
-그게 뭔데?
외조부께서 가지고 계신 만사신의의 사형 조제의 각패.
만사신의는 사형의 행방을 알고 싶어 하기에 그 각패를 가지고 가면 어떤 부탁이든 들어준다고 하였다.
원래는 외조부께서 그걸 가지고 만사신의에게 도움을 받아 단전을 회복하려 했으나, 그의 행방이 묘연해져 결국 중단전을 연마할 수 있는 선천심법을 전수해드렸다.
외조부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그 각패를 빌려야겠다.
“그럼 주군께서는 어찌 하실 겁니까? 일단 본교의 일이 급하시지 않습니까?”
당연히 그렇지.
무림 연맹의 전력이 본교를 향해 남하하고 있으니까.
“본교로 당장 가야지. 그 전에….혹시 소림사에 관련되어 뭔가 들은 소식 없나?”
내가 이렇게 묻는 이유는 간단했다.
소림사에서 있었던 일이 소문이 퍼졌다면 녀석도 내 생사를 알게 되었을 텐데, 아직 모르고 있었다.
“소림사요? 소림은 어지간해서는 속세의 일에 관여치 않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아직 소림사에서 벌어졌던 일을 모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둘 중 하나일 거다.
소림사에서 체면 때문에 벌어졌던 일들이 밖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최대한 막고 있든지, 혹은 이곳까지 어검비행으로 곧장 날아왔기에 전서구보다 빨리 도착했다든지.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당장 무림 연맹의 본단을 비롯해 남하하고 있는 전력에게 이 정보를 알려.”
“무엇을 말입니까?”
“혈교의 교주에게 소림사의 백팔나한진이 무너졌다고.”
“네엣?”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조성원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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